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축산과학원 양계 연구 동향 - 한-아프리카 농업 기술 협의체(KAFACI) 양계 사업

  • 권일 (국립축산과학원 가금연구소)
  • Published : 2019.02.01

Abstract

Keywords

현재 가금연구소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안전한 가금 산물 공급과 종자 강국으로의 도약을 위해 한국 고유의 종자를 복원하여 산업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환경과 식품안전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농가의 생산성을 높이고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연구를 하고 있다. 또한, 가금 산물의 소비를 증대시킬 수 있는 마케팅 연구 등 연구의 폭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가금연구소는 농촌진흥청 국제기술협력과와 협력 하여 개발도상국의 양계산업 생산성 증대를 위해 맞춤형 사양기술을 개발·보급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에 대한 단순한 식량 원조가 아닌‘고기를 생산하는 기술’을 전수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본 원고에서는 현재 가금연구소에서 진행 중인 한-아프리카 농업기술 협의체 (KAFACI)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경제성장과 더불어 먹거리가 풍부해졌다. 그러나 7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가장 큰 걱정은 먹고 사는 문제였다. 쌀 부족으로 미곡을 수입하는 지경에 이르자 쌀 소비를 줄이는 캠페인이 등장하기도 했고, 밀가루로 된 음식을 먹는‘분식’과 양곡을 판매할 때는 잡곡 20%를 의무적으로 섞어서 판매하는‘혼식’을 장려하기도 했었다. 이러한 우리나라의 식량 문제는 70년대 자체 개발한 벼 품종‘통일벼’가 탄생하면서 해결이 되었다.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자족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한 우리의 녹색혁명은 이후 경제 발전을 추진하는 원동력이 되 었다. 이렇게 녹색혁명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농업과학 연구와 기술보급 체계의 연계가 잘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우리의 녹색혁명은 현재 빈곤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개발도상국들의 벤치마킹 대상이기도 하다. KAFAIC는 아프리카 농업 생산성 향상과 빈곤 완화, 지속가능한 농업, 아프리카 농식품 산업화 협력을 통한 농업 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2010년에 발족 되었다. 아프리카 회원국을 대상으로 공동으로 추진할 품목을 조사한 결과 양계가 선정되어, 1단계에서는 회원국의 양계 산업 현황을 파악하여 회원국 언어로 사양기술 매뉴얼을 개발하였고, 현재는 2단계 사업으로 소규모 산란계 양계단지 조성사업을 위하여 산란계를 공급하고 사양기술을 보급하고 있다. 현재 아프리카는 빠르게 인구가 증가하고 더불어 도시화와 식습관의 변화로 지난 20년간 닭고기와 수요가 증가해 왔지만, 공급은 그에 미치지 못해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이다.

▲우간다 연구기관이 농가에 병아리를 보급하는 모습. [출처: 농축유통신문]

아프리카의 많은 사람이 하루 2달러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데 현재 에티오피아 마켓에서 1개의 가격이 한화로 약 150원이라고 하니 문제의 심각성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닭을 키우려면 사료로 쓸 옥수수나 콩 같은 작물을 생산해야 하는데, 아프리카는 사람이 먹는 곡물 생산성 역시 매우 낮은 것이 현실이다. 닭의 수요가 높아진 아프리카에서 닭을 키워 생산하는 것은 빈곤을 해결하고 가계소득도 올릴 수 있는 아주 좋은 해결책이고, 저개발국에서는 큰 기술이나 자본 없이 시작하여, 안정적으로 빠른 수입을 얻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양계 사업이다. 이러한 이유로 KAFACI 축산 프로그램 중 양계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현재 KAFACI 양계 프로그램에는 15개 국가(코모로, 코트디부아르, 콩고, 에티오피아, 가나, 케냐, 말라위, 모로코, 나이지리아, 세네갈, 수단, 튀니지, 우간다, 잠비아, 짐바브웨)가 참여하여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아프리카 양계 사양 기술 매뉴얼

KAFACI 양계 1단계 사업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진행이 되었다. 우리는 흔히 아프리카 대륙 전체를 한 개의 나라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프리카는 54개 국가로 이루어져 있으며, 면적도 중국, 인도, 미국, 유럽을 합친 것보다 더 넓다. 그렇기 때문에 아프리카는 나라별로 지역적 특생과기후가 다양하다. 그뿐만 아니라 나라별로 경제 상황과 닭의 생산과 소비 현황이 다르다. 그래서 KAFAIC 양계 1단계 사업에서는 회원국 별로 양계 기술과 사업 현황을 점검·공유하고, 농가 기술 적용 현황을 파악 하여 각 나라별 상황에 적합한 양계 기술 매뉴얼을 만들기로 했다. 2014년부터 나라별 현황을 조사하여 2016년 국가별 양계 생산 최종 매뉴얼을 개발하였고, 농가에 이 매뉴얼을 보급하였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KAFACI 양계 2단계 사업이 진행 중에 있다. 1단계 사업에서 양계 사양 매뉴얼을 만들었고 현재 이를 농가에 적용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매뉴얼을 바탕으로 각 나라의 축산 연구기관이나 대학 연구소에서 닭에 백신을 접종하고, 일반적인 관리를 마친 후에 알을 낳을 수 있는 산란계를 농가에 분양한다. 농가에서는 분양받은 닭이 낳는 알을 판매하여 수익을 얻어 가계소득을 올리고, 빈곤을 해결 하는 것이다.

가금연구소는 2단계 사업을 점검하기 위해서 작년에 우간다, 나이지리아, 짐바브웨를 다녀왔었다. 이미 다국적 기업에서 각 나라에 들어와 양계 사업을 하고 양계 시장이 형성되어 있었지만, 그 손길이 각 나라 전역에 미치지는 못하고 있다. KAFACI 양계 사업은 최빈곤층에게 조그만 희망을 주기 위하여 아무것도 없는 아프리카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다. KAFACI 양계 사업 덕분에 농가는 양질의 단백질을 제공 받고 적은 자본으로 농가의 소득을 향상시키고 있다.

지금까지 단지 퍼주기만 하던 원조에서 그들에게 그들이 스스로 무엇인가를 하고, 그것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마음을 심어주고 있다. 덕분에 아프리카 각 나라의 정부 기관과 농가, 그리고 마을 사람들에게 모두 환영 받고 있는 사업으로 진행 중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아프리카를 원조해 주는 사업은 다양하게 존재한다. 많은 자원과 인력을 동원하여 아프리카에 희망을 주고 있다. KAFACI는 적은 자본과 적은 인원으로 작은 도움의 손길을 주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프리카에 가서 보고 느낀 것은 우리의 작은 도움이 아프리카 사람 누군가에겐 정말 큰 도움이 되고 그 도움 받은 사람이 그 주변의 다른 사람들에게 또다시 도움을 주어 지역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금연구소는 아프리카의 소규모 양계 사업을 발전시키고 모델을 더욱 확장하기 위해 더욱더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