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재 에세이 - 식단 가격의 폭락과 산란업계의 자세

  • Published : 2019.04.01

Abstract

Keywords

명언을 많이 남긴 영국의 처칠 수상은 “어린이에게 우유를 먹이는 것은 국가의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는데 요사이 같았으면 “…우유와 달걀을 먹이는 것은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건강에 투자하는 것이다” 하고 했을 것이다. 그만큼 달걀의 동물성 단백질로서의 가치는 여러 가지이다. “이롭다, 해롭다, 괜찮다”라는 논문이 반복돼 왔지만 정말 우유와 함께 완전한 식품의 하나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이 완전한 식품 달걀이 요사이 몇 년째 천덕꾸러기가 되어 그 가치를 잃어가는 듯한 시황에 접하면서 황당하지 않을 수가 없다. 2016년 AI 발생 이래 달걀 값이 폭등하여 세계 최초로 생란을 미국에서 “비행기”로 공수하여 폭등하는 달걀 값을 진정시키려 했으나 어느 나라도 우리나라가 수요하는 양을 공급할 수가 없었다. 결국 수개월 동안에 난가는 초고가를 유지하게 되었고 산란계업자들은 이를 절호의 기회로 생각하고 생산시설을 배가한 것이다. 산란계 수가 30%가 줄었는데 단시일에 30%가 늘었다면, 최저수수에서 최고수수로 늘었다면 100%가 증가된 것이다. 지금도 산란계 수는 6,400만수에 머무르고 있다. 달걀 가격은 생산원가 훨씬 못 미치는 60원 전후가 되었다. 더욱 한탄스러운 것은 이유야 어떻든지 간에 이런 달걀 가격의 단기간 내의 폭락 폭등현상이 지난 50여년 동안 몇 년을 주기로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설상가상으로 달걀 가격의 폭락으로 정신이 없는 산란계업자에게는 또 다른 짐을 지게 되었다. 지난 12월“정부의 계란 안전성 대책”에 문제를 제기하며 식약처 앞에서 시작된 천막 농성이 2월 21일 정부의 “산란일자 표시 및 선별장 의무화 대책” 발표와 동시에 장장 70일간의 막을 내렸다(월간양계 3월호 양계 안테나 김동진). 몇 년 전에 정부의 각 부처의 관할 업무조정에서 농수축산물의 경우 생산 과정은 농식품부가, 유통부분은 식약처가 관할하기로 결정된 뒤로부터는 생산자 입장에서 볼 때는 농산물을 일반 공산품과 같이 일률적이고 계산된 대로 생산되는 제품같이 취급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될 때가 있다.

이번에도 계란의 유통과정에서의 신선도 유지를 위하여 난각에 생산일자를 당장 표시하라는 얘기가 나왔다.

이에 당 협회에서는 생산일자를 통한 신선도 유지보다는 냉장 저온으로 유통 관리 하는 것이 선진국의 실상이며 이런 방향으로 유도하여 지금의 GP시설을 확대하여 그시설비를 정부 혹은 농협을 통하여 지원하는 것이 해결 방법임을 역설하여 이를 인식 시킨 것은 큰 수확이라 하겠다. 전 세계에서 난각에 생산일자를 인쇄하는 나라는 없다고 알려졌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나라가 최초로 실행한다는 자부심같은 치기를 부린다는 것은 농담으로라도 좀 지나친 생각인 것 같다. 어쨌든 이런 방향을 제시하고 당국의 협조를 약속받았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 하겠다.

여기서 더 나아가 진정 앞으로의 중요한 역할은 다름 아닌 산란계업자의 몫이다. 다름 아닌 자율적인 생산 조절 역할이다. 축산 선진국 어느 나라를 보더라도 우리나라 같이 난가의 폭등락을 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들은 정부가 정하고 계획하는 것이 아니다. 생산자들 자신들이 생산을 조절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로 말하면 대한양계협회 채란지부같은 조직이 자율적으로 매년의 달걀 소비의 예상과 변화를 분석하여 증가 요인에 따라 생산 산란계의 마릿수를 증감하는 것이다. 신규로 산란계업을 시작한다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며 가능하더라도 몇 년의 검토와 타당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아무나 은퇴하여 할 것 없으면 하는 직종이 아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이제 우리나라의 산란계업자의 수가 1000여명이 넘고 기술 집약적이고 고액의 투자금이 필요한 첨단(?) 산업이 된 지 오래다.

정말 달걀 생산자, 산란업자들이 뜻을 모아 안정된 조건에서 생산되는 “달걀 공장의 제조업자”로 하루빨리 탈바꿈하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흔히 일반 공산품이 담합으로 가격 조정을 하여 공정거래법에 저촉되는 우를 범하지 않고 축산물 생산의 특수성을 강조하여 적절한 생산 산란계수를 조절하는 지혜를 모아 정부 당국과 꾸준히 협의하여 좋은 결과를 도출해야 할 것이다.

[양들의 우화]

털이 많은 양들은 더운 여름에는 한데 모여서 잔다고 한다. “따로 떨어져 자면 너만 시원하라고?” 하면서, 그리고 겨울에는 따로 따로 떨어져 잔다고 한다. “모여서 자면 너만 따뜻하라고?” 하면서 말이다. 산란업자의 사육수수 조절에 양들의 어리석고 이기적인 행동과 결정이 아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