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적인 양계관리 - 닭 콕시듐증

  • 신인호 (CJ제일제당 축산기술센터)
  • Published : 2018.01.01

Abstract

Keywords

서언

닭 콕시듐증은 양계 산업이 존재하는 곳이면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원충성 질병이다. 닭의 소화기관에 기생해 닭의 소화 기관을 공격해 설사를 일으켜 증체율을 떨어뜨린다. 폐사가 많이 발생해 큰 피해를 보기도 한다. 괴사성 장염과 같은 2차적인 감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환경에서의 생존력도 강하여 양계 산업이 존재하는 한 근절하기가 쉽지 않은 질병이다.

수많은 연구자들이 약제와 백신들을 개발하여 통제하고 있으나 지금도 우리 주변의 양계 농장에서 끊임없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전통적으로 양계 콕시듐증은 평사에서 잦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산란계 케이지 사육에서도 종종 볼 수가 있다. 심지어는 새로운 케이지에 입식한 닭에서도 발병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에 대한 적절한 해결책과 예방 대책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가금 콕시듐증에 대한 정리를 해보고자 한다.

콕시듐증 증상과 피해

닭이 콕시듐증에 걸리게 되면 장 세포에 직접 손상을 일으킨다. 이로 인해 설사, 탈수, 영양분 섭취 저하, 장염, 혈변, 폐사 등이 발생한다. 육계에서는 체중 감소로 인한 출하 일령 지연을 유발하고 사료 효율이 떨어진다. 전형적인 콕시듐에 대한 증상은 닭들이 고개를 늘어뜨리고, 깃털이 꺼칠하고, 활력이 없고, 사료 섭취량이 저하된다. 산란계 및 종계에서는 육성 중 체중 균일도에 문제를 일으켜 나중에 생산 성적에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어떤 양계인은 콕시듐병은 질병도 아니라고 우습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피똥을 싸는 질병이고 이에 대해 약을 쓰면 고쳐지는 질병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콕시듐병은 보이지 않는 임상 증상을 유발하면서 의외로 농가에 상당한 경제적 손실을 가져다주는 질병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육성 중인 산란계와 종계에서는 콕시듐증을 한번 앓고나면 체중이 균일하지 않게 되고, 이런 계군은 정상적인 생산성적을 나타내지 못한다. 2차적인 세균 감염을 유발하기도 한다.

종계의 경우 20주령 가까이 평사에서 사육되는 육성 기간 콕시듐에 언제든지 노출이 될 수 있다는 것은 큰 위험거리 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육성 중에 콕시듐에 감염되지 않도록 예방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닭 콕시듐의 경제적 피해 규모는 전 세계적으로 막대하다.

콕시듐 원인체

닭 콕시듐을 일으키는 원인체는 아이메리아(Eimeria)이다. 닭에서 알려진 아이메리아의 종류는 9종이다. 어떤 종은 병원성이 강하지만 어떤 종은 병원성이 미약하다(표 1).

표 1. 주요 아이메리아 종류

특히 어린 병아리들이 콕시듐 원충에 대한 감수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한번 감염이 되고 나면 감염된 콕시듐 종류에 대하여는 면역을 형성한다. 그렇지만 아이메리아종간에는 교차 면역이 형성되지 않는다. 나중에 다른 아이메리아 종이 감염되는 경우에는 농장에서 지속적인 피해를 나타내게 된다(표 2).

표 2. 종류별 주요 감염 시기

콕시듐의 원충은 개나 고양이, 설치류, 사람, 곤충, 오염된 기구, 야생 조류, 먼지 등에 의한 기계인 요인에 의해 전파가 된다. 콕시듐은 세포 내의 기생충으로 세포 내부에서 기생한다. 항체에 의한 영향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콕시듐의 면역 기전은 기본적으로 세포 매개성 면역 반응(Cellular immunity)이다. 콕시듐의 전파는 모든 Eimeria 종류가 가진 오오시스트에 의한다(위 그림 참조). 오오시스트는 단단한 껍질에 둘러싸여 있으며, 이 내부에 스포로시스트가 4개가 있는데 이 스포로시스트도 단단한 껍질에 둘러싸여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오오시스트는 환경과 소독제에 강한 저항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웬만해서는 농장에서 콕시듐 원충을 없애기가 쉽지 않다.

▲ 오오시스트(Oocyst) - 4개의 스포로시스트를 갖고 있다.

이 오오시스트가 닭의 체내로 들어가게 되면 근위에서 오오시스트가 부서지게 되고 소장 내에서 소화효소의 작용 때문에 스포로시스트 내에 스포로조이트가 방출이 된다. 스포로조이트는 장 점막의 세포 내로 침투하게 되어 생식을 시작한다. 장 세포를 파괴하고 증식한 원충은 닭의 분변을 통해 엄청난 양의 오오시스트를 배설하게 된다. 이러한 번식 사이클은 4~6일에 걸쳐 이루어진다. 온도, 산소, 습도 조건이 좋으면 사이클은 더 빨라진다. 번식 능력이 좋아 짧은 시간 동안 계사 주변을 엄청난 양의 오오시스트로 오염시킨다. 배설된 오오시스트는 축사 주변에서 수개월 동안 생존한다. 1개의 오오시스트는 50만 개의 오오시스트로 증식이 가능하다. 이러한 이유로 케이지 사육에서 계분 벨트를 쪼아 분변을 섭취한 산란계에서도 콕시듐이 종종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콕시듐과 다른 질병의 복합 감염

콕시듐에 의해 장관벽이 손상되고 기능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면 괴사성 장염(Clostridium perfringens)이나 살모넬라 (Salmonella typhimurium)같은 2차 세균에 노출될 기회를 제공한다. 마렉병이나 감보로병과 같은 면역억제 질병에 노출이 된 계군의 경우 콕시듐증 감염 기회가 더 생겨나고, 콕시듐병을 악화시켜 약품 비용이 많이 들게 하는 원인이 된다. 필자는 최근 동남아의 한 종계장에서 콕시듐증과 괴사성 장염이 동시에 발병한 사례를 접할 수 있었다(위 사진 참조).

<사진> 괴사성 장염 사례

이들 장벽에서 원충 오오시스트를 현미경으로 확인하였다. 장벽이 타월과(Turkish towel) 같은 형태로 생긴 전형적인 괴사성 장염의 증상도 살펴볼 수가 있었다. 동남아의 6개월간 지속하는 우기에 환경 습도가 100%까지 올라가는 환경 속에 바닥 깔집이 질어지면서 발생하게 된 상황이었다.

오오시스트의 생존 능력과 병원성

오오시스트는 온도에 민감하다. 오오시스트를 55°C의 고온에 두거나 얼리게 되면 오오시스트는 금방 살멸한다. 오오시스트는 습도에도 민감하다. 위의 동남아 사례처럼 깔집의 습도가 높은 경우 임상 증상과 병원성 발현에 차이를 나타낸다. 아래의 연구 논문 요약을 보면 적절한 습도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이메리아 테넬라(Eimeria tenella)에 대하여 14일령 로스 30,810마리에서 각각의 상대 습도 조건을 다르게 하여 실험하였다(G. Mateju, P. Bedrnik).

표 3. 상대습도에 따른 오오시스트 생존 실험 결과

콕시듐 원충에 효과적인 소독약

콕시듐 원충은 기본적으로 소독약에 내성이 강하다. 따라서 소독약 살포 외에 ‘청소 - 세척 - 건조 - 소독’ 등의 반복 과정을 거쳐 발병 가능성을 최소화는 게 좋다. 출하후/입추 전 콕시듐 충란에 효과적인 소독약은 다음과 같다.

1. 페놀계 소독약 : 단졸, 산졸과 같은 제품을 100∼200배액으로 분무한다. 콕시듐 원충에 효과가 가장 확실하지만, 부식성이 있으므로 주의한다.

2. 4급 암모늄 + 글루타르 알데히드 계열 소독약 : 옴니싸이드와 같은 제품을 100∼500배의 비율로 희석하여 축사 내외부, 발판 소독, 고압 분무 소독한다.

항콕시듐제 사용 프로그램

1. 암플로리움+설파제 계열 약품을 예방적 차원에서는 1:3000의 비율로 희석하여 3~4일 투여하고, 치료 목적으로 사용할 때는 1:1000의 비율로 희석하여 5~7일 투여한다.

2. 톨트라주릴 계열의 약품을 음수 1L당 본제 1mL 비율로 섞어 2일간 투약 후 5일 경과하여 1회 반복 투약한다.

3. 디크라주릴 계열 약품을 음수 1L당 본제 1mL 비율로 섞어 2일간 투약, 5일 경과 후 1회 반복 시행한다.

위의 프로그램을 상황에 따라 변경하여 적용한다.

백신 접종

콕시듐을 예방하기 위한 효과적인 측면에서 백신 접종을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2~3주 정도가 지나면 면역 능력이 획득된다. 아이메리아 네카트릭스의 경우 좀 더 시간(최소 4주 이상)이 지나야 면역이 형성된다. 중요한 것은 균일하게 접종을 해야 한다. 종계의 경우 전 세계에서 대부분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한 번의 접종으로 일생 동안 면역이 이루어진다. 접종 방법으로는 농장에서 음수 접종, 부화장에서 분무 접종, 사료 위에 분무 접종(3~5일령) 등의 방법이 있다. 제일 바람직한 것은 부화장에서의 분무 접종 방법이다. 국내의 경우 백신 접종 실패의 가능성을 지나치게 우려해서 사료 위에 분무 접종을 많이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농장이 오염이 되어 있으면, 백신 오오시스트보다 야외 오오시스트가 더 신속히 증식될 수 있는 위험성이 크게 존재한다. 백신 접종 후에도 계군 내에서 백신 오오시스트가 2~3회의 사이클을 거쳐 면역이 형성되도록 한 것이 중요하다. 또한 사료에 항 콕시듐제가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무조건 암프롤리움을 처치함으로 인해 충분한 면역이 형성되지 않아 후에 특정 개체들에서 콕시듐이 종종 터지거나 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아이메리아 네카트릭스와 같은 원충은 좀 더 시간이 지나야 충분한 면역을 형성할 수 있는데 암프롤리움을 처치함으로써 결국 백신 접종 효과를 보지 못하게 된다. 백신 접종 비용을 허공에 날려 보내는 꼴이 되는 것이다.

결론

농장에서 콕시듐 질병에 대해 좀 더 식견을 갖고 관리를 한다면 좋겠다는 차원에서 콕시듐에 대한 요약정리를 해보았다. 닭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이상 닭 콕시듐을 완전히 근절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콕시듐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갖고 농장 관리를 해나간다면 농장의 생산성을 유지하면서 경제적 피해를 극소화할 수가 있다. 모든 양계인들이 이를 지혜롭게 대처하여 닭 콕시듐으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