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석가금진료연구소 양계 질병 동향 - AI 재 발생 관련 문제점 및 대책

  • 손영호 (반석가금진료연구소 반석LTC)
  • Published : 2017.07.01

Abstract

Keywords

‘AI 재 발생’은 철새에 의해 유입된 AI 바이러스가 사육농장에서 확인된 이후 발생이 중단되었다고 믿고 있는 중에 동일한 바이러스에 의해 다시 AI가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는 철새에 의하여 새로운 바이러스가 유입되어 최초로 발생하는 것과는 달리, 한 때 유행하였던 바이러스가 어떤 형태로든 잔존하고 있다가 가금사육농장에서 재차 발생하는 경우로, 재 발생된 바이러스가 지난 AI 발생 시의 원인체와 동일한 바이러스라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재 발생으로 규정하는데 있어 필수 요건이 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AI를 분석하여 보면, 작년 11월 16일에 과거에는 우리나라에서 발생하지 않았던 새로운 아형인 H5N6형이 최초로 발생한 이후 H5N6형에 의한 AI 발생이 계속되다가, 올 2월부터는 과거에도 발생하였던 H5N8형이 함께 발생하기 시작하여 한동안 이어서 발생하였다. 그러던 것이 지난 4월 초 마지막 발생 후 한동안 발생하지 않았었는데, 6월 초에 또다시 H5N8형 AI가 발생하였다. 이번에는 오골계농장에서 AI가 발생하였다. 이번 발생의 심각성은 오골계를 사육하는 농장들이 생(살아 있는) 닭을 유통하면서, AI에 감염된 오골계에 의해 주로 소규모 농장에서 AI 바이러스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08년에도 AI가 전통시장 상인들을 통하여 전국으로 확산된 것을 겪은 경험이 있기에 이번에도 AI가 이들을 통하여 전국으로 확산될 우려로 방역당국이 긴장했었다. 이번호에서는 이번에 재발생한 AI에 관한 문제점들을 분석하여 보고,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게 하려면 어떤 대책들이 필요한 지 알아보기로 한다.

1. 이번 AI 발생 상황

이번 AI 재 발생 시 최초로 발생을 신고한 농가는 제주시에 위치한 소규모 농가였다. 이 농가는 5월 27일에 제주의 전통시장에서 오골계 5마리를 구입하였는데, 구입한 다음날 구입한 오골계 5마리와 기존에 이 농가가 사육하고 있던 토종닭 3마리가 동시에 폐사하자 6월 2일 방역당국에 이를 신고하게 된 것이다. 신고를 받은 방역당국의 역학조사결과이 농가는 전북 군산의 오골계 농장에서 공급한 오골계를 구입하여 AI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되어, 전북 군산의 오골계 농장으로부터 공급받은 다른 농가들에 대한 추가적인 조사를 하였고, 결국 이 농가로부터 오골계를 공급받은 다른 농가들도 AI가 발생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만일 제주시 농가의 AI 발생 신고가 늦게 이루어졌다면, 이번 AI 발생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되었을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제주시에 오골계를 공급한 전북 군산의 오골계 농장이 직접 또는 중간상인들을 통해 판매한 경로가 대부분 파악되었다는 것이다. 군산의 오골계 사육농가는 이 농가에서 생산한 오골계의 종란을 타인 소유의 부화장에서 임시 부화시킨 후 약 30일령까지 본인 농장에서 육성한 후 판매하는 농장이었다. 오골계를 판매하면서 거래처 등을 정확하게 기록하였어야 하나 기록이 부실하였던 관계로 판매처를 알 수가 없어, 국민안전처에서는 SNS 등을 통하여 오골계농장과 연관된 많은 소규모 농장들을 파악하여야만 하였다(5월 29일부터 군산농장에서 들여온 오골계가 대량폐사 한 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농가는 경찰에 고발조치 되었음). AI가 감염된 가금이 다른 사육농장으로 이동되어 AI가 발생되는 상황은 조치 여하에 따라 신속하게 상황이 종료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신속한 상황종료는 AI 발생 신고농장이나 원발농장들이 AI에 감염되었음을 확인한 후 이 농장과 역학적으로 연관성이 있는 다른 농장들을 얼마나 정확히 확인하여 추적하고 조치할 수 있는가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

2. AI 재 발생의 원인 및 실태

이번 AI가 재 발생한 원인을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방역당국에서는 발생한 농장의 사육 및 유통 특성 등을 고려해 볼 때 전통시장에 잔존하고 있던 바이러스가 발생농장의 유통라인 등을 통해 오골계 사육농장으로 유입되어 발생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 AI 재 발생 사례는 이번 경우를 제외하고도 최근에 3차례나(’14년 9월, ’15년 9월, ’16년 3월) 확인된 바 있어, 이번 발생으로 4년 연속으로 재 발생이 이어진 셈이다. 이렇게 연속으로 재 발생이 확인됨에 따라 이에 대한 근본 대책이 절실히 요구되어지고 있다. 방역당국에서는 4차례에 걸친 재 발생사례 모두 그 원인을 발생기간 동안 AI 바이러스가 전통시장으로 유입된 후 사멸되지 않고 잔존하고 있다가 가금 사육농가로 다시 유입되어 재 발생된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도 전통시장의 AI 바이러스 잔존 위험성에 대해 전문가들이 끊임없이 우려하고 있었는데 이것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전통시장으로 AI 바이러스가 유입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사육농가로부터 전통시장으로 가금 및 가금 산물이 유통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유입되었을 가능성이 가장 클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AI에 대하여 저항성이 있어 감염되어도 증상이 미약하거나 폐사하지 않는 축종들과의 연관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3. 재 발생, 무엇이 문제인가? 

1) 전통시장 및 가든형식당의 유통구조상 문제점

우리나라의 전통시장과 가든형식당들에서는 생(살아 있는) 가금을 판매하거나 자가 도축을 하고 있어 이러한 과정에서의 AI 전파 위험성이 매우 높은 실정이다. 전통시장에서 가금을 판매하는 중간상인들의 계류장에는 가금(육계, 토종닭 및 오골계 등)과 토끼, 고양이, 염소 및 개 등이 섞여 있는 경우가 많고, 전통시장에서 팔고 남은 가금을 다시 계류장에서 보관하거나 추가 사육하였다가 판매하기 때문에 이곳에서 AI 바이러스의 교차오염 기회가 많다. 게다가 여러 축종을 같은 계류장에서 사육하거나 보관하기 때문에 축종 간 AI 전파의 위험성도 매우 높은 상황이다. 전통시장과 가든형식당에서의 자가도축도 재 발생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제한하여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많았으나 소상공인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 우선하여 반영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2) 광범위한 AI 전파 위험성 상존

우리나라에서는 2008년에 전통시장을 통하여 전국적으로 AI가 전파된 사례가 있고, 전통시장의 유통구조상 문제점들이 해결되지 않고 있어 전통시장을 통한 AI의 광범위한 전파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통시장에 생가금을 공급하는 범위가 이번 발생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지역적으로 상당히 넓고, 게다가 판매한 기록이 잘 유지되지 않고 있어, 가금을 구입해 가는 소규모 농장의 경우 방역당국이 세부적으로 그 현황을 파악하기 어려워, AI 발생 시 추적관리가 제한된다. 만일 대규모의 산업용 농장에 AI 바이러스가 전파된다면 생각하기도 싫은 대규모 발생의 악몽이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4. 재 발생을 막으려면

1) 전통시장 및 가든형식당의 유통구조 개선

전통시장을 통한 AI 바이러스 잔존에 의한 AI 재 발생 사례가 거듭 확인되면서, 전통시장의 소상공인들을 보호할 목적으로 덮어 두었던 전통시장의 생 가금 판매 금지 문제가 다시 거론되고 있다. 정부와 전통시장 유통 상인, 생산자 단체, 그리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상호 발전적인 방향으로 개선 대책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2) 소규모 농장과 중간상인, 그리고 중간상인 소유 계류장에 대한 등록 및 관리

이번 AI 재 발생 사례에서는 소규모 농장과 중간상인, 그리고 중간상인들이 소유하고 있는 계류장에 대한 현황 파악이 잘 안 되어 관리에 애를 먹었다. 중간상인에 대해서는 등록이 의무화 되어 있으나, 이번 발생기간 동안 조사한 바에 의하면 많은 수의 중간상인들이 등록되지 않은 상태로 있음이 확인되어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해 보였다.

3) 전통시장 및 계류장에 대한 AI 예찰활동 실시

전통시장 등을 통한 연속적인 재 발생이 확인됨에 따라 AI 발생기간 및 발생 후 종식기간에 전통시장 및 계류장에 대한 AI 예찰활동(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재 발생의 원인이 주로 전통시장의 잔존 바이러스가 사육농장에 유입된 것으로 확인된 경우가 많으므로, 향후 방역당국은 전통시장 및 계류장에 대하여 평시 및 발생 시 예찰활동을 통하여 AI의 재 발생을 차단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