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질병관리 - 산란계 질병동향과 위기관리 및 해법(1)

  • Published : 2013.01.01

Abstract

Keywords

또 한편의 연재를 시작하면서 먼저 본 원고의 주제와 연관하여 옛 성현의 가르침을 통해 좋은 교훈을 살펴보기로 한다. 논어(論語)의‘위정(爲政)’편에서 공자는“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가이위사의(可以僞師矣) 이미 배운 내용을 잘 익히고 새로운 것들을 계속 알아간다면 다른 사람의 스승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공자가 남을 가르치는 스승의 조건으로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을 강조한 것이다. 옛것을 잘 알기 위해서는 먼저 과거의 흐름 또는 경향(trend)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는 현재와 미래의 선생이고 과거를 아는 지식은 통합과 융합의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근거가 된다. 질병문제를 포함해 가금산업에서 나타나는 복잡다단(複雜多端)한 어떤 문제점들이 칼로 무를 자르는 것과 같이 간단히 해결되는 것들이 아닌 이상은 과거의 경향(흐름)과 경험을 바탕으로 해결책을 찾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할 수만 있다면 과거의 경험을 통해 얻어진 교훈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이 과거의 경험과 교훈을 참된 스승으로 삼는 것이다. 경험은 그것이 좋은 것이든 기억하기조차 싫은 사건과 연관된 것이든 모두 중요한 것이다.

한 가지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은 과거를 아는 것이 이처럼 중요하지만 현재를 잘 알아두는 것은 머지않은 미래에 또 한 분의 스승을 모시는 결과가 된다는 것이다.

필자는 수개월 간 연재될 이번 원고에서 가금전문수의사로 활동하면서 경험한 농장의 경영과 축산에서 질병의 흐름과 이슈의 흐름을 중심으로 트렌드를 분석해보고, 예측되는 미래에 대비한 위험관리와 해법을 통해 호황기에는 더 많고 안정적인 수익을 이루고, 불황기에는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트렌드분석, 위기관리, 해법의 순으로 논하기로 한다.

1. 트렌드(Trend)

1) 트렌드의 정의

트렌드라는 말은 장기간에 걸친 성장, 정체, 후퇴 등 변동 경향을 나타내는 움직임이다. 주로 패션, 광고마케팅 업계에서 사용되어 오다가 경영컨설팅에서 마케팅용어로 사용되면서 일반 대중에게도 친숙한 단어가 되었다. 트렌드는 생각과 가치관의 흐름이며 그 시대의 대세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미래를 읽는 트렌드 리더(Trend reader)가 leader가 된다는 명제까지 생겼다. 가금 산업의 트렌드는 닭의 특성과 닭의 사육방법, 관리시스템, 사육환경, 기후, 질병관리방법과 방역정책 사이의 상호작용이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트렌드는 수많은 피드백의 결과물이다. 질병을 통제하기 위한 농장, 관련업계, 정부, 학계의 갖은 노력의 결과로 트렌드는 변화될 수 있는 것이다.

2) 질병의 흐름에 영향을 주는 요인과 질병 흐름(tremd) 분석

(1) 질병의 흐름(trend)에 영향을 주는 요인 분석

① 기후

기후의 변화에 따라 국내 양계질병의 흐름은 많은 영향을 받는다. 과거의 가금질병 발생동향을 보면 기후가 얼마나 많이 질병발생에 영향을 주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이는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농장별, 지역별 모니터링 결과 분석을 통해 쉽게 입증된다. 기후는 닭의 사육환경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는 계절별로 사육환경이 급변하는 이유로 질병발생에 있어 많은 흐름이 생긴다. 지금까지의 호흡기 질병 발생을 분석해보면 주로 겨울이 긴 지역을 중심으로 다발하는 경향을 나타낸 것도 질병발생의 흐름이 계절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② 백신의 사용과 방역정책

질병을 근절하거나 발생을 감소시키는데 있어서 백신의 사용과 방역정책은 질병발생 흐름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특정질병에 대한 백신사용과 정책이 잘 조화되어 빠른시간 내 질병발생 흐름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예로 저병원성인플루엔자(LPAI;H9N2)의 경우를 들 수 있다. 정부는 질병발생의 근절을 목적으로 2007년도부터 저병원성인플루엔자(LPAI;H9N2) 사독백신을 사용하는 정책을 수립하여 실시하였다. 아직도 재래시장 등을 중심으로 저병원성인플루엔자(LPAI;H9N2)의 발생이 끊이지 않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으나, 본 백신이 주로 접종되는 산란계와 종계에서의 발생은 몇 년이 지나지 않아 발병률이 극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백신사용으로 인한 또 하나의 좋은 사례는 1990년대 중반에 한국형 IB(KM91 strain) 사독백신의 사용이다. 당시 산란계에 극심한 신장형 IB가 KM91 strain의 백신사용을 전기로 발생이 극감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위 두 사례는 국내 가금 산업에 유행하던 두 가지 질병의 발생 흐름(trend)를 바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산란계 농장에서 간간히 발생이 확인된 산란저하증후군(Egg drop syndroms’76)의 경우는 정반대의 결과를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국내에서 근절이 된 것으로 인식하던 산란저하증후군(EDS’76)이 백신을 실시하지 않는 농가들을 대상으로 전국적이고 산발적으로 발생되었다. 이것은 전국의 산란계 농가 중백신을 실시하지 않은 흐름이 그대로 질병발생의 결과로 나타난 기억될 만한 예라 할 수 있다.

한 나라의 질병 방역정책은 질병흐름(trend)에 영향을 주는 또 하나의 중요한 요인이다. 특정 질병의 발생을 통제하기 위해 사용되는 백신정책과 살처분정책 등 다양한 정책들이 현장에 적용되면서 그에 따른 질병발생 흐름(trend)에 영향을 준다. 정부가 주도한‘ND박멸 5개년 프로젝트’는 전국적으로 ND 백신을 철저히 실시하는 결과가 되었고, 다소 시간이 걸리긴 했으나 최근 ND의 발생이 극감하는 경향을 만들어냈다.

③ 가금의 유통구조

지난 몇 차례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HPAI;H5N1)의 발생 역학조사에서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의 전국적 유행은 토종닭 등을 유통하는 소규모의 중간상인과 재래시장에서의 살아있는 가금 및 가축들이 유통되는 시장구조가 큰 몫을 했음이 밝혀졌다. 최근 재래시장을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는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HPAI;H5N1)의 모니터링 과정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산란계와 종계에서 백신접종으로 발생이 극감한 저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LPAI;H9N2)의 경우도 재래시장을 중심으로 유통되고 있는 토종닭 등에서는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등 가금의 유통구조에 따른 질병발생의 흐름이 유지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가 있다. 재래시장을 중심으로 아직은 저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의 발생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④ 발생이 없던 병원체의 유입 및 변이

최근 전염성코라이자(Infectious coryza)의 발생이 간간히 이어지고 있다. 갑작스럽게 전염성코라이자(Infectious coryza)의 발생이 보고되기 시작하면서 또 한 줄기의 질병흐름이 나타날 전망이다. 그러나 수십년 간 발생이 없던 질병이 갑자기 나타난 것에 대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는 매우 어렵다.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HPAI;H5N1)의 경우는 철새의 대륙 간 이동에 유입된 정황이 정확히 분석되었지만 최근 육계와 산란계에 문제가 되고 있는 아데노바이러스(Fadv), 2000년대 중반부터 발생한 닭뉴모 바이러스(AMPV), 그리고 최근 유행하고 있는 중국형 IB의 경우도 모두 국내에 밝혀지지 않은 어떤 매개를 통해서든 유입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철새를 통해서, 또는 외국인 노무자들을 통해서, 아니면 가금 산물의 수입을 통해서든 병원체의 국내 유입은 질병발생 흐름(trend)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이 된다.

국내에서 유행하고 있는 질병의 원인이 되는 병원체의 변이 또한 질병흐름을 형성하는 요인이 된다. 병원체의 변이는 현재 사용 중인 백신으로 질병을 통제할 수 없는 국면을 형성한다. 몇 년을 주기로 병원성이 강해지는 마렉바이러스(MDV)는 갑작스런 발생의 흐름을 형성하는 계기가 된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특정 질병의 예기치않은 흐름이 형성될 때 가장 빈도 높게 고려되는 사항이 바로 병원체의 변이 여부이다.

⑤ 사육품종

1992년 가금티푸스(FT)가 최초로 발생된 이후, 가금티푸스로 인한 극심한 피해를 면하고자 갈색계 사육농가들은 백색계로 전환을 실시했었다. 백색계의 전환은 예상대로 가금티푸스의 피해를 감소시키는 충분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1990년대 말부터 본격적으로 발생한 저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는 백색계의 존재를 말끔히 퇴출시키는 흐름을 만들어냈다. 사육품종에 따라 질병의 흐름이 결정되고, 질병의 흐름에 따라 사육품종이 변하는 흐름이 성립된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⑥ 기타요인

HACCP, 무항생제 사육과 같은 사육시스템의 변화 등도 질병발생 흐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무항생제 사육은 항생제 사용에 상당한 제한이 요구되면서 만성적인 세균성질병이 새롭게 발생하는 흐름을 만들어 내고 있다. 또한 닭뉴모바이러스감염증(AMPV)을 포함한 각종 호흡기질병의 유행에 따라 대장균증 발생의 증폭 흐름을 만들어 내는 요인이 되어왔다. 가금산업의 발달 또한 질병발생 흐름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내포하고 있다. 사육규모가 커지면서(다일령 계군의 사육 등) 생기는 각종 문제점들은 질병발생에 큰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산란계 농장의 규모가 상당히 커지면서 계군수가 늘어나고 그 결과로 과거에는 한 개의 육성사를 가지고 농장 운영하던 것이 육성사가 2개 이상으로 늘어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나의 육성사를 가진 경우와 2개 이상의 육성사를 가지고 있는 경우의 질병발생 흐름은 농장별 지역별 질병발생의 새로운 흐름을 만드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세계적인 곡물작황상황에 따른 곡물 품질의 변화 또한 질병흐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