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동물용 항생제에 대한 이해

  • Published : 2019.02.01

Abstract

Keywords

JTBC 방송 보도로 본 동물용 항균제 잔류와 내성의 올바른 이해

올해 1월 7일 8시 뉴스부터 8일과 9일의 7시 아침방송까지 방송된 엔로플록사신(Enrofloxacin, ERFX)의 계란 잔류와 슈퍼박테리아 보도가 양계농가는 물론이고 관련 업계에 파장을 일으키면서 그 후속 대책이 발표된 바 있다. 이번 방송 보도에도 어김없이 양계농가와 관련업계에서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이번 기회에 또 한번 분명히 바로잡고 넘어가고자 한다.

이 보도 중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잘못된 허위사실은 퀴놀론 항균제인 엔로플로사신이 잔류 되면 이것이 내성으로 이어져 사람에게 치명적인 슈퍼박테리아(Super bugs)로 전환되어 치료가 어렵게 된다는 상황이 발생 하는 일반 국민들이 보면 그럴듯한 시나리오의 제시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그동안 동물용 항균제 보도가 나갈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 시나리오인데 문제는 축산 관련 업계나 학계에서 과학적인 증거를 들이대면서 정당한 반론을제시하지 못한다는것이다.

결론부터 언급하면 동물용 항균제를 쓰면 잔류도 되고 내성도 생기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국제적 대세인 신중사용(Prudent use)을 실천해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이점에서는 반성해야 될 점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동물용 항균제를 사용해서 잔류나 내성 문제가 발생된다 할지라도 이것이 축산식품을 통해서 곧바로 사람에게 치명적인 치료실패를 초래하는 반코마이신 내성 포도상구균(VRSA) 슈퍼박테리아는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발생된 사례가 없고, 앞으로도 희박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동물에서 생긴 내성균이 사람에게로 가서 곧바로 정착돼 임상 증상을 발현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의료계가 인정하는 슈퍼박테리아는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발생 보고가 없는 VRSA이지 방송 보도에서 자주 슈퍼박테리아라고 언급하는 메치실린 황색포도상구균 (MRSA)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슈퍼박테리아를 일반 명사처럼 사용해서 축산인들이 마치 주범이라도 되는 것처럼 의료계나 소비자단체들이 몰아가는 것은 정말 무식 충만함의 극치를 보이는 것임과 동시에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슈퍼 박테리아 발생의 진정한 주연배우인 의료계에는 자동으로 면죄부를 주는 어불성설의 논리라 이제부터는 과학적 증거를 동원해서 이런 허황된 논리에 통렬하게 반론을 제시해서 바로잡는 성숙함과 진정한 용기를 보여야 한다.

항균제 사용을 완전히 중단하지 않는다면 내성 세균의 감소는 그다지 현저하지 못하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으며, 더욱이 내성 유전자나 플라스미드(Plasmids)가 극히 낮은 비율로라도 존재한다면 항균제를 다시 쓰면 내성균이 문제 될 정도로 증가하는 악순환이 되풀이하게 된다. 따라서, 지금은 병원성 세균 감염을 치료하고 예방하기 위해 항균제 대신에 바이오필름 존재하에서도 직접 작용해 항균력이 강하면서 안전성이 확보된 박테리오파지, 박테리오신, 마늘 유도체 (PTS)를 비롯한 AGPs대체재의 병용 사용을 통한 엔로플록사신을 비롯한 치료용 항균제의 감수성 회복을 시도하는 항균제사용 적정지원 프로그램 (Antimicrobial stewardship programme, ASP)의 도입적용에 대한 타당성에 국가 예산이 지원되어야 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실제로 ASP 개념을 응용하면 치료용 항균제의 효과가더 나타나는 것을 본인이 국내외의 사례나 과학적인 논문을 통해서 직접 목격하고 있음을 분명히 밝혀두고자 한다.

아직도 양계농가들에는 익숙지 못한 공통내성(Co-selection)은 다양한 내성 작용기 전에 기인하는, 각기 다른 항생제 계열에서 증식하거나 지속할 수 있는 미생물의 능력으로 정의되고 있다. 내성 유전자가 새로운 세균에 적응하면 항균제의 선택압력이 없어져도 유전자가 지속되기 때문에 내성균 감소를 기대하기 어렵다. 특정 항균제의 사용을 중지하면 그 항균제에 대한 내성균이 없어질 거라는 생각은 이루어지기 어려운 희망이었음이 밝혀지고 있다. 특정 항균제의 사용빈도가 줄어들면 그 항균제에 내성인 세균이 어느 정도 줄게됨이 사실이다. 그러나 내성균의 비율은 줄지만, 내성세균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내성 세균이 소수만 남아 있어도 항균제를 다시 쓰게 되면 내성균은 또다시 급격히 증가하게 된다. 항균제 사용을 중단하여 항균제의 선택압력이 없어 지면 내성 부담을 가진 내성 세균이 감수성 균주와의 생존경쟁에서 불리하므로 저절로 소실되리라는 것이 희망이다. 그러나, 항균제 사용을 완전히 중단한 경우에만 이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하였고, 그것도 내성률이 감소되기까지는 오랜 기간이 걸릴 것이라고 하였다. 또한 접합성 플라스미드는 항균제가 없는 조건에서도 전달되므로 내성균이 소실되지 않고 지속된다고 하였다. 우리나라 AGPs 감축 정책과 그 후의 모니터링 결과를 종합해서 평가할 때에도 일본과 같이 공통내성 차원에서 진행돼야 하나, 우리나라는 이 부분에서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고, 이를 주도했던 인사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재평가받아서 진실 공방이 벌어지는 것에 대해서 부담을 느껴서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있어 문제점으로지적되고 있다.

엔로플록사신을 비롯한 치료용 항균제의 내성이 날로 더해져서 그 효능이 없다는 소리가 나오는 저변에는 세균이 자기 보호장치로 활용하는 바이오필름(Biofilm)이라는 보호막의 복병이 도사리면서 치료용 항균제의 효능을 비웃게 만드는데 혁혁한 공로를 세우고 있다. 바이오필름이 치료실패에도 기여한다는 것은 세계적으로 배포되는 임상 수의약리학 서적에도 기록되고 있는 분명한 사실로서, 이번에 JTBC가 보도한 캠필로박터같은 균도 바이오필름을 형성해서 항균제 공격에 저항한다는 사실이 연구논문과 총설 논문을 통해서 분명하게 인정되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항균제 치료 효과 저하를 논할 때 바이오필름과 공통 내성을 같은 현상을 연계해서 해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가금티푸스 원인균인 살모넬라 갈리나름 (SG)은 세포내 기생균이자 대표적으로 바이오필름 형성능력이 매우 뛰어나 동물용 치료용 항균제에 저항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실제 현장에서 양계농가들이 사용하는 약제들이 일시적인 효과를 보이는 척하다가 다시 재발, 삼발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현장을 책임지는 임상 수의사들과 검역검사본부는 이러한 현상에 대한 그 어떠한 해결방법의 제시도 없이 오직 미국 CLSI에 의거한 노 바이오필름인 MIC에 의한 감수성 결과만을 제공하고 있으니 어떻게 내성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마련될 수 있겠는가를 이제는 양계농가들 앞에서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현장에서 벌어지는 사물의 기본적인 현상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는 앞으로도 공영방송을 통한 동물용 항균제의 잔류와 내성 문제 제기 때마다 눈치나 보면서 소나기 지나기만을 바라보면서 이번에 보는 바와 같이 사용금지부터 시키는 보도자료나 내면서 땜방질 하는 처방 외에는 제대로 된 장기적인 해결책 제시는 영원히 불가능하다는 분명히 알고 대처해 나가야 한다. 더 이상 문제가 되는 한 가지 치료용 성분을 금지시키면 마치 내성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현혹케 하는 사람의료분야에서도 이미 실패작으로 판명된 순환요법(Cycling)을 들먹일 것이 아니라, 이번 기회에 바이오필름이 존재 시에는 어느 정도의 항균제를 써야 치료 효과를 나타내는지에 대한 MBEC(Minimal biofilm eradication concentration)의 적용에 대한 사회적인 분위기가 확산되도록 하는 전환점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MBEC는 이미 의료계와 식품분야에서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그 기술적인 적용은 별 문제가 없는 상태라 수의업계에서 그런 의지가 있느냐, 없느냐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더 이상 동물용 항균제에 대한 내성이 100%가 어쩔 수 없다면서 일방적인 사용금지만이 최선의 방안인 것처럼 발표하는 미숙한 행정과 양계농가 모든 책임을 돌리는 행위가 아니라, 병원성 세균들이 나날이 진화해 방어대책을 마련하면서 저항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창과 방패의 전투에서 양계농가들이 이기는 방법을 끊임없이 제시 하는 것만이 전문가들이 할 일을 강조하면서 마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