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계산업 이슈 및 발전방안 - '16/'17년 고병원성 AI 발생현황과 특징

  • 전관용 (농림축산검역본부 조류인플루엔자 예방통제센터)
  • Published : 2017.04.01

Abstract

Keywords

고병원성 AI 방역 ‘비상’, 차단 방역만이 살 길입니다!

1. ’ 16. 11월~’ 17. 3월 현재 전국 고병원성 AI 발생 상황

지난 2016.11.16. 고병원성 AI(HPAI)가 우리나라에서 재발한지도 3개월을 넘어가고 있다. 최근 2014.1.16.~2015.11.15. 및 2016.3.23.~2016.4.5. 동안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H5N8형 HPAI를 종식시킨 후 2016.2.28. 및 2016.8.18. 청정국 회복을 선언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다시 HPAI가 발생되어 진행 중에 있는 것이다. 일단, 이번 HPAI의 발생상황과 바이러스의 특성부터 알아보자.

2016.11.16일부터 2017.3.14일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었던 2종류의 H5N6형과 H5N8형 HPAI 바이러스가 시차를 두고 각각 발생하였다.

2. 발생 초기에 있었던 H5N6형 HPAI의 특징

첫째, 발생 초기 가금사육농가의 HPAI 발생지역이 대부분 강·하천 등 철새가 서식하고 있는 도래지 인근에 위치하여 발생농장 주위에 철새 등 야생조류가 서식이 용이한 소하천 및 논 등이 위치해 있고 최근 야생조류가 다수 관찰되었다고 한다.

둘째, 이번 H5N6형 HPAI는 전남·북, 충남·북, 경기 등 여러 지역(6개 시·도, 15개 시·군)에서 거의 동시에 발생하였으며, 대부분 폐사 및 신경증상 등 임상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 발생 초기에 조기 신고가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방역대내 발생이 지속되다가 방역대 밖에서 발생 및 가금 사육 밀집 발생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고 한다.

셋째, 오리의 임상증상은 급격한 폐사율 증가 (1~2일 안에 폭발적으로 폐사 증가, 급속히 전파)와 신경증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산란계의 임상증상은 산란율 감소를 확인이 어려울 정도로 급격한 폐사 진행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다음으로 발생 후기 H5N8형 HPAI의 특징을 살펴보면, 발생지역 간 차량 이동 등 역학적 관련성이 없이 개별적으로 여러 지역에 동시 다발하다가 발생지역 내에서는 기계적 전파 등 H5N6형 발생 초기와 비슷한 양상으로 발생하는 양상을 보였다. 다시 말해서 김제(2.6일), 해남(2.21일), 청양(2.22일), 고창(2.24), 강진(2.26), 익산·홍성(2.27일), 논산(3.1. 일) 등 지역 간 차량 및 사람 등 역학적 관련성이 없이 발생하였고, 이미 발생 농장의 보호지역 내 발생한 후에 방역대 밖으로 발생하였다.

<도표 1> 축종별 시기별 발생 양상(전체 양성 건수)

*(오리) 최근 3/5~3/10일간 전남지역을 중심으로 H5N8형 HPAI가 발생 중

*(닭) 최근 3/1~3/5일간 논산(토종닭1건, H5N8), 고창(산란계1건, H5N8), 고양(토종닭1건, H5N6), 익산(육용종계, 백세미 2건, H5N8) 발생 중

*(기타 가금류) 1/20일 김포(메추리)를 마지막으로 비 발생

☞ 3월 1일 이후 닭 5건, 오리 7건 발생 : 축종을 불문하고 발생 중

아무튼 ’ 17.3.13일 기준 HPAI 바이러스 양성 건이 364건임에 따라 이와 관련된 살처분이 887 농가, 3,536 만수에 달하고 있다.

이번 HPAI 발생 중 산란계 농장에서 다발(364건 중 151건, 41.5%) 한 것을 보면서, 양계산업 역시 오리·토종닭 업계에 비해 뛰어나게 방역을 잘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음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어 양계산업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높으리라 본다.

<도표 2> 축종별 발생 양상 : 양성 364건

*(산란종계) 사육 16농가 중 5농가(31.3%) 발생

*(산란계) 사육 1,061농가 중 151농가(14.2%)에서 발생

*(종오리) 사육 78농가 중 34농가(원종오리 1 포함 : 43.5%)에서 발생

*(육용종계) 사육 358농가 중 14농가(3.9%)에서 발생

3. ’ 17년 분리 HPAI 바이러스의 유전자 분석 결과

이번 ’ 16년 10월 이후 야생조류에서 검출된 바이러스와 11월 이후 가금농장에서 발생된 H5N6형 고병원성 AI 바이러스는 “clade 2.3.4.4”에 속하는 바이러스이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경로는 그간 중국 남부, 홍콩 등지에 있던 H5N6 바이러스에 감염된 야생철새가 북상하였다가 시베리아 등의 번식지에서 교차 오염된 후, 철새의 이동경로(Eastern Asian Flyway)를 따라 이동하면서 한국, 일본 등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분리된 H5N6형 바이러스는 중국 남부 광동성 및 홍콩에서 유행하는 H5N6형 바이러스의 일부 유전자가 재조합된 형태라고 한다.

아울러, 금번 H5N8형 바이러스는 과거 ’ 14~’ 16.4월 H5N8형 바이러스와는 다른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16년 중반 이후 ’ 17년 초 인도, 러시아, 몽골, 중국, 유럽, 아프리카 등에서 분리된 새로운 H5N8 바이러스와 유사하다고 한다. 지금까지의 분석을 보더라도 이번 HPAI 바이러스 역시 해외에서 도래한 야생조류(철새)로 인해 국내에 유입된 것이다.

4. 철저한 차단방역만이 살 길

차단방역은 농가 입구에서 출입하는 사람과 차량 등의 세척 및 소독을 통해 일차적인 농장 내 유입을 막고, 축사 내·외부 환경의 주기적인 세척 및 소독을 하여 축사 내로의 병원체 유입을 막는 것이다.

축산농장에서의 차단방역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농장 내 출입자 및 차량에 대한 소독을 더욱 철저히 할 수밖에 없다. 철새로 인한 HPAI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은 어쩔 수 없더라도 최후의 보루인 농장 단위에서 차단방역을 잘하여야만 HPAI 발생을 막을 수 있겠다.

5. 방역을 누가 하겠지 생각한다면, 귀하는 F학점입니다.

미국 동부지역에 명문대학교(소위 아이비리그) 중에 하나인 코넬대학의 어느 경제학 교수의 일화를 소개하며 마무리하고자 한다.

학기초 수업시간 중에 오바마 대통령이 주장한 복지정책을 비판하자 학생들이 교수의 생각이 틀렸다며 따졌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국민은 누구나 다 평등한 부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고 한다. 그러자 교수가 학생들에게 제안 하기를 “시험을 치른 후에 수강생 전원의 평균점수를 모든 수강생에게 똑같이 준다”는 것이었다. 수강생들은 이 실험에 모두 동의를 하였고, 그 학기 수업은 예정대로 잘 진행되었다.

얼마 후 시험을 처음 치렀는데 전체 학생들의 평균학점이 B가 나와서 학생들은 모두 첫 시험 점수로 B학점이 되었다. 공부를 열심히 한 학생 들의 많은 불평이 있었지만, 놀기만 했던 학생들은 쾌재를 불렀다. 얼마 후 두 번째 시험을 쳤다. 공부를 안 한 학생들은 계속 놀았고, 전에 열심히 하던 학생들은‘내가 열심히 공부를 하더라도 공부를 하지 않는 다른 학생들과 평균을 내면 어차피 B학점 이상을 받지는 못할 거야’라고 생각하고 시험공부를 예전만큼 열심히 하지 않았다.

그 결과 전체 평균은 D가 되어 모든 학생이 D 점수가 되었다. 그러자 학생들의 불평이 더욱 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은 거의 없었다. 열심히 해봤자 공부를 안 하는 애들만 좋을 일을 시켜주는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3번째 마지막 시험에서는 전체 평균이 F학점으로 나왔다. 그래서 약속에 따라 모든 학생들이 F학점을 받게 되었다. 학생들은 서로를 비난하고 욕하고 불평했지만 정작 아무도 남을 위해 더 공부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학생들이 F학점을 받게 되었던 것이다.

앞선 내용의 사실여부를 떠나서 어떻게 생각하 십니까? 우리는 여기서 무엇을 느껴야 할까?

차단방역을 예로 들어보자면, ‘내가 소독을 하지 않아도 남이 알아서 하겠지...’이런 생각을 하는 농가가 있을 경우, 국가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큰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 차단방역에는 너와 내가 따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