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지진은 암석내(암석의) 응력을 변화시키고 유체의 압력과 수리전도도를 변화시킨다(Manga and Wang, 2007; Elkhoury et al., 2006, Wang and Manga, 2010). 또한 지진으로 인해 미고결 퇴적물의 액상화, 지하수위 변화, 하천 유출량 증가, 지하수 화학조성을 변화시키며 새로운 용천이나 머드(mud) 화산이 생기나기도 한다(Wakita, 1975; Rojstaczer et al., 1992; Lay and Wallace, 1995; Quilty and Roeloffs, 1997; Wang, 2007). 판구조론의 관점에서 대규모지진(예를 들면,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은 섭입대에서 지진동시성 단층변위에 의해서 발생한다(Lin et al., 2013). 또한 시추공내의 응력 측정에 의하면, 지진에 의해서 단층대 주변의 응력상태가 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Lin et al., 2007).
2016년 9월 12일 발생한 지진규모 5.8의 경주지진은 1978년부터 시작된 현대식 계기지진의 기록 이후에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이었다(Kim et al., 2016). 경주지진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국민이 체감하는 지진의 불안감은 급격히 커지는 계기가 되었다. 2017년 11월 15일에 발생한 규모 5.4의 포항지진은 경주지진에 비해 규모는 작았으나 지진피해는 증가하였으며 지진에 대한 경각심은 한층 고조되었다. 이와 함께 일부 학자들에 의해 포항지역에 건설 중이던 지열발전소의 물주입이 지진의 원인이 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됨(Grigoli et al., 2018; Kim et al., 2018)에 따라 정부에서는 포항지진 연구조사단을 구성하고 상세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도 지진연구에 대한 R&D 예산을 대폭 늘리게 되었으며, 지진방재 대책에도 보다 더 큰 주의를 기울이게 되었다. 경주지진과 포항지진으로 인하여 최근 다수의 관련 연구들이 수행되었으며(Kim, et al., 2016; Kim et al., 2018; Grigoli et al., 2018), 특히 지진 관측 자료에 의한 연구뿐만 아니라, 지하수 변화와 지진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들도 수행되었다(Lee at al. 2017; Lee et al. 2018; Yun et al., 2019).
지구물리검층은 지하지질의 물리적 특성을 파악하고, 지층의 단열대와 수리지질 특성을 파악하는데 효과적이다(Hamm et al., 2007; Won et al., 2014). 그러나 지금까지 국내에서 지진 발생 전후의 지반 변화를 지구물리검층으로 해석한 예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본 연구는 중 ‧ 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부지 내에 설치한 시추공에서 시행한 2005년과 2018년의 초음파 주사검층 자료를 통하여 지진과 지질학적 환경 변화에 따른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의 지하 지질의 특성 변화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연구지역 현황
연구지역은 지질학적으로 백악기 퇴적암류(녹회색 또는 담회색 사암, 녹회색 또는 암회색 셰일), 제3기 화강암류(화강섬록암, 흑운모 화강암, 섬록암), 제3기 화산암(유문암, 석영안산암)으로 주로 구성된다(KHNP Corporation, 2006; Chwae et al., 1988; Hwang et al., 2007). 화강암과 인접한 퇴적암지역에서는 열변성작용에 의해서 퇴적암이 혼펠스화되어 있다. 연구지역내 광역적인 지하수 흐름은 서부의 산지지형에서 동부의 해안지역으로 일어나며(Cheong et al., 2016), 주로 화강암과 퇴적암의 단열대를 따라 움직인다(Cheong et al., 2017). 그러나 국부적으로 중 ‧ 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사일로 쪽으로 지하수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2005년에는 1단계 중 ‧ 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부지특성조사의 일환으로 초음파 주사검층을 실시하여 시추공 내에서의 암반 파쇄대와 불연속면의 발달양상과 단열대 특성을 파악하였다. 그리고 2018년에는 2016년 경주지진과 2017년 포항지진에 의한 지하지질 및 단열계 변화를 파악하기 위하여 초음파 주사검층을 실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지하수위 분포, 시추공 상태 등을 고려하여 퇴적암지역의 KB-7 공과 화강섬록암지역의 KB-14 공을 대상으로 초음파 주사검층(Acoustic Televiewer, ATV) 자료를 분석하였다(Fig. 1). 처분시설 건설이전인 2005년 초음파 주사 검층 당시 KB-7공과 KB-14공의 지하수위는 지표면하 각각 23.4 m과 12.0 m이었으나, 방폐물 처분시설 굴착으로 인해2018년에는 지하수위가 각각 지표면하 117.3 m 및 69.2m에 위치하였고, 장기간 나공 상태에 있어서 공벽의 풍화 및 일부 구간의 붕괴가 발생하여 2005년 검층에 비해 2018년에는 일부 구간에 대해서 검층이 실시되었다(Table 1).
Fig. 1. Location of the study area.
Table 1. Information of monitoring weells and acoustic televiewer (ATV) log
연구방법
초음파 주사검층은 초음파(주파수 1.5 MHz) 빔(Beam)을 시추공 내벽에 주사하여 단열 및 단층의 크기, 방향 및 경사,암질 변화와 암반의 역학적 상태를 정확히 규명하고, 주변 암반의 투수성 단열 혹은 주요 취약 구조선 확인 및 암질 평가에 활용된다. 초음파 주사 검층 장비는 데이터를 획득하고 저장하는 본체, 공내에 삽입하는 검층기, 그리고 케이블 및 윈치 등보조장치로 구성되어 있다.
초음파 주사검층에 의해서 시추공 내 절리들의 방향성, 간극(Aperture), 단열 빈도를 측정하였다. 절리들의 방향성은 2개 혹은 3개의 주요 방향으로 구분되며, 각 방향에 대한 절리들의 군집성은 다음 식과 같이 표현된다(Fisher, 1953).
\(f(\theta)=\frac{K \sin \theta e^{K \cos \theta}}{e^{K}-e^{-K}}\) (1)
여기서, θ는 평균 벡터로부터의 편차각이고, K는 피셔상수 또는 분산도로서, 값이 커질수록 한 방향의 밀집도가 커짐을 나타낸다.
본 연구에서 수리지질학적 투수성 구조영역(HCD, Hydraulic Conductor Domain)은 파쇄대(Crush zone)와 단열대(Fracture zone)로 분류되며, 그 외에는 암반단열(Background fracture)이 있다(Andersson et al., 2002). 또한 암반강도지수(Rock Strength Index, Rsi)는 다음 식과 같다.
\(R_{s i}(\mathrm{x})=K \cdot\left(L_{x} / L_{c}\right)\) (2)
여기서 K는 케이싱의 강도치로서 2000kg/cm2이고, Lc는 케이싱에서의 초음파 진폭, Lx은 심도 x에서의 초음파 진폭이다.
연구결과
2015년과 2018년의 심도 구간별 절리 특성
지진에 의한 단열의 생성 여부 및 단열체계의 변화 파악을 위해 2005년과 2018년에 감시공 KB-7과 KB-14에서 실시한 초음파 주사검층 결과로부터 절리 특성을 비교 분석하였다. 2018년도 검층에 의하면, 시추 후 KB-7공과 KB-14공의 시추공벽은 장기간 노출로 인한 변질작용으로 암반 상태가 전반적으로 불량하였다.
절리 방향성
KB-7공에서는 117.3~143.5 m(26.2 m 구간)의 절리 방향성을 분석한 결과, 2005년과 2018년의 검층에서 모두 2개의 절리군이 나타났다(Table 2). 장미도표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2005년과 2018년 검층에서 주방향성이 각각 N4W/54NE와 N2E/43 SE로써 절리군의 방향 변화가 나타난 것처럼 보이나, 스테레오그램에서 전체 절리의 분포 양상은 절리의 밀집도(각각 14.8과 25.7)의 차이와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Figs. 2~3).
KB-14공에서는 69.2~153.0 m(83.8 m 구간)에 대하여 절리 방향성을 분석한 결과, 2005년 검층에서는 2개의 절리군, 2018년 검층에서는 3개의 절리군이 나타났다(Table 2). 장미도표에서 보면 2005년 검층에서는 주방향성이 서북서방향, 2018년 검층에서는 주방향성이 북서방향으로 보이지만, 스테레오그램에 투영된 전체 절리의 분포 양상은 2005년과 2018년의 검층 결과가 거의 유사하며, 비교적 낮은 주방향 절리의 밀집도(각각 25.3과 26.6)에 따른 절리군의 대표방향의 차이가 약간 발생하는 것으로 판단된다(Fig. 2). 따라서, 실제로는 주방향성의 대표절리의 방향은 10° 내외의 차이를 보인다.
Table 2. Fracture analysis result in the KB-7and KB-14 boreholes
Fig. 2. Comparison of fracture orientation density of the boreholes KB-7 and KB-14 in the years 2005 and 2018.
Fig. 3. Fracture orientation analysis using data of the years 2005 and 2018.
절리개수와 평균 절리간격
2005년과 2018년 검층을 비교한 결과, KB-7공에서는 주방향의 절리개수가 12개에서 62개로 증가하고, 부방향의 절리개수는 17개에서 20개로 증가하였다. 한편, 주방향의 절리간격은 평균 0.34 m에서 0.29 m로, 부방향의 절리간격은 평균 1.02 m에서 1.1 m로 차이가 없었다. 절리개수는 증가하였으나 평균 절리간격의 변화가 없는 것은 기존 절리 주변이나 특정구간에 절리가 추가적으로 발생했다는 것을 지시한다(Fig. 4). KB-14의 경우, 2005년 보다 2018년에 주방향의 절리개수는 68개에서 94개, 부방향의 절리개수는 21개에서 88개와 40개로 증가하였다(Fig. 5). 한편, 2005년 검층에서 주방향성과 부방향성의 절리간격은 각각 0.96 m와 3.77 m였으며, 2018년에는 주방향성과 2개의 부방향성의 절리간격이 각각 0.51 m와 0.63 m 및 1.02 m로 감소되었다. 절리개수는 증가하고 절리간격이 감소한 것은 기존 절리들 주변 혹은 기존 절리들 사이에서 새로운 절리들이 넓은 범위로 생성되었음을 지시한다. KB-7은 퇴적암 지역에 위치하므로, 암질의 이방성으로 인한 특정 방향과 특정 구간의 암반강도 차이로 인해서 절리가 일부 구간에 한정되는 경향성을 보이고, KB-14는 화강섬록암 지역에 위치하여 퇴적암에 비해서 암질이 등방성을 가지므로, 절리의 발달 범위가 더 넓은 것으로 판단된다.
심도 구간별 절리빈도
KB-7공에서는 2005년의 경우, 투수성 절리가 134~141 m 구간에 집중되어 있었으나, 2018년에는 117~143 m 전체 구간에서 투수성 절리가 확인되었고, 134~141 m 구간에서는 절리빈도가 증가하였다(Fig. 6). 2005년에 비해 2018년에는 전체적으로 120 m~140 m 심도의 하부에 분포하는 특정 구간의 절리빈도가 늘어났다.
KB-14공에서는 2005년의 경우, 135 m 심도에서 투수성 절리가 다수 관찰되며, 검층 전체 구간(69~151 m)에서 불투수성 절리가 확인되고 특히 71 m 심도에서는 다수 나타났다. 2018년에는 75 m 심도에서 투수성 절리가 다수 관찰되었다. 불투수성 절리는 2005년와 마찬가지로 2018년에도 69~151 m 전구간에서 확인되었고, 특히 71 m 심도에서 다수 나타났다. 주방향성 절리군은 2005년에는 하부심도 136 m 구간에서 주로 분포한 반면, 2018년에는 74~75 m의 중간심도 구간에 다수 분포한다.
Fig. 4. Comparison of fracture spacing of 2005 and 2018 at thte borehole KB-7.
Fig. 5. Comparison of fracture spacing of 2005 and 2018 at the borehole KB-14.
Fig. 6. Comparison of sectoral fracture density in 2005 and 2018.
절리면 경사각과 절리간격 범위
KB-7공의 경사각은 2005년에는 50~60°, 2018년에는 40~50°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절리간격 범위는 2005년 200~600 mm에서 2018년 60~200 mm로 다소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Fig. 7).
KB-14공에서는 2005년에는 경사각 40~50°, 2018년에는 50~60°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과 2018년 검층에서 절리간격의 범위는 60~200 mm가 우세한 것으로 분석되었다(Fig. 7).
절리간극
개구성 절리간극은 암반을 불연속면으로 분리시키는 수직거리로서 그 공간이 비어있거나 지하수로 채워진 경우, 또는 광물질로 충전되어 있었으나 자연적 또는 인위적 행위로 인하여 국부적으로 그 광물질이 씻겨 빠져나간 형태의 단열 공간이다.
2005년 검층과 2018년 검층의 시추공별 절리간극 분석 결과, KB-7 및 KB-14 공 모두 전체적으로 2005년에 비해 2018년에 절리간극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Fig. 8). 이러한 절리간극의 증가는 2016년 경주지진의 영향으로 인해 단열계의 변화로 인해서 발생한 것으로 볼 수도 있으나, 2005년 감시공 굴착 후 10년 이상 장기간 나공 상태로 있음에 따라 공벽의 풍화가 진행되어 미세절리의 간극이 증가했을 가능성도 있다. Nelson (2001)은 기계적 또는 화학적인 풍화에 의해서 생성되는 풍화단열을 제시한 바 있다.
Fig. 7. Fracture dip and spacing at the borehole KB-7 in 2005 and 2018.
Fig. 8 Comparison of aperture sizes at the boreholes KB-7 and KB-14 in 2005 and 2018.
상대 암반강도
암반의 공학적 특성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 시추공벽에 반사된 초음파의 진폭값을 이용하여 상대암반강도를 산출하였다. KB-7공의 상대 암반강도는 2005년 검층에서는 상대 암반강도의 심도 구간별 평균값을 적용하여 비교적 매끄러운 곡선으로 보이지만, 2005년과 2018년의 강도 변화의 경향성은 전체적으로 유사하게 나타났다(Fig. 9).
KB-14공의 2018년 상대 암반강도는 일부 구간에서 국부적 파쇄대와 개구성 절리의 영향으로 낮은 값을 보이지만, 전체적으로는 대부분 닫힌 절리로서 상대 암반강도가 높게 나타났다. 절리 및 파쇄대가 발달한 하부 심도의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2005년과 2018년의 암반강도는 약 1,000 kg/cm2로써 유사한 값을 보인다(Fig. 9).
Fig. 9. Comparison of relative rock strengths of 2005 and 2018 at the borehole KB-7 and KB-14.
토의 및 결론
2016년에 발생한 경주지진과 2017년에 발생한 포항지진 등 지진과 풍화작용과 같은 지질환경 변화에 따른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부지 내 단열의 생성 여부 및 단열체계 변화 파악을 위해 KB-7, KB-14 공을 대상으로 2005년과 2018년의 초음파주사검층 자료에 의해서 동일 심도 구간의 단열계를 비교 분석하였다. 지진 전후의 단열체계의 특성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절리군의 방향성, 절리개수, 절리간격, 절리간극, 경사각, 심도 구간별 절리빈도, 상대 암반강도를 분석하였다.
KB-7 공에서 절리개수와 절리간극, 심도 구간별 절리빈도는 2005년보다 2018년에 대체로 증가하였다. 이러한 증가는 2016년 경주지진과 2017년 포항지진 등의 영향으로 인한 단열체계의 변화로 인한 영향이거나, 2005년 감시공 설치 이후 10년 이상의 오랜 기간 감시공이 나공 상태로 있어서 시추공벽의 풍화로 인한 것일 수도 있다. KB-14 공에서 전체 절리의 방향성과 절리의 평균 간격은 2005년과 2018년 사이에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으나, 절리면 경사와 전체적인 상대 암반강도는 2005년과 2018년이 유사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특성은 KB-14공 중간심도(심부 75 m)에서 새로운 방향의 절리가 넓은 심도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것에 기인한다.
현재까지의 초음파 주사검층 결과로는 지진의 영향 여부를 정확하게 평가하기 어렵다. 향후에 발생할지 모르는 지진의 영향이나, 자연적인 지질변화 (풍화 등)의 영향을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보다 장기적이고 주기적인 초음파 주사 검층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사사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사업 (NRF-2017R1A2B2009033)과 행정안전부의 지진방재분야 전문인력 양성사업으로 지원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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