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생산성이 떨어뜨리는 질병 '전염성기관지염(IB)'

  • Published : 2014.01.01

Abstract

Keywords

“양계인들이 가장 고민하는 질병은 무엇일까?”

첫번째는 뉴캣슬병(ND), 두번째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세번째는 전염성 기관지염(Infectious bronchitis 이하 IB로 약칭)일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 뉴캣슬병과 고병원성AI는 발생의 위험성은 남아있으나 보기 힘든 질병이기에 양계인들에게 가장 신경이 쓰이는 질병은 바로 IB일 것이다. 비록 눈에 보이질 않아 전자 현미경으로 겨우 볼 수 있는 작은 바이러스이지만, IB는 바이러스의 특성상 변이가 잘 이루어진다. 때문에 많은 변이주들이 존재하고 이런 변이주들 간에 교차방어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동안 방어력이 좋아 잘 쓰고 있던 백신이 1990년대 신장형 IB발생시 기존의 IB백신(매사츄세츠 타입, 예:H120, Ma 5)을 충분히 접종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장형 IB발병을 경험해본 농장들은 이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이렇게 방어하기 곤란한 IB는 안타깝게도 경제적 피해를 주는 질병이며 더욱 병원성이 강한 변이형 IB가 발생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IB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질병이라면, 우리는 IB에 대해 보다 깊이 있게 연구하고 정답이 없을지라도 보다 나은 대책을 끊임없이 강구해야 할 것이다.

1. IB발생

최근의 IB발생경향을 보면 그림1과 같이, 2000년 이후 감소하던 IB 발생건수가 2003년 이후 다시 증가추세에 있다. 이는 앞서 언급한 바이러스의 변이와 다른 혈청형 IB의 유입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국내에서는 토종 IB 변이주를 이용한 백신(KM91, B+)이 출시되어 한국호흡기형과 신장형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고 있으며 현재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QX형 IB에도 방어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하지만 계속적으로 IB 변이주들이 발생하고 있음이 보고되고 있기 때문에 국내외 많은 연구자들은 현재의 상황에 만족하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IB백신 개발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IB가 변화해나가는 만큼 양계산업도 그에 대한 대책을 끊임없이 보완하고 있는 것이다.

<도표1> 2000년 이후 IB발생건수

2. 국내 IB의 역사 및 상황

국내의 경우, IB에 감염된 닭들은 크게 3가지 임상증상을 보이는데, 첫째는 어린 병아리에서 호흡기 증상을 일으키고 2차적인 세균감염을 통해 폐사를 일으키는 경우이며, 두번째는 산란계의 산란기관에 손상을 주어 무산란계가 되거나, 산란 후 감염되어 산란율 저하와 심한난질, 난각질저하를일으키는경우, 세 번째는 신장에 심한 손상을 주어 높은 폐사율을 보이는 경우이다. 이렇듯 여러가지 임상증상을 보이는 것은 국내 IB 변이주와 관련이 있다. 국내에서는 1980년경 호흡기형 IB가 출현했다. 매사추세츠형 IB와 한국 호흡기형 IB(K-I형)가 그것으로, 이후 매사추세츠형 백신을 사용하면서 매사추세츠형 IB는 발생이 줄어들었으나 아직도 한국호흡기형 IB는 일부 케이스에서 확인되고 있다. 1990년대에 신장형 IB가 처음으로 보고되었는데 국내에서는 K-IIa형 IB 혹은 KM91형 IB로 분류된다. 당시 이 신장형 IB의 피해가 극심해짐에 따라 KM91형 IB백신이 보급되기 시작했고 2000년 중반 무렵에는 필드에서 거의 소멸했다. 그러나 2003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신장형 IB가 등장하는데, 중국에서 유럽으로 유입되어 맹위를 떨친바있는 QX형 IB가 그것이다. 또한 최근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2006년 이후에 새로운 재조합 IB바이러스들까지등장하고있다.

표 1. 국내 IB바이러스의 분류와 현재상황

3. 세계 여러나라의 IB바이러스 역사와 현황

1) 그럼 다른 나라들은 어떠한가?

양계를 하는 거의 모든 나라들의 공통적인 문제이며 IB바이러스는 전 세계의 양계산업에 퍼져있는 만큼, 세계각지에서 무수히 많은 IB변이주가 발견되었다. 그 중에는 일부 지역에서만 문제가 되는 변이주가 있는가하면, 순식간에 세계 각지로 전파되어 큰 피해를 입힌 변이주들도 있다. 가까운 예로 국내에 문제를 일으키는 신장형 IB도 중국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물류수단이 발달되어 질병의 전파가 더더욱 빨라지고 있는 현재, 세계 각지에서 어떠한 IB 변이주가 발생했고, 각 나라들이 어떻게 대처했는가를 알아보는 것은 국내의 IB를 이해하는 데에도 중요한 일이라 하겠다.

<도표2> 세계 각지의 중요 IB 변이주의 유전발생학적 지도

(1) 미국

IB의 역사는 193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노스다코다(North Dakota)에서 최초의 IB 임상사례가 보고된 이래 많은 새로운 IB 변이주들이 발견되었는데, 첫 번째로 보고된 곳은 1950년대 초반, 미국의 코네티컷(Connecticut)이다. 이 IB 바이러스는 발견된 지명의 이름을 따서 코네티컷 주로 명명되었으며, 1940년대에 발견된 최초의 IB 백신 바이러스인 매사추세츠주(Massachusetts)로 방어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기존 백신으로 방어가 불가능한 최초의 변이주가 발견된 것이다. 1970년 이후, 다양한 IB변이주들이 확인되었으며, 아칸소형, 델라웨어072형, 조지아98형 IB 등이 유행했다. 이 중 아칸소형와 코네티컷형 백신이 개발되어 현재, 매사추세츠형 백신와 함께 필드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2) 유럽

유럽은 매사추세츠형 IB들이 주로 문제가 되었지만, 1971년 영국에서 새로운 IB변이주가 확인되었다. 이 변이주들은 네덜란드 변이주와 유사하였으며 기존의 IB백신들로써는 방어가 어려웠다. 이후 가장 문제가 된 변이주는 1990년대에 영국에서 발생한 793/B주로 매우 빠른 속도로 세계 각지에 퍼져 양계산업에 큰 피해를 일으켰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 유럽에서는 매사추세츠형 외에 793/B형, 네덜란드 변이주들을 병행하여 사용하고 있다. 1990년대 후반, 국내에서 현재 유행하고 있는 QX 변이주가 중국에서 최초로 발병하였고 빠른 속도로 러시아로 퍼져 유럽 대부분의 지역으로 전파되었다. 이 변이주는 유럽에서 발병한 신장형 IB로 육계뿐 아니라 산란계, 종계에서도 많은 산란저하현상을 일으켰다. 이렇듯 피해가 컸음에도 불구하고 효과적인 방어 백신이 없는 상태가 상당기간 지속되었으며, 비교적 최근에야 QX형 IB백신이 개발되었다.

(3) 아시아

아시아는 양계산업이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최근에서야 IB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말레이시아 자바지역에서 최초의 IB 발병이 보고되었고, 적어도 1979년부터 변이주가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매사추세츠형 IB외에 또 다른 2개의 변이주가 발견되었으며, 그 중 한가지는 중국에서 보고된 변이주와 유사하다. 태국은 다양한 종류의 IB백신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1950년대부터 IB문제가 지속되었다. 최근의 연구에 의해 하나는 태국 토착 변이주이고 다른 하나는 중국의 A2 변이주와 유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1960년대부터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되어지는 일본 토착의 변이주와 중국의 IB와 유사한 IB변이주가 있는 것으로 여겨지며, 호주유래 변이주와 미국유래 변이주 사이에서 유전자 재조합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4) 중국

1980년대 후반까지는 변이주들이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은 것으로 보이나, 1998년 보고된 QX 변이주는 불과 십수년사이에 전세계를 강타했다. 또다른 Q1변이주는 선위염과 관련되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2) 그 외에도 A2변이주, LX4변이주를 비롯해 한국 및 대만의 IB바이러스와 유전적 근연관계가 있는 변이주 등 다양한 변이주들이 존재한다. 넓은 지역, 급격히 증가하는 양계산업 규모, 낮은 방역수준을 감안할 때, 앞으로도 중국유래 IB변이주는 더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5) 호주

호주의 경우, IB바이러스가 독자적으로 진화하여 1960년대 초반 이후 다른 지역과는 다른 형태의 IB 변이주가 존재한다. 중국와 유럽등지에서 1990년대 이후 신장형 IB가 발병한 것과는 다르게, 1960년대에 신장형 IB가 유행했다가 1980년에는 호흡기형 IB가 유행하였다. 호주에서는 다른 지역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백신과 다르게 Vac1, Vic S등 호주 토착의 IB바이러스에서 유래한 백신을 사용 중이다.

이상으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유행한 IB변이주와 그와 관련된 백신을 간략하게나마 살펴보았다. 호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들은 매사추세츠형 IB백신을 사용하다가 새로운 IB변이주가 나옴에 따라 변이형 IB백신을 개발하여 사용중임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국내에서는 IB가 어떻게 변이되어왔을까? 많은 연구자들이 이에 대한 연구결과를 내놓았고, 우리는 비교적 상세하게 그 변천사를 돌아볼 수 있다.

4. 어떤 백신을 사용할까?

최근 IBV의 발생양상은 주령과 상관없으며, 과거 전형적인 호흡기형 타입(매사추세스 타입)보다는 신장형 타입이, 신장형도 과거 한국형 신장형 IBV인 KM91타입보다는 QX타입 및 변이신장형 타입의 발생이 증가하였다. 백신의 종류와 시기는 이와 같이 유행타입과 주령을 제대로 알아야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이다. IBV는 변이가 다른 바이러스들에 비해 빠른 편에 속하므로 그때 그때에 유행하는 모든 타입의 백신을 생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상용화 된 백신 중 가장 유행하는 타입에 방어가 가능한 백신을 선택하여야 한다. 매사추세스 타입 백신(M41, H120)의 경우는 최근 유행하는 신장형 IBV를 효과적으로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또한 방어가 가능한 타입의 발병 역시도 매우 줄어든 상태이다. 반면 국내에서 만든 B+(K2타입) 백신의 경우 최근 유행하는 QX IBV 타입뿐만 아니라 변이형 IBV 타입에 매우 우수한 방어능력을 보여주며, 더불어 발병은 줄었으나, 호흡기형 IBV타입에도 효과적인 방어능력을 보여준다. 다음의 그래프를 보면 기존 호흡기 백신(H120)의 경우는 호흡기타입의 IBV에 대해서만 방어를 할 뿐 다른 타입의 유행 IBV에 대해서는 방어능력이 떨어지지만, K2타입 백신의 경우는 신장형 IBV들 뿐만 아니라 호흡기 IBV에 대해서도 우수한 방어능력을 보여 준다. 신장형IBV라 하여 신장에 큰 피해를 주지만, 감염경로는 호흡기로 호흡기 피해 역시 호흡기IBV와 비교하여 피해가 작지 않다. 명칭을 분류하다 보니 호흡기형, 신장형으로 분류만 한 것이다. B+백신 (K2타입)의 경우는 생독백신만 있으므로(생독백신 만으로도 사실 방어력은 우수하다) 기존 상용화된 오일백신을 사용하고 K2백신을 사용하면, 백신의 선택에는 더 이상 고민 안 해도 될 것이다.

5. 가장 확실한 대책

가장 확실한 대책은 가장 빠른 시기에 분무백신을 하여 면역 자극을 주는 것이다. 바로 1일령 부화장 분무가 가장 바람직한 선택이다. 모체이행항체와의 간섭을 우려할 수 있겠으나, 간섭이 그리 큰 것도 아니고, 호흡기 바이러스라는 IBV의 특성상 국소면역(호흡기로의 침입자체를 막는 면역이라 생각하자)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바 모체이행항체와의 간섭은 크게 우려할 바는 아니다.

이러한 이유들로 1일령 백신이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농장보다는 부화장에서 하면 더욱 안전하고 효과가 좋을 것이다(백신의 균일도 및 안정성). 1일령 백신 후 육계의 경우 추가적으로 15일령 즈음 추가 백신을 하면 된다. 종계 및 산란계의 경우는 1일령 백신 후 15일령, 30일령 추가 백신을 실시하고, 이 이후로는 6주 간격으로 꾸준히 육성기간 백신을 실시하고, 산란 4주 전 오일백신을 1~2회 실시하며, 산란 이후로는 6주 간격으로 다시 생독백신을 접종 해 주면 된다. 가능한 ND+IB혼합백신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 할 수 있다.

6. 양계인들의 고민

양계인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앞의 부분까지는 전적으로 동감이다. 그러나 백신의 후유증을 걱정하는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이 가끔 있다. 후유증 부분은 걱정 안해도 된다. 후유증이 없는 백신을 만들려고 많은 시험을 하였으며 최소 100만수 이상에서 후유증의 검증은 완료하였다. 다만 아래와 같은 이유로 생길 수는 있다.

① IB백신은 분무시 특별히 라셀음이 들린다.(이것은 이상 호흡기음(질병)이 아니다.)

② 분무 후에 농장 도착 시 까지 온도 충격, 특히 저온에 노출할 경우 기관지 섬모의 운동 소실로 인해 호흡기를 유발한다.(이는 백신의 부작용이 아님)

③ 농장에서 깔짚 비용의 상승으로 깔짚 재사용시 계사내 암모니아 농도의 상승으로 인해 눈이 맵고, 가려운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어릴수록 강도가 더 하다. 이는 백신의 부작용이 아니다. 또한 일부 부화장에서 적절하지 못한 분무기 사용(분무 입자, 압력, 시간 등)으로 적절한 면역이 이루어 지지 않은 경우도 있다. 2014년 이후 부화장에서 ND 또는 ND+IB 혼합백신 중 선별하여 사용할 수 있게 정책이 입안되어 시행될 예정이다. 물론 농가의 부담은 전혀 없다. 양계인 여러분의 현명한 선택으로 양계인들의 행복이 더욱 커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