DOI QR코드

DOI QR Code

Internal Growth Type Character and Popular Sympathy of Heroic Narrative

영웅서사의 내적 성장형 캐릭터와 대중적 공감형성 - 마블과 DC의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기반으로 -

  • 전영돈 (한성대학교 ICT디자인학부 조교수)
  • Received : 2019.11.21
  • Accepted : 2020.01.22
  • Published : 2020.01.28

Abstract

Although it is never easy to create charming characters that people can relate to, well-formed characters have the power to enable the audience to not only empathize but identify with them. Thus, there is a need for us to examine the parts that make up a well-formed character. According to empathy theory, when the character in the play has a human face that is not different from me, I can feel familiarity and human empathy. Rather than perfection without loopholes, I relate to and sympathize with someone who looks similar to me, with many mistakes and some lack. This study aims to examine the attractiveness of characters in narrative dramas in terms of defects and internal growth. To do this, we tried to compare the setting, evaluation, and performance of characters based on the movie worldviews of two famous brands (DC and Marble), which can be compared directly. I looked at it. In conclusion, the work of hero character but human character setting based on internal growth not only has high evaluation and public evaluation, but also high sales, and thus direct and indirect correlation with the public favorability is significant.

서사가 있는 작품에서 매력적이고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를 창조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지만 잘 창조된 캐릭터는 대중들의 공감을 넘어 동일시를 이룰 정도의 파급력을 지니게 된다. 그렇다면 캐릭터를 창조할 때에 어떤 부분을 잘 구성하는 것이 좋은 캐릭터가 될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감정이입론에 따르면 극중 캐릭터가 나와 다르지 않은 인간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음을 느낄 때 친숙함을 느끼고 인간적인 공감대를 느낄 수 있다고 하였다. 허점 없는 완벽함 보다는 나와 비슷한 모습, 즉 실수도 많고 부족함도 일부 있는 그런 사람에게 공감하고 호감을 한다는 것이다. 본 연구는 이 지점에서 서사극의 캐릭터의 매력도를 결함과 내적성장이라는 요소에서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서 직접 비교가 가능한 두 유명 브랜드(DC와 마블)의 영화 세계관을 바탕으로 캐릭터의 설정과 평가, 흥행정도를 상호 비교하려고 하였으며 이를 통해 캐릭터의 인간적인 모습이 실제 대중적인 공감대와 호응에 관련이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결론적으로 영웅의 캐릭터지만 내적성장을 기반으로 한 인간적인 캐릭터설정의 작품이 평단과 대중의 평가가 높을 뿐만 아니라 매출 또한 높게 나타났으며, 이에 대중적 호감도에 직간접적인 연관성이 유의미하게 있다고 할 수 있다.

Keywords

I. 서론

오늘날 문화콘텐츠산업뿐만 아니라 문화산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다양한 산업분야에 캐릭터가 활용되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 되었다. 이 때문에 캐릭터라는 하나의 문화요소를 이해하고 판단하는 것에 다양한 시선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어쩌면 너무 일반화되어서 가볍게 취급하고 있는 경향도 있다. 그런 이유로 '캐릭터'라는 대상의 본질적인 부분에 대해서 오해하거나 혼돈을 가지기도 한다. 대부분의 많은 연구들은 캐릭터의 활용 측면, 디자인적 측면(형태, 색상 등)에 대한 것을 주로 다루고 있는 것이 하나의 예시라고 할 수 있다.

'위키피디아'[1]에서는 '캐릭터(character)'를 '작품 속에서 등장하는 대상뿐만 아니라 마스코트와 같이 상징성을 목적으로 한 대상과 등장인물을 상품화한 제품 등도 포함하는, 좀 더 포괄적인 의미를 담는다.'고 정의하고 있고 '네이버사전'[2]에서도 '특정 상표를 나타내고 긍정적 느낌을 갖도록 만든 가공의 인물이나 동물 등 시각적 상징물'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캐릭터의 일반적인 인식과 설명은 상징, 특히 시각적 상징물로 보는 것이 중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영어의 사전적인 의미를 들여다보면 시각이 달라질 수 있다. 영단어 'character'는 '성격', '기질'을 뜻한다. 또한 특징을 뜻하기도 한다. 이런 기본적인 의미에 소설이나 연극에 등장하는 인물을 말할 때 캐릭터라고 표현하게 되었고 고유의 '정체성(identity)' 부여된 독립된 상징물에까지 확장되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 결국 오늘날의 다양한 캐릭터들은 사실상 각각 모두에게 성격과 정체성을 가지고 이를 기반으로 시각화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할 수 있다. 즉, 상징을 위한 캐릭터 이전에 이야기의 주체로써 성격을 부여받은 캐릭터 또한 중요하다는 것이다.

소설이나 희곡, 영화, 애니메이션 같이 서사가 있는 작품에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인물들이 필요하게 된다. 앞서 언급 했듯이 이런 등장인물을 캐릭터라 부른다. 이런 캐릭터가 이야기를 적절히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성격을 부여하고 특징을 규정하는 것을 캐릭터 설정이라고 한다. 보통 이 설정에 따라 이야기 속 상황에 따라 판단과 행동을 하게 되며, 이런 행위가 상식적이고 일정할수록 이야기의 마지막까지 일관된 주제와 정서를 이끌고 나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극중 인물의 성격을 규정할 때에는 매우 신중해야한다.

보통 이런 캐릭터들은 극중에서 저항을 받게 되고 갈등 속에 놓이게 된다. 이러한 저항을 극복하고 갈등을 해결할 때에 독자나 관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얻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작가가 설정해 놓은 캐릭터의 능력과 성격, 가치관 등에 따라 결정되게 되는데 이때 독자나 관객이 느끼고 이해한 캐릭터의 설정과 행위가 서로 상충하게 될 경우 개연성이 부족함을 느껴 납득할 수 없게 된다. 즉, 캐릭터의 설정과 그에 따른 가능과 불가능, 선택과 변화 등이 일관되게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이며 그만큼 캐릭터 설정은 이야기 전개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게 됨을 뜻한다.

인간은 완전하지 않은 존재이다. 결함도 많고 실수도 많기 때문에 이러한 인간의 습성을 '인간적이다'라고 표현한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인간적이다’라는 말의 뜻은 사람의 성격ㆍ인격ㆍ감정 따위에 관한 것, 사람다운 성질이 있는 것이라고 정의 한다. 사람다운 성질이라는 것은 보편적으로 드러나는 사람들의 모습이며 평균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인간적인 캐릭터가 왜 대중들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에디트 슈타인(Edith Stein)’은 자신의 감정이입론을 통해서 ‘타인과 동일한 느낌’을 강조하는 것으로 언급한다. 다시 말해서 타자의 의식 또는 타자의 정신적인 현상을 체험하는 행위에 관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때 단순히 상대방의 감정을 공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의 경험이 부여된 내 자신의 대상화, 즉 ‘주관적인 것의 대상화’도 가능하다는 것이다[3]. 허구의 캐릭터지만 나와 주관적 대상화가 가능해야 감정이입을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감정이입은 인지적 감정이입과 감정적 감정이입의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4]. 이와 관련한 많은 연구에서는 감정이입은 주로 수용자가 자신과 유사한 실제 인물에 대해 일으키는 정서적 경험으로 간주되고 있다. 김운한, 이현우[5]의 연구에서는 감정이 입의 수준에 따라 호감도가 영항을 받는다고 하였다. 즉, 나와 비슷한 인간적인 캐릭터에 감정이입이 더 잘 될 뿐만 아니라 호감도 또한 상승한다는 것이다.

동서고금(東西古今)을 막론하고 '개천에서 용이 나는' 이야기, '소외된 자'가 '선택된 자'가 되는 이야기, 속된 표현으로 '루저(looser)'가 '위너(winner)'가 되는 이야기가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플롯으로 보면 '성장플롯' 이 이에 해당한다. 이 플롯은 앞서 말한 인간적인 캐릭터를 기반으로 하는 플롯이며 결함을 가진 인간이 그 결함을 극복하고 더 나은 인간으로써 전진해 가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설정은 캐릭터에 집중하는 이야기에 적합하며 주된 ‘안타고니스트’는 캐릭터가 가진 결함이다.

본 연구는 이러한 결함을 가진 캐릭터가 내적 성장을 이루어 낼 때에 대중에게 얼마나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지를 영웅서사의 작품들의 사례를 통해 분석해 보고자 한다. 내적 결함을 극복하는 서사를 가진 캐릭터와 그렇지 않은 캐릭터의 비교를 통해 대중적 선호도를 비교해보고자 하며 이를 통해 캐릭터를 창조함에 있어 결함이라는 요소와 내적성장을 어떻게 잘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단초를 찾아보고자 한다.

이러한 분석을 위해 캐릭터성이 강한 영웅서사의 영화이면서, 상호 대척점에 있어서 비교하기 쉬우면서 대중의 평가도 많이 다른 작품들을 추려 분석하고자 하였다. 이에 가장 부합하는 작품으로는 서로 경쟁구도에 있으면서 평가는 엇갈리고 있는 DC와 마블의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작품들이라고 판단하여 분석 작품으로 선정하였다. 선정 작품은 자신들이 시네마틱 유니버스라고 명명한 작품들 모두이며, 각 작품의 설정비교, 흥행비교, 평단비교로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를 비교하고자 한다. 이를 바탕으로 캐릭터의 결함과 내적 성장이 흥행과 평가 면에서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비교하고자 하며, 대중적 공감형성을 위한 캐릭터의 특징을 살펴보고자 한다.

II. 영웅서사와 캐릭터 아크

1. 영웅서사의 특징

일반적으로 영웅서사는 크게 두 가지의 구조로 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하나는 영웅이 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영웅적인 일을 하는 것이다. 영웅이 되기 위해서는 영웅적인 일을 해야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이 두 가지는 서로 유기적으로 맞물려서 영웅서사를 만들어 낸다. 어느 쪽에 무게중심을 두는가에 따라 이야기는 서로 달라질 수 있지만 보통 영웅이 되는 쪽이 영웅적인 일을 하는 것 보다 더 드라마틱하다. 평범한 인물이 영웅으로 거듭나는 것, 즉 개천에서 용이 나는 것과 같은 스토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때문이다.

비교신화학자인 조셉 캠벨은 영웅이 경험하는 모험의 사이클은 크게 분리, 입문, 귀환이라는 3단계로 보고 있다[6]. 처음 시련을 맞게 된 인물이 고난을 통해 성장하고 마지막에 영웅적인 일을 통해 영웅으로써의 자격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고난을 통한 인물의 성장은 영웅으로 가기 위해 꼭 필요한 관문이자 미션이라고 할 수 있다. 성장이 필요하다는 것은 아직은 부족한, 완성되지 않은 인물의 불완전성으로 보여주는 것이고 성장을 통해 완전한 인물이 된다는 것은 성장플롯과 닿아있다. 즉 영웅서사는 결함 많은 인간의 성장스토리이며 자아실현을 위한 여정인 것이다.

영웅서사를 많이 활용하는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작품의 경우 이 3단계를 기반으로 한 성장의 휴머니즘을 사용한 스토리가 주를 이루고 있다[7]. 성장의 휴머니즘이란 말 그대로 인간적인 모습을 한 평범한 인물이 시련을 통해 성장하는 것을 말하며, 성장이라는 것은 외적 성장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내적 성장을 포함하는 것이다. 영웅으로써의 정체성(identity)을 확립해 가는 것이 영웅서사에서 중요한 키 포인트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결국 영웅서사의 인물은 성장형(내외적) 캐릭터이며 이러한 것이 성장 후에 영웅적인 일을 하는 것 보다 더 대중들에게 친화적이라는 것을 짐작케 하는 것이다.

2. 플롯과 인물설정

플롯이라는 말은 '한 조각의 땅'을 뜻하는 단어에서 파생됐다고 한다. 더 정확히는 평면도, 차트, 도표 등을 가리키는 낱말의 용법에서 그 어원이 찾아진다. 작품 속에 들어 있는 사건의 배열이 곧 플롯이다. 플롯은 사건과 사건을 결합시킴으로써 원인과 결과를 생성해내며, 한 사건의 결과는 또 다른 사건을 발생시킨다[8]. 즉 플롯은 납득 가능한 개연성이면서 이야기의 시작과 끝을 의미한다. 그래서 보통 플롯은 이야기의 구조적 측면을 말할 때 사용하지만 결국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것은 등장인물들이며 그중에서 주인공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그 이유는 일반적으로 분류되는 플롯패턴의 경우 주인공이 사랑하거나, 주인공이 라이벌과 경쟁하거나, 주인공이 희생하거나, 주인공이 어떤 목표를 향해 전진하는 등의 구성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데이빗 하워드와 에드워드 마블리는 자신들의 저서에서 좋은 이야기에 대한 기본요건 다섯 가지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는데 이 역시 이야기는 인물이 중심이며 인물의 행위에 따라 결과를 향해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① 관객이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누군가 (somebody)'에 관한 스토리이다.

② 그 누군가는 '어떤 일(something)'을 하려고 대단히 노력한다.

③ 그 어떤 일은 성취하기가 '어렵다(difficult)'. 그러나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④ 그 스토라는 최대한의 '정서적 임팩트(emotional impact)'와 '관객의 참여(audience participation)'를 끌어낼 수 있는 방식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⑤ 그 스토리는 '만족스러운 엔딩(satisfactory ending)'으로 맺어져야 한다(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해피엔딩이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9].

이처럼 이야기는 누군가의 이야기이면서 그 누군가가 하는 행위의 이야기이다. 이를 위해서는 '누군가'에 대한 정의가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이고 그 '누군가'의 행위에는 정의된 성격과 가치관에 따른 것이어야 자연스럽다. 이러한 성격과 성격에 따르는 행위는 일방통행이 아니라 선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데 선택과정에서 발생되는 필연적인 사건이 있으며 이를 '갈등'이라고 부른다.

한 등장인물의 세계는 그 인물의 전혀 가공되지 않은 자아와 의식으로 이루어진 핵심을 둘러싼 여러 겹의 동심원으로 묘사할 수 있다. 이 여러 겹의 동심원들은 각각 그 인물의 삶에 존재하는 여러 수준의 갈등을 나타낸다. 안쪽에 위치한 원은 등장인물 자신과 그의 본성이 내포하고 있는 요소들, 즉 마음, 몸, 정서 같은 것들로 인해 야기되는 갈등을 말한다[10][그림 1]. 즉, 내적갈등을 말하는 것이며 단계적으로 2번째. 3번째 원으로 갈수록 점차 외적갈등으로 방전하는 것이다. 한 인물이 처하는 갈등은 단순한 내적갈등, 외적갈등으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안에서 출발하여 밖으로 확장하면서 상호 유기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말한다. 한 인물이 가진 인간적인 결함, 주변 인물관계의 문제, 사회적으로 처해진 상황, 자연적 환경 등의 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갈등이 발생하는 것이 좋은 이야기 구성을 위한 밑거름이라는 것이다.

CCTHCV_2020_v20n1_364_f0001.png 이미지

그림 1. 갈등의 세 가지 차원

일반적으로 이러한 갈등을 유발하는 요소들과 해결하는 방식에 따라 정의된 구조적 특징을 플롯이라고 한다. 플롯은 인과관계에 입각해 사건을 유기적으로 짜맞추는 일이기 때문에 일종의 갈등의 양상을 가지게 된다[11]. 플롯에 관한 논의는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의 '시학'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에 따르면 플롯이란 인과관계가 있는 일련의 사건들이다. 각 사건은 개연성 또는 필연성의 법칙에 따라 그 앞의 사건에서 기인하며, 동일한 법칙에 따라 그 다음의 사건을 낳는다[12]. 이러한 이유로 사실상 플롯의 형태는 다양한 인간사가 존재하는 지구상에 수만 가지가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모든 플롯의 형태가 모두가 가치가 있고 감동을 주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이중에서 현시 대에 사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플롯은 학자마다 다르지만 수십 가지 정도 추천하고 있다. 이러한 대표적인 형태의 플롯을 플롯패턴이라고 하며 대부분의 스토리텔링은 이 기본적인 플롯패턴에 기반을 두어 구성되어진다[13].

이 플롯패턴의 개수는 전문가의 견해에 따라 서로 달라서 정확히 몇 가지라고 정의할 수는 없지만 반대로 한두 가지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플롯의 종류, 개수 등은 유행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며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유형 또한 조금씩 달라진다. 따라서 어떤 플롯이 옳고, 효과적인지는 당장에 결론을 지을 수 없기 때문에 '플롯의 종류가 몇 가지인가?'보다는 최근에 많은 사람들에게 '감정적 공감을 만들어내는 플롯이 무엇인가?'가 중요하다. 즉 등장인물에게 독자 혹은 관객이 감정이입을 하거나 나와 동일시할 수 있는 인간적인 매력을 부여하는 것이 보다 나은 선택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야기의 플롯패턴, 갈등이라는 것이 인간적인 캐릭터가 아닌 사건이나 극복해야할 대상으로 필요조건이 갖춰질 수 있음을 간과할 수는 없다. 다만 등장인물의 인간적인 면모, 즉 결함이라는 요소가 대중들의 마음을 사는 것에 더 유리할 수 있고 때에 따라서는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낼 수 있는 내면적 갈등요소라는 것이다.

3. 캐릭터 아크

일반적으로 플롯(Plot)과 함께 작법 이론에 있어 최근 주목받은 부분이 캐릭터 아크(Character Arc)의 유형이다[14]. 캐릭터 아크는 우리말로 인물호(人物弧)라고도 하며, 이야기의 줄거리가 진행되는 동안 일어나는 등장인물의 변화 또는 ‘내면의 여정’을 말한다. 이야기의 전개에 따라 등장인물의 성격특성이 상반된 특성으로 변화하는 것이며, 얼핏 변모플롯이나, 성숙플롯과 비슷한 속성을 가진다.

미국의 소설가 K. M. Weiland에 의해 정리된 캐릭터 아크의 주요 유형은 '거짓(Lie)'과'진실(Truth)'개념에 아크 형성의 기초를 두고 캐릭터가 이중 무엇을 신념이나 믿음의 기초로 삼고 또 그것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살펴봄으로써 캐릭터의 유형이 만들어진다고 정리하고 있다[14]. 이를 기반으로 상반된 성격으로의 변화유형을 5가지로 분류하여 설명하고 있으며 이는 [표 1]과 같다.

표 1. 캐릭터 아크의 유형

CCTHCV_2020_v20n1_364_t0001.png 이미지

K. M. Weiland는 신념의 변화를 5가지로 분류했지만 비슷한 속성을 하나로 묶으면 3가지 유형으로 압축할 수 있다. 하나는 긍정적인 변화, 또 하나는 부정적인 변화, 나머지는 거짓에 대한 저항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인물의 심리변화는 영화의 주제의식이나 세계관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영웅물의 경우 부정적으로 변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므로 긍정적 변화와 거짓에 대한 저항의 유형 중의 하나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완성형의 영웅보다는 변화의 가능성을 가진 영웅이 훨씬 인간적이라는 것이다.

변화의 가능성은 인물에게 가능성과 불확실성을 내포하기 때문에 독자나 관객은 인물의 변화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치를 부여하게 된다. 만약 변화의 결과가 독자나 관객이 만족할만한 결과로 이어질 경우 매우 큰 카타르시스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일본의 유명 만화가 ‘나가이 고(ながいごう/永井豪)’의 대표작품 ‘마징가Z’를 보면 “마징가는 신도 악마도 될 수 있다.”고 하는 매우 유명한 대사가 나온다. 우리의 기억 속에는 정의를 위해서 싸우는 로봇으로 기억되고 있지만 원작의 설정을 보면 ‘마징가Z’는 조종하는 파일럿에 따라 다양한 가능성을 지닌 미완의 존재라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이를 조종하는 ‘카부토 코우지(강쇠돌)’가 어떻게 성장하는가가 중요해지는 성장플롯으로 되어있다. 따라서 이 작품을 보는 관객은 거짓의 유혹으로부터 저항하는 ‘카부토 코우지(강쇠돌)’를 보면서 가슴을 졸이게 되는 것이다. 물론 K. M. Weiland의 캐릭터 아크 설정에 따른다면 거짓에 대한 저항의 유형으로 볼 수 있고 결과적으로 ‘마징가Z’가 악마가 될 일은 없다는 것을 관객들 모두 알고 있지만 갈등의 과정 속에서 성장하는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에는 부정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마징가Z’가 오랜 세월 팬들의 마음에 기억되는 것은 이러한 캐릭터의 결함 때문이라고 유추해 볼 수 있다.

4. 내적 성장과 캐릭터 아크

서사극의 등장인물들은 어떤 이유로든지간에 사건을 겪으면서 조금씩 변하게 되어있다. 이는 인간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인물이 겪는 사건에 따른 타당한 변화는 이야기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캐릭터 아크가 말하는 ‘내면의 여정’은 인물이 결함을 가지고 있는가와 직접적으로 닿지는 않는다. 인물의 심경변화라는 것이 결함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내적, 외적갈등을 겪으면서 생기기 때문이다. 즉 캐릭터의 결함이라는 것은 캐릭터 아크에서 한 부분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서사극에서 극적인 장치로 활용되는 수많은 요소 중에서 인물이 타고난 결함을 극복하고 성장하는 것은 상당한 정신적 성장과 철이 듦, 노력이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에 독자나 관객에게 큰 감동을 주는 요소라 할 수 있다. 이는 캐릭터 아크뿐만 아니라 플롯의 관점에서도 효과적인 극적 장치이며 현실의 인간을 반영하기 때문에 서사에 현실성을 부여하는 핵심이 된다. 등장인물이 보통사람인 경우에도 적용될 뿐만 아니라 특별한 능력을 가진 초능력자들의 비현실적인 설정을 현실세계로 가지고 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캐릭터를 설정할 때에 반영을 충분히 고려해봐야 한다.

어떤 이야기라도 등장인물이 있고 각 인물들의 성격이 일관되게 구축되어야 스토리가 방향성을 가지고 나아가게 된다. 인물이 강조되는 이야기이던 사건이 중심이 되는 이야기이던 캐릭터의 성격이 강하게 표현되는가 그렇지 않은가의 차이만 존재할 뿐 캐릭터의 성격은 조재하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캐릭터의 성장요소는 대부분의 이야기 속에서 추진력을 부여하게 된다. 특히 캐릭터의 개성과 성격이 강하게 드러나는 영웅물의 경우라면 더욱 강조되는 요소라고 볼 수 있다.

III. 연구 설계

본 연구는 캐릭터를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 중에서 ‘내적 성장’이라는 요소가 대중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감과 동시에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효과적인 요소라는 것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검증 이전에도 플롯과 갈등요소, 캐릭터 아크 등을 통해 캐릭터가 가진 결함과 내적성장이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만들어주고 현실성을 제공하는 등의 장점이 있음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실제 작품들 속에서 얼마나 타당한지에 대해 검증하고자 한다. 검증을 위해 수많은 서사의 작품들 중에서 상호비교가 가능하며 상대적으로 분석이 용이한, 즉 캐릭터성이 강하면서 대중들의 평가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을 선정할 필요가 있었다. 선정 작품은 평단과 대중들에게 서로 비교당하면서도 필연적 경쟁을 벌이고 있는 두 작품세계인 마블의 시네마틱 유니버스(MCU/Marvel Cinematic Universe)와 DC의 확장 유니버스(DCEU/DC Extended Universe)의 작품들로 하였다. 두 작품세계는 모두 코믹스(Comics)를 통해 인기를 모았던 캐릭터를 내세워서 영화로 확장시킨 것이 같으며 실제 시장과 평단에서 평가가 다소 대비되고 있는 점이 비교분석하기에 적절하다고 판단하였다. 이 두 스튜디오의 영화작품이 대중과 평단의 평가가 나뉘는 원인에 대해서 캐릭터의 내적성장에서 찾아보고자 하였으며, 각 작품들의 스토리 속에서 캐릭터가 어떻게 내면의 여정을 하는지를 비교하고자 한다.

작품은 각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모든 작품을 캐릭터 별로 분류하여 캐릭터의 결함요소를 찾고 이를 어떻게 극복하는지를 확인해본다. 그리고 각 작품들의 평단과 대중들의 평가를 위해 가장 많은 대중매체와 일반관객 들이 많이 인용하는 '로튼 토마토 지수', '팝콘 지수'[15] 를 사용하였으며, 또 다른 평가기준으로 얼마만큼 많이 봤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글로벌 박스오피스(Box Office Mojo)[16]를 조사하여 비교해 본다. 각 스튜디오별 캐릭터들은 모두 개성이 강하기 때문에 캐릭터별 1대1 비교는 하지 않으며 전반적인 평가지수와 흥행순위를 스튜디오별로 상호 비교해 하는 것으로 판단해본다. 즉, 내적성장의 여부에 따라 작품평가와 흥행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검증해보는 것이다.

DCEU의 작품은 맨 오브 스틸(2013), 배트맨 대 슈퍼맨(2016), 수어사이드 스쿼드(2016), 저스티스 리그(2017), 원더우먼(2017), 아쿠아맨(2018)의 6작품이며, MCU의 작품은 아이언맨 1/2/3(2008~13), 캡틴아메리카 1/2/3(2011~16), 인크레더블 헐크(2008), 토르 1/2/3(2011~17),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1/2(2014~17), 앤트맨 1/2(2015~18), 닥터 스트레인지(2016), 스파이더맨(2017), 블랙팬서(2018), 어벤저스 1/2/3(2012~2018)의 20작품이다.

분석을 위한 요소를 이해하기 쉽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표 2. 작품 분석표 예시

CCTHCV_2020_v20n1_364_t0002.png 이미지

‘로튼 토마토 지수’는 다른 말로 ‘신선도 지수’라고 부르며 개봉 전 작품의 기대치, 신선함 등을 비율(percentage)로 예측하는 전문가 지수이며, 이 점수가 높으면 그만큼 작품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로튼 토마토 지수’가 높다고 실제 작품이 기대치를 충족시켜주는 것은 아니다. ‘팝콘 지수’는 대중들의 평점으로 대중성을 판단하는 지수이다. 이 점수가 높다고 해서 작품성이 좋은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영화의 흥행이 캐릭터의 특정요소가 좌우하는 것보다는 스토리와 연출, 연기, 대내외적 상황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캐릭터의 내적성장이 흥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판단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캐릭터성이 강한 작품에서 캐릭터의 설정과 구축은 스토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대중들 또한 캐릭터의 매력 때문에 작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캐릭터의 결함과 내적성장이 대중적 공감 정도를 알 수 있는 흥행으로 비교하는 것은 지표로써 타당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이러한 기준을 바탕으로 가설의 검증을 다음 장에서 수행하고자 한다.

IV. 캐릭터의 내적성장과 대중적 공감대의 타당성

1. DCEU(DC Extended Universe) 작품분석

앞서 설명했듯이 DCEU의 작품 중 2018년도까지 개봉한 작품 6개를 선정하였다. 현재까지는 DC의 작품이 영화화 된 것이 마블에 비해 늦었을 뿐만 아니라 제작사의 정책적인 측면에서 마블만큼 체계적이며 빠르게 진행되지 않는 만큼 작품 수가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 캐릭터가 15명 정도 되기 때문에 비교 분석에는 충분한 조건을 갖췄다고 판단한다. 다만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경우 9명의 주인공 중에서 영화를 직접적으로 이끌어가는 인물은 3~4명 정도이기 때문에 분석이 불충분 할 수도 있음을 미리 밝혀둔다.

표 3. 맨 오브 스틸 [슈퍼맨] (2013)

CCTHCV_2020_v20n1_364_t0003.png 이미지

표 4. 배트맨 대 슈퍼맨 (2016)

CCTHCV_2020_v20n1_364_t0004.png 이미지

표 5. 수어사이드 스쿼드 (2016)

CCTHCV_2020_v20n1_364_t0005.png 이미지

표 6. 원더우먼 (2017)

CCTHCV_2020_v20n1_364_t0006.png 이미지

표 7. 저스티스 리그 (2017)

CCTHCV_2020_v20n1_364_t0007.png 이미지

표 8. 아쿠아맨 (2018)

CCTHCV_2020_v20n1_364_t0008.png 이미지

DC의 작품들은 전문가 평점, 대중 평점에 비례해서 매출이 좌우되지는 않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영화의 완성도와 별도로 작품에 대한 대중의 기대심리가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도 있다. 마블의 영화가 승승장구하고 있을 때 DC의 팬들이 애정을 가지고 관람을 했을 수도 있는 변수를 내재하고 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 이를 추측할 수 있는 것은 배트맨과 슈퍼맨의 대결을 그린 ‘배트맨 대 슈퍼맨’, 그리고 악당들이 영웅이 되는 안티히어로물인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두 작품이 평가 대비 매출이 높은 경우이고 이 두 작품은 개봉 전부터 대중들의 기대를 많이 모았던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튼 토마토와 팝콘 지수가 높은 ‘원더우먼’과 ‘아쿠아맨’의 매출이 앞서 두 작품보다 더 높은 점을 볼 때에 대중들의 만족도가 높은 작품이 매출로 연결되는 일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캐릭터의 결핍 요소로 살펴볼 때에는 ‘맨 오브 스틸’의 슈퍼맨의 경우 이방인기 때문에 겪는 정체성의 혼란과 함께 자라온 고향별인 지구에 대한 애정이 마치 애증처럼 얽혀 있는 점이 천하무적의 슈퍼영웅이 가진 정신적, 가치적 결함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극의 마지막에 이를 극복하고 정체성을 확립함으로써 진정한 영웅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여준다. ‘원더우먼’의 경우 시대적 배경에 따른 여자의 지위가 낮은 점, 폐쇄된 섬에서 자랐기 때문에 세상물정을 모르는 순진함 등이 결함요소로써 작용하고 있다. 결국 마지막에 여성이지만 자주 적이고 진취적인 모습으로 세상을 구하는 것으로, 또한 인간의 본성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짐으로써 보다 넓은 시각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으로 이를 극복하는 것으로 공감대를 만들어내고 있다. 신의 능력을 가졌지만 시골에서 갓 상경해 세상물정을 모르다가 세상을 하나씩 배워가는 모습으로써 대중들에게 동질감을 느끼도록 한다는 것이다. ‘아쿠아맨’은 혼혈이라는 점, 우리나라 사극에서 많이 등장하는 왕위를 이을 적통인가에 대한 혈통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설정이 기본이다. 다만 이를 해결하는 것이 스스로의 노력이 수반된 것이긴 하지만 최강의 무기라는 아이템에 의존한다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다. 그래서 스토리는 아쉽지만 비주얼이 뛰어나서 만족한다는 평이 많았다.

이외의 다른 작품들은 캐릭터의 내면의 여정보다는 눈앞에 다가온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들이 주된 설정이며 그만큼 캐릭터에 대한 고찰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성격이 변하게 되는 동기도 미흡하고, 급작스럽게 변하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이 역시 많은 수의 관객평에서도 나타나는 내용이다. 특히 ‘저스티스 리그’ 같은 경우 이러한 점이 많이 드러나고 있다. 캐릭터가 내면의 여정을 통해 성장하는 설정의 작품은 그렇지 않은 작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평가도 좋고 흥행에도 성공하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2. MCU(Marvel Cinematic Universe) 작품분석

마블의 분석 작품은 총 20작품으로 ‘아이언 맨’, ‘캡틴 아메리카’, ‘토르’ 등의 시리즈 작품은 서로 모아서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하였다.

표 9. 아이언 맨 1/2/3 (2008/2010/2013)

CCTHCV_2020_v20n1_364_t0009.png 이미지

표 10. 토르 1/2/3 (2011/2013/2017)

CCTHCV_2020_v20n1_364_t0010.png 이미지

표 11. 캡틴 아메리카 1/2/3 (2011/2014/2016)

CCTHCV_2020_v20n1_364_t0011.png 이미지

표 12. 어벤져스 1/2/3 (2012/2015/2018)

CCTHCV_2020_v20n1_364_t0012.png 이미지

표 13.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1/2 (2014/2017)

CCTHCV_2020_v20n1_364_t0013.png 이미지

표 14. 앤트맨 1/2 (2015/2018)

CCTHCV_2020_v20n1_364_t0014.png 이미지

표 15. 인크레더블 헐크 (2008)

CCTHCV_2020_v20n1_364_t0015.png 이미지

표 16. 닥터 스트레인지 (2016)

CCTHCV_2020_v20n1_364_t0016.png 이미지

표 17. 스파이더맨 (2017)

CCTHCV_2020_v20n1_364_t0017.png 이미지

표 18. 블랙팬서 (2018)

CCTHCV_2020_v20n1_364_t0018.png 이미지

마블은 10년 이상 체계적으로 작품을 관리하며 자신들만의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작품수도 많고 이를 기반으로 팬덤도 구축되어 있어서 DCEU 에 비해 기대치도 높고 만족도 또한 높을 수 있는 변수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작품이 대중들을 만족시키는 것이 쉽진 않기 때문에 충분히 비교하고 분석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다.

‘아이언 맨’은 오늘날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만든 1등 공신이라고 불리는 작품이다. 이 작품으로 MCU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이후 체계적인 작업을 가능하게 하였던 만큼 신선도 지수와 대중 평가도 모두 90%이상 보여주고 있다. ‘아이언 맨’의 1편은 천하의 한량이 대중의 영웅으로 변신하는 이른바 ‘변모플롯’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만큼 내면의 여정은 필수일 뿐만 아니라 결함투성이의 주인공이 ‘개과천선(改過遷善)’ 하는 전형적인 캐릭터 설정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는 것에 성공하였고 ‘마블=아이언 맨’ 이라고 할 정도의 파급력을 가지고 왔다.

‘토르’는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점차 좋은 평가를 받게 된 특징을 보인다. ‘토르’ 역시 힘을 앞세운 폭군에서 국민을 위해 희생할 줄을 아는 성군이 되는 내면의 여정을 기반으로 한다. 다만 ‘아이언 맨’에 비해 각 시리즈별로 성장의 모습이 명확하지 않고 1편에서 3편까지 이어지면서 하나의 큰 그림이 맞춰지는 구조를 가진 이유로 마지막 3편이 평가와 매출 모두 좋은 점수를 받은 특징을 보인다.

‘캡틴 아메리카’ 역시 1편에서 가장 저조한 평가와 흥행성적을 보인다. ‘인크레더블 헐크’에 이어 두 번째로 저조한 성적을 낸 불명예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2편과 3편으로 이어지면서 70년이나 지나버린 문명세상에의 적응, 친구의 부재, 전쟁의 종식으로 인한 정체성 혼란, 맡은 임무에 대한 정의, 명분에 대한 의구심 등의 내면적 결함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진행됨으로 인해 내면의 여정을 충실히 보여줌으로써 역대급의 흥행을 기록하게 된다. 같은 주인공의 작품이라 할지라도 내면적인 결함요소가 대중의 공감대를 좌우하게 만든다는 것을 살펴볼 수 있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와 ‘앤트맨’은 가족이라는 소재를 공통으로 사용하고 있다. 다만 이를 해석하고 적용하는 관점의 차이가 있는데, 하나는 유사가족에 대해서 말하고 있고 다른 하나는 떳떳한 가장이 되어 가족 품에 돌아가는 것이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1편은 각자 가족을 키워드로 한 저마다의 기억과 상처를 가지고 있다. 이를 서로의 도움과 치유의 과정을 통해 새로운 가족을 구성해가는 스토리를 기반으로 하는 전형적인 결함의 극복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만큼 좋은 평가를 받고 높은 매출을 기록한 작품이다.

‘앤트맨’의 가족관은 조금 차이가 있다. 정의로운 일을 하고도 범죄자가 되어버린 아버지의 처지 때문에 사랑하는 딸과 함께 하지 못하는 것, 이를 극복하기 위해 소모품으로 쓰고 버려질지도 모르지만 딸과 함께하기 위해 자신을 위험에 던지는 부성애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 작품에서의 결함은 가족의 상실이라고 할 수 있다. 정의로운 일을 했지만 방법이 정의롭지 못해 전과자가 되어버리면서 가족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그것이다. 자신의 정의를 향한 신념, 가족에 대한 사랑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으로 결함을 해소하고 있다.

아직 1편밖에 개봉하지 않은 4개의 작품으로 ‘인크레더블 헐크’, ‘닥터 스트레인지’, ‘스파이더맨’, ‘블랙팬서’ 가 있다. 이 중에서 흥행은 ‘블랙팬서’가 제일 좋고 관객 평가는 ‘스파이더맨’이 가장 좋게 나타난다. ‘스파이더 맨’과 ‘블랙팬서’는 모두 성장플롯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주인공의 내면의 여정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이에 반해서 ‘인크레더블 헐크’는 플롯이 명확하지 않아서 마블영화 중 최저의 평가를 받고 있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외과의사에서 최고의 마법사가 되어가는 여정을 잘 보여주면서 시각적인 신선함도 뛰어났기 때문에 좋은 평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인크레더블 헐크’ 외에 3개의 작품은 추후 시리즈에서도 주인공의 내면의 여정을 어떻게 잘 보여주는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앞서 시리즈 작품의 경우 전반적인 평가는 좋지만 시리즈 별로 평가의 차이가 발생했던 것을 감안할 때에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3. 종합평가

마블의 작품들은 전반적으로 주인공의 결함과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내면의 여정을 주제로 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비교하기에 적은 편수이긴 하지만 DC의 작품과도 비교되는 것으로 DC의 작품에서는 주인공의 능력이 너무 뛰어난 점과 내외적으로 결함이 거의 없는, 말 그대로 영웅의 풍모를 지니고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주인공의 결함과 그에 따른 내면에 여정보다는 막강한 빌런의 등장과 이로부터 지구를 지키기 위한 싸움이 주로 부각되었고, 이를 보여주기 위한 시각효과와 액션에 치중한 경우가 많았다. 현재로써는 이것이 MCU와 DCEU의 대표적인 차이점으로 드러나는 부분이다.

DC의 로튼토마토 지수의 평균은 51.3%로 굉장히 낮은 점수이며, 대중들의 평가인 팝콘지수는 DC의 작품의 경우 72.6%로 전문가 평점보다는 높은 편이다. 특이한 점은 평가지수에 비해 박스오피스 매출은 높은 편이다. 소위 욕하면서 보는 작품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이는 기존 DC 코믹스 팬들의 유입 덕분일 수도 있고, 마블과 라이벌 회사인 DC가 후발로 뛰어든 영화세계관을 어떻게 만들어갈지 궁금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평가는 실제 수치상이나 언론에 회자되는 것을 볼 때 다소 부정적인 것은 사실이다.

마블의 로튼토마토 지수 평균은 84.15%로 DC에 비해 30% 이상 높다. 대중평가지수인 팝콘지수의 경우 평균 83.15%로 나타나 전문가지수 대비 1%정도 낮게 나타날 뿐 비슷한 수치를 보이며 DC 작품과 비교 시약 12% 정도 높은 점수를 보인다. 전반적으로 팀업무비, 솔로무비 할 것 없이 주인공들이 결함요소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내면의 여정이 공감대를 끌어낼수록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 특징으로 볼 수 있다.

박스오피스를 살펴보면 DCEU 작품의 매출 평균은 <$819,204,221>이고 MCU 작품의 매출 평균은 <$876,490,286>로 근소한 차이로 마블이 앞서고 있다. 마블은 작품수도 많고 그에 따라 최고 매출로 ‘어벤저스 3’<$2,048,359,754>, 최저 매출로 ‘인크레더블 헐크’<$263,427,551>로 편차가 10배 가까이 나는 점도 있고 코믹스의 영웅들을 대대적으로 영화화 한 케이스가 처음이기 때문에 시행착오도 많이 겪은 부분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 평가, 대중평가, 매출 모든 면에서 DC의 작품들을 앞서고 있다.

표 19. 마블과 DC의 평가 및 매출 평균 (2018)

CCTHCV_2020_v20n1_364_t0019.png 이미지

이러한 결과를 만들어 내는 요인은 다양하겠지만 본연구에서는 캐릭터의 내적 성장을 기준으로 타당성이 있는지를 검증하려고 하였다. 전문가의 평가와 대중의 평가가 캐릭터 설정과 그에 따른 결함요소, 내적성장과 상관관계가 있는지를 살펴보았으며 캐릭터가 내면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으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내면의 여정을 심도 있게 보여주는 작품은 DC와 마블 모두 좋은 평가를 받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하나의 캐릭터라 할지라도 시리즈에 따라 이러한 요소가 두드러지거나 그렇지 못하거나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보면 마블과 DC의 비교로 분석대상을 한정 짓기는 했지만 캐릭터의 내면의 여정과 내적성장을 표현한 작품에 대해 전문가와 대중의 평가, 매출 등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부분 존재함을 알 수 있었다. 캐릭터의 결함이라는 것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내면의 여정이 필요하게 되는 동기가 될 것이고, 이를 극복해가는 성숙플롯을 통해 불완전한 인간이 성숙하기 위한 노력을 보여주게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불완전한 인간인 대중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모든 영화가 성숙플롯을 기반으로 하지는 않는다. 다만 영웅서사를 기반으로 하는 극중 캐릭터를 설정할 때에 지나치게 완벽한 모습보다는 결함이 많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상대적으로 대중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으며 공감대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V. 결론

서사가 있는 작품에 등장인물(캐릭터)은 이야기를 이끌고 가는 중요한 요소이다. 우리가 즐기는 소설, 만화, 영화, 애니메이션 등은 어떤 한 인물의 이야기이고, 그 인물이 무엇인가를 하려고 하는 이야기이다. 그만큼 서사극에서 인물은 시작이자 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중요한 등장인물에게 어떻게 하면 독자나 관객이 감정이입을 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까, 더 나아가 매력을 느낄 수 있을까에 대해서 한번쯤은 고민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에 관한 이론과 연구는 이미 차고 넘칠 만큼 많고 오랫동안 고찰되어오고 있음을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매력적인 캐릭터 설정에 관한 다양한 논의 중에 캐릭터의 내면의 여정, 즉 내적성장에 집중해서 살펴보고자 하였다. 흔히 ‘인간적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의 모습은 완벽한 것보다는 실수도 많고 부족함도 많은 사람을 말한다. 그리고 인간적인 사람이라는 표현은 친근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더 나아가 초인적인 영웅들이라 할지라도 나와 다르지 않다는 감성적 감정이입이 필요한 지점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서사극 내의 등장인물의 성격 및 배경 설정에 있어서 현실처럼 인간적인 요소인 결함요소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대중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고 매력을 줄 수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결함을 극복하는 내적 성장형 캐릭터의 작품이 그렇지 않은 작품에 비해서 전문가 평가, 대중 평가, 그리고 매출액의 차이가 있는지, 있다면 어떤 설정이 더 졸은 평가를 받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사실관계를 확인해보고자 하였다. 상호 비교가 수월하도록 비슷한 세계관을 가진 시리즈를 찾아보았고 최종적으로 MCU(Marvel Cinematic Universe)와 DCEU(DC Extended Universe)의 작품들로 비교 분석하였다.

실제 두 영화 세계관은 평단이나 대중들의 평가가 서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으며 캐릭터의 활용방식, 주된 플롯 등에서 차이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둘 모두 영웅들의 세계를 다루고 있지만 마블의 영화들은 인간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내면의 여정을 통해 결함을 극복하는 성숙플롯을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DC의 영화들은 어떤 작품은 인간적인 측면이 드러나기도 하지만 또 어떤 작품은 캐릭터를 충분이 구축하지 못하고 영웅적인 측면만을 강조하는 플롯, 즉 희생플롯이나 추구플롯을 사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었다. 이에 따라 평단, 대중, 매출액 모든 면에서 마블의 작품들이 DC의 작품들을 압도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요약하여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① MCU 작품이 DCEU 작품에 비해서 영웅들을 인간적이고 결함이 많도록 설정한 작품이 더 많다.

② MCU, DCEU 할 것 없이 영웅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내면의 여정을 하는 작품들이 평단과 대중 모두에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③ 인간적인 면모가 많이 드러나는 MCU 작품이 DCEU의 작품들보다 월등히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근소한 차이로 매출 또한 높게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영웅서사의 캐릭터가 내적성숙을 보여주는 작품이 대중적인 지지를 더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캐릭터의 설정이라는 것이 서사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커서 플롯이 성숙플롯, 변모플롯, 성장플롯 등으로 한정되는 문제가 있고 더 나아가 플롯구조 자체의 매력에 대중이 반응했을 수도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또한 영웅물의 세계관에 한정지어 분석을 했기 때문에 다른 서사를 가진 작품의 캐릭터 설정에서는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한계점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릭터의 결함과 내적성장이 플롯에 영향을 주었던, 캐릭터 자체의 매력에 빠지도록 했던 간에 대중들의 공감대를 얻고 긍정적으로 반응하도록 영향을 준 것은 분명하며, 그런 만큼 작품을 기획할 때에, 특히 영웅서사의 캐릭터를 설정할 때에 이 내적성장 요소를 적절히 활용하여 캐릭터의 매력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References

  1. https://ko.wikipedia.org/wiki/%EB%93%B1%EC%9E%A5%EC%9D%B8%EB%AC%BC, 2019.1.22.
  2.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270723&cid=42641&categoryId=42641, 2019.4.23.
  3. 이은영, "에디트 슈타인과 감정이입(I) : 에디트 슈타 인의 감정이입의 인간학," 철학연구, 제151집, pp.219-248, 2019.
  4. J E. Escalas and B. B. Stern, "Sympathy and Empathy: Emotional Responses to Advertising Dramas,"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Vol.29, No.4, pp.566-578, 2003. https://doi.org/10.1086/346251
  5. 김운한, 이현우, "애니메이션캐릭터에 대한 감정이입, 인지적, 감정적 반응의 매개적 역할에 관한 연구," 만화애니메이션 연구, 통권 제15호, pp.179-192, 2009.
  6. S조셉 캠벨, 이윤기 역,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믿음사, 1999.
  7. 김세훈, 이혜원, "영웅서사를 활용한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전략,"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제14권, 제9호, pp.76-84, 2014. https://doi.org/10.5392/JKCA.2014.14.09.076
  8. 로널드 B. 토비아스, 김석만 역,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무가지 플롯, 풀빛, pp.6-7, 1997.
  9. D. 하원드, E. 마블리, 심산 역, 시나리오 가이드, 한겨레출판(주), p.45, 1999.
  10. 로버트 맥기, 고영범, 이승민 역, 시나리오 어떻게 쓸것인가, (주)황금가지, p.223, 2002.
  11. 김길수, 우리시대 삶과 연극의 조망, 현대미학사, pp.15-19, 1997.
  12. 안영순, "애니메이션의 구출과 탈출의 플롯에 관한 연구," 만화애니메이션연구, 통권 제5호, p.32, 2001.
  13. 전영돈, "대학 졸업 작품 애니메이션 플롯의 문제점 해결 방안에 관한 연구," 애니메이션연구, 제4권, 제2호, p.159, 2008.
  14. 김의준, "스토리 창작에 있어 주도적 아이디어가 캐릭터 아크와 플롯 선택에 미치는 영향 연구," 한국엔터테인먼트산업학회논문지, 제12권 제7호, p.106, 2018.
  15. https://www.rottentomatoes.com, 2019.4.17.
  16. https://www.boxofficemojo.com, 2019.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