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기업에 근무하다 10여년 전 귀농을 결심한 홍길동씨는 아버지가 운영하던 양계장과 농지를 물려받아 경기도 평택에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초기에는 양계일과 농사일이 손에 익지 않아 힘들고, 도시생활 만큼이나 시간에 쫓기었지만 이젠 제법 일이 손에 익어 조금씩 삶의 여유를 찾고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도 점점 늘어 갔다. 농촌생활에 잘 적응하던 길동씨는 요즘 즐거운 고민중이다. 주변에 대기업 공장이 조성되어 땅값이 오른데다, 농지를 팔고 친지들이 모여있는 충남 논산으로 옮기면 넓고 좋은 환경에서 보다 여유있게 양계업에 전념할 수 있기 때문. 그런데 농지를 팔면 양도소득세가 얼마나 나올 지가 문제이다. 최근 평택의 토지 가격이 너무 올라서 땅을 팔고 ‘양도세 폭탄’을 맞았다는 소문도 주변에 돌고 있었다. 과연 홍길동 씨는 양도세를 얼마나 내야 할까? 조세특례제한법 제69조에서는‘8년 이상 재촌·자경한 경우 양도소득세를 감면’해준다.
이 규정은 농지소재지에 거주하는 거주자가 8년 이상 직접 경작한 토지로서 농업소득세의 과세대상이 되는 토지를 양도하는 경우에 양도소득세를 연간 1억원의 한도 내에서 100% 감면한다는 규정이다. 농업, 축산업에 종사하는 자가토지를 양도하더라도 농·축산업에 안정적으로 종사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로서, 홍길동씨가 감면대상에 해당한다면 큰 세제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제 홍길동씨가 본 규정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 살펴보자.
첫째, 양도까지의 농지 보유기간이 8년 이상, 자경하여야 한다. 홍길동씨는 귀농한지 10년이고, 본인이 직접 양계와 영농 사업체를 운영 중이며, 토지 또한 농지로 되어 있어 조건을 충족하였다. 혹시, 공부상 농지가 아니더라도 실질적으로 농지, 축산부지로 이용 중이라면 해당토지는 농지·축산용지로 간주하고 있으며, 이 경우에는 농지원부, 자경증명원 등의 서류나 축산자재 구매영수증 등을 통해 입증하여야 한다.
둘째, 재촌의 요건이다. 재촌은 주민등록등본 및 초본을 통해 전입일 및 전출일을 기준으로 농지소재지에 8년이상 거주하였는가의 여부로 판단한다. 여기서 농지소재지란 농지가 소재하는 시·군·구 내의 지역, 또는, 농지로부터 직선거리 20km이내에 있는 지역을 말한다. 홍길동씨는 10년간 농지 인접 주거단지에 거주하였으므로 그 요건을 충족하였다.
결론적으로, 홍길동씨는 양도소득세 감면 대상에 해당하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만일 양도소득세 감면 한도인 1억원 이상의 세금이 책정된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여기서 감면 한도인 1억원이 ‘연간’한도라는 부분에 주의하여 또 하나의 절세 팁을 알아보자.
조세특례제한법 133조 ‘양도소득세 감면 종합 한도’에 따르면 2016년 1월 1일 이후 양도하는 분부터 8년 자경 감면의 연간 한도는 1억원(기존 2억원)으로 개정되었으며, 5년간 3억원까지 감면이 적용될 수 있다. 따라서, 길동씨의 토지를 2016년에 전부가 아닌 일부 양도하여 최대한도인 1억원의 감면을 받고, 이후 2017년에 나머지를 양도하여 다시 1억원을 감면 받는다면 총액 2억원을 감면 받을 수 있다. 즉, 2016년에 한꺼번에 양도하여 감면 받는 것과 비교해 2배까지 감면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두 번에 걸쳐 양도한다고 가정하면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위한 보유 기간이 늘어나 추가적인 혜택까지 기대할 수 있다.
본 규정은 농지는 물론 축사용지에 대하여도(축사용지의 경우 1,650제곱미터까지 적용 가능) 적용되므로 양계인들에게 유사한 경우가 발생한다면 세무전문가 상담을 통해 절세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