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기하학의 작도문제인 ‘3대 난제1)’는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해결하고자 하였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일반각의 3등분 문제는 원뿔곡선을 이용하여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초기 그리스인들은 원뿔곡선을 이용하는 방법에 익숙하지 않았고, 기계적인 원리라고 배제하였다. 3대 작도 불가능 문제의 초기 증명으로 파푸스(c.290-c.350)의 저서 「Collection」에서 원뿔곡선을 활용한 일반각의 3등분선 작도 방법 3가지가 보여진다. 그 중 2가지는 중세 이슬람으로 전해지지 못했고, 원뿔곡선의 준선2)과 자취의 성질을 이용하는 방법은 현재까지 전해져서 활용되고 있다.
고대 그리스시대에는 기계적인 방법으로 무시당했던 원뿔곡선을 이용한 방법이 중세 이슬람 수학에서는 오히려 기하적인 연구로써 대수와 기하학의 연결을 확립하여 분석하는 방법으로 수학사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9]). 특히, 아폴로니우스(B.C.250?-200?)는 원뿔곡선을 논증기하학적으로 접근하여 원뿔곡선 연구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 시대에는 문자와 식을 사용할 수 없었지만, 현재의 이차곡선3)에서 다루는 곡선을 원뿔의 절단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원뿔곡선을 통해 대수와의 연결고리를 만들었다.
2015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에서는 학습 부담 경감을 추구하여, 2009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의 「기하와 벡터」과목에 포함된 내용 중에서 음함수의 미분법과 매개변수 미분법, 그리고 평면운동과 관련하여 다루던 속도와 가속도 및 속도와 거리 관련 내용은 「기하」과목에 포함하지 않고 「미적분」으로 이동하였다. 특히, 공간벡터를 삭제하게 됨에 따라 「기하」과목에서 공간에서의 직선, 평면, 공간도형 및 공간벡터에 대한 내용이 약화되었고 「기하」과목이 수학과의 진로 선택과목으로 이동됨([2])에 따라 고대에서부터 중시해 온 기하가 수학교육에서 중요성이 줄어든 것은 타 교과와의 융합을 강조하는 세계적 동향과 멀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추어 2015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에서 기하 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강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현행 중등 수학과 교육과정에서는 좌표를 이용해서 해석기하적으로 원뿔곡선(포물선, 타원, 쌍곡선)을 다루고 있다. 이전 연구([5])에서 Pappus가 일반각의 3등분문제에 관해 제시한 Nicomedes 의 ‘conchoid’를 이용한 방법, Apollonius의 원뿔곡선에 관한 symptoms를 이용한 세 가지 방법(쌍곡선과 원을 이용한 방법, 원호의 3등분을 이용한 방법, 쌍곡선의 초점과 준선을 이용한 방법)을 재조명하고 시각화함으로써 원뿔곡선을 좌표평면을 이용하지 않고 평면 위에 구현할 수 있음을 보이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본 논문에서도 중세이슬람의 일반각의 3등분문제를 원뿔곡선을 이용해서 논증기하적으로 다룸으로써 논증기하와 해석기하의 접목을 시도하고자 한다.
본 논문은 중세 이슬람의 네 명의 수학자 al-Haytham, Abu’l Jud, Al-Sijzī, Abū Sahl al-Kūhī가 원뿔곡선을 이용하여 일반각의 3등분선 작도문제를 해결한 내용을 고찰 및 분석하여 중등수학 입장에서 재조명하고, 특히 중등수학에서 다루고 있는 기하의 기본 성질만으로도 동적기하소프트웨어(GSP)를 활용하여 시각화한 결과를 제공하고자 한다. 결론적으로 원뿔곡선을 이용한 이슬람 수학자들의 기하적 해법의 재해석은 수학사적으로 교과내용지식을 보다 풍부하게 할 수 있으며, 학교 교육현장에서 동적기하소프트웨어를 통해 이슬람 수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중등수학 입장에서 재조명하고 시각화한 자료를 활용한 탐구 활동이 이루어진다면 학생들이 수학 교과 역량을 기를 수 있는 한 장을 제공 할 것이다.
Ⅱ. 연구 내용
일반각의 3등분선 작도4)문제에 대해서는 Pappus5) 가 Nicomedes6)의 ‘conchoid7)’를 이용한 ‘neusis construction8)’을 선보인 이래, 여러 가지 곡선을 이용한 많은 연구결과가 보이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쌍곡선에 관한 Apollonius의 symptom을 이용한 Pappus의 방법은, 비록 당시에는 ‘기계적인 방법’으로 외면당했지만, 너무나 획기적이며, 더욱이 이심률에 의한 원뿔곡선의 재해석과 그를 활용한 제 3 의 작도방법9)은 중등수학 교과내용과 연관 지어 다룰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세 이슬람의 기하학계로 이와 같은 Pappus의 아름다운 결과가 상당 부분 누락된 채 전달되었다고 추측되며, 따라서 각의 3등분문제는 중세 이슬람 기하학계의 연구문제 중 가장 기본적인 문제의 하나로 부각되었다([14,18,19]). 특히 10세기경의 이슬람 기하학자들은 ‘ neusis construction’ 을 정당한 ‘기하적인 방법’으로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쌍곡선을 이용한 Thābit10)의 해법이, 비록 Pappus가 이미 보인 해석([5])과 거의 닮았지만, 기하적인 방법으로 해결한 첫 번째 결과로 평가하고 있다11). 그러나 일반각의 3등분문제 해결에 대한 중세 이슬람 기하학자들의 접근방법은 Pappus의 것과는 조금 다른 시각에서 접근한 것임을 아래와 같은 사항에서 엿볼 수 있다.
∠ABC가 아래의 [그림2.1]과 같이 주어졌을 때, 점 A 에서 변 BC 에 내린
수선의 발을 D 라 하고, 점 A 를 지나는 변 BC 의 평행선 EA 를 긋는다. 여기서
만약 점 B 를 지나는 반직선으로, 직선 AD , EA 와 만나는 점을 각각 L , M 이라
할 때
\(\overline{L M}=2 \overline{A B}\) (2.1)
를 만족하는 것을 그을 수 있다면, 등식 \(\angle L B C=\frac{1}{3} \angle A B C\)가 성립함을 쉽게 알
수 있다.
Pappus는 ‘조건 (2.1)을 만족하는 점 B 를 지나는 반직선을 긋는 방법’을
여러 가지 곡선, 즉 Nicomedes의 ‘conchoid’또는 쌍곡선을 이용하여 찾았다.
[그림2.1]
한편 다음의 [그림2.2]에서 처럼 꼭짓점 를 중심으로 하는 원과 \(\angle A B C\)와의 교점을 같은 문자 A ,C 로 나타내기로 한다. 여기서 만약 점 A 를 지나는 반직선으로, 원 B 와의 교점은 D , 변 BC 의 연장선과의 교점은 E 라 각각 할 때
\(\overline{D E}=\overline{A B}\) (2.2)
를 만족하는 것을 그을 수 있다면, 등식 \(\angle D E B=\frac{1}{3} \angle A B C\)가 성립함을 역시
쉽게 알 수 있다.
이 방법은 Archimedes의 저서 「Book of Lemmas, Proposition 8」12)로부터 얻을 수 있으며, 오늘날에는 Archimedean trisection이라고 불리고 있다([17, p.309-310]). 더욱이 ‘Alhazen's Billiard Problem’은 이 방법으로부터 기인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더욱이 후세 기하학자들에 의해 대수적인 형태로 다루어짐으로써 시대를 넘어 각광을 받은 방법이기도 하다([18]).
[그림2.2]
중세 이슬람에서 조건 (2.2)를 만족하는 반직선 AE의 작도에 대해서는 ‘쌍곡선과 원’ 또는 ‘쌍곡선과 포물선’을 이용하여 얻은 결과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중세 이슬람 기하학자들 중에도 ‘neusis construction’으로 일반각의 3등분선 작도 문제 해결을 시도한 흔적이 많이 보이는데, 본 논문은 주로 [그림2.2]를 바탕으로 중세 이슬람 네 명의 수학자 al-Haytham의 쌍곡선과 원을 이용한 방법, Abu’l Jud의 쌍곡선과 포물선을 이용한 방법, Al-Sijzī의 쌍곡선과 원을 이용한 방법 및 Abū Sahl al-Kūhī의 쌍곡선과 원을 이용한 방법을 다루며 이 네 가지를 ‘해석’, ‘작도’, ‘증명’의 3단계로 고찰 및 분석하고, 가능한 한 중등수학 입장에서 재조명하고, 특히 중등수학에서 다루고 있는 기하의 기본 성질만으로 동적기하소프트웨어(GSP)를 활용하여 시각화한 자료를 제시한다.
Ⅲ. 연구 결과
A-B-P-8 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실려 있다([17, p.309]).
“아래의 [그림3.1]처럼 \(\overline{A B}\) 를 원 \(O\) 의 한 현이라 할 때, \(\overline{A B}\) 의 연장선위에 놓
여있는 점 \(C\) 로서 \(\overline{BC}\) = \(\overline{O B}\)를 만족하는 것을 잡으면 \(\widehat{A E}=3 \widehat{B D}\)가 성립한다. 단, 여기서 점 \(D\)는 원 \(O\)와 \(\overline{OC}\)와의 교점이며, 점 \(E\)는 \(\overline{OC}\)의 연장선과의 교점이다."
[그림3.1]
[그림3.2]
실제로 [그림3.2]처럼 반지름 \(AO\)를 그으면 \(\angle A O E=3 \angle B O D\)가 성립함으로 \(\widehat{A E}=3 \widehat{B D}\)임을 쉽게 알 수 있다.
Heath는 “A-B-P-8은 각의 3등분선을 찾는 방법을 준다.” 고 말하고 있다
([17, p.310]).
실제로 \(\angle A O E\)가 주어졌을 때, 지름 \(ED\)의 연장선위에 놓여있는 점으로 \(\overline{BC}\) = \(\overline{OA}\)
를 만족하는 것을 \(C\)라 하면, \(\widehat{A E}=3 \widehat{B D}\)이므로 \(\angle A O E=3 \angle B O D\)이다.
그러나 “조건 \(\overline{BC}\) = \(\overline{OA}\)를 만족하는 점 \(C\) 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라는
문제가 생겨나며, 그 같은 문제를 중세 이슬람 기하학자들은 여러 가지 곡선, 특
히 원뿔곡선을 이용하여 다채롭게 해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A-B-P-8은 주어진 원호 \(\widehat {AE}\)에 대해서 \(\widehat{B D}=\frac{1}{3} \widehat{A E}\)인 원호 \(\widehat {BD}\)를 찾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지만, Pappus는 주어진 원호 \(\widehat {AE}\) 위에 놓여있는 점 \(G\)로서
\(\widehat{A G}=\frac{1}{3} \widehat{A E}\)
를 만족하는 것을 쌍곡선을 이용하여 찾음으로써 각의 3등분선을 작도하는, 미묘
하지만 약간의 차이점을 엿볼 수 있다([5]).
지금부터 A-B-P-8을 근거로 한 중세 이슬람 네 수학자의 각의 3등분선 작
도방법, 특히 원뿔곡선에 관한 Apollonius의 symptoms를 이용한 방법을 주축으
로 하여 해석, 작도, 증명의 순으로 재조명하고, 아울러 이를 바탕으로 동적기하
소프트웨어13)를 활용한 시각화 자료를 제시하고 그 작도방법을 설명한다.
1. al-Haytham14) 의 쌍곡선과 원을 이용한 방법
쌍곡선과 원을 이용한 al-Haytham의 방법을 중등수학의 입장에서 재조명하
고 시각화하기로 한다15).
(1) 해석
[그림2.2]처럼 꼭짓점 \(A\) 를 지나는 반직선으로
\(\overline{DE}\) = \(\overline{BA}\) = \(\overline{BD}\) (3.1)
를 만족하는 것을 찾았다고 하자. 먼저 다음의 [그림3.3]처럼 점 \(A\)에서 변 \(BC\)에 내린 수선의 발을 같은 문자 \(C\)로 나타내어 \(\overline {CA}\), \(\overline {CB}\)를 이웃하는 두 변으로 하는 직사각형 \(BCAF\)를 만들고, \(\overline {AE}\)와 \(\overline {FB}\)의 교점을 \(G\)라 한다.
[그림3.3]
[그림3.4]
[그림3.5]
[그림3.6]
[그림3.7]
[그림3.8]
[그림3.9](3) 등식 (3.5) 의 증명24)
[그림 3.10]
[그림 3.11]
[그림 3.13]
[그림 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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