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 육계 유통들의 횡포 - 악덕 유통들의 횡포 아직도 존재하나!

  • Published : 2012.09.01

Abstract

Keywords

육계유통 현황

계열화사업의 확대 및 육계사업의 발전과 함께 육계 유통들의 역할도 늘어나고 있다. 유통들은 농가들에게 병아리를 소개해주고 출하 시 도계장을 연결시켜 주면서 소정의 수수료를 받아 운영해 가고 있다.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유통들이 계열화 사업 형태를 갖춘 유사인티를 운영하는 등 제법 규모를 갖추고 체계화되어 국내 육계시세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성장하였다.

유통들는 닭이 과잉 생산될 때 DC를 통해, 닭이 부족할 때는 가격을 따라붙으면서 자연적으로 시장 가격을 형성시켜 오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다.

현재 국내에는 H, K유통을 비롯해 10여개의 유통들이 대표적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중 4개 유통이 전체 물량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그 비중이 커졌다. 유통들 중에는 전문 유통 종사자들이 대부분이지만 직접 닭을 키우면서 유통에 참여하는 유통들도 있다.

금년 들면서 유난히 육계 유통에 엄청난 혼란이 초래되었다. 과거 산지유통 발표 시세에서 100원 정도 DC가 이루어지는 정도로 크게 요동이 없었으나 금년에는 발표 시세에서 600원 이상까지 벌어지는 초유의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물론 생산과잉과 수입 증가로 가격이 폭락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판단되며, 최근에는 폭염과 폭우로 인한 폐사가 늘어나면서 가격 상승을 이끌면서 시세 폭이 다소 좁혀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농가피해 심각하다.

한 제보자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유통으로부터 더 이상의 농가 피해를 두고만 볼 수 없어 제보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제보자는 유통과 계열사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나마 피해를 덜 볼 수 있었지만 육계 발표 시세가 거래가격과 차이가 벌어지면서 그 차액만큼 손해를 본 농가들이 상당수 있다고 한다.

이들의 수법은 간단하다. 농가로부터 닭을 받아 도계장을 연결시켜주는 과정에서 서류를 조작하는 방법으로 농가들을 속였다. 계열사(도계장)는 농가에서 출하된 닭의 대금을 유통에 입금시켜주면 유통은 도계장으로부터 받은 대금보다 낮은 가격을 농가에 되돌려주는 수법을 사용해 아무런 의심을 받지 않았다. 이 과정을 살펴보면 유통을 믿고 거래하는 농장에게 도계장에 도태 물량이 많아 농장 체화가 극심하여 육계 시세를 낮게 잡아야 한다는 등의 권모술수(權謀術數)로 농가에 극심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 오로지 닭만 키우는 순수한 농심을 기만한 행위로 농장들은 유통들의 말만을 믿고 통장에 들어오는 돈에 대해 아무런 의심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제보자가 건네준 명세표는 7월 6일 8,000수 1.7kg 생체로 모 유통을 통해 모 계열사로 닭을 출하한 사계율을 정산하는 명세표였다. 하지만 실제로 모 계열사가 발행한 kg당 금액은 1,300원임에도 불구하고 모 유통에서는 1,200원으로 표기되어 농가에 보내진 것이다. 이 농가의 경우 140여만 원의 수익이 사라진 셈이다. 팩스로 보낸 서체 크기와 표, 심지어 발신자 내역도 날짜가 다르고 글씨 크기도 달라 엄연한 사문서 위조임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행위는 법적으로 보면 엄연한 업무상 횡령죄에 속한다.

같은 날 다른 유통을 통해 출하한 농가의 단가와 차이가 있어 이상히 여긴 나머지 명세표를 요청하여 받은 결과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다른 사례를 추적한 결과 일부 유통회사를 제외한 곳에서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혀

생산자들은 낮은 출하 가격에 울상을 짓고 계열사들은 판매가격이 낮아 창고에 물량을 쌓아놓는 실정에서 일부 유통들은 오히려 이러한 혼란을 틈타 생산자들의 수익을 편취해 가는 일들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다.

▲ K농가의 사계율 정산내역 (H도계장에서 유통에 보낸 원본)

▲ 농가의 요청으로 유통에서 농가에 보낸 사계율 정산내역 (위조)-전체적인 표의 비율이 다 르고 kg당 단가가 조작되었으며, 오른편 팩스 전송 내역도 짜집기하여 명백한 위조문서 로 드러남.

이러한 사실을 농가들은 알면서도 넘어가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그냥 유통에서 주는 가격만을 정산받아오는 정도였고 서로의 신뢰를 믿어왔다. 하지만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힌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몇 년 전부터 공공연히 이루어져 왔고 계열사와 닭을 사육해서 공급해주는 회사 직원들 사이에서는 직접적인 이해관계자가 아니기 때문에 이 사실을 수수방관하는 구조가 형성되어 왔다고 한다.

특히 일부 유통들은 계열사에 자기들의 닭이라고 속이고 거래를 하기 때문에 계열사들도 의심의 눈을 보내지 않는다. 가격이 낮아 생산비 이하의 수익을 얻는데도 이러한 유통들의 행위는 농가들을 더욱 위기에 몰아넣는 행위밖에 되지 않는다. 계열사와 닭을 공급하는 회사 직원들은 이제부터라도 이러한 범죄 행위를 방치하지 말고, 비리를 공론화시켜 더 이상 유통회사만 배 불리는 행위가 자행되서는 안 될 것이다.

유통들이 닭을 농가에서 구매하여 도계장에서 파는 장사꾼이라면 마진을 붙여 판매하는 것은 누가 뭐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유통들은 농가들의 이익을 대변해 주는 위치에 서서 일을 해야 한다. 병아리 소개와 닭 출하를 통해 농가와 계열사로부터 정당한 수수료(수당 약 60원 정도)를 받고 있기 때문에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물론 유사 인티에 닭을 출하하고 부도를 맞는 경우도 있어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으나 이는 자체 경영의 문제이지 이러한 위험성을 농가들로부터 편취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

물론 물량이 넘치고 구매력이 없다는 것이 이러한 사태를 불러온 원인이기 때문에 농가들도 수급조절에 최대한 관심을 갖고 사육수수 감축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농가들은 피해를 숨기지 말고 공론화하여 더 이상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