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마렉병

  • 신인호 (CJ제일제당 축산기술센터)
  • Published : 2016.08.01

Abstract

Keywords

마렉병은 조셉 마렉이라는 헝가리 수의사가 1907년 처음으로 보고하였다. 후에 그 학자의 이름을 붙여 마렉병이라 명명하였다. 전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질병 중의 하나이다. 이 마렉병은 사람의 암과 같은 종양성 질병으로, 마렉 바이러스의 분자 생물학적 메카니즘에 대한 연구를 통해 사람의 암 연구에 대한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양계산업에서는 아직도 막대한 손실을 끼치고 있는 질병이기도 하다. 이 질병은 면역 기관을 손상시키는 질병으로 닭의 건강에 치명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으며, 눈에 보이지 않는 피해를 감안한다면 매우 중대한 양계 질병이라고 할 수 있다. 다행히도 이 질병에 대한 백신이 1970년대부터 개발되어 국내에서도 백신을 실시하여 질병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종계를 비롯 산란계, 토종닭 등에서 이 질병을 종종 접해 볼 수 있다. 육계에서는 눈에 보이는 증상은 없지만 감염 실태 조사 결과 다수의 국내 육계농장에 마렉병이 오염이 되어 있는 것으로 보고가 되었다. 육계 사육 일령이 긴 외국의 경우 대다수 육계에서 마렉 백신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국내 육계에서는 마렉 백신 접종을 전혀 실시하지 않고 있다. 올인-올아웃을 하는 농장이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다일령계군을 사육을 하는 농장에서는 백신 방어망의 틈새를 타고 계속해서 닭들을 공격하는 형태로 질병이 나타나고 있다. 혹 마렉병에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양계인들을 위해 마렉병의 전파 개요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병원체와 전파 경로

마렉 바이러스는 환경에서 오래 생존할 수 있다. 오염된 계사에 있는 마렉 바이러스는 20∼25℃ 온도 조건에서도 수개월간 생존하면서 감염력을 유지한다. 4℃ 온도 조건에서는 수년간 생존한다. 이렇게 환경에 생존해 있는 마렉 바이러스는 양계농장의 닭들간에 접촉 또는 비접촉 감염을 통해 전파가 된다. 특히 공기에 의해서 쉽게 전파가 된다. 즉 마렉 바이러스는 모낭을 중심으로 깃털과 비듬 등을 통해 바이러스가 계사 내 먼지와 함께 공중으로 떠다니게 되고, 숨쉴 때 닭의 호흡기를 통해 감염이 이루어지게 된다. 마렉 바이러스는 감염된 닭의 모낭을 통해 감염력이 있는 바이러스를 지속적으로 배출하기 때문에 오염된 계사에 생존해 있는 마렉 바이러스는 어린 병아리가 농장에 입추 되면 감염을 일으키게 된다. 특히 바로 옆의 성계사에 바이러스가 오염되어 있다면 1일령 때부터 어린 병아리는 마렉 바이러스가 전파되게 된다. 백신이 되어 있는 경우라면 방어 능력을 발휘하여야 하겠지만 면역을 획득하기 까지는 대략 2주 정도 내외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오염된 농장에서는 바이러스가 방어망도 없는 어린 병아리를 공격하여 감염을 일으키게 된다. 이렇게 감염된 닭은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난 뒤에서야 증상이 나타나는데, 빠르면 4주 정도 후에 늦으면 12주 정도 지난 이후에 여러 형태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그림 1> 마렉병 발병 기전과 감염 단계 모식도

(출처 : Disease of Poultry 13th)

마렉병의 증상

마렉 바이러스는 신경을 비롯, 여러 내부 장기, 피부, 눈의 동공에 침투한다. 특히 여러 신경을 침해하여 마비 증상을 일으키고, 내부 장기에는 종양을 유발한다. 백신이 접종이 안되어 있는 경우 또는 HVT 단독으로만 백신을 한 경우에는 위와 같은 심한 동공 이상의 증상도 나타난다.

현장에서 종종 경험할 수 있는 증상들로는 소모성 질환의 특징인 쇠약해지고 바짝 마른 닭의 증상이다. 가슴 흉골 부위가 칼처럼 생겼다고하여 농장주들은‘칼 가슴’이라고도 흔히 이야기 하기도 한다. 이런 닭들을 부검하여 보면 눈에 띄는 독특한 종양 소견이 보인다. 흔히 간, 비장 등에서 볼 수 있으며 뚜렷한 증상들을 살펴 볼 수가 있다. 보통 크기의 구슬만한 크기여야 할 비장이 탁구공 사이즈만하게 크게 종대되어 있는 경우도 가끔씩 보인다. 전문 수의사의 현장 소견과 실험실 진단을 통해 확진 하기를 권장한다. 다른 종양성 질병과의 감별 진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마렉병은 특히 면역 기관에 침투하여 면역 세포를 파괴하여 닭들이 건강하지 못하도록 면역능력을 방해한다. 과거 국내에 뉴캣슬병이 많이 있었을 때에 뉴캣슬병에 취약하게 하는 근본 원인이 마렉병이었고, 살모넬라에 쉽게 걸리게 하는 원인에 마렉병이 차지하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경험이 많은 전문 수의사라면 최근 일부 대장균, 콕시듐의 근원적인 원인에 마렉병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마렉병은 보이지 않게 다른 질병을 농장으로 끌어들이고 결국 농장의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하게 된다.

▲ 마렉 바이러스에 의한 한쪽 눈동자의 이상과 회색 눈(좌측 정상, 우측 이상 증상) (출처 : Wikipedia)

▲ 마렉병으로 인한 간 종양 및 비장 종대

예방 대책

현재까지 개발된 백신을 통해 마렉병에 대한 피해를극소화하고있다. HVT, SB1, CVI 988 백신들이 현재까지 개발된 백신의 종류들이다. 과거 마렉 백신 개발과 마렉병 질병 대응에 대한 변천 역사를 살펴보면 앞으로 또 어떤 강력한 마렉 바이러스의 변이주가 어떤 형태를 가지고 나타날지 많이 주목하게 된다. 지난 반세기 동안 새로운 백신이 개발 되고 백신 접종 방법이 꾸준히 발달되어 왔지만 여전히 병원성이 강한 마렉 바이러스가 양계 현장에서는 계속해서 출현하고 있어 닭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는 상황이다. 부화장에서의 백신 접종 실패 가능성을 포함한 백신 접종 전략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전세계적으로 끊임 없이 연구되고 있다. 부화장에서는 이러한 근거들을 통해 최선의 백신 접종 전략을 수립 시행해야 한다. 특히 마렉 백신의 특성상, 취급 및 접종 과정에서의 백신 접종 실패의 가능성에 대해 철저히 교육하고 감시, 감독, 검증 절차를 밟아 야외에서의 피해가 최소화 되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농장에서는 마렉병으로 인한 피해를 극소화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여 시행해야 한다. 즉 입추하는 육추사에는 최대한 오염원이 유입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올인-올아웃을 하면 더욱 좋겠지만, 국내 산란계 농장들은 성계사 옆에 육추사가 존재하는 경우가 현실을 감안, 또 국내 양계 농장들이 좁은 국토에 밀집되어 사육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 농장간 바이오시큐리티 차단 방역에 더욱 유의를 하여 관리하여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결론

국내의 농장간의 거리가 너무 가깝고, 다일령계군이 많고, 아직도 올인-올아웃이 이뤄지지 않는 농장들이 많기 때문에 여전히 마렉병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지만, 마렉병의 발생은 부화장의 백신 접종 전략 그리고 농장 위생문제와 밀접하게 관련이 되어 있다. 각자의 해야 할 위치에서 가장 기초적인 일들을 제대로 수행하는 일만이 피해를 극소화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