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계업 발전 방안 - 종계장·부화장 수익개선 방안

  • 이석 ((재)한국산업관계연구원)
  • Published : 2017.05.01

Abstract

Keywords

종계장·부화장 수익개선을 위한 법·제도·정책 마련 필요

국내 종계·부화 농가는 수직계열화를 통해 종속적이고 일방적인 계약 환경에 놓여있으며, 종계 공급과잉이라는 이중고에 종란 및 병아리는 생산원가 이하의 납품단가로 거래되고 있어 생산원가를 보전하거나 농가의 수익성을 보장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지원방안이 절실한 시점이다.

현재의 종계장·부화장에 대해 종란 1개당 생산원가를 비교해보면 평사 무창 기준으로 육성계 농장의 경우 306~316원, 성계 농장의 경우 328~338원으로 분석되어 종란 납품단가는 최소 306원이 되어야만 적자를 면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 금액은 사육 수수 5,000수, 사육기간 64주, 종란 지수 150개, 배부율 75% 기준으로 산출된 것으로 만약 최소 마진과 가축재해 및 축사 보험료, 상차비, 방역비 일부(접종비) 등을 부담한다면 농가에서 부담하는 적자폭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외도 계열업체의 종계공급 과잉으로 납품단가는 더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수급량을 조절하지 않거나 생산원가를 보전해주지 않으면 농가는 폐업하거나 계열업체의 업무를 위탁받는 농가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부화장 역시 종계장과 유사한 상황으로 병아리 1마리당 생산원가는 541원인데 반해 평균 납품단가는 345원으로 생산원가 대비 약 196원 정도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개인 부화 농가의 소득보전을 위해 납품단가의 현실화는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같이 열악한 사업환경에 처한 농가들은 계열사 대비 시장정보나 기술력, 자본력 등에서 전반적으로 밀릴 수밖에 없는 현실을 고려하여 농가의 자생력 구축을 위한 종계사육 교육, 경영관리 지원 정책 등을 검토하고, 종란(병아리) 납품 계약서에 대한 제정과 공정거래위원회 표준계약서 등록 등을 통해 계열업체의 일방적인 계약 환경을 지양하고 계열업체에서 종란 및 병아리 표준계약서를 준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근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이 7개의 법적, 제도적, 정책적 마련이 필요하다.

첫째, 현실적인 납품단가 적용 및 농가보호를 위한 표준약관제도 도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는 종계·부화 농가의 자구적인 노력 이외에 농가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계약서를 통한 합리적인 종계구입비, 사료비 및 판매비의 책정을 설정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표준계약서 활용 및 확대를 위해서는 계열업체 홍보, 농가 교육, 표준 약관제도 도입 시 인센티브 극대화 등 대한양계협회를 비롯한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련기관의 연계협력과 정부 주도의 강력한 행·재정적 지원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둘째, 대기업의 축산업 제한 규정을 재도입할 수 있도록 현재의 축산법을 개정해야 할 것이다. 2010년 1월 축산 분야의 대기업 참여가 제한된 법률이 폐지된 이후 사육, 사료, 유통 등 축산 전후방 산업에 걸쳐 대기업의 진출이 가속화되면서 2015년 12월 기준 육계 농가의 91.4%가 기업과 계약을 맺고 위탁 농가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셋째, 농어촌 상생기금 활용을 위한 근거 법률인 FTA 농어업법, 상생협력법, 조세특례 제한법이 2016년 12월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농어업인 자녀 교육·장학, 농어촌 주민 복지 증진, 농어촌 지역개발 및 활성화, 농수산물 생산·유통·판매 등의 분야에서 민간기업 등과 농어촌·농어업인 등 간 공동협력사업 등에 활용할 수 있으므로 해당 기금이 종계업·부화업 관련 생산·유통 부분에 사용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 간 지속적인 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넷째, 농가의 생산원가 현실화를 위한 ‘납품 단가 조정협의 의무제’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 국내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납품거래는 종계·부화 농가와 계열사 간 계약관계와 동일하다고 할 수 있으며, 중소기업 기본법 시행령에 따르면 종축업도 농업으로 분류되어 중소기업 범주에 포함되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의 ‘납품단가 조정협의 의무제(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6조의 2)’를 적극 활용하여 계열업체와 농가 간 분쟁 발쟁시 대한양계협회에 하도급 분쟁조정협의회를 설치·활용함으로써 납품단가 조정 및 불공정거래 감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표 1. 종계·부화업 수익개선을 위한 주체별 역할 정리

다섯째, 종계·부화 농가의 경영상 가장 큰 문제점은 인력수급에 있으므로 고용노동부의 외국인 노동자 배정 인력을 농축산업 분야로의 확대를 건의할 필요성이 있다. 이외 농림축산 식품부의 농업보조금 지원 내역 중 임금지원 부분을 포함시킬 경우 외국인 노동자 채용이 어렵거나 내국인 인력 채용으로 임금 격차에 대한 농가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여섯째, 대기업의 진출 규제를 위해 비농업인의 농업회사법인 진출 및 출자한도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경영주의 자격을 농업인으로 한정하고, 비농업인의 출자지분을 회사를 지배할 수 없는 50% 이하로 제한하도록 법률을 개정할 필요가 있으며, 계열사와 농가 간 상생협력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일곱째, 대한양계협회의 역할 및 지위를 확보해 나가야 할 것이다. (사)대한양계협회는 닭고기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하여 회원 상호간의 협조를 도모하고 양계에 관한 지식과 기술을 향상시켜 양계농가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향상과 복리증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관이다. 닭고기 산업 전반에 대한 관심과 전문인력이 부족한 현실에서 대한양계협회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농가의 입장을 대변하고 관련 정책을 제안하는 것뿐만 아니라 농림축산 식품부의 행정적, 재정적 지원정책 수립 시 대한양계협회의 의견을 우선적으로 반영하는 등의 지위를 확보해 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향후, 대한양계협회를 중심으로 계열 업체, 정부간 연계 협력 강화를 통해 종계·부화 농가의 안정적인 수익 확보와 국내 닭고기 산업의 상생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