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설사는 배변 횟수의 증가와 동반되어 비정상적인 액체 혹 무른 변을 보는 것을 말하며 기간이 2주 이내인 경우는 급성, 2주에서 4주인 경우는 지속성, 4주 이상이면 만성 설사로 정의한다. 급성 설사는 감염성이 90% 이상으로 구토, 발열, 복통 등이 동반되나 대개 경한 경우가 많아 저절로 좋아지지만 중증의 경우에는 탈수로 사망에 까지 이를 수 있어 신속한 수액치료가 필요하다1. 만성 설사는 비감염성인 경우가 대부분으로 다양한 감별 진단을 고려해야 한다. 염증성 장질환과 같은 적극적인 검사와 치료가 필요한 경우부터 과민성 장증후군과 같은 비교적 단순한 경우까지 넓은 범위의 질환들을 포함하고 있어 절적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항생제외에도 많은 약제들이 설사를 유발할 수 있어 복용하는 약물에 대해서도 자세한 조사가 필요하다2.
한의학적인 설사 치료는 우선 緩急虛實을 가려주로 실증에 속하는 暴瀉와 허증에 속하는 久瀉로분류해 각 임상증상의 변증에 맞는 처방으로 치료계획을 잡는다. 久瀉는 장부허쇠가 주된 병인으로 주로 脾虛가 관건이 된다. 내상으로 중기가 손상되고 비위가 쇠약해지며 심하면 비양에 까지 영항을 미쳐 寒이 내생하거나 오랜 병환이나 노쇠로 신양이 손상되어 脾를 온후하지 못해 설사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肝氣乘脾, 水飮, 瘀血과 같은 변증도 가능하지만 脾虛가 주가 되기 때문에 치료에 있어 健脾가 기반이 된다3. 이러한 치료법에 따라 장부변증상 비양허로 판단된 설사환자에게 삼령백출산가미를 처방한 박4의 연구를 보면, 오히려 증상이 악화되고 數脈이 관찰되며 舌苔가 薄白에서 薄黃해진 열증을 보였다. 이를 통해 양이 성한소양인 환자에게 온난한 약을 사용한 결과 양을더욱 성하게 하여 망음증을 가속화 시킨 것으로 판단해 이후 소양인 망음증에 사용하는 형 방지황탕을 투여해 호전되었다. 류5는 성장, 노화, 운동, 직업, 질병, 임신, 출산 등과 같은 다양한 환경이나 조건을 거치면서 드러나는 가시적인 부분은 변할 수 있지만 사상인이라는 체질은 변하지 않는다 하였다. 이렇게불변하는 사상체질과 관련된 속성의 기를 ‘不易之氣’라 하여 음양론적으로 소양인은 불역지기가 음허양실하고 소음인은 음실양허하다고 밝혔다. 따라서 장부변증으로 처방하였더라도 약재가 체질에 내재된기와 상충된다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본 저자는 이번 증례들을 통해 겉으로 보이는 증상에 가려져 간과할 수 있는 내재된 체질을 파악하여 만성 난치성 설사를 치료하고, 더 나아가체질변증과 장부변증을 병용하여 치료의 완성률을 높일 수 있었기에 이를 보고하는 바이다.
Ⅱ. 증 례
<증례 1>
1. 이름/성별/나이 : 송OO/남성/82세
2. 주소증1) 설 사 : 맑은 점액질이 섞인 묽은 변. 10회/일이상. 새벽이나 식후 1~2시간 후 심화2) 복 통 : 지속적으로 배꼽 주위와 명치부위로살살 아픈 양상. 배를 따뜻하게 해주면 감소
3. 발병일 : 2017년 여름부터 발생하여 2018년 03월심화되어 약 9개월가량 경과
4. 진단명 : 과민대장증후군/기능성 설사, 상세불명의 복통
5. 과거력1) 과거(연도 미상) 폐결핵 완치2) 2018년 02월 양안 백내장 수술
6. 현병력2017년 여름부터 상기 주소증이 간헐적으로 동반되었으나 별무 치료. 2018년 03초 특별한 이유 없이 심화되어 2018년 03월 17일 전북대병원 응급실 방문하여 혈액검사, 대장내시경, 복부 CT 등 시행하였으나 별무 소견 듣고 본원 내원
7. 전신소견1) 체 형 : 보통 키에 마른 체형. 체중 감소로 왜소해 보였으나 흉곽이 넓고 늑골각이 벌어져 있음.2) 식욕, 소화 : 지속되는 설사로 기력 저하되어 식욕이 없고 미식거림과 소화불량 동반3) 대 변 : 맑은 점액질이 섞인 묽은 변을 소량씩하루 10회 이상. 새벽이나 식후 1~2시간 후심화되는 양상4) 소 변 : 설사가 잦으면 소변량 감소 5) 수 면 : 천면6) 寒 熱 : 손발이 냉함. 복부를 따뜻하게 하면복통 경감7) 脈 : 細弱, 78회/분8) 舌 : 舌質淡 苔白9) 장부변증 : 대변과 식욕저하, 소화불량 등을 통해 비위허약한 상태로 파악하였고 복부를 따뜻하게 해주면 호전되는 양상과 설진상 한증에까지 이른 비위허한으로 변증
8. 검사 소견1) 활력징후 : 입원 시 혈압 120/80 mmHg, 맥박78회/분, 호흡수 20회/분, 체온 36.8 ℃2) 영상의학적 검사 : 입원 시 시행한 복부 및 흉부 X-ray상 특이 소견 없음.3) 임상병리 검사 : 입원 당일 시행한 UA상 Occult Blood(2+), 4일 후 F/U시 동일 소견
9. 치료내용1) 입원기간 : 2018년 03월 23일~2018년 03월 30일
2) 치료 방법(1) 침치료 : 입원 중 매일 1회씩 일회용 stainless steel 멸균호침(0.30 mm×30 mm, 동방침구제작소)을 사용하여 양측 合谷(LI4), 太衝(LR3), 足三里(LI10), 三陰交(SP6), 天樞(ST25)와中脘(CV12)에 20분간 유침
(2) 약침치료 : 입원 중 매일 1회씩 위적체약침(대한약침제형연구회)을 中脘(CV12)에 0.5 cc, 양측 天樞(ST25)에 각각 0.25 cc씩 시행
(3) 한약치료 : 탕약은 본원 방제실에서 탕전한 형방지황탕가미(Table 1)를 사용하였으며, 2첩분량을 3포 100 cc씩 균등하게 나누어 복용
(4) 양방치료 : 입원 1일차와 2일차에 기력저하개선 위해 TPN제제(엠지티엔에이주페리 480 ml)와 하트만덱스주 500 ml+멀티비타주 처방
Table 1. The Composition of Hyungbangjihwangtang-gami
10. 치료 경과(Table 2)1) 입원 1일차 : 장부변증상 비위허한증으로 진단하여 인삼양위탕가미(창출 6 g, 반하 5 g, 진피5 g, 후박 5 g, 곽향 4 g, 적복령 4 g, 감초 2 g, 인삼 2 g, 초과 2 g, 건강 6 g, 계지 6 g, 백굴채4 g, 현지초 4 g, 갈근 4 g, 작약 4 g, 흑당 6 g)처방 후 경과 관찰
2) 입원 2일차~3일차 : 오히려 설사 횟수 증가하였으며 체형, 성향 등을 보아 소양인으로 파악.장부변증으로 처방한 인삼양위탕가미를 아침과 저녁으로 복용하고 소양인 망음증에 쓰는형방지황탕가미(Table 1)를 점심에 복용. 인삼양위탕가미 복용 후에는 설사 증상이 심해지는 듯하고 속에서 안 받는다며 거부
3) 입원 4일차 : 형방지황탕가미로 처방 변경 후설사 횟수 감소하며 증상 호전과 함께 식욕회복
4) 입원 7일차 : 오전에 설사 1회 후 오후에 형태있는 정상변 1회. 복통과 구역감 소실
5) 입원 8일차 : 주소증 호전 된 상태로 퇴원
Table 2. The Progression of Treatment
<증례 2>
1. 이름/성별/나이 : 이OO/남성/14세
2. 주소증1) 설 사 : 무른 변 소량씩. 10회/일 이상. 음식섭취 후 혹은 스트레스 받으면 바로 배변2) 복 통 : 지속적으로 상복부 콕콕 찌르는 양상혹은 주먹으로 때리는 양상
3. 발병일 : 만성적으로 잦은 설사 중 2018년 02월감기로 항생제 복용한 후 더욱 심화
4. 진단명 : 과민대장증후군/기능성 설사, 상세불명의 복통
5. 과거력 및 수술력 : 10년 전 고환탈장 수술 외별무
6. 현병력어렸을 때부터 복통과 설사가 잦았으며 2018년 02월 감기로 양방병원에서 처방받은 항생제 복용 후 심화. 2018년 03초경 local 내과 방문하여 복부 X-ray 및 혈액검사 상 별무 소견 후 양약 복용하였으나 증상 유사. 2018년 03월 19일 local 내과 재방문하여 복부 초음파 하였으나 증상과 연관된 특이 소견 없음.
7. 전신소견1) 체 형 : 큰 키에 어깨가 넓고 뼈대가 굵으나 다리는 왜소함.2) 식욕, 소화 : 식욕 저하로 식사량 감소하였으며 먹어도 더부룩함.3) 대 변 : 무른 변 소량씩, 10회/일 이상 4) 소 변 : 평5) 수 면 : 천면6) 寒 熱 : 복부와 수족 냉함7) 脈 : 細, 71회/분8) 舌 : 舌質淡 苔薄白9) 장부변증 : 묽은 변과 함께 기력저하, 식후 더부룩함을 보여 비위허증을 기반으로 스트레스시 심화되는 양상의 기체증과 콕콕 찌르거나주먹으로 때리는 듯한 복통으로 어혈을 겸한허실협잡으로 변증
8. 검사 소견1) 활력징후 : 입원 시 혈압 120/60 mmHg, 맥박71회/분, 호흡수 20회/분, 체온 36.3 ℃
2) 영상의학적 검사 : 입원 시 시행한 복부 및 흉부 X-ray, 복부 초음파, 위내시경상 특이 소견 없음.
3) 임상병리 검사 : Total Bilirubin 1.72 mg/dL (참고치 0.2~1.1 mg/dL) 외 정상 범위
9. 치료내용1) 치료기간 : 2018년 03월 19일부터 동년 04월 11일까지 24일간 입원치료 후 2개월간 통원치료
2) 치료 방법(1) 침치료 : 입원 중 매일 1회씩 일회용 stainless steel 멸균호침(0.30 mm×30 mm, 동방침구제작소)을 사용하여 양측 合谷(LI4), 太衝(LR3), 足三里(LI10), 三陰交(SP6), 天樞(ST25)와中脘(CV12)에 20분간 유침
(2) 약침치료 : 입원 중 매일 1회씩 위적체약침(대한약침제형연구회)을 中脘(CV12)에 0.5 cc, 양측 天樞(ST25)에 각각 0.25 cc씩 시행하고 산삼약침(대한약침제형연구회)을 양측 脾兪(BL20)에 각각 0.5 cc씩 시행
(3) 한약치료 : 탕약은 본원 방제실에서 탕전한 형방지황탕가미(Table 1)와 형 방지황탕가미A(Table 3)를 사용하였으며, 2첩 분량을 3포100 cc씩 균등하게 나누어 복용
(4) 양방치료 : 입원 중 타론정(Tiropramide HCL 100 mg) 0.5T tid, 토핌정(Tofisopam 50 mg) 1T tid, 메디락디에스장용캡슐(Bacillus subtilisStreptococcus faecium strain 250 mg) 1C tid 복용
Table 3. The Composition of Hyung bangjihwang-tang-gamiA
10. 치료 경과(Table 4)1) 입원 1일차~2일차 : 장부변증상 비위허증에기체어혈을 겸한 허실협잡으로 판단. 처방한 도체탕합이중탕 가미(작약 8 g, 백출 6 g, 감초 4 g, 건강 4 g, 계피 4 g, 목향 4 g, 반하 4 g, 백굴채 4 g, 백지 4 g, 빈랑 4 g, 사인 4 g, 산사 4 g, 오약 4 g, 인삼 4 g, 진피 4 g, 창출 4 g,현지초 4 g, 황련 4 g, 후박 4 g, 유근백피 8 g,포공영 4 g, 용규 6 g) 복용 후 설사 증가
2) 입원 3일차 : 증상 변화 및 체형 등으로 미루어 소양인으로 판단하여 형 방지황탕가미(Table 1)로 변경. 설사 횟수는 다시 줄고 점차 안정되나 복통 호전이 크게 없음.
3) 입원 5일차 : 복통 양상 고려하여 형 방지황탕가미에 백굴채 8 g, 현호색 4 g, 오령지 4 g, 현지초 8 g 가미한 형방지황탕가미A(Table 3)처방
4) 입원 8일차 : 복통 강도 줄어들고 대변 형태와 횟수도 호전
5) 입원 24일차 : 제반 증상 호전되어 퇴원 후 학업 복귀
6) 퇴원 후 경과 : 학교 다니며 스트레스로 인해복통, 설사 증상이 다소 증가. 수업 중 복통이 발생하고 쉬는 시간에 화장실을 가게 되지만 하루 3~4회 가량으로 치료 전에 비해 정도는 줄어든 상태라고 함. 2~3주 간격으로 통원하였으며 2018년 05월 25일 진료 시 증상 호전된 상태에 대해 만족하였으며 음식 주의 지속할것 권유하며 치료 종결
<증례 3>
1. 이름/성별/나이 : 이OO/M/74
2. 주소증 : 설사. 1~5 am Bristol stool form의 Type 6 or 7 양상으로 2~5회/일 가량
3. 발병일 : 4년 전
4. 진단명 : 기능성 설사
5. 과거력 및 수술력
1) 과거력(1) 20년 전 당뇨, 자가 인슐린 주사(2) 7년 전 속립성 폐결핵 완치(3) 6년 전 고혈압, med 복용(4) 4년 전 이상지질혈증, med 복용(5) 3년 전 & 2개월 전 뇌경색
2) 수술력
(1) 16년 전 직장암 수술(2) 12년 전 만성 신부전으로 인한 우측 신장이식 (3) 11년 전 & 10년 전 & 5년 전 위암으로 내시경하 점막하 박리절제술
6. 현병력4년 전부터 특별한 요인 없이 설사 지속되어 양방병원 및 한의원 치료 수회 하였으나 별무 호전. 2018년 08월경 시행한 위내시경 및 대장내시경상 상기 증상과 관련된 소견은 보이지 않으며 gastric CA도 stable한 상태. 2017년부터 2019년 05월경까지 서울소재 한의원에서 한약 복용 6회하였으나 별무 호전. 심할 때 지사제 복용하며증상 관리위주로 지내던 중 본원 내원
7. 전신소견1) 체 형 : 키 186 cm, 몸무게 96 kg. 체격 건장하며 상체가 하체에 비해 발달된 체형2) 식욕, 소화 : 식욕 양호. 소화 불량, 저녁 식사 후 속에서 신물 올라오는 양상3) 대 변 : 설사4) 소 변 : 평5) 수 면 : 천면6) 寒 熱 : 평소 열이 많고 더운 것을 힘들어 함.7) 脈 : 沈遲, 69회/분8) 舌 : 舌質淡 苔薄白9) 체질변증 : 소양인 신한복통설사 망음증10) 장부변증 : 새벽에만 발생하는 설사증상으로 보아 신양허쇠로 변증
8. 검사 소견1) 활력징후 : 입원 시 혈압 140/80 mmHg, 맥박69회/분, 호흡수 20회/분, 체온 36.7 ℃
2) 영상의학적 검사 : 입원 시 시행한 복부 및 흉부 X-ray상 특이 소견 없음.
3) 임상병리 검사 : 특이 소견 없음.
9. 치료내용1) 치료기간 : 2019년 06월 24일 외래 초진. 2019년 06월 27일부터 07월 03일까지 입원 후 2019년 07월 10일과 22일 외래 진료. 증상 악화로 2019년 07월 29일부터 08월 05일까지 재입원
2) 치료 방법(1) 침치료 : 입원 중 매일 1회씩 일회용 stainless steel 멸균호침(0.30 mm×30 mm, 동방침구제작소)을 사용하여 양측 合谷(LI4), 太衝(LR3), 足三里(LI10), 三陰交(SP6), 天樞(ST25)와中脘(CV12)에 20분간 유침
(2) 약침치료 : 입원 중 매일 1회씩 위적체약침(대한약침제형연구회)을 中脘(CV12)에 0.5 cc, 양측 天樞(ST25)에 각각 0.25 cc씩 시행
(3) 한약치료 : 탕약은 본원 방제실에서 탕전한 형방지황탕가미(Table 1)와 형 방지황탕가미B(Table 5)를 사용하였으며, 2첩 분량을 3포100 cc씩 균등하게 나누어 복용
(4) 양방치료 : 없음.
Table 5. The Composition of Hyungbangjihwangtang-gamiB
10. 치료 경과(Table 6)1) 외래 1차(2019년 06월 24일) : 소양인 신한복통 망음증으로 판단하여 형 방지황탕가미(Table 1) 처방. 설사 횟수 및 형태 유사하여 집중적인 치료 위해 입원 권유
2) 입원 1차(2019년 06월 27일~2019년 07월 03일)(1) 1~2일차 : 형방지황탕가미에 장부변증상 신양허쇠로 판단해 사신환을 합방한 형 방지황탕가미 B(Table 5)로 처방 변경. 입원 당일 새벽에 수회 설사한 이후 배변 없음. (2) 3일차 : 오후에 Bristol stool form Type 4양상 대변 2회(3) 5일차, 6일차 : Type 4 양상 대변 2회씩(4) 7일차 : 증상 안정된 것으로 판단되어 형 방지황탕가미 B(Table 5) 처방하여 퇴원
3) 외래 2차(2019년 07월 10일) : 퇴원 후 설사증상 없으며 Type 4 양상의 대변으로 1~2회/일 배변. 여름철 暑濕을 예방하기 위해 형 방지황탕가미 B에 향유 4 g, 백편두 4 g 가미하여 처방
4) 외래 3차(2019년 07월 22일) : 근 3일간 뷔페,중국음식, 삼계탕 등 먹은 후 진료 당일 설사1회. 과식을 원인으로 보고 동일처방에 한방소화제(천금광제환) 추가 처방
5) 입원 2차(2019년 07월 29일~2019년 08월 05일)(1) 1일차 : 소화제 복용하며 음식 주의 하였으나 설사 점차 심화. 치료 전과 유사 혹은 악화된 상태라 하여 입원 권유. 입원 당일 12 am~6 am에 Type 7 양상의 배변 수회. 변경된 처방으로 증상이 유발 된 것 같다며불안감 호소하여 형방지황탕가미 B로 처방변경
(2) 3일차 : 저녁식사 후 Type 4 형태의 배변 1회. 상담 후 외래 처방으로 복용 중이던 형 방지황탕가미 B 가 향유⋅백편두로 처방 변경
(3) 5일차~7일차 : 매일 Type 4 혹 Type 4와 Type 5의 중간 형태 배변 1~2회씩
(4) 8일차 : 증상 안정된 것으로 보여 형 방지황탕가미 B 가 향유⋅백편두 처방하여 퇴원
Table 6. The Progression of Treatment
Ⅲ. 고 찰
만성 설사는 환자들이 흔히 호소하는 증상 중 하나로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까지 포함하면 1.7%의 유병률을 보이며, 소화기 증상이 주소인 환자의 3~5%를 차지한다. 환자들은 주로 묽은 변이나 물변을 볼 때 설사라고 표현하며 배변의 빈도가 증가하거나 대변급박의 느낌도 설사라고 호소할 수 있다2. 만성적인 설사 환자를 진찰할 때는 병태생리학적 기전에 따라 분류하여 진료에 활용할 수 있다. 장 점막을 통과하는 수분과 전해질 운송의 장애로 발생하는 분비성 설사부터 섭취한 음식물의 흡수가 잘 안 되어 대장 내 삼투압이 높아 물이 과량 이동하게 되어 발생하는 삼투성 설사, 통증이나 발열과 같은 기타 염증성의 전신 증상이 동반되는 염증성 설사, 장관 운동의 문란으로 발생하는 설사 등이 있다. 이러한 분류를 위해서는 문진 시설사의 양상, 악화 및 완화인자, 동반 증상, 과거력그리고 약물 복용여부까지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7.
증례 1의 환자는 82세의 고령이며 수개월간 설사로 고생하던 중 양방검사에서도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해 본원 내원한 경우였다. 임상증상으로 미루어 보아 비허한 상태가 오래되어 비양까지 손상돼 內寒이 발생 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따라서 습과 담을 다스려 비위의 중기를 회복시킬 수 있는 인삼양위탕8에 속을 데우고 복부근육의 긴장감을 풀어줄 수 있도록 건강, 계지, 갈근, 작약 등을 가미해 처방하였다. 인삼양위탕가미 복용 후 환자는 오히려 속이 불편하고 설사가 심화되었다. 구체적으로 문진한 결과 건강할 때는 찬 음료나 생냉한음식을 먹고도 특별히 불편하지 않았으며 대화 방식도 직설적인 편이였다. 또한 초진시와 맥상은 유사하였으나 설질담홍 태박홍한 변화를 보였다. 환자의 소증, 체형 및 탕약에 대한 반응을 종합한 결과 소양인 환자에게 소음인 위주의 약재를 사용하여 망음증을 악화시킨 것으로 판단해 점심으로 형 방지황탕가미(Table 1)를 복용하게 하고 아침․저녁으로 인삼양위탕가미를 복용하게 하여 두 탕약의 반응을 비교해 보았다. 이와 같이 처방한지 하루 만에 인삼양위탕가미는 맞지 않는다며 복용 거부하였고 이후로는 형방지황탕가미로 치료해 수개월간의 설사가 8일 만에 호전되어 퇴원하였다.
증례 2의 환자는 당시 중3 학생으로 본래도 장이 좋지 않아 설사와 복통이 잦았고 특히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로 수업 중이나 학기 중에 심화되었다. 스트레스성으로 장점막과 장운동이 과민해져설사, 복통이 발생하던 중에 감기로 항생제를 복용하며 더욱 자극되어 주소증이 발한 것으로 보고도체탕합이중탕가미를 처방하였다. 도체탕은 의학입문의 처방으로 이질로 피고름이 생기고 뱃속이당기거나 뒤가 묵직하고 배가 아프며 밤낮 없이설사하는 증상을 치료한다고 하였으며9 동물실험에서 대장점막손상을 회복시키고10 활동성 궤양성 장질환에 활용할 수 있는 처방이다11. 본 증례에서는 스트레스로 인한 기체와 만성적인 경과로 어혈의허실협잡 병태가 겸한 것으로 변증하여 이기지제,활혈거어제와 건비위하는 이중탕 개념의 약재들을 도체탕에 가미 하였다. 증상이 호전 될 것을 기대하였으나 오히려 설사가 증가 한 것과 더불어 수면불량과 불안한 증상을 호소하였다. 맥세, 설담태박백한 상태에서 맥세삭, 설담 태박황한 변화를 보여 증례 1과 유사하게 양이 더욱 성해진 상황으로 판단해 형방지황탕가미(Table 1)로 교체하였다. 이후 설사 자체는 안정되어 횟수가 줄었으나 콕콕찌르는 듯 혹 주먹으로 치는 듯한 복통 강도는 거의 유사해 수면은 계속 불량하였고 기력도 저하된 상태였다. 복통의 양상을 어혈로 보아 활혈거어지통약재를 가해 형방지황탕가미 A(Table 3)로 변경하였다. 퇴원 후 학업 복귀하면서 증상이 다소 증가했지만 통원치료로 탕약 복용 지속하며 다시 안정되어 설사와 복통은 거의 호전 되었다.
증례 3의 환자는 본원에 내원하기 전 한약치료를 수회 받았으나 호전이 없었다는 점으로 미루어통상적인 장부변증으로 파악한 신양허로만 처방하면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 따라서 체형과 성향으로 파악한 체질변증으로 소양인 망음증에 쓰는 형방지황탕가미(Table 1)를 처방하였다. 복용 후 큰 불편감이 없어 소양인임을 확신하고 집중적인 치료를 위해 입원하였다. 입원 중에는 장부변증으로 판단한 신양허, 신설에 사용하는 사신환을 합방하여 형방지황탕가미 B(Table 5)로 처방 변경해 빠른 호전을 보였다. 퇴원 후 외래로 한약 처방받아 복용하던 중 음식 부절제로 주소증이 재발되어 다시 입원하였으나 치료 유지하며 호전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한의학적으로 만성 설사의 병인은 외사⋅음식상⋅정지실조⋅장부허쇠 등이 있으며 특히 장부허쇠는 만성 설사의 주된 병인이라 할 수 있다. 장부허쇠에 속하는 병인 중 노권이나 음식상이 오래 되어 비위승강실조와 비양허손으로 음한내생하여 설사를 일으키는 비위허한의 경우에는 삼령백출탕을 주로 처방한다. 오랜 질환으로 전신쇠약하거나 연로하여 신기허쇠로 신양부족, 명문화쇠하여 설사가 있으면 사신환을 주로 처방한다3. 그 외에도 다양한 변증이 있지만 대개 복부를 따뜻하게 해주고비위의 기능을 제고시키며 습을 치료하는 약재가 주된 구성이다. 하지만 장부변증으로 처방하여 도치료 효과가 미미하거나 임상적으로 예상되는 경과와 상이할 경우에는 증상에 대한 철저한 파악과 더불어 사상체질적인 접근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제마는 ≪동의수세보원≫에서 “故醫 有言頭無冷痛 腹無熱痛 且言非也”라 하여 소양인과 같이 양이 성한 체질에게 발생하는 복통의 원인을 다르게 보았다. 소양인 중 평상시 몸의 밖이 차고 설사를 많이 하던 사람이 병이 들면 망음증이 되기 쉽고, 그 중에서도 몸이 차면서 복통과 설사가 동반되는신한복통망음증에는 형방지황탕을 사용하도록 했다12. 형방지황탕의 주요 약재인 숙지황은 보혈보음하는 본초로 補血滋陰, 補精益髓하는 효능이 있지만 滋膩하여 비위허약자나 便溏한 경우에는 주의해야 한다13. 그러나 소양인의 망음증에 해당하는 설사는 오히려 숙지황이 補腎和腎하는 약성으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12. 형방지황탕을 투여하여 일정 정도 이상의 호전을 보인 환자 92명에 대한 황14의 연구에 따르면 식사량이 보통인 경우가 62.5%, 소화가 잘 되는 경우가 76.1%이며 배변 횟수 1회/일인 경우가 53.2%, 대변 굳기가 중간인 경우가 67.4%였다. 이처럼 임상에서 소양인이라 하면 평균 이상의 소화기능을 가진 경우가 많아 증례 1, 2와 같이만성 설사와 소화불량, 기력저하 같은 전형적인 비위허약자의 증상을 보일 때는 소음인으로 오인할가능성이 높다. 이에 이제마는 또한 “少陽人 或有短小靜雅 外形 恰似少陰人者 觀其病勢寒熱 仔細執證 不可誤作少陰人治”라 하여 소양인 중 소음인과 외형이 비슷한 경우에는 병세와 한열을 자세히 변증하여 치료할 것을 강조하였다12.
증례 1, 2에서는 장부변증상 비위기허, 비위허한이나 기체어혈 등으로 판단 된 만성 설사 환자에게 보비위하는 소음인 위주의 약재를 쓰고 주소증이 심화되는 것을 경험하였다. 이러한 반응과 한 열변화 그리고 환자의 체형, 성향 등을 근거로 소양인으로 판단할 수 있었고 형방지황탕가미로 변경한 후 증상이 호전되었다. 질병이 만성적으로 경과한 환자들은 본 증례와 같이 병정이 오래되면서 한열협잡의 상태가 되고 이에 따라 변증이 복잡하고 모호해져 진료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 중 의사인 이은복교수가 임상에서 경험한 만성 위축성 위염 환자에 대한 경과를 정리하여 100여례 가량 기록한 연구15를 보면 “소화기병 환자 중에는 찬 것을두려워하는 사람이 많은데, 질병의 본질이 오인될 수 있는 假寒을 수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때온열약이나 온열요법은 일시적인 완화감을 줄 뿐이고 불 위에 기름을 끼얹는 것과 다름없다.”라 하였다. 일반적으로 변증하면 비위허한이라고 볼 수 있는 증상이지만 맥진, 설진, 복진 및 점막이 붉거나 충혈이 보이는 위내시경같은 객관적 지표까지참고하여 내부의 열증을 확인하였다.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영상이나 실험실 검사에 대한 자료를 확인하기 힘들 수 있고, 의사의 재량에 따라 주요한 감별점이 되는 증상이 누락될 수 있다. 본 저자또한 체질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드러난 임상증상만으로 오진하여 병세를 악화시키는 경험을 하였다. 이러한 경우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한열과 변화되어 가는 병세를 민감하게 파악하여 변증의 근거로 활용해야 함을 알 수 있었다. 향후 소화기 허약의 양상이 동반된 만성 설사환자를장부변증으로 처방하였으나 예상한 효과를 보지 못했다면 사상체질적 접근을 통해 소양인인 환자를 소음인으로 잘못 판단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약에 대한 반응과 증상변화에 세밀하고 민감하게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체질이 명확해진 후에도 장부변증을 병용한 가감법 및 합방을 통해 증례 2, 증례 3과 같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었다. 그러므로 환자를 치료할 때는 장부변증과 체질변증을 함께 운용하여 한 부분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고려해 치료의 완성률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본 연구의 한계로는 증례 3 환자의 치료 기간이 짧아 추후 지속적인 경과관찰이 필요하다는 점, 또한 사상체질진단 설문지와 같이 체질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하여 객관적인 체질 분류가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Ⅳ. 결 론
만성 난치성 설사 환자 3례를 통해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었기에 보고하는 바이다.
1. 장부변증상 비위허약증인 만성 설사환자에게 보비위약 사용 후 악화된 경우 환자의 외형 및 한열과 병세를 면밀히 살펴 소양인으로 분류할 수 있었고, 소양인의 설사에 해당하는 망음증에 쓰는형방지황탕가미를 처방하여 증상이 호전되었다.
2. 소양인 만성 설사 환자에게 형방지황탕을 기반으로 하여 장부변증을 이용한 가미로 치료의 완성률을 높일 수 있었다. 따라서, 임상 진료에 있어 내재된 체질과 외현된 증상을 두루 파악해야 한다.
감사의 글
본 연구는 원광대학교 교내연구비 지원으로 수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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