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탐방 - 유인농장(산란계)

  • Published : 2013.05.01

Abstract

Keywords

이런 저런 이유로 양계산업이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또 하나의 걱정은 양계인들이 점점 고령화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몇몇 뜻 있는 젊은이들이 농장 경영 일선에 나서 그 뜻을 이루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양계업을 비롯한 축산업 기피 현상에 따라 우리 농촌의 고령화는 큰 걱정거리가 아닐 수없다.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유인농장 유효준 사장(54세)의 아들 용식씨가 본격적으로 농장경영에 참여하고 스마트 시대에 걸맞는 농장운영으로 불황극복을 하고 있는 유인농장을 찾아가 보았다.

양계사랑 30년

유인농장 유효준 사장은 양계업에 종사한지도 30여 년이 다 되어 간다. 처음 친척이 운영하는 육계농장에서 일을 도와주다 양계업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 중추농장에서도 경험을 쌓은 유 사장은 30년 전부터 본인 농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산란계, 육계, 중추 등 양계의 거의 모든 축종을 사육한 경험이 있어 그 누구보다도 닭의 생리에 자신이 있고 기본적인 사양기술에 도가 텃다. 경험은 큰 지식이란 생각으로 유 사장은“책에서 글로 배우는 것은 어느정도 한계가 있다. 직접 부딪혀 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45,000수 규모의 유인농장은 특이하게 계사가 한 개 뿐이다. 보통 2~3개의 계사를 두고 운영하는 산란계농장과는 농장방식이 사뭇 다르다. 계사가 여러개 있으면 계란을 계속 생산할 수 있지만 노계출하시 빈 계사 관리나 청소, 소독이 소홀해지는 면이 있다. 하지만 계사하나로 운영하다보니 노계출하와 신계군 입추시 계사내부를 더욱 집중해 깔끔히 정리할 수 있다. 반면 한달 정도의 공백기가 있어 이 부분을 어떻게 조절하는지가 관건이 된다. 각 농장마다 특징을 살려 운영하는것을 유 사장은 추천했다.

▲ 계사 내부

한편, 수해로 농장이 2번이나 물에 잠겨 힘들었던 적을 회상하며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양계업을 포기하려고도 했지만 지난 세월 양계에 받친 정성과 사랑이 유 사장의 떠나는 발목을 잡아 다시 도전하게 되었다.

오늘 낳은 싱싱한 계란을 식탁으로

유인농장은 철저한 위생관리와 건강한 닭이 낳은 계란을 당일 배송해 주는 시스템으로 유통 과정을 최소화 시켜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가격에 계란을 제공 하고 있다. 농장은 적정 가격에 계란을 팔수 있고 소비자는 싱싱한 계란을 보다 싼 가격에 구매 할 수 있어 생산자 소비자가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이다. 처음부터 유인농장이 이런 직거래 방식을 도입한것은 아니다. 생산비 이하의 계란가격과 자꾸만 늘어나는 할인폭(DC)문제로 농장경영에 어려움이 생기자 다른 활로를 알아보던 중 생각하게된 아이디어이다. 유 사장은 “지금 산란계 산업은 유통 개혁이 절실하다. 생산비는 점점 오르고 농장에 계란을 팔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있다. 신선한 계란을 원하는 소비자와 적정 계란 가격을 받길 바라는 생산자가 윈-윈 할 수 있는 계란유통시스템이나 사육수 조절을 컨트롤할 수 있는 방안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유인농장은 신선한 계란 공급을 위해 집란실과 계란 저장고에 황토를 이용해 대기중의 공기를 정화하고 습도 조절을 하고 있다. 계란도 숨을 쉰다는 생각에서 착안해 깨끗한 공기를 들이 마실 수 있게끔 한 조치이다.

▲ 친환경 황토로 시공한 집란실 내부

IT를 이용한 젊은 마케팅

유 사장에게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바로 장남인 인식씨(30세)와 차남인 용식씨(26세)이다. 인식씨는 디자인 회사에 근무하면서 틈틈이 농장 블로그와 계란 소비홍보를 하고 있고 용식씨는 대학교를 졸업한 후 인테리어 회사를 다니다 유사장을 도와 농장운영에 직접 참여하고 있으며 양계 2세로서 그 자긍심이 대단하다. 요즈음은 스마트 세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딜가나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관심있는 분야 검색을 비롯해 뉴스, 금융업무, 게임 등을 할 수 있다. 또한, SNS라 하여 소셜 네트워크가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런점을 이용해 유인농장의 젊은 두 청년은 카카오톡, 페이스북, 트위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젊은 주부를 타켓으로 그 호응이 대단하다. 앞으로 계란 소비를 이끌어갈 소비층을 확보하는 한편 시대 환경에 맞는 마케팅 전략으로 불황을 이겨내고 있다. 이와 더불어 유인농장의 유통 입지 조건도 한 몫하고 있다. 주변에 신도시가 생겨나고 있고 소비자가 집약적이다. 주민들 호응도 커서 직거래 배송시스템에 있어 큰 장점이다. 지금은 전체 생산물량의 10%정도 직거래배송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 그 비율을 늘려나갈 계획이고 새로운 유통방법도 연구중에 있다.

▲ 유인농장 로고

▲ 당일 배송되고 있는 유인농장 계란

▲ 종이 접기를 할 수 있는 유인농장 홍보용 전단물

내가 바로 계란홍보 대사

인터넷 검색창에 유인농장을 쳐 보자. 유인농장 블로그를 들어가 보면 그 정성이 남다르다. 몇몇 농장에서 블로그를 활용하고 있지만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고 있는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인식씨는 농장 홍보가 목적이 아닌 계란 소비홍보에 목적을 두고 블로그를 운영  중이다. ‘내가 바로 계란홍보 대사’라는 이념으로 다양한 계란 요리법과 계란 정보, 문화행사 등 일반인들이 계란에 대해 관심을 가질수 있게 애쓰고 있으며 질문에 상세히 답변하고 있다. 어찌보면 직장 생활보다도 블로그 관리에 더 신경을 쓰고 있는 셈이다. 또한, 지난해 ‘치킨위크’ 행사에 계란을 협찬한데 이어 ‘과자전’에서 계란으로 만든 과자를 선보이는 등 지역사회와의 교류도 활발히 진행중이다.

▲ 유인농장의 싱싱한 계란으로 만든 계란 과자

마지막으로 유 사장은 “지금의 산란계 산업 불황은 누구의 탓도 아니고 모든 생산자들의 탓이다. 각자 깊이 반성해 앞으로 다시는 이런 큰 재앙이 닥치지 않게 해야 한다. 모두가 조금씩 양보하고 산란계산업이 발전 할 수 있게 더 멀리 보고 더 깊게 생각해야 하며 정부, 학계, 협회가 머리를 맞대 수급조절을 할 수 있는 기능기구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했다.

▲ 유인농장 3부자(좌측부터 유인식 씨, 유효준 사장, 유용식 씨)

▲ 계분처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