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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ays for the Integrated Diversity of Korean Culture Education with Korean Expression Activities - Focusing on the Analysis of the Textbook

한국어 문화교육과 표현활동의 통합적 다양화 방안 - <세종한국문화> 교재 분석을 중심으로 -

  • 이란 (숭실사이버대학교 한국어교육학과 철학박사)
  • Received : 2020.08.24
  • Accepted : 2020.10.05
  • Published : 2020.12.28

Abstract

This study analyzed a textbook published for Korean culture education in a trend of communicative teaching methods, and suggested the ways for the integrated diversity of culture education with expression activities. This study set up the final goal of strengthening 'cultural competence' which is the next stage of 'cultural awareness' and 'cultural literacy' in the goal hierarchy for culture education, and analyzed not only the theme distribution but the patterns of expression activities in the textbook. It assumed that one of the most effective ways to achieve the goal is the convergence with expression activities in order to strengthen 'cultural competence' which aims to the creative culture production as well as the simple comparison between learners' mother culture and the target culture. This textbook is characterized by abundant visual materials, focus on the behavior culture and the information culture rather than the achieved culture. and media reading materials in diverse levels for utilization possibly in any proficiency levels. Also, it found out by analyzing the patterns of expression activities that the question forms inducing learners' speech and writing are restricted to a few patterns. Lastly, this study proposed the ways to achieve the goal "cultural competence" as follows: diversity of question forms, extension of expression activities and creative application in integrating the related activities.

본 연구는 의사소통 교수법의 흐름 안에서 출판된 <세종한국문화>라는 한국어 문화교재를 분석하여 문화교육과 표현활동의 통합적 다양화 방안을 제안하였다. 본 연구는 문화인식, 문화 문식력을 넘어서 문화 능력의 신장이라는 최종 목표를 설정하고 해당 교재의 주제 분포, 말하기 쓰기 등의 표현활동 유형을 분석하였다. 학습자가 속해 있는 두 문화의 단순한 비교를 넘어서 창조적 문화 생산 활동을 지향하는 문화능력의 신장은 표현활동과의 통합이 그 목표를 이루는 데 매우 효과적인 방안임을 전제로 하였다. 이 교재는 시각자료를 풍성하게 제시하면서 성취문화보다는 행동문화와 정보문화의 제시를 중점으로 삼고 있으며 초급 단계보다 높은 단계에서도 활용 가능하도록 다양한 수준의 매체 읽기 자료를 배열한 점을 그 특징으로 지적하였다. 또한 교재 속 표현활동 유형을 분석하여 말하기와 쓰기 영역의 질문형식이 학습자들의 표현활동을 몇 가지 유형에 제한시키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문화 이해와 문화 문식력 단계에서 문화 능력의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 질문 형식의 다양화, 표현 활동의 확장, 통합 활동의 창조적 적용 등을 제안하였다.

Keywords

I. 서론

문화란 인간의 모든 생각, 행동, 인간에 의해 생성된 산물의 총칭이다[1]. 문화는 한 인간 집단의 생활양식의 총체로 생활양식, 가치관, 관습, 역사, 예술, 제도 등이 포함된다[2].

문화는 내적 사회화를 통해서 어린 시절 가족이나 주변으로부터 무의식적으로 배우기도 하지만 성인이 되어서 타 지역으로 이동할 경우에는 외적 사회화를 필연적으로 거쳐야 한다. 이는 1차 문화가 이미 내면에 형성된 가운데 의식적인 내면화와 조절과정을 통해 낯선 삶의 방식을 외부자적 시선으로 배우는 과정을 의미하므로, 이미 굳어지고 익숙한 1차 문화에 새 문화를 옷 입듯이 새롭게 학습해야 한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에 와 있는 외국인들에게도 동일하다. 이주 초기 이들에게 한국어 학습은 가장 절실한 필요이지만 그것은 문화 학 습과 등가의 원리에 의해 수행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어 학습은 한마디로 한국의 문화를 학습하고 그 문화를 해석하고 평가하면서 내면화하는 것이다.

한국어교육에서 문화는 학습 자료인 문학 생산물 자체를 의미할 수도 있고, 언어 자료의 배경이 되는 역사, 지리, 어원, 전통 문화, 세계관, 사고방식, 생활양식 등을 포괄적으로 지칭할 수 있다. 임경순은 문화를 유·무형의 모든 생활양식으로 규정하고, 언어는 세상만사와 관련되므로 문화교육을 한국어교육에 도입할 때 원칙적으로 다루지 못할 내용은 없다고 표명하였다[3]. 이러한 포괄적 관점에서 모든 한국어 교육은 그대로 문화교육과 일치할 수 있으나, 교재가 다루는 문화가 자칫 그 다양한 영역 중 일부분에 제한될 수 있으므로 문화영역 구분법을 적용하여 한국어 교재에 각 영역을 적절히 분포시켜야 할 필요가 있겠다.

김혜영은 문화영역을 포괄적으로 생산물(products), 관행(practices), 관점(perspectives)으로 요약하고, 한국어교육에서 다루는 문화를 연계(connections)의 관점, 즉, 한국어교육과 한국학과의 연계로서 살핀다 [4].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학습 목적은 주로 의사소통을 위한 실용적인 목적을 가지기 때문에 한국어를 그 사용 현장인 한국학의 범주 안에서 다루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다. 문화와 한국어 교육은 반드시 한국어 전 커리큘럼을 통과하며 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그것과 관련된 교재는 전 단계에서 문화의 다양한 영역을 균형 있게 담아내야 한다.

기본적으로 한국어교육에서 ‘통합’은 문화 관련 어휘, 내용 지식뿐 아니라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등의 의사 소통 기능과도 통합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한국어 교재는 어떤 방식으로든 한국어 문화교육을 하위 목표로 가지고 있으면서 교재가 제안하는 문화의 양식들은 각 의사소통 기능과의 연계를 통해 내면화하도록 조직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한국어교재의 각 단원은 본문의 읽기 자료를 통해 문화를 지식적으로, 혹은 내용적으로 전달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한다. 이러한 점에서 읽기(듣기) 등의 이해언어와의 연계는 자연스럽게 성취된다. 그러나 문화교육과 표현 언어활동 의 연계를 교재가 어떻게 매개하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미비한 상황이다.

본고는 한국어 표현활동이 문화교육의 최종 목표를 구현하는 데 매우 중요한 과정임을 제시하고자 한다. 문화교육의 최종 목표를 ‘문화 능력’으로 설정하고 이를 ‘문화 창조 능력’으로 재의미화 하면서 창조적 표현활동 과의 관련성을 강조하게 될 것이다.

본 연구의 목적은 문화교육 중심의 한국어교재 분석을 통해서 문화 주제 분포와, 문화교육의 표현활동과의 통합적 성격을 살펴보고 그 통합의 다양화 방안을 제안하는 것에 있다.

Ⅱ. 한국어교재와 문화교육

1. 한국어 문화교육의 목표와 단계

김정숙은 한국어교육 속에 이루어지는 문화교육의 목표를 다음과 같이 7가지로 요약하고 있다[6]. 문화적 으로 조건화된 행동, 나이, 성, 사회 계층과 같은 사회적 변수와 언어 간의 상호작용, 일반적 상황에서의 관습적 행동, 문화적으로 조건화된 단어와 구 등의 이해, 그리고 사회와 관련된 명제 평가, 문화에 대한 정보 수집과 분석 기술, 감정이입 등의 목표 문화에 대한 태도나 견 해의 견지 등이다. 또 박영순은 그 목표를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1]. 목표언어가 속한 문화의 대략적 특징 이해, 모문화와 목표문화의 공통점과 차이점 이해, 문화적 으로 조건화된 행동과 언어 표현에 대해 이해하고 그에 알맞은 행동과 언어적인 적절한 대응, 자신의 문화와 언어에 대한 객관적 분석과 평가, 타 언어, 문화와의 비교 대조, 목표언어가 속한 문화적 관습이나 가치관에 따른 목표언어의 적절한 수행, 모어 문화와 목표어 문 화와의 차별점 이해를 통한 두 언어문화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사용능력 향상 등이다.

이 두 문화교육 목표를 종합할 때, 목표어 문화를 모어 문화와 비교 대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 두 언어 학습 모두에 기여하고 스스로 다양한 문화에 대한 정보 수집 및 분석 과정을 거쳐 목표 문화에 대한 평가와 특정 견해를 견지하는 것이 문화 교육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위의 견해들은 문화를 한국어교육을 위한 하나의 도구로 보는 관점들이다. 목표언어 습득에 초점이 맞추어 있다. 따라서 언어중심 문화통합교육의 목표에는 기여 하나 문화중심 한국어 통합교육을 위한 목표 설정을 위해서는 보다 문화교육 중심적인 관점이 제안되 어야 한다.

문화교육의 목표와 단계를 제시한 연구물을 좀 더 살펴보면, 김종수는 문화지식 이해, 자국 문화와 목표 문 화의 문화적 차이인식, 그리고 목표문화의 문화적 함의와 가치 인식을[7], 한상미는 문화 고정관념 탈피와 문화충격의 극복을 목표로 하였다[8]. 김종수는 관점과 가치 등의 ‘문화 인식’을, 한상미는 ‘인식’을 넘어 ‘문화 문식과 적응’을 최종 목표화한 것을 보여준다.

위의 두 견해는 문화교육의 입장에서 목표를 설정하였으나 다문화주의의 관점을 취하고 있다. 다문화주의의 관점 중에서도 동화모델(assimilation model)로서 이민자들이 한국에 잘 적응하게 돕기 위한 방안으로서 문화교육을 활용하는 입장을 보여주고 있다.

보다 진보된 문화중심 목표 설정을 위해서는 다문화주의와 상대주의적 시각들을 극복하며 등장한 상호문화주의라는 관점을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이는 문화를 어떤 고정된 것으로 보지 않고 타 문화와의 관계 속에서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것으로 보는 입장이다. 이러한 시각에서는 사람 안에 한 가지 문화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문화는 매우 수행적인 형태로 다변화하며 존재한다. 한 시점에 견지하게 되는 문화는 개인이 가진 여러 가지 형태의 문화 중 일부분이다. 이러한 점에서 학습자는 한국어 문화교육을 받으면서 고국 문화와 현재 문화를 스스로 비교, 해석, 판단하여 행동을 결정할 수 있으며 다문화성의 새로운 문화를 계속적으로 창조할 수 있다.

민현식(2006)은 ‘문화 비교’, ‘평가’, ‘문화 교류 및 발전’을 단계적 목표로 하고 있다. ‘문화 교류 및 발전’은 자신에 속한 여러 문화들의 융합과 새로운 창조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임경순은 한국문화교육이 지향하는 목적을 ‘문화능력의 신장’이라고 설정하였으며 여기서 문화능력이란 “자신의 언어문화와 이언어문화에 대한 지식, 태도에 기초하여 다양한 상황맥락에 따라 정확하고 적절하고 효과적이고 창의적으로 의사소통행위를 할 수 있는 능력 (p.20)”이다[3]. 상호문화주의의 견해를 가지고 임경순은 ‘언어와 문화 경험’, ‘문제발견과 해결’, ‘문화 비교와 해석’, ‘정체성 형성과 문화이해’, ‘문화발전과 생산’ 단 계의 문화중심 수업 5단계 모형을 설명하였다[3].

조해숙은 모란(Moran, 2004)이 제안한 문화교육과정을 재해석하여 순환적 문화교육과정을 제시하였는데 [7] “방법을 아는 것(참여), 대상을 아는 것(설명), 이유를 아는 것(해석), 자신을 아는 것(반응)”으로 구성된다 (p. 427)[9].

조해숙은 문화교육의 단계가 ‘문화 인식(Cultural Awareness)’, ‘문화 문식력(Cultural Literacy)’을 넘어 ‘문화 능력(Cultural Competence)’을 기르는 것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설명하고 여기서 문화 능력은 문화에 대해서 이해할 뿐만 아니라 문화적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표현함으로써 임경순의 ‘생산’ 개념과 일치하는 최종 단계를 설정하고 있음을 분명히 하였다[3].

국제 사회에서 다문화가 보편화되고 문화 간 경계가 희미해짐에 따라 문화에서 문화로 이동이 잦아지고 있는 현대에 있어, 문화들 사이의 평면적 상대성 인식에 문화교육을 국한시키는 것은 시대적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문화교육관일 수 있다. 문화를 계속적으로 변화하는 관점으로 파악하고 학습자들에게 급변하는 환경 가운데에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고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 낼 능력을 키워주는 것을 문화교육의 최종 목표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

2. 한국어 문화교재

교재란 넓은 의미에서 교육과정에 투입되는 모든 입력물이다[11]. 즉, 교수 현장에서 쓰이는 계획된 자료뿐 아니라 학습자에게 노출된 유·무형의 의도되거나 의도되지 않은 모든 언어자료이다[12]. 이때 자료는 모두 문화의 일부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어 교재는 필연적으로 문화를 통합한다. 박영순은 한국어교재의 발전방향에 대하여 교재의 다양화, 전문화, 문화화, 세계화 등을 언급한 바 있다[5]. 최근 문화교재가 출판되면서 이 네 가지 발전방향을 이루어 가는 추세이다.

조항록은 한국어교육에서 문화교육 활동방안, 즉 넓은 의미의 교재를 토론회, 설문조사, 연구조사 방안, 시사 좌담회, 현장견학 등으로 제시했다[10]. 이 활동들은 실천 중심의 문화교육 장면 안에서 실제 의사소통이 자연적으로 일어나도록 구안한 것들로 상대적으로 문화학습에 방점을 둔 교수방법들이다.

한상미는 외국인들이 경험하는 한국 문화 충격을 완충시켜 줄 수 있는 기능의 문화교육을 제안하고 문화교육을 위한 다양한 방법론의 개발을 목표로 의사소통 민족지학의 연구방법을 한국어교육 장면에 활용하는 교육안을 제안했다[13]. 김혜영은 문화교육 내용의 선정과 개발은 연계의 창출과 강화를 초점으로 하여 한국문화와 한국어의 유기적이며 통합적인 발전을 상호 목표로 해야 함을 강조하였다[4].

이와 같이 한국어교재에서 문화를 통합하여 제시하는 정도(degree)는 교재마다 차이가 있다. 이미혜는 ‘문화 중심 언어통합’ 교육과 ‘언어 중심 문화통합’ 교육을 나누고 그 통합의 중심이 어느 쪽에 있는지에 따라 수업의 목표, 방법, 내용, 교사, 평가 등이 차별화될 수밖에 없다고 하였다[14]. 기존의 한국어교재가 후자의 경우를 표방한다면, ‘한국어 문화교재’로 출판되는 교재는 체험과 활동 중심의 전자의 양식을 취하게 될 것이다. 문화중심 언어통합 교육을 지향하는 문화교재는 언어 숙달도의 제약을 상대적으로 덜 받게 되며 모국어 사용이 허용되거나 체험, 조사, 견학 등의 다양한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14].

한국어 문화교재는 교수자의 교재 활용 방식과는 독립적으로, 문화관, 학습자관, 교수방법과 평가에 대한 분명한 매뉴얼을 선수로 제시하여야 할 것이다. 이는 한국어 교사들의 문화교육에 대한 지침을 제안하는 하나의 교과서 역할을 감당함은 물론, 교수자의 교재 선택과 활용에도 풍성한 단서를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일상 언어생활에서 경험하는 최대한 다양한 언어문화를 수업 중 의사소통 과제로 다루는 것에서 시작하여 한국문화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전달해야 함은 물론, 학습 현장에서 실제 문화를 경험하고 해석할 기회를 자주 제공하여 학습자들이 문화 행동에 참여 하면서 한국어를 실제 의사소통의 과정 안에서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별히 문화교육에 초점을 둘 목적으로 출간된 한국어 교재는 그러한 교육목표와 방법을 정교화 하여 본문 선정이나 구성방식 등에서 이를 뚜렷이 나타나도록 해야 할 상징성을 가진다.

Ⅲ. 한국어 문화교재 <세종한국문화> 분석

1. 분석 기준

1.1 한국어 문화교재 주제 분석의 기준

박영순은 한국어교육에서 다루어야 할 문화의 유형 및 주제를 ‘정신문화’, ‘언어문화’, ‘예술문화’, ‘생활문화’, ‘제도문화’, ‘학문문화’, ‘산업기술문화’로 분류하였다[1]. 그러나 이 연구는 한국어 학습자의 한국어 숙달도에 따라 문화 교육 주제를 위계화하여 제시하지는 않고 있다. 임경순 역시 ‘언어문화’, ‘생활문화’, ‘관념문화’, ‘성취문화’ 등으로 문화교육 주제를 분류하였고 초급은 ‘언어문화’나 ‘생활문화’에 초점을 두고 지도하며 고급으로 진행할수록 ‘관념문화’나 ‘성취문화’로 그 영역을 확장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3]. 위의 박영순의 연구가 제안한 ‘예술, 제도, 학문, 산업기술 문화’의 대부분이 ‘성취문화’의 하위 분야로 포함된다.

한상미는 초급의 학습자들에게는 주로 ‘행동문화’ 범 주의 주제들이, 중급인 경우 ‘행동문화’와 ‘성취문화’ 범주의 주제들이, 그리고 마지막으로 고급의 학습자들에게는 ‘성취문화’와 ‘정보문화’ 범주의 주제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문화교육 주제안을 제시한다[8]. 이 세 범주에 해당하는 대주제를 김혜영의 문화영역 구분과[4] 대비하여 표로 제시해 보이면 다음과 같다.

표 1. 문화교육의 범주와 대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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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자들의 각 수준에 맞도록 문화가 제시되어야 하지만 이는 연속적이면서 누적적인 관계 속에서 교재에 반영되어야 하며, 각 단계에서 어느 정도는 제반 범주를 두루 다루면서 점진적으로 상위 문화로 진전해야 할 것이다. 아래 그림은 초급에서 고급으로 진행할수록 행동문화 범주는 줄어들고 정보문화 범주가 늘어남을 보여준다. 동시에 전 단계에 거쳐 모든 범주의 문화가 교육되고 있어야 함을 보여준다.

1.2 말하기 유형 분석 기준

말하기는 의사소통의 네 기능 가운데 구어 표현영역 에 해당된다. Krashen의 자연 교수법에서 주장하듯이 외국어도 모국어와 같이 구어 습득을 거쳐 문어 습득에 이르는 자연적 순서를 따라 진행되어야 한다는 관점에서[15], 그리고 의사소통 교수법에 의해 수업을 진행할 경우에도, 말하기 활동은 비교적 초급부터 강화하여 교육될 수 있는 영역 중 하나이다.

말하기에는 다양한 유형들이 존재한다. 이처럼 많은 유형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이 같은 구어 의사소통 상황을 다층적으로 만나게 된다는 점을 의미한다. 교실 자료(materials)와 과제(tasks)의 실제성(Authenticity)을 중시하는 현대 언어교육법에서 도 교재에 실제에서 사용될 수 있는 다양한 말하기 활동 유형을 균형 있게 반영하는 것은 중요하다. 특히 ‘언어문화’ 교육의 측면에서 말하기의 다양한 활동들은 곧 문화 그 자체이므로 이를 교재에 최선으로 다양하게 반영하여 학습자들에게 소개하고 연습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음 표는 그동안 한국어교육에서 활용되어 왔던 말하기 활동의 유형을 곽지영의 연구에서 표로 정리한 것이다[16]. ‘통제된 활동’에서부터 뒤로 진행할수록 고급 단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의사소통 유형에 가까워진다. 학습자 언어 숙달도 변인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일반 한국어 수업에서 적용하기 힘든 말하기 활동 유형도 문화수업에서만큼은 의사소통식 교수법에 따라 적극 활용할 수 있으며 이는 교재에서부터 반영된다.

표 2. 말하기 활동의 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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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쓰기 유형 분석 기준

쓰기 활동은 생각을 정리하고 자신의 입장과 정체성을 표명하며 새로운 생산물을 창조하는 효율적이고 유용한 활동이다. 대부분 한국어교재의 단원 끝에 쓰기 활동을 제시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들 때문이다.

실제성의 문제도 쓰기 단계에서 매우 중요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벌어질 수 있는 기초 쓰기 과제는 초급에서 다루고, 점차 중·고급, 직업 및 학문 목적으로 교육의 방향을 옮겨가면서 학습자들의 실제 사회생활을 준비시키는 실용적인 목적에서도 쓰기는 다양한 활동들로 구성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문화교육 교재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임경순이 효과적인 문화 수업을 위해 제시한 핵심 행동에는 ‘수업의 다양성’과 학생의 ‘적극적 참여’가 포함되어 있다[3]. 여기서 말하는 다양성이란 전달방법, 제시방법, 주의집중 방법, 질문, 학습자 참여에 있어서의 ‘다양성’이다. 김수현도 한국어 문화교재는 문화교육 목표 설정과 문화항목 선정을 토대로 제시 내용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17]. 이런 점에서 다양한 질문과 학생의 창의적 반응, 능동적 참여는 문화수업의 창조성을 끌어내는 유능한 역할을 한다.

앞에서 논의하였듯이 한국어교육과 융합하는 문화교육의 최종 단계는 단순히 모국 문화와 새 문화를 비교하는 데에서 나아가 반드시 자신의 정체성을 새롭게 견지하면서 생산적이고 실천적인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같은 최종 단계의 실현은 다소 추상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으나 한국어교육 영역 내에서라면 쓰기 단계에서의 생산물 그리고 그에 반영된 자기 표명성과 연계가 가장 자연스럽다. 이러한 점에서 여러 가지 유형의 쓰기 활동을 융합하여 흥미, 인지, 감성, 의지적 영역에서의 문화 문식력과 문화 능력을 제고하는 방법을 설계해야 함을 제안한다.

다음의 표는 수준별 쓰기 활동의 유형을 정리한 것으로 초급에서는 비담화적 활동을, 고급 단계로 갈수록 담화적 활동을 교육하도록 제시하고 있다[18]. 비교적 학습자 언어 숙달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문화수업에서라면 두 유형의 쓰기 활동이 다양하게 반영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표 3. 수준별 쓰기 활동의 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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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분석 결과

2.1 교재 구성 분석

<세종한국문화>는 2020년에 출판되었는데 1권과 2권으로 편성되어 있으며 <세종한국어>의 문화 단원을 좀 더 심화된 내용으로 편성하였다[19]. 이 교재는 초급 2단계의 수준으로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의 네 기능 영역을 포함한다. 세종학당은 한국어의 세계화와 한국 문화 소통의 중심지로서의 중추적 역할을 감당하면서 2019년 현재 56개국 172개소의 세종학당을 세우고 온·오프라인의 자료를 세계에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러한 사역의 대표적인 교재가 <세종한국문화>이다 [19].

이 교재의 특수성은 두 권 모두 각각 8개의 단원이 한국문화 주제의 교수요목으로 설계되었다는 점이다. 세종학당에서 출판한 교재 가운데 유일하게 ‘문화교재’ 로서의 이름을 가지고 있어 상징적인 가치가 있다. 그 목적은 먼저 한국어 의사소통을 향상시키고 나아가 한국문화의 내용을 문화상호주의에 기반하여 수준별로 제공하는 것이다[19]. 각 단원은 ‘들어가기’, ‘바로알기,’ ‘깊이알기,’ ‘정리하기’ 등의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단계 구성만 살펴보아도 각 문화의 특징에 대하여 매우 심화된 수준까지 지식 내용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각 단원의 마지막에는 대답을 유도하는 질문을 통하여 ‘말하기’ 표현활동을 발생시키고 있으며 ‘마지막 정리하기’는 말하기와 간단한 쓰기 활동을 한 페이지 정도 할애하고 있다.

이 교재의 목표가 문화 내용뿐 아니라 의사소통의 향상을 설정하고 있는 바, 교재가 유도하고 있는 학습자의 표현활동 유형이 어떠한가를 분석하는 것은 이후의 문화교재 편찬과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2.2 교재의 문화 주제 분석

먼저 교재 <세종한국문화1,2>의 문화 주제 분석을 통해 그 분포를 살펴본다. 주제명은 [표 1]에서 제시한 분류를 기준으로 하였다.

표 4. <세종한국문화1> 의 단원별 문화주제

표 5. <세종한국문화2> 의 단원별 문화주제

이 교재는 초급2단계에 해당하는 <세종한국어1-4>교재의 문화 항목을 심화하여 다루고 있는 교재이지만 [19], 그 구성을 살펴보면 한 단원 안에서 초급부터 중· 고급 과정 학습자들이 모두 학습할 수 있는 내용들을 난이도에 따라 단계화한 것을 볼 수 있다. 다시 말하여 ‘들어가기,’ ‘바로알기’ 단계는 초·중급 과정에서 학습할 수 있는 내용이라면, ‘깊이 알기’ 단계는 고급 단계에서 읽을 수 있는 설명문 형식으로 자료의 길이가 길고 관련 주제의 역사를 깊이 있게 서술하였다. ‘깊이 알기’는 초급 단계의 읽기 자료로는 난이도가 높다.

그러나 이러한 난점을 극복하기 위해 해당내용을 영어와 병기하였는데 이는 영어권 화자를 배려한 것으로 모국어를 수업 중 활용하도록 허용하는 의사소통식 교 수법과 내용 중심 교수법을 배경으로 한 의도로 해석된다. 즉 초급 대상자라 하더라도 모국어 읽기와의 비교를 통해 한국 문화정보나 지식의 습득면에서는 큰 장애가 없도록 한 것인데 이는 소통능력은 낮으나 지식체계, 사고능력은 완성되어 있는 성인학습자에게 매우 유용한 접근이다. 다만 영어뿐 아니라 다양한 버전의 외국어가 관련 사이트에 소개된다면 문화교재로서의 가장 중요한 ‘정보 제시’ 로서의 가치는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초급부터 고급 한국어 화자에 이르기까지 열려있는 문화교재라 할 수 있다.

이를 주제 분석 기준과 연결해보면, 매 단원이 ‘행동 문화’로 시작해서 ‘정보문화’ 쪽으로 심화되면서 이동하고 있다. ‘성취문화’에 관한 주제는 상대적으로 적다. 일상의 쉬운 관습문화를 토대로 점차 관련 역사로, 어제와 오늘의 문화 내용을 비교하여 읽을 수 있도록 준비시킨다. 이러한 구성을 살펴볼 때, 이 교재는 초급단계 교재일 뿐만 아니라 학습자 숙달도에 매이지 않고 전 (全) 단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교재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지식과 내용 중심의 교재 성격을 가진다. 한국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도우려는 애초의 편찬 목적을 실현하기에 적합하다. 초급 대상자를 배려하여 만화와 이미지를 많이 활용하여 다양한 매체 문식력 향상에도 기여한 바 크다. ‘성취문화’보다 ‘행동문화’ 중심의 편찬은 외국인들이 삶에서 쉽게 만나는 일상생활의 당면 과제에 집중하게 하고자 하는 실용적인 목적으로 이해된다.

2.3 표현활동과의 통합 유형 분석

각 단원의 구성을 자세히 살펴보면 본 교재가 편찬의 도중 하나로 삼고 있는 ‘의사소통 능력의 향상’과 어떻게 관여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

먼저 이해활동으로서의 읽기 자료는 시각적이고 문해적인 자료들로 풍성하다. 본고는 자신의 생각을 창조적으로 생성할 수 있는 과정인 표현활동과 문화교육과의 통합을 살피고자 한다. 위에서 제시한 말하기 활동 유형과 쓰기 활동 유형의 출현 빈도를 분석해보면 다음 표와 같다.

표 6. <세종한국문화1>의 말하기 활동 유형

표 7. <세종한국문화2>의 말하기 활동 유형

해당 교재의 말하기 활동을 위한 질문은 매 페이지 밑 부분에 생성되어 있다. 질문은 대부분 교사가 학습자에게 하고 학습자가 대답하는 방식인데 대부분이 통제된 활동이다. 예를 들어 “~이 있나요?” “~은 언제예 요?” “~은 어디예요?” “~은 무엇이에요?” 등의 단답형 대답을 요구하거나 질문에 주어진 문형 그대로 대답하도록 질문하는 방식이다. “___나라 사람들은 ____라고 인사해요.”

“자유롭게 말하기” 방식도 패턴이 있는데 “~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세요.” “이유를 설명해보세요.” “특징에 대해 이야기해보세요.” “소개해 보세요.” 등이다.

역할극은 ‘더위 추위 팔기 놀이’를 통해 학습자 간의 간단한 말 주고받기, 또 상견례, 주례하기 역할극 등이 있었다.

말하기 활동의 교사-학습자, 학습자-개인 학습자, 학습자-집단 등의 다양한 유형 중 이 교재는 교사-학습자 간의 질의-응답에 초점이 맞추어 있다. 교사들은 이 질문들의 창의적 변형을 통해 다양한 상호작용을 발생시킬 수 있는 여러 말하기 유형으로 확장시켜 적용한다면 의사소통 능력의 향상이라는 목표와 잘 부합하는 수업이 될 수 있다.

표 8. <세종한국문화1>의 쓰기 활동 유형

표 9. <세종한국문화2>의 쓰기 활동 유형

<세종한국문화1>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쓰기 활동은 비담화 유형이었고 그 중에도 질문에 대한 대답 형식으로 빈칸 채우기가 33번 출현하였다. 담화 유형의 경우 ‘문장 완성하기’와 ‘문단 완성하기’가 출현했으며 빈칸 채우기보다는 난이도가 높은 쓰기 과제였다. 흥미 진작을 위해서 ‘홍보포스터 제작’이나 ‘그림으로 표현하기’ 과제가 있었는데 곽지영의 연구에서는 세부 항목으로 구체화하지는 않았으나 ‘프로젝트 활동’에 포함시켰다. ‘시각적으로 표현하기’라는 쓰기 유형을 분석 기준에 새로 추가해도 좋을 것이다.

또 교재에 이미지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아 ‘이미지로 표현하기’ 역시 문식력의 하나로 보는 관점으로 교재가 편찬된 것으로 보인다. ‘게임’ 역시 단순히 단어 맞추기 정도에서 나아가 음식 그림들을 가지고 배열하여 음식 만들기 과정을 표현하고 이를 게임으로 연결 시키는 방법을 택했다.

<세종한국문화2>에서 역시 비담화 유형이 많았으나 담화 양식의 쓰기 비중이 1권에서보다 상당히 증가하였음을 볼 수 있다. 특히 문장으로 완성해서 쓰는 과제들이 많았고 자유 작문의 과제 형식도 등장하였다. 1권보다는 단계가 높아졌음을 보여준다.

쓰기 활동은 읽기 과제나 말하기(듣기) 과제와 통합하여 교육하기에 유용한 활동이다. 본 교재는 기본적으로 교수자의 ppt 부교재가 첨부되어 있을 만큼 문화에 대한 지식 및 내용 듣기가 강조되어 있고 눈으로 문화의 실체를 확인하도록 이미지 정보가 많다. ‘깊이 알기’ 섹션은 상당히 긴 글이 첨부되어 있다. 이를 통해 볼 때 다양한 매체 읽기와 듣기와의 통합은 매우 잘 조직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말하기와의 통합을 설계하기에는 과제가 비담화 쓰기에 편중된 점이 보인다. 이 교재가 초급에서 고급 학습자에 이르기까지 사용될 수 있도록 읽기자료의 난이도를 다양하게 배열된 점을 감안한다면 토론과의 연계를 통한 생각 표현하기(정보차 활동), 조사 발표 등과 연계한 발표문 쓰기, 평가말 쓰기 등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 말하기 듣기를 위한 질문 형식을 살펴보면 한국의 문화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을 표현해 보게 하거나 고국의 비슷한 문화, 다른 문화, 또 비슷한 점과 차이점을 비교해보도록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는 문화교육의 기법 중 하나인 ‘비교법’을 활용한 표현교육이다.

그러나 두 가지 이상의 문화에 걸쳐있는 한국어 학습자들의 새 문화에 대한 특정 견해와 평가를 표현해 낼 수 있는 단계, 신·구 문화의 비판적 검토를 통해서 새 정체성을 형성하거나 어떤 문화를 창조해낼 수 있는 단계까지 포괄하는 표현교육으로의 진보는, 그 질문 형식의 구조와 의미에서 조금 더 고민하고 개선되고 정선된 표현으로 제시될 때 그에 대한 성과로서 나타나게 될 것이다.

Ⅳ. 문화와의 통합: 표현활동의 다양화 방안

1. 질문 형식의 다양화

한국어교육에서 문화교육 목표는 문화 발전과 생산, 즉 문화 능력의 신장이 최종 목표이다[3]. 이를 통해 볼 때 현재 문화교육 한국어교재로 편찬된 본 교재의 질문 형식이 어떠한지 살펴보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다.

위에서 제시된 [그림 1]의 <문화교육의 단계>에 따라 본 교재에 출현하는 질문 형태를 배열해 보면 다음과 같다. 1의 단계는 한국 사람들의 문화를 경험하여 묘사하기를 요청하는 질문, 3의 단계는 고국 문화와의 비교를 요구하는 질문, 4의 단계는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정체성을 형성하도록 돕는 질문이다. 4단계의 질문의 비중은 매우 작았다. 본 분석에서 2단계와 5 단계 질문은 발견되지 않았다. 아래의 세 형태의 질문들이 관찰되며 이는 본 교재가 ‘문화 문식력’의 단계를 문화교육의 주요 목표로 하였다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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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문화교육의 단계별 목표

1. 한국 사람들이 어떻게 인사해요?

3. 한국 사람들의 주말 모습과 어떤 점이 가장 비슷하고 어떤 점이 가장 달라요?

4. 한국에서 어떤 모임을 만들고 싶어요?

이를 통해 볼 때, 2단계 문제 해결과 해결 모색 단계, 5단계 문화 발전과 생산 단계 등에 해당되는 질문 형식이 개발되어 추가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다.

■ 2단계, 한국 음식문화에서 가장 신기했던 것은 무엇이에요? 어떻게 만들어 먹고 있나요?

■ 5단계, 한국의 대중문화를 보면서 떠오른 고국의 문화가 있다면 무엇이며, 앞으로 상호 국가의 협력을 위해 어떤 문화를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나요? 제안서를 제출해 보세요.

이는 단순히 질문 형식에 대한 문장론의 관점을 넘어서, 본 교재가 문화교육의 최종 목표를 무엇으로 지정하였는가에 관한 답변이 된다. 질문 형식을 다양화하고 문화 창조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질문 형식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2. 표현활동의 확장

교재 <세종한국문화>는 시각 자료의 풍부한 제시와 다양한 활동을 편찬의 특징으로 하고 있다[19]. 또한 문화교육의 대상이 주로 성인 학습자인 것을 고려해 모국어와의 대비를 활용하거나 학습자의 한국어 숙달도 제약을 넘어서는 내용 중심적인 교수법을 응용하고 있다. 이러한 편찬 의도가 분명히 드러나도록 보다 강화하면 좋을 내용이 있다.

교재에서 이해 자료로서의 시각 이미지 활용도가 높은 만큼 표현활동도 그러한 점을 볼 수 있다. 표현을 유도하는 질문을 살펴보면 주례를 해보라는 역할극을 주거나 그림이나 사진 등의 시각 리터러시로 표현해보라 는 질문형식이 간혹 발견된다. 이는 이 교재의 표현 활동이 언어 자체만을 다루지 않고 언어를 포함, 행위 및 다양한 매체를 그 표현 단위로 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어떤 새 문화의 생산물을 만들어내는 활동도 포괄하고 있는 듯 보인다. 실제로 이미지와 글의 병치(juxtaposition)는 텍스트 이해와 작문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학습자들의 동기를 진작하고 이해, 언어, 어휘 발달을 심화하며 내용을 학습자의 경험과 연결시킬 뿐 아니라 사회, 문화, 역사적 이슈의 공부를 위해서도 유용하다[20].

Buckingham은 언어를 포함한 매체 리터러시 교육 은 ‘창작’을 통해 가장 잘 배울 수 있다는 창작 중심 관점을 표방한다[21]. 특히, 문화교재라면 한류의 영향을 받은 한국어 수요자들에게 한국문화를 실제성 있게 반영한 다양한 한국적 매체들을 문식력의 대상으로서 학습 현장에 가지고 올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것은 단순히 한국 대중문화를 소개한다든지, 성취문화를 이미지로 제시해주는 정보 차원을 넘어서 학습자들이 자신이 내재하고 있는 다층적인 문화와의 비판적이고 창조적인 융합을 통해 새 문화를 생산해내는 과정까지 필히 포함해야 함을 의미한다. 어떤 사고나 매체를 생산해내기 위해 개별적으로 자료를 검색(읽기), 재구성해내는 (쓰기) 과정, 팀원들과 의사소통을 진행하는 과정(듣기, 말하기) 등을 통해 수업에서 표현하는 활동들은 언어보다 포괄적인 매체 리터러시가 될 것이다.

따라서 한국어 문화교재에서 매체 리터러시에 대한 관점이 보다 깊이 있게 반영되기 위해서는 시각 자료를 내용 및 정보 전달의 자료로만 활용할 것이 아니라 학습자에게 이를 창작해 보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이는 문어표현 및 시각 문식력을 기르는 효과만 있을 뿐 아니라 그 창작 과정을 통해 실제성을 갖춘 의사소통 능력을 배양할 수 있으며, 그 결과물에는 문화교육의 최종 목표인 ‘문화 능력’, 즉 창조적 생산과 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주요 활동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매체 병치적이고 창작 중심적인 다음 활동들의 예롤 제안해 본다.

■ 한국의 한복과 고국의 전통복장의 장단점을 비교하고 양국 의복의 장점이 살아나도록 새로운 의복을 창작하여 이미지로 만들어 보세요. 그의 복을 묘사하는 글쓰기를 해보세요.

■ 한국의 ‘함 사기’ 문화를 현대 정서에 맞도록 개선한다면 어떻게 하면 좋은지 팀별로 토의해 보고 토의 과정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보세요. 주요 장면에는 자막을 넣어 보세요.

3. 통합 활동의 창조적 적용

한국어 문화교재는 분명 한국어교육의 목표를 함축하고 있지만 일반 교재와는 다르게 적용되어야 할 부분도 있다. 문화교재는 문화를 개념 지식적으로 깊이 아는 측면과 이를 실제적으로 활용, 실천하는 활동들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다양한 말하기, 쓰기 활동 유형들 중에서 문화교재의 특색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택해 이들을 복합적인 과제로서 적용할 필요가 있다. 위에서 제시된 [표 2][표 3]의 유형들에서 예를 들자면 프로젝트 활동, 의견차 활동, 대인소통 활동 등이 이에 해당될 것이다. 이는 문화수업에서 실제 현장 의 문화 체험을 통한 의사소통을 강조한 조항록의 연구나[10] 한상미의 연구[13]에서 제안된 학습자 참여를 강조하는 교수방안과 같은 맥락에 있다.

표 2. 말하기 활동의 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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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3. 수준별 쓰기 활동의 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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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 교재는 행동문화와 정보문화 위주의 지식을 제시하고 있지만 성취문화 역시 표현활동과의 연합이 쉽고 자연스러울 수 있다. 예를 들면 한국의 ‘석굴암’을 구술로 묘사해보게 하거나 판소리 ‘심청가’를 듣고 한 줄 감상평을 적어보게 하는 등의 활용이다.

이외에도 ‘토론’을 활용하면 글쓰기를 진행할 때 사고가 풍성해진다. 문화수업은 비평적 문식력이 주요 목표이기 때문에 토론 말하기 수업은 필수적이다. 문화교육에는 속담 등의 언어문화도 중요한데 이를 게임과 복합적으로 연결할 경우 역할극 시나리오를 써보고 시연하게 하는 방법도 있다. 이 심화과정은 모두 표현활동에 해당된다.

또 다른 예를 들면 프로젝트 활동 등을 강화하면서 어떤 성취문화나 행동문화의 주제를 주고 조사 발표 등의 과제를 통해 이를 메모, 정리하여 글쓰기를 해보는 등이다. 프로젝트 활동을 문화수업의 활동으로 제안하는 연구는 매우 많다[3][6-10][13]. 이러한 방식은 읽기, 듣기, 쓰기, 말하기의 네 의사소통 기능을 문화탐구 활동 과정에 자연스럽고 실제성 있게 통합할 수 있으며 자기 주도적 문화 참여와 내면화에 매우 적합한 형태이다.

자료와의 통합만을 지향할 것이 아니라 활동들 간의 통합을 활성화하고 서로 연계하면 지식과 개념을 주는 것이상의 문화를 수업 중에 실제 체험할 수 있으며 그 중심에는 언어문화가 자리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언어 중심 문화수업과 문화 중심 언어수업 모두에서 활용할 만한 효과적인 방안이라 하겠다.

<세종한국어문화2> 교재의 제8단원 “한국어 지리” 프로젝트 수업의 기능·활동 통합적인 기획의 예를 보이면 다음과 같다.

단원명 <한국의 지리>

한국의 지도 그리기 -> 지도에 자신이 가보았던 지명을 표시하고 써보기 -> 한국의 베스트 여행지를 선택하고 인터넷 자료 찾아 메모하기 -> ppt 자료로 만들어 발표하기 -> 청중들은 메모하며 듣기, 질문하기(답변하기) -> 베스트 여행지가 유사한 지역끼리 팀을 이루기(강원도, 인천 등) -> 그 지역의 특징을 토의하여 홍보물 만들기 -> 게시 후 표결을 통해 베스트 여행지 선정 하기

Ⅴ. 결론

1960년대 이후 의사소통식 교수법의 등장은 외국어 수업의 많은 부분을 바꾸어 놓았다. 언어에 대한 기능 주의적이고 사회언어학적인 이론들이 등장하면서 언어 수업은 의사소통과 기능적 활동이 이끌어가는 교수-학습활동으로 탈바꿈하였다. 한국어교재도 이러한 교수법의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본 연구는 문화 인식, 문화 문식 력을 뛰어넘어 ‘문화 능력’의 신장이라는 문화교육의 최종 목표를 설정하고 <세종한국문화1,2>의 주제 분포, 말하기와 쓰기 등 표현활동의 유형을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본 연구는 이 교재가 다채롭고 실용적인 정보들로 편찬되었으며, 각 단원이 대부분 행동문화 ‘바로알기’에서 정보문화의 ‘깊이알기’ 단계로 점차 심화되는 구조로 구성되었고 영어와 병기됨으로써 한국어 초급부터 고급에 이르는 전 과정의 학습자가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음을 보였다. 또한 교재의 표현활동 유형을 분석하여 말하기와 쓰기 영역의 질문형식이 몇 가지 유형에 제한되어 있고 특히 학습자에게 요구하는 사고와 답변이 문화 이해와 문식력 단계에 집중되어 있음도 보였다.

이를 통해 보다 나은 문화교육 교재 개발을 위한 제언을 하였다. 현 설정된 목표 단계에서 ‘문화 능력’의 단계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질문 형식의 다양화, 표현 활동의 확장, 통합 활동의 창조적 적용 등을 제안한 것이다. 본 연구는 <세종한국문화1,2>의 구성을 검토하여 학습자 숙달도의 전 단계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문화교재로서 전제하고 분석하였다. 추후에 고급 대상 교재로서 편찬되어 나오는 다음 단계 시리즈(3-6단계)가 있다면 다양한 질문 유형이나 다양한 표현활동들과의 유연한 통합에 대한 양상은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문화교육의 교재는 한국어교재의 위치를 점하나 이제는 문화교육의 특수성과 특색을 뚜렷이 드러내야 할 시기적으로 중요한 길목에 있다. 문화에 중심을 둔 한 국어교재로서 그간 언어중심 한국어교재가 충분히 통제할 수 없었던 문화에 대한 다각적인 관점을 폭넓게 열어주고, 대상자별로 필요한 문화를 정교하게 선정하여 체계적으로 제시하면서도 풍성한 의사소통의 장으로서 학습자의 참여를 고양하는 역할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문화(인류)학, 언어학, 한국어학, 한국학, 교육학(공학) 등 인접학문과의 지속적인 연계와 발전적 통합을 통해 가능할 것으로 사료된다.

문화교육론에 관한 이론화는 단단히 정립되어 발전해왔지만 언어교육과 문화교육의 통합적 접근은 이론적 연구가 미비한 현실이다. 국내에서는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문화교육 방법론에 편중되어 있다[22][23]. 추 후로는 그간 연구 자원이 풍성하게 축적된 한국어교육 의 장(field) 안에 통합적으로 위치된 문화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독자적이고 창조적인 이론화가 이루어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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