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Inside - 나승렬 상무(농협중앙회 품목유통본부)

  • Published : 2013.12.01

Abstract

Keywords

지난 8월 농협중앙회 품목유통본부장으로 임명된 나승렬 상무가 조선시대 곡식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사직단(사적 121호) 복원 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직 농림축산식품부 고위 관료 출신인 나 상무는 고유의 문화전통 계승을 통해 국내 농산물을 지키고 대외 FTA협상 등 개방화시대를 맞아 국내 농산물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나승렬 상무를 직접 만나 취임 이후 활동과 사직단 복원운동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았다.

공직생활 후에 올해 8월 농협으로 취임하셨죠?

부산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해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치면서 1982년 제 26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1983년 농림부 농지과장과 농업정책과장, 정책홍보관리관 등 농림부 내 핵심 부서를 두루 거쳤다. 1997년부터 2년간 미국 농무부 서기관으로 파견을 나갔고 농어업농어촌특별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을 역임하면서 농어촌발전특별조치법, 삶의 질 5개년 계획 등 농업정책들도 손을 거쳐 갔다. 2011년에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장 그리고 2012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 소비안전정책관으로 31년간 몸담았던 공직생활을 퇴임하고 올해 8월 농협중앙회 품목유통본부 상무로 임명됐다.

사직단,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요?

종묘는 역대 황실 위패를 모시는 사당이지만 사직의 ‘사’는 토지의 신, ‘직’은 곡식의 신으로 하늘에 제사를 지내 한해 풍년 농사를 기원하던 곳이다. 옛날에는 농업이 경제의 전부였고, 농업이 잘돼야 나라가 편안하고 민본주의가 잘 발현되는 것으로 여겼다. 조선 수도 한양을 상징하는 종묘사직 가운데 경복궁 동쪽 종묘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지만 반대편에 있는 사직단은 일제강점기 민족정신 말살 정책 이후 좀처럼 위상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 사직단은 경건하게 가꿔야 할 유서 깊은 우리 문화 유적으로 일제는 종묘사직 맥을 끊기 위해 사직단을 공원으로 격하시킨 후 사적지와 관련 없는 체육시설을 세우면서 정부 식품산업 육성정책이 추진되는 가운데 FTA 등 농업 개방 파고 극복 필요성이 커졌다. 이런 가운데 농민 마음을 한데 묶을 수 있는 사직단 복원이 농업 중흥으로 연결될 수 있다. 국내 농업인들은 개방 파도를 극복해야 하는 절박함이 더 커지면서 농업인과 정부가 앞장서 농가의 경건함을 진작하는데 힘써야 한다.

31년간 공직생활을 퇴임하고 사직단 복원 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죠.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나요?

30년간 공직생활로 농업에 대한 분야에 애착을 놓을 수 없었고, 지난해 서울 종로구로 이사를 오면서 근처에 사직단이 있어 둘러보면서 우리나라 농업을 위해 중요한 부분은 전통문화유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외국 관광객은 물론 서울 사람들조차 광화문이나 경복궁에는 많이 오지만 가까운 사직단은 들어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이 공간을 제대로 복원해서 많은 관광객이 오도록 만든다면 우리나라 농업, 농촌을 중흥시키는 상징적인 곳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서 복원사업 활동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사직단 복원 필요성을 알리기 위한 활동과 방법은?

각계각층에 사직단 복원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문화재청 산하 문화 유산 보존 모임인 ‘재단법인 예올’을 지원하고 있다. 예올은 우리나라 전통문화유산을 지키고 복원하는 일을 하고 있는 비영리재단으로 사직단 복원운동도 해오고 있다. 예올이 사직단 복원 서명운동을 하고 있는데 농협과 함께 100만명 서명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나아가 사직단이 무엇인지 알리기 위해 KBS 프로그램 <한국의 유산>을 통해 한국의 유산 사직단 방영은 물론 각종 언론 매체를 통해 국민들에게 내용을 알리도록 하고 있다. 더불어 지난해부터는 농업인의 날 기념행사에서 추수감사제를 올리는 부대행사를 마련해 국민을 대상으로 사직단의 의미를 알리고 있다. 사직단은 현재 1년에 한 번 밖에 개최되지 않아 관광객들이 볼 수 없었지만, 전국에 있는 농민단체들이 모여서 한번씩만 개최해도 관광객 입장에서는 상시 볼 수 있는 행사일 것이다. 1천만 해외 관광객들의 볼거리 수요를 맞추기 위해 사직대제의 상시개최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전통문화를 재현해 외국 관광객에게도 보여준다면 관광수익도 늘어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도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직단 복원이 우리 농업, 축산업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요?

농업 농촌의 최고 유산으로 사직단을 복원하면 FTA 등 농축산업 개방화로 농민들의 어려움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농민들의 사기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진다. 관광객들에게 한국 고유의 문화를 보여줌으로써 볼거리를 제공하고 최근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한국음식 세계화에도 연결시킬 수 있는 거점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오는 관광객들에 대한 대한민국을 더 사랑하는 요소를 제공할 수 있다. 더 나아가서 농산물은 물론 축산물까지 연계해 우리나라 농축산물의 소중한 가치에 대해 알릴 수 있는 주요한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