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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nceptualization and the Paradigm Shift of Nation Branding in the Korean Context

미디어 변화에 따른 국가브랜딩의 재 개념화 및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에 관한 연구

  • 정가영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박사수료)
  • Received : 2019.12.09
  • Accepted : 2019.12.23
  • Published : 2020.01.28

Abstract

This study critically examines and conceptually discuss the new theoretical trend of nation branding strategies and explores implications for Korean nation branding policy. Korea is known to be one of the countries who has competitively invested governmental efforts on nation branding. However, over the past two decades, while interactive academic discussions on nation brand were taking place and expanding in various fields and areas, related Korean literature did not pay much attention to increasing its conceptual understanding and development. Instead, studies on nation branding in the Korean context remained its focus on instrumental and economic aspects, leaving the theoretical discussion stagnant. In the Korean context, there was a tendency to regard nation branding as one of the political tools for national public and means for a short-term image marketing towards the foreign audience. To solve the undervaluation of Korea's nation brand and enhance its public image, there must be a revisit to its conceptual discussion. This study reviews various theoretical perspectives and paradigms on recent trends of nation branding, and re-conceptualize nation branding as the continuous interactive relations among 'national identity'-'nation brand'-'nation image'. In particular, by discussing the 'relationship building' approach, which is the latest suggested theoretical idea that well suits the networked era, this study suggests policy implications for Korea's future-oriented nation branding.

본 연구는 해외 국가브랜딩전략에 대한 새로운 이론적 동향을 비판적으로 고찰함으로써 한국의 다양한 콘텐츠를 소통하고 교류하는 국가브랜딩의 변화방향을 모색한다. 지난 20여 년간 해외에서는 국가브랜딩에 대한 학술적 논의가 시대흐름에 따라 다양한 분야에 걸쳐 논쟁을 거듭하며 축적되고 확장되어온데 반해, 국내에서는 개념적 논의의 확장은 정체된 채 국가홍보를 위한 도구적 차원에만 그 초점이 머물러있었다. 그러나 혼돈의 국제정세 속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한국의 국가브랜드 저평가 및 국가이미지 제고문제에 대한 발전적 논의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미디어변화에 따른 국가브랜딩에 대한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개념적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그 동안 국내 연구에서는 주목하지 않았던 국가브랜딩의 다양한 이론적 관점과 패러다임 전환에 관한 연구문헌들을 심층적이고 폭넓게 검토하여 국가브랜딩이 국가 정체성-국가브랜드-국가이미지 간의 상호순환관계라는 새로운 개념적 틀을 제시하였다. 특히 '관계형성 패러다임'이라는 최근의 국가브랜딩 트렌드를 구체적이고 다각적으로 논의함으로써 한국의 국가브랜딩이 일 방향적인 홍보중심 관점에서 벗어나 다양한 수용자들과 우호적 관계형성, 개선 및 유지를 위한 전략으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요소들을 핵심적으로 고려해야하는지 현 시대에 맞는 국가브랜딩 전략의 요지를 파악하여 재 개념화하고 향후 한국의 미래지향적인 국가브랜딩 방향에 대한 시사점을 제시한다.

Keywords

I. 서론

1. 연구의 배경 및 문제제기

현대는 이미지의 시대라 규정될 만큼 이미지는 생산적이며 생동적이고 창의적인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미국은 자유로움과 실용성, 독일은 견고함과 합리성, 프랑스는 세련됨과 예술성, 일본은 정갈함과 정밀성 등 자본 선진국일수록 저만의 브랜드이미지가 더 뚜렷하게 나타나는 특성을 볼 수 있다. 국가의 브랜드이미지는 국가의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신뢰 뿐 아니라 해당 국가의 일반적 국민성에 대한 태도형성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국가의 명성 및 이미지 관리는 오래 전부터 지속되어 온 국가 정부들의 중요한 정책과제였다[1][2]. 미디어환경 변화로 우리는 다양한 분야에서의 글로벌 컨버전스 현상을 목도하고 있지만 투명한 정보환경의 출현으로 일반 공중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얼마든지 손쉽게 해외 여러 지역에 관한 정보를 저비용으로 습득, 비교, 이해할 수 있는 환경이 정착되었고, 활발히 일어나는 인구의 대규모 이동은 국가 간 이동에 걸림돌이 되었던 각종 규제를 완화시키며 오히려 아이러니컬하게도 장소로서 개별 도시 및 국가들을 대내외적으로 치열한 경쟁구도 속에 놓이게 만들었다[3]. 특히 역동적인 정보 환경 안에서 쌍방향 소통방식의 성격을 띠는 다양한 뉴미디어 플랫폼의 등장은 충성도보다는 변화에 더 유동적이고 적극적인 소비자 행동의 변화를 가져오게 되면서 저마다 잠재적인 매력요소를 이용해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한 경쟁을 증가시켰고, 과거와 달리 국가나 도시도 이제는 자체적으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을 전개하지 않으면 기업, 자본 및 우수 인력을 보존하고 유치하기가 용이하지 않게 되었다.

다른 많은 근대의 사회구조(정체성, 장소, 가치 또는 지식)와 마찬가지로 국가는 정치적 아이디어에서 글로벌 시장으로 유통되는 상업적 관점에서 재구성되기 시작했는데 그 중 가장 두드러진 아이디어가 바로 ‘국가브랜딩(nation branding)’이다[4]. 신자유주의 형태와 연결되는 국가브랜딩은 20세기 후반 전 세계적 이데올로기 및 경제적 변화와 관련하여 역사적으로 매우 특수한 현상으로 간주되었다[5]. 이전에는 국가가 국가의 정당성이나 시민권과 관련하여 집단 공동체로 건설되었다면, 이제는 세계 경제에서 경쟁력 있는 존재로서 점점 더 상상되며 건설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0여 년간 단순하게는 관광, 투자 또는 외교관계 개선을 위해 국가이미지를 관리하려는 정부의 노력으로 일컬어졌던 국가브랜딩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으로 증가해 세계적인 유행으로 확대되기 시작했다[6]. 뉴욕타임스는 2005년 국가브랜딩을 ‘한 해의 가장 주목할 만한 아이디어‘로 선정했고 영국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2017) 국가브랜딩에 대해 “nationalism is rising”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국가들은 저마다 자신들만의 독특한 콘텐츠와 이미지, 그리고 문화적 차별성, 즉 국가브랜드를 어필하기 위해 더욱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브랜드 가치를 창출하는 국가들은 ‘매력의 중심지’가 되는 동안 자체 브랜드를 구축하지 않고 차별화하지 못한 국가는 경쟁에서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7]. 정보와 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외국 문화 수용과 소비에 대한 논의가 증가할수록 점점 더 많은 국가들이 자연스레 저만의 브랜드 가치 향상과 긍정적 이미지 구축을 위한 국가브랜딩 전략을 공격적으로 수립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 역시 정부 차원의 각종 국가이미지 관리 조직 및 위원회가 만들어지는 등 국가브랜드 향상에 앞장서 다각적 노력을 기울여온 국가 중 하나로 평가되었다[8]. 그러나 올림픽과 월드컵 등 국제경기 유치와 지명도 높은 다국적 기업들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한국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쉽게 찾을 수 없어 국제적 인지도 측면에서 취약성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위기는 단순한 경제문제가 아니라 세계에 내세울 만한 한국만의 문화적 이미지가 없다는데서 비롯됐다”[9]. 프랑스 문화비평가 기 소르망이 한국의 외환위기와 관련한 발언에서 했던 말이다. 일본에는 탐미주의, 미국은 아메리칸 드림, 프랑스에는 심미적 문화가 담겨있지만 한국의 브랜드에는 정체성과 핵심역량이 없다는 지적이었다. 한국에서 10년 넘게 거주하며 해외에 자국어로 한국을 알려오고 있는 베테랑 한국 알리미들은 지나친 단순화정책이 우리나라의 매력 포인트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고[10], 한국에 꽤 오래 살며 한국에 대해 많이 안다고 자부하는 외국인들도 한국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뭐냐는 질문에 딱히 할 말이 없다는 반응이었다고 한다. 서구인들 대부분이 한국 정체성에 대해 정확히 아는 바가 없고 한국에 대한 국가이미지는 중국, 일본과 묶여서 인식되고 있어 한국 국가이미지의 저평가 경향을 부추기고 있다[11].

국내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한류의 세계적 관심 증가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에 대한 다수의 희망적인 언론 기사들이 있어왔지만 그 실체는 다르다. 한국의 관광수지는 17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특히 관광적자는 그 수치가 누적적으로 불어나고 있다. 세계관광기구(UNWTO)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2012년까지만 해도 큰 수치로 일본을 앞섰던 방한 관광객 수는 2015년 역전당해 한 해(2017)에만 그 격차가 1500만 명이넘는 등 그 차이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관광객 수 뿐만이 아니다. 관광수입 격차는 매년 늘어 2017년 한 해에만 2.5배 이상의 큰 차이를 보였다. 한국은 경제규모에 비해 수년째 상대적으로 낮은 국가브랜드순위에 머물러 있는데[8], 가장 자주 인용되는 여론의 척도인 Anholt-GfK Roper Nation Brand IndexI1에서 2010년 조사 대상 50개국 중 한국은 30위로 매우 낮은 평가를 받았고[12], 2017년 동일한 조사기관에서 실시된 브랜드평가에서도 한국의 브랜드 지수변화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적 과학적으로 이루어졌다고 주장하는 BBC 조사에서도 한국의 영향력에 대한 인식은 중성적이며 해외에 강력한 인상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13], 이러한 평가들은 그동안 많은 투자와 노력을 기울여온 한국의 대외홍보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2. 기존 연구의 한계 및 연구의 필요성

일상의 미디어화가 진행 중인 현대사회에서 특정 국가에 대한 무수히 많은 정보와 이미지들이 수없이 많은 곳에 노출되고 있다. 현실적으로 국가가 전적인 통제권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국가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홍보해왔던 방식은 점점 더 불가능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이, 더 긍정적이고 궁금증을 유발하는 흥미의 대상으로서 국가를 노출시키고, 참여를 이끌고, 메시지의 중심을 잡을 수 있는 장치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국가브랜딩은 최근 들어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도 많은 주목을 끌고 있는 주제로[14], 특히 해외 연구들에서는 환경적 변화에 맞춰 국가브랜딩 패러다임 전환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연구재단에 등재된 국가브랜드 관련 학술논문들을 살펴보면 이러한 이론적 패러다임 전환에 관한 논의는 거의 전무하며 여전히 국가브랜딩을 굉장히 지엽적이고 단기적인 차원에 국한시켜 다루고 있다.

첫째, 국가브랜드 개념과 분석대상이 지나치게 단순화되어 다뤄지고 있다. 예를 들어, 김형석[15]은 국가브랜드를 국가가 가지고 있는 역사, 문화, 행정·정책적 비전, 국민성 등을 통해 개발된 국가를 대표하는 표현시스템으로 개념화하며 내·외국인에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공감대가 형성된 통합연상기능을 갖추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작 내부적으로는 태극기와 청와대마크를, 외부적으로는 ‘Dynamic Korea’나 ‘Korea Sparkling’ 등 단편적인 브랜드 로고와 슬로건을 국가브랜드이미지의 분석대상으로 설정하였다. 우리나라의 국가, 관광, 도시 브랜드의 연관성을 살펴보기 위한 연구에서 역시 한국에서 사용했던 각각의 슬로건 분석을 통해 이를 규명하고자 하였다[16]. 국가브랜드 커뮤니케이션 과정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고찰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수행한 연구에서는 국가브랜드를 국기로 한정시켜 국기가 지니는 색채구성의 시각적 분석을 통해 그 문제점을 규명하고자 하였으며[17], 국가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언어적·시각적 소통을 분석하기 위한 비교적 최근 연구[18]에서도 국가브랜드의 언어적 표현을 슬로건으로, 시각적 표현을 로고로 설정하여 분석하였다. 이러한 예들은 국가브랜드라는 매우 포괄적이고 복잡다단한 개념을 너무나 지엽적인 브랜드 네이밍 관점으로만 대폭 축소시켜 보았다는 한계가 있다. 최근 해외에서는 국가브랜드를 측정하는 조사기관들이 다수 생겨나고 있는데, 국내연구들에서 설정하고 있는 이러한 관련 연구지표들은 해외 전문기관들이 개발하고 있는 국가브랜드 지수들과는 큰 괴리가 있다.

둘째, 국가브랜드나 국가이미지 관련 연구의 목적이 여전히 경제적 파급효과 등 산업적 결과중심 논리에 머물러 있으며 대다수의 연구대상이 개별 상품관련성 또는 대중문화콘텐츠로 한정돼있다. 2000년대 이후 2010년까지 10년간 한국연구재단에 등재된 관련 학술지 논문 전수에 대한 내용을 분석한 결과 한국의 국가 이미지 및 브랜드 관련연구는 2007년 이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19]. 그러나 다양한 학문 분야, 특히 신문방송학과 인문학에서 연구되는 비율이 가장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무역학회지에 가장 높은 빈도의 게재율을 기록하고 있었다. 국가브랜드 제고 문제는 빠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마케팅 차원을 넘어 국가의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 활동으로 인식되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대다수 관련 연구가 단기적인 경제적 관점에 쏠려있다는 한계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2010년 이후의 관련 연구에서 역시 그 초점이 여전히 상업적 목적에 머물러있는 연구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으며, 자동차, 휴대폰, 화장품 등 오히려 특정 상품관련성으로 더 범위를 축소시켜 분석한 연구들도 등장하고 있다. 또한 다수의 관련 연구에서는 우리나라 국가 브랜드를 한류 문화콘텐츠로 한정시켜 한류와의 관련성을 집중적으로 탐색했는데, 경제지표를 통해 보았을 때 한류콘텐츠에 대한 호의적 태도가 한국의 이미지 및 방문의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에 따라[20] 한류를 한국의 이미지를 단기간에 긍정적으로 변화시킨 대표적 성공사례로 평가했고[21], 한류와 국가브랜드의 관계를 다룬 대다수의 연구나 언론보도들은 이러한 연구결과들을 토대로 한국에 대한 인식이 매우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평가하였다. 그러나 한국산 제품이나 한류콘텐츠에 대한 소비의도 및 직접적 소비의 증가가 과연 궁극적으로 한국이라는 국가에 대한 인식이나 태도형성인 국가브랜드를 평가하는 절대적 지표라고 할 수 있을까? 증가하는 한류에 대한 관심에도 불구하고 정체돼있는 한국의 국가브랜드 지수나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관광객의 재방문율 및 관광수지는 그동안 주장되었던 국가브랜드 향상에 대한 희망적 담론들을 향해 합리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셋째, 국가브랜딩을 다룰 때 대다수의 연구들은 한국의 정체성을 어떻게 전달하고자하는지, 또는 한국의 국가이미지가 타자에 의해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각각의 일방적인 소통에 주안점을 두는데 머물렀다. 예를 들면, 국정홍보처 광고에서 국가이미지 브랜드정체성은 어떻게 나타나는지, 홍보처 홈페이지에서는 한국의 정체성을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 특정국가에서 한국의 이미지는 어떻게 나타나고 있으며, 한류현상을 통해 나타나는 한국의 이미지는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지 등을 분석하였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표현하거나 나타나는 국가이미지의 수동적 파악에서 더 나아가 정작 국가브랜딩 전략의 개선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필요한 이 두 영역의 연결고리, 국가브랜드가 구축되는 작동방식과 관련한 논의는 부재했다. 정부차원에서의 국가브랜드 이미지 관리는 우리의 우수한 문화유산 가치를 함유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필요하고[22], 일방적 주입식 홍보에서 벗어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는 방향성이 일부 제시되기는 했으나, 실제로는 생산국 효과이론에 기인해 기업이나 상품경쟁력에 의해 국가이미지가 형성되는 특징에 초점을 맞춰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을 논의하거나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필요하다는 선언적 제언에만 그쳤다.

국가브랜딩은 단순히 어떠한 이미지나 아이덴티티(정체성)를 형식적으로 만들거나 발굴하여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행위가 아닌, 반복적인 상호교환과 소통을 통해 움직이고 활동하며 구성되는 동적인 과정이다. 즉, 어떤 이미지인가가 핵심이라기보다 누구에게 무엇을 어떻게 전달하고 있느냐가 핵심인 전달자와 수용자 간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 과정인 것이다. 한국이 많은 정책적 지원을 해왔음에도 국가브랜드가 저평가되고 있는 이유와 문제점을 파악하고 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결과나 효과지표를 통한 접근보다 어떤 방식이 효율적이고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관계를 이끌어낼 수 있는 접근법인지, 그 ‘과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한국제조상품을 통한 경제적 효과를 얻는 것이 주가 되고 국가이미지 제고라는 다소 장기적인 전략은 부차적인 요소로 간주되다보니 국가이미지나 국가의 브랜드를 어떻게 형성하고 전략적으로 소통 해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상대적으로 중요하게다뤄지지 않았다. 긍정적 메시지는 국가의 가치를 향상시킨다고 했다. 국가의 이미지나 명성은 전략적 의사소통과정을 적절하게 관리하고 외국 여론의 지지를 받으며 국제사회 안에서 긍정적으로 발전한다고 했는데[23], 지금껏 특히 한국의 국가브랜딩정책 맥락에서는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과정에 대한 체계적인 개념적 이해와 설명이 배제된 채 산발적인 경영학적 접근의 고찰들만이 주를 이루어 온 것이다.

국가브랜드 관련연구가 광범위하고 다양하지만 기존의 국가브랜딩 실행에 있어서도 매개된 캠페인의 조직화를 전제로 한다는 것을 감안할 때 놀랍게도 그 핵심인 커뮤니케이터나 미디어의 역할에 대한 논의 역시 매우 부족했다[24]. 단순히 관심도가 높아진 것과 그 관심도를 긍정적인 지속성으로 연결시키는 일, 다양한 요소들을 누구에게 어떻게 어떤 메시지로서 전달해 소통할지와 관련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는 우리가 타인의 시선에서 어떻게 평가되고 인식되고 있는지 그 수동적인 측면에만 주목하는데 머물며 정작 우리가 한국에 관한 메시지를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개선방향 모색을 위해 필요한 국가브랜딩 패러다임의 전환과정을 살펴보는 것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우리가 어떻게 인식되는지에 대한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먼저 어떤 작동방식으로 국가에 대한 인식이 형성되는지, 그리고 이에 따라 어떤 요소들을 고려하여 우리 자신을 제시(self-present)해야 하는지를 먼저 파악하여야 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국가브랜딩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관계형성 패러다임’이라는 최근의 이론적 동향까지의 심층적 이해를 토대로 일 방향적인 홍보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관계형성, 개선 및 우호적 관계 유지를 위한 국가브랜딩 정책이 구현되기 위해서는 국가브랜딩의 패러다임이 어떻게 변화해야하는지 그 핵심요소들을 파악하여 국가브랜딩을 재 개념화하고 향후 한국의 미래지향적인 국가브랜딩정책의 변화방향을 이론적으로 모색해보고자 한다.

II. 이론적 배경 및 동향

1. 국가브랜딩 개념과 다양한 이론적 관점

1998년 사이먼 안홀트에 의해 처음 제시된 ‘국가브랜딩’ 개념은 상업적 관행에서 도입되고 채택된 기술을 통해 국가의 명성을 관리할 수 있다고 제안한 것으로 여전히 발전단계에 있는 이론적 개념이다. 국가브랜드는 브랜드개념의 변화에 따라 전통적으로 마케팅을 위한 시각적 정체성을 가리키는 식별자에서(1900-1930년대) 기능적이고 상징적인 이미지로(1930-1990년대), 2000년대 들어서는 사회적 프로세스 안에서 일어나는 ‘관계’로 확장돼 이해되고 있다[25]. 국가브랜드를 만들어나가는 일련의 과정을 국가브랜딩이라고 하는데, 국가의 이미지와 명성을 관리하는 과정으로, 주로 관광 및 기타 비즈니스와 투자를 유치하고 목표 시장에서 긍정적인 인식과 태도를 창출하겠다는 주요 목적을 가지고[26] 한 국가의 고유한 정체성을 창출하려는 전략적 과정[27]이라고 정의되고 있다. 일종의 전략적 자기제시형태로 볼 수 있는데[28], 국가가 외국 언론, 경쟁 국가 또는 국가에 대한 고정관념 등 외부적 요소를 통해 수동적으로 인식돼 받아들여지기보다 선제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하는 자기 방어의 한 형태로 이해할 수 있다.

국가 경쟁력과 관련된 전반적 홍보활동에 대한 학술적 논의들이 국가브랜딩이라는 명목 하에 지난 20년간 다양한 분야에서 크게 성장해왔다. 그러나 국가가 브랜드로서 이해되어도 되는지 여부 등에 관한 논쟁은 각각 연구자, 실무자, 정책 입안자 또는 학술적 배경에 따라 여전히 존재한다. 먼저, 구드존슨[29]은 이 근본적인 논쟁에 대해 다양한 연구자들의 관점을 크게 절대주의자, 중도주의자, 보수주의자 세 가지로 구분했다. 절대주의자들(absolutists)은 국가가 일반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다른 국가와 차별화하고 때로는 스스로를 재발견하려한다는 믿음의 전제하에 일반적인 브랜드 상품과 근본적으로 동일한 특성을 공유하고 동일한 규칙을 따르므로 국가도 브랜드화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중도주의자들(moderates)은 국가는 다양한 요구와 특성을 가진 개인으로 구성되므로 상품 브랜드와 달리 단일체로 이해할 수 있는 단위가 아니기 때문에 단순히 그와 같은 방식으로 브랜드화 될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정부의 주요 목표가 국가 국민들의 번영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믿으며 이에 따라 국가이미지를 형성하고 산업과 국가를 구성하는 여타 다른 요소들을 강화하기 위해 브랜딩 기술을 정부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마지막으로 보수주의자(royalists)들은 한 국가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개혁은 보다 철학적인 근거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상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화들보다 훨씬 더 심오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국가를 단순히 일반적인 상품처럼 간주해 브랜딩 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 거부감을 표출한다. 그러나 이러한 다양한 관점에도 불구하고 지정학과 권력의 현대세계에서 이미지와 영향이 중심이 되는 포스트모던으로 넘어가며 국가브랜드 관리에 대한 중요성은 오히려 더욱 강조되고 있고, 점점 더 많은 학자와 전문가들이 국가가 브랜드로 간주되고 전달될 수 있다는 생각을 받아들이고 있다.

국가브랜딩은 목적의 차원으로도 구분된다. 이경미[30]와 판[32]은 국가브랜딩이 세 가지의 목적의 차원으로 구성된다고 보았다. 상품의 원산지로서 품질가치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수출브랜딩(export branding), 사람들에게 관광, 투자, 거주 등 목적지로서의 장소정체성과 경쟁력을 제공하는 장소브랜딩(place branding), 그리고 국내외 신뢰관계를 증진하고 상호이해와 존중을 창출하기 위한 공공외교차원의 정치브랜딩(political branding)이다. 시기적으로 보면 예전의 원산지 효과와 함께 논의되던 수출브랜딩 차원에서 활발한 관광활성화 정책과 관련된 장소브랜딩 차원을 거쳐 근래에 와서는 공공외교차원에 대한 논의가 증가하는 추세로 접어들고 있다.

카네바[33]는 국가브랜딩에 관한 연구를 그 영역에 따라 기술-경제적 관점, 정치적 관점, 그리고 문화적 관점으로 분류하였다. 가장 많은 국가브랜딩 연구들이 취하고 있는 기술-경제적 접근법(technical-economic approach)은 기능주의적 관점에 주안점을 두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국가브랜드를 도구로써 사용하는 도구주의자 프레임을 지칭한다. 국가 차원의 문화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춰 미국의 민주주의, 독일 자동차, 프랑스 와인, 일본의 기술 등 원산지 효과에 대한 경제학 논의들이 주를 이룬다. 정치적 관점은 국가 간 관계형성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정치적 관점으로 접근하는 국가브랜딩은 ‘중재된 민주주의(mediated diplomacy)’[33], ‘뉴 패러다임’[34], ‘소프트파워’[35] 등의 주장과 관련하여 국가브랜딩을 논의하며 공공외교와 같이 행위 주체를 강조한다는 측면에서 기존의 기능주의적 접근법과는 구분된다. 최근 들어 늘어나는 경향을 띄는 문화적 관점은 기존의 두 관점을 비판적으로 접근하는데, 이 관점에서는 국가 정체성이 오랫동안 시·공간에서 재해석되며 전달돼왔다고 주장하며[36] 푸코나 부르디외의 이론에 근거할 때 국가브랜딩은 시민들의 광범위한 참여를 제한하고 다양성과 복수성의 원칙에 반하고 있으며 고정관념 탈피를 위해 싸우기보다 오히려 기존 관념을 더 재생산시킨다고 비판한다[37].

비판적 관점의 연구들은 기존의 연구들이 보지 못했던 다양한 측면, 즉 사회 구성적 측면과 수용자의 다양성, 그리고 한 사회가 갖고 있는 다양한 국지적인 정체성의 가치들을 고려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지배적인 국가브랜딩 패러다임에 대한 문제점을 도출하고 그것의 한계를 지적하는 데에는 성공하고 있다. 그러나 특정국가의 국가브랜딩 사례에 대한 비판연구로 국한돼있으며 그렇다면 극단적으로 탈 브랜딩을 주장하는 것인지, 아니라면 어떻게 했을 때 국가가 가진 정체성과 다양한 요소들을 외국인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수 있는지에 대한 대안적인 접근법에 대해서는 효과적으로 논의하고 있지 못하다. 국가브랜드의 개념규정과 관련해서는 많은 찬반의 논쟁이 있어왔지만, 국가에도 대중의 마음속에 독특한 집합체로 생성되는 기능적, 감정적, 관계적 요소의 다차원적 구성체가 존재하기 때문에[38], 강하고 약하고, 명확하고 모호하다는 차이가 있을 뿐 국가브랜드는 존재하며 이것이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일반적인 동의가 이루어지고 있다[39]. 장소, 위치, 풍경 및 사회관계 뿐 아니라 사람들을 물리적 공간과 연결시키는 역동적 관계의 결합은 국가라는 장소를 관계적이고 맥락적인 브랜드로 만든다[40]. 국가브랜딩과 관련된 다양한 논쟁들은 국가브랜딩 여부의 문제보다 브랜딩 관행이 어느 정도까지 국가의 차원으로 확대될 수 있는지, 즉 국가브랜딩에 관한 개념을 어떻게 접근하는지 그 방향성에 대해 논의한다.

2. 국가브랜딩 패러다임의 변화: 이미지마케팅 패러다임 vs. 관계형성 패러다임

대부분 마케팅이나 브랜딩 및 비즈니스 문헌에 뿌리를 두고 있었던 국가브랜드의 이론과 실천에 대한 연구들이 사회변화에 따라 점차 문화 사회학, 미디어 연구, 국제관계와 같은 범위에 이르기까지 논의되는 범위와 관점들이 점점 더 광범위해져가고 있다. 그러나 개념적 논의의 확장에도 불구하고 국가브랜딩과 관련된 선행연구들을 살펴보면 국가의 이미지나 슬로건을 인위적으로 개발해 일방적으로 홍보하여 광고효과를 노리는 프로세스로만 축소해 이해되어온 관점이 지배적이었다. 그동안 이미지 및 상징주의에만 과도하게 집중해온 전반적인 PR 접근방식에 대해서는 여러 문제의식들이 있어왔는데[41], 대다수 현대 국가브랜딩 과정의 한계점은 유연하게 변하고 있는 미디어 환경을 간과한 채 여전히 예전의 광고마케팅이라는 축소된 틀에서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해외문헌에서는 최근 들어 국가브랜드를 다른 나라의 커뮤니티와 연결하여 상호적 이익 및 이해를 얻는 어떤 관계의 존재를 보여주고 정보와 의미를 공유하는 것, 즉 ‘관계’라는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활발히 제기되고 있다.

국가브랜드를 하나의 관계를 형성하거나 유지하는 요소로서 바라본 주장들의 관점을 살펴보면 브랜드-소비자의 관계가 감정적인 연결이나 유대감 등 여러 측면에서 대인관계와 유사하다고 강조하며 국가브랜드 역시 공급자나 브랜드 형성 주체의 관점에서 벗어나 수용자의 입장에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42]. 관계마케팅 패러다임은 전통적 마케팅 관행과 달리 거래상 교환의 역할보다는 소비자와의 장기적인 관계 유지의 중요성을 더 강조하는데[43], 증가하는 마케팅 상황에서 상호 교류라는 교환관계 패러다임 관점은 점점 더 증가하고 있는 반면, 거래 패러다임은 한계에 직면해있기 때문에 국가브랜딩 역시 사회적 프로세스 안에서 일어나는 관계로 접근하는 관점이 점점 더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관계형성 접근법은 국가브랜딩을 결과를 위한 수단으로만 간주하는 것이 아니라 공중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를 통해 함께 의미를 만들어나가는 상호 작용을 강조하고 중시하는 방식으로 국가브랜딩의 본질과 더 맞닿아있다. 관계 개념을 국가브랜딩에 처음 적용시킨 스존디는 국가브랜딩을 관계 형성적으로 접근한다는 것은 기능주의적 관점에서 공동으로 의미를 창출하는 과정으로의 전환이라는 것이 핵심임을 강조하고 다음과 같은 요소를 통해 패러다임 차이를 구별하였다[43][표 1].

표 1. 국가브랜딩 접근법: 이미지 마케팅 vs. 관계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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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은 기본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행위로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닌 소비자와 함께 하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라고 했다[44]. 관계형성 접근법의 논의들은 국가브랜딩의 핵심이 잠재적 수용자와의 우호적인 관계를 지속적으로 구축하는 것이라는 점을 공통적으로 강조하고 있는데, 이 두 패러다임의 차이를 살펴보면 하나의 단순한 홍보이자 이미지 마케팅으로 이해됐던 국가브랜딩이 패러다임을 전환하며 국가를 브랜딩 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국가 간 상호이해를 위한 과정임을 강조하고 브랜딩 활동을 공중의 행동 차원까지 포함시키는 것으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국가브랜딩에서의 의미 창조는 곧 새로운 가치창조로 이어진다고 했는데, 의미와 가치는 보편적인 것이 아니라 각기 다른 문화에 따라 유동적인 것으로, 문화권차이 등의 수용자 특성이 전략적으로 함께 고려되어 접근되어야 한다는 점을 새롭게 강조한다.

일반적으로 국가가 내부적으로 갖고 있는 실체를 국가 정체성이라고 한다면, 외부적으로 보이고 인식되는 것을 국가이미지 또는 명성이라고 한다. 국가이미지나 명성은 국가가 주장하는 정체성에 대한 신뢰와 관련해 외부 세계로부터 받은 피드백의 한 형태로 본다. 그러나 우리가 누구인지에 대한 정의는 다른 사람들이 가진 인식이나 우리가 다른 사람에 대해 가진 인식과 완전히 분리되어 성립할 수 없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공유된 국가 정체성과 대외적으로 인식되는 국가이미지는 상호 밀접하게 연관되어있는 미묘한 관계이다. 판이 제시한 국가이미지가 형성되는 총 6가지 이미지 차원과 그 관계를 나타내는 상호작용을 살펴보면 국가의 정체성과 이미지는 사람들이 다른 국가를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상대적인 구조를 지닌다[그림 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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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국가이미지 형성과정의 개념적 프레임

위 그림에서 제시된 국가이미지가 형성되는 인지적 과정을 살펴보면 국가브랜드는 국가에 소속된 구성원들에 의해서만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둘러싼 외부환경과의 관계에 의해 형성된다. 국가 정체성이나 이미지가 형성되는 데에는 모두 기준점, 즉 맥락이 핵심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국가이미지 형성과정 중 가장 핵심요소로 파악되는 짐작한 이미지(construed image)는 우리가 다른 국가에서 어떻게 인식되고 있다고 미루어 짐작하고 있는 이미지를 뜻하는데, 국가브랜딩 전략과정에 있어서 내가 타인에게 어떻게 보이고 있다는 앞선 짐작을 하는 오류를 범하면 뒤따르는 의사소통의 모든 과정들이 제대로 전달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있다. 짐작한 이미지는 국가 정체성과 해당 국가의 국민들이 스스로를 보는 관점을 반영하기도 하지만 정책입안자 등 전략주체의 섣부른 판단에 의해 형성되기도 한다. 국가브랜딩 연구의 선두주자 중 한 명인 디니는 한국의 정책입안자들은 한국의 긍정적, 부정적 이미지와 외국인들에게 홍보해야할 이미지를 이미 알고 있다고 가정하는 오류를 종종 범한다고 지적했다[8]. 또한 자국의 정치적 환경이나 다양한 소식들이 외부의 청중에게도 익숙하다고 미루어 짐작하는 점 역시 주의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한국에 대한 정보와 관심은 타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대내외적으로 매우 부족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국가브랜드와 관련된 전략을 세우기 이전에 보다 더 객관적인 외부의 시각으로 한국을 바라보아야한다. 국가이미지를 수정하려는 노력 또한 사람들이 스스로 어떻게 인식되고 있다고 믿는 관점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해당 국가가 다른 국가의 사람들을 어떻게 보는지, 또 상대방에게 자신의 국가가 어떻게 보인다고 믿는지, 이 두 양면적인 요인에 의해 형성된다고 볼 수 있다.

장소를 하나의 브랜드로써 소비자 및 수용자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성격을 가진 것으로 해석한 최초의 모델은 핸킨슨의 ‘관계적 네트워크 브랜드 모델(relational network brand model)’이다[46]. 전통적 브랜딩 개념과 관계적 교환 패러다임, 그리고 네트워크 패러다임 개념을 바탕으로 한 이 모델에서 핸킨슨은 장소 브랜딩의 효과는 다양한 소비자, 미디어, 서비스, 인프라 네 가지 차원과의 효과적인 상호관계를 통한 브랜드 경험의 확장에 달려있다고 했다. 이는 다양한 관계의 웹을 통해 브랜드 경험이 생성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 중에서도 이해 관계자들과의 상호작용이 핵심 요소로, 소비자가 브랜드의 공동창조자(co-creator)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47].

해리슨-워커는 핸킨슨의 모델이 장소 브랜드의 관계성에 대한 이해를 향한 첫 걸음으로 유용한 틀을 제공했지만 관계의 송신자에 대한 개념만 식별했다는 한계를 가졌다며 핸킨슨의 모델에서 더 확장된 ‘관계적 브랜딩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relational branding communication process)’를 새롭게 제시하였다[48]. 해리슨-워커는 핵심 브랜드와 수용자의 관계는 정체성-이미지, 성격-영향, 그리고 포지셔닝-위치로 구성된다고 제시하였는데, 브랜딩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에서 각각의 장소 브랜드 요소에 상응하는 수용자 요소들을 동등하게 강조함으로서 관계적 브랜딩 커뮤니케이션 과정에 있어서는 수용자에 대한 고찰이 동등하게 고려되어야하는 차원임을 설명하였다[그림 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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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관계적 브랜딩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

기존의 핸킨슨 모델에서는 정체성 개념이 특별하게 다뤄지지 않았다. 반면 해리슨-워커는 브랜드 정체성과 이미지 사이의 상호작용을 관계적 브랜딩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요소로 본 것이다. 관계적 브랜딩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는 흔히 마케터들이 브랜딩 프로세스의 극히 일부분인 홍보용 슬로건이나 새로운 로고 디자인 개발에만 집중하는 점을 지적하며[49] 대부분의 장소 브랜딩 캠페인에서 로고 및 슬로건 개발에 과도한 시간과 에너지 및 자금이 소요되는데, 그것은 전략으로 간주될 수 없으며 그보다 내부적 정체성에 대한 고찰이 더 핵심임을 강조한다. 이 두 모델을 살펴보면 관계형성 패러다임은 각각 전달자와 수용자 모두의 관점이 브랜딩과정의 주요 요소로서 측정되어야한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다. 관계형성 패러다임의 이러한 논의들은 최근 e-diplomacy로도 표현되며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공공외교 및 디지털외교의 네 단계 프로세스, 청취-온라인 연결-상호작용 자극-의사결정 참여[50]와도 일맥상통한다.

III. 국가브랜딩의 재 개념화 및 이론적 프레임 재정립

앞서 살펴본 이론적 동향 및 관련한 개념적 논의들을 모두 종합해보면 국가브랜딩은 장기적인 참여와 의지가 필요한 전략적 관리 프로세스로 간주되어야 하는데, 이는 내·외부 모두에서 다양한 플랫폼과 수단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 및 일반 공중이 함께 참여하여 소통하는 일련의 ‘관계적 커뮤니케이션 활동’으로써 이해되어야한다. 국가브랜딩이란 단순히 기존의 상업적 브랜딩에 사용된 마케팅 기법을 적용하여 일시적인 캠페인을 진행하거나 여러 가지 홍보 요소들을 디자인한다는 차원을 넘어, 국가명성의 향상과 국제적 인식 및 국가경쟁력 확보라는 장기적 목표를 위해 내재적으로 국가 정체성의 근본을 형성하는 다양한 콘텐츠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관리하고, 수용자들에게 유동적으로 나타나는 국가에 대한 인상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여 궁극적으로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창조할 수 있도록 사전 관리하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라고 파악할 수 있다. 즉, 국가브랜딩은 경제적이거나 도구적인 관점에만 치우치는 과정이 아니라 대내적으로는 국가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대외적으로는 다양한 소비자 및 수용자와의 다양한 연상네트워크를 제시함으로써 그들의 인식 속에 강력하게 기호화하여 인상이 만들어지고 새로운 의미나 가치가 창조되는 전략적 인지과정인 것이다.

국가브랜딩과 관련된 실제 문제는 국가 정체성에 대한 서술과 구별이 무엇으로부터, 누구로부터, 무엇을 위해, 어떻게 구성되는지에 관한 문제다. 국가의 브랜드를 관리한다는 관점은 외부에 자국의 브랜드 요소를 투사하고 그에 대한 국제무대에서의 이해를 조율하여 유통하는 것까지를 포함하기 때문에, 외부인들이 어떤 방식으로 타 국가에 관한 이미지를 상상하고 구축하는지를 모니터링하고 조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앞서 살펴본 다양한 논의들을 토대로 보았을 때 국가브랜딩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주요요소들 간의 관계는 기존 연구들에서 제시되었던 것처럼 일방적이고 단기간에 임의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 지속적으로 상호교환하며 형성되고 또 변화하는 유동적인 순환관계로 볼 수 있다. 내부적으로 내국인들이 공통적으로 인지하고 있는 정체성을 브랜드로써 제시하고 또 그 브랜드가 외부인들이 인지한 이미지로써 나타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내재적 정체성을 표방하는 요소와 외부로 나타나는 이미지 간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통해 전혀 새로운 의미나 가치로 새롭게 브랜드화 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리고 국가 정체성과 이미지 두 요소의 상호적 조합의 결과물로서 국가브랜드는 또다시 국가브랜딩 정책의 전략적 요소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그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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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국가브랜딩의 상호순환관계

IV. 관계 형성적 국가브랜딩 전략 및 핵심요소

본 연구에서는 기존연구들에서 일 방향적 또는 일대일의 상호관계에 머물렀던 국가브랜딩의 개념을 관계 형성 패러다임이라는 최근의 이론적 트렌드에 대한 검토를 토대로 지속적인 상호순환관계라는 차원으로 이해를 확대시키고자 하였다. 앞서 살펴본 다양한 관계형성 접근법에 대한 논의들을 종합해보면 보다 더 효과적인 국가브랜딩 전략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국가브랜딩 행위 그 자체보다 애초에 우리는 무슨 의도로 국가를 대외적으로 홍보하려고 하는지, 대내적으로 국가브랜딩 요소는 어떻게 구성하고 발굴해야 하고, 더 많은 외국인이 한국의 국가브랜드를 더 관계적이고 우호적으로 수용해 긍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떤 접근방법을 추구해야 하는지, 그 과정의 메커니즘을 구성하고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더 핵심이다. 만약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전략적 고찰이 생략된다면 아무리 세련되고 화려한 홍보기법을 사용하여 대외적인 브랜딩을 시도하더라도 그것이 단기적인 홍보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는 모르나 궁극적으로 국가브랜드이미지를 향상하거나 장기적인 긍정적 관계를 유지하기엔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웹 2.02 미디어 환경의 핵심은 전통적인 미디어 권력기관에서 흘러나오는 오래된 탑다운 프로세스에서 벗어나 수평적 피어투피어(peer-to-peer) 방식의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일반 공중이 서로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습득하며 인지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위에서 논의한 거시적 개념적 작동방식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현 시대에 맞는 국가브랜딩 전략을 보다 더 관계형성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기 위한 핵심요소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그림 4. 관계 형성적 국가브랜딩 전략

첫째, 국가브랜딩 관점에서 국가브랜딩을 추구하는 목적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전략을 구성하는 가장 첫 단추는 목표를 분명히 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앞서 보았듯 국가브랜딩개념은 시기적으로 목적의 차원에서도 변화해왔다[30]. 국가를 홍보하고 브랜딩 하고자 하는 목적이 단순히 국가의 경제적 이익 창출을 위함인지, 속성의 단기적 이미지마케팅을 위함인지, 대내적 정체성 확립을 위한 것인지, 또는 장기적 관계형성이나 공공외교를 위함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먼저 확립해야한다. 특히 공공외교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는 최근의 트렌드를 반영하여 단순히 경제적 이익만을 우선시하던 산업주의식 사고에서 벗어나 한국의 정체성과 관련된 이해를 도모하고 장기적 관계를 유지해 나갈 수 있는 목적으로 정책관점이 변화해야한다.

둘째, 국가의 다양한 아이덴티티, 즉 정체성 요소들을 발굴하고 전달할 수 있는 다양한 인프라와 콘텐츠를 확보해야한다. 해리슨워커[48]는 국가브랜딩에 있어 내부적 정체성에 대한 고찰이 더 핵심임을 강조했다. 관계형성 패러다임의 핵심인 의미와 가치를 공동창조(co-create)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다양한 공중의 참여와 관여도를 높일 수 있는 인프라가 확보돼야한다.국가라는 단위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공통적인 전통문화요소는 존재하지만 다양한 지역별, 세대별, 계층별로 생각하는 국가의 의미는 유동적이다. 국가에 대한 보다 풍요로운 이미지와 메시지들을 추출하기 위해선 먼저 내적인 콘텐츠들을 다양하게 발굴하는 과정이 주요하게 고려되어야한다.

셋째, 중앙 집중 접근방식(one-size-fits-all)에서 벗어나 기준점에 따라 수용자 특성을 고려한 분산형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앞서 스존디[43]가 제시한 국가브랜딩 접근법의 구별요소나 국가이미지 형성과정의 개념 틀 관련 논의[45]에서 보았듯 국가이미지 형성과정에서는 기준점, 즉 맥락에 대한 고려가 핵심이다. 미디어변화가 가져온 최악의 오류는 아무런 연관성을 띄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 연관성이 차단되는 가장 빠른 경로는 정책입안자의 섣부른 가정이다. 한국에 대한 정체성을 소수에 의해 규정하는 오류, 불특정 수용자가 한국에 대해 특정 이미지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하는 오류, 수용자가 한국에 대해 보유하고 있을 사전정보나 그 양을 짐작하는 오류 등을 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먼저 비판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넷째, 수용자의 접근가능성과 상호작용을 높이는 채널을 고려해야한다. 브랜드 경험은 다양한 관계의 웹을 통해 형성된다고 했는데 그 중에서도 수용자와의 상호작용이 핵심요소로 수용자를 수동적으로 간주하는 것으로부터 탈피해 공동창조(co-create)하는 대상으로 이해해야한다고 했다[46]. 네트워크 세계에서 본질적으로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해진 개인과의 다양한 협업을 구축하는 것이다. 소셜미디어를 이용한 공공외교가 국가브랜드에 미치는 영향력이 검증되기도 했을 만큼[51] 소셜미디어는 국가 및 도시 브랜드의 가시성을 향상시키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전자 구전(eWOM)은 해당 커뮤니티를 지나가는 사람이나 그 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이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는 무한대의 영향력을 내포하고 있는데, 특히 재 매개 행위를 유도할 수 있는 의견지도자들은 이러한 eWOM을 주도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국가브랜딩 맥락에서는 한국문화를 다양한 외국인들에게 경험적으로 소개하는 유튜버들의 등장을 한 예로 볼 수 있다. 영어로 한글이나 한국의 문화역사적 내용을 전파하는 해외 유튜버나 웹진도 다수 있는데, 이들은 모두 자발적으로 소개하는 콘텐츠를 만들어 전파함으로써 한국의 국가브랜드확산 및 관계형성에 일조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문화를 객관적 시선으로 바라봐줄 수 있는 외신기자들이나 다양한 의견지도자들과의 다각적 협업을 구축하는 것은 앞으로 매우 효과적인 국가브랜딩 전략이 될 수 있다. 결국 이러한 콘텐츠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이 한국의 국가브랜드와 관계를 형성하게 함으로써 또다시 구전의 역할, 그리고 공공외교 역할을 하여 순환관계를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국가브랜드가 머무르지 않고 지속적으로 확산되며 매력적으로 다가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상호순환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피드백과 모니터링 과정이 전략적으로 동반되어야 한다. 개별정책사업의 영향에 대한 모니터링 뿐 아니라 한국을 방문했거나 국가브랜드를 소비하는 다양한 대상으로부터의 피드백을 다각적으로 수집하고 과연 한국의 이미지는 얼마나 다양하게 또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는지, 또 어떤 부분에서 실체적 개선이 필요한지를 지속적으로 검토하는 과정이 전략의 핵심요소로 고려되어야 한다.

V. 결론

본 연구는 우리가 왜 이 시점에 국가브랜딩을 다시 재조명해야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하는지, 또 변화해야한다면 어떠한 관점의 변화가 추구되어야 하는지 개념적 구성요소를 토대로 근본적으로 다가가 검토하고 전략의 핵심요소들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이에 따라 기존연구에서는 다뤄지지 않았던 국가브랜딩의 관계형성 접근법에 관련된 다양한 연구들과 주장을 리뷰함으로써 그동안 국가브랜드를 지나치게 지엽적으로 축소시켜 온 논의로부터 탈피해 원점으로 돌아가 국가브랜드 개념을 근본적으로 재이해해 확장 시키고자 하였다. 그리고 국가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고 브랜딩전략을 세우는 것이 단순한 마케팅이 아니라 대내적, 대외적 인식의 흐름을 꾸준히 모니터링 하면서 국가의 정체성과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과정이라는 재 개념화를 진행하고 국가브랜딩이 상호순환 관계라는 개념적 프레임을 새롭게 제시하였다. 더 나아가 다양한 이론적 논의를 토대로 현 시대에 더 적합한 관계 형성적 국가브랜딩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국가브랜딩 목적의 특성, 인프라 및 콘텐츠, 수용자 및 채널 특성, 그리고 피드백 모니터링을 전략구성의 핵심고려 요소임을 제시하였다.

국가브랜드나 브랜딩은 기존 연구들에서 주로 다뤄졌던 대로 단순히 국가의 다양한 생산 상품이 수출되는 양이나, 한류콘텐츠가 소비되는 양, 국가브랜드 로고나 슬로건을 창조하는 일로 한정시켜 규정되어서는 안 된다. 국가브랜드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고 브랜딩 전략을 세우는 것은 단순한 상업적 수출이나 마케팅이 아니라 대내적, 대외적 인식의 흐름을 꾸준히 모니터링 하면서 국가의 정체성과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외부와 커뮤니케이션하는 이해의 확장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본 연구에서는 그 지속적인 흐름을 제시하는 국가브랜딩의 상호순환관계를 도출해냄으로서 개념에 대한 이해를 재정립하고자 하였다.

국가브랜드가 어떻게 형성되고 유지되는가에 대한 이해가 달라지면 어떻게 접근 관리할 것인가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다양한 관계의 웹(web of relationships)과 의미의 웹(web of meaning)이 형성되고 있는 현 시대에 국가를 더 궁금한 흥미의 대상으로서 인식시키고 더 긍정적이고 또렷한 인상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 즉 장기적 관점에서 외국인들에게 한국에 대한 더 긍정적이고 좋은 인상을 뚜렷하게 남길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지속적인 고찰은 그 자체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 국가가 일방적으로 ‘한국다움이란 이런 것이다’라고 규정짓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상호교류를 통해 한국의 다양하고 매력적인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과정, 또 우리에겐 일상적 요소들이 타인의 시선에서 새로운 가치로 재탄생하는 과정이 바로 국가브랜딩이다.

국가브랜딩은 ‘누적적’인 ‘과정’이다. 현재의 네트워크화 된 미디어환경에서의 국가브랜딩은 통제 가능한 마케팅 수단으로써 접근할 수 있는 차원이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수용자에게 각기 다르게 형성되는 이미지를 통제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임의적으로 만들어 주입시킬 수는 없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 편으로는 국가브랜드를 관리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많이 생겨 정책이 끼칠 수 있는 영향영역이 매우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국가브랜딩에 대한 노력과 관심은 오히려 더 고조되고 있다. 이것은 일견 국가에 대한 인식은 통제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한 반응이기도하지만, 역으로 그 수많은 메시지의 홍수 속에서 여러 가지 일관되지 않거나 원치 않는 메시지들이 혼란스럽게 배포되고 있는 환경에서 국가에 대한 메시지들의 중심을 잡아주고, 꾸준히 일관된 방향으로 방향성을 부여하는 지속적인 역할이 오히려 더 필요한 상황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네트워크미디어를 통한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경험 및 의견 제시는 기존의 정책입안자들이 생각했었던 정체성 내지는 투여하고자했던 이미지와 전혀 다른 이야기와 관점으로 전달될 수도 있지만, 달리 생각하면 이럴 경우 상호적인 의견교환이 이루어지며 국가에 대한 새로운 의미와 가치가 수용자들과 함께 공동 창조 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는 관심유발, 순간적인 매력어필에서 더 나아가 ‘지속 가능한’ 소통방법과 전략에 대한 논의로 패러다임이 전환되어야 한다.

본 연구에서는 국가브랜드와 국가브랜딩의 근본적인 개념적 이해의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판단아래 발전단계에 있는 관계형성 패러다임이라는 새로운 개념과 이론을 검토해 국가브랜딩의 재 개념화를 시도함으로써 향후 정책의 고찰을 새롭게 끌어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자하였다. 그러나 국가브랜드라는 광범위한 개념의 재정립을 시도하다보니 단계별로 계속해서 더 구체화시켜 나가야할 부분 역시 많다. 향후 이론적으로 논의한 프레임을 토대로 제시된 각각의 핵심구성요소를 구체화시키는 동시에 분류체계를 구축하고, 우리나라는 그동안 구체적으로 어떠한 국가브랜딩정책을 펼쳐왔으며 과연 국가브랜딩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한국의 국가브랜딩 정책과 해외 국가브랜딩 정책은 이러한 요소별로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등을 실증적으로 파악하는 후속연구를 진행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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