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회 : 학교 급식을 통한 계란 소비확대 방안 모색 - 다양한 레시피 개발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계란 가공품 개발 시급

  • Published : 2012.09.01

Abstract

Keywords

산란 실용계가 과잉 생산되고 계란 가격 하락으로 산란계 산업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다. 다방면에서 계란 소비를 늘려 불황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전개되고 있다. 이에 본회에서는 학교 급식 문제점을 파악하고 학교 급식을 통해 계란 소비 활성화를 이끌고자 ‘학교 급식을 통한 계란 소비확대 방안 모색’이란 주제로 좌담회를 진행하였다.

본지는 이날 있었던 좌담회 내용을 요약·정리하였다.

계란 가격 하락과 계란 소비부진으로 산란계 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산란계 산업 활성화를 위해 각 분야 전문가분들의 의견을 듣고자 합니다. 먼저 산란계 산업 현황과 흐름에 대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2012년 6월 통계청 자료를 살펴보면 산란계 농가는 총 1,830 농가로 총 사육수수는 6,200만 수에 달한다고 합니다. 2000년 대 초반 2,000여 농가가 총 5,000만 수를 사육하던 상황과 비교하면 농가수는 줄어들고 농가당 사육수수는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농장이 규모화 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또한 최근 계란 생산량이 수요량을 훨씬 웃돌아 계란 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이 초래하였습니다.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2011년 1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산란종계에서 발생하여 국내 산란종계의 30%를 살처분했고 이로 인해 산란계 농장에서는 노계 도태를 지연하고 병아리 1,300만 수를 외국에서 수입하였습니다. 이런 이유로 사육수수가 증가하여 계란 생산량은 늘고 계란 가격은 하락한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농가수는 줄어드는 반면 농가당 사육수수는 증가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20만 수를 사육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으나 지금 그 목표치가 크게 상향 조정되어 100만 수 사육을 목표로 두고 농장을 운영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농가가 기업화되고 있다는 점은 누구도 부정 못할 사항입니다. 또한 식자재 유통분야에서도 대기업의 진출로 계란 유통시장을 어지럽히고 있습니다. 산지거래 가격은 80원 정도인 반면 등급란, 브랜드란, 각종 인증란 이란 명목을 붙여 폭리를 취하고 있어 계란의 이미지가 나빠지고 있는 상황이고 특란 위주로 유통이 되다 보니 대란, 중란의 유통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계란은 우리 학생들의 영양식으로 우수한 식품입니다. 계란이 학교급식에 사용되는 현황에 대해 먼저 살펴봤으면 합니다.

현재 전국의 초·중·고·특수학교의 99%가 급식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학교 같은 경우 한 달에 평균 150~200kg 정도를 사용합니다. 이것은 타 학교와 비교해서 굉장히 많은 수치라고 보시면 됩니다. 또한, 사용되는 계란이 등급란으로 일반란과 비교해서 비싼 계란을 사용하게끔 독려해 가격 부분에 있어 부담감도 있습니다. 하지만 객관적인 증빙자료 (등급판정서)가 있기 때문에 등급란 사용을 하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일선에 있는 많은 영양 (교)사들이 일반적으로 계란 사용을 꺼려합니다. 등급란이지만 학교에서 사용할 때는 신선도가 굉장히 불량할 때도 있습니다. 또한 계란은 식자재 중 일손이 많이가 식자재로의 사용이 극히 제한적입니다.

현재 계란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물류비가 너무 많이 올랐습니다. 그래서 산지거래 가격과 최종 소비자 가격의 차이가 많이 나 학교에서 계란을 사용하기에 부담스러운 가격이 되어 버렸습니다. 또한 한국 양계농협에서 계란을 유통하기에는 유통망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직접적인 계란 급식 유통 참여보다는 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또한 타 축산물은 단품으로 납품이 가능하지만 계란은 불가능한 상황임을 간접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다 보니 계란을 급식에서의 사용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기가 힘들고 이 때문에 소비되는 양도 한정적입니다.

계란의 학교 급식에 있어 문제점과 계란 소비 확대 방안 등에 대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과거 계란 사용을 살펴보면 왕란과 특란은 찜용으로 대란은 계란 후라이로 중란은 삶은 계란용으로 사용되어 왔었습니다. 하지만 대형 식자재 업체의 출현으로 등급란이 생기고 일반란은 안 좋고 등급란만 좋다는 의식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대형 식자재 업체에서는 특란 위주로만 유통을 진행하다 보니 특란 이하의 계란 소비는 미진하게 되었고 학교에서도 특란으로 모든 요리를 하다 보니 여러 가지 불편사항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그 예로 방금 말씀드렸던 계란 별 사용되는 요리가 다른 것은 닭의 주령 별로 낳은 계란의 껍질 강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특란을 사용해 계란을 삶게 되면 약한 계란 껍질로 인해 쉽게 터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다 보니 영양(교)사 입장에서는 조리가 불편하게 되고 자연히 사용량 줄어든 것입니다. 지금에 와서 다시 계란 별로 유통을 하게 되면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해 다시 시도하기는 어렵겠지만 이런 부분들은 대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학교 급식 식자재 업체는 대부분이 일반 식품가공업체들입니다. 이런 가공업체들이 계란도 함께 납품을 하고 있습니다. 간장이나 고추장 같은 일반 가공 식품들은 실온에서 보관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계란은 축산물로서 보관 적정온도가 있으나 이를 무시하고 실온에서 일반 가공식품들과 함께 납품되다 보니 최종적으로 학교에서 사용할 때는 신선도가 크게 불량한 상태가 됩니다. 불량한 유통과정으로 인해 계란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고 학교에서 계란 사용을 주저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학교의 식단을 책임지는 영양(교) 사들은 계란을 주문할 때 축산물만을 취급하는 업체와 거래했으면 합니다.

계란은 우리 아이들에게 있어 영양 대비 가장 저렴하고 선호도가 높은 식품인 것은 확실합니다. 하지만 유통개선 없이는 학교 급식에 있어 계란의 입지가 확대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의식전환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같은 축산물인 우유를 보더라도 성장기에는 반드시 먹어야 하고 안 먹으면 큰일 나는 것처럼 인식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계란은 그렇지 않습니다. 계란도 반드시 성장기에 섭취해야 하는 음식으로 인식을 심어줘야 하며 우유처럼 손쉽게 먹을 수 있는 가공 계란이 있어야 합니다. 가공 형태로 아이들이 좋아하고 친근한 제품을 만든다면 계란 소비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가공업체에서 난백액과 난황액 등을 제품화하여 판매하고 있습니다. 간편하긴 하지만 학교 일선의 영양사들이나 학부모 입장에서 제품을 신뢰하지 못해 소비가 줄어드는 것도 소비부진의 한 원인이라 생각합니다. 제품의 안전성을 홍보하는 것도 중요한 사항 중의 하나입니다.

일선 학교에서 등급란 사용은 권고사항으로 내려져 있습니다. 등급란 이외의 계란을 사용하기에는 위험부담과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일반란 사용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규정이 수정되거나 일반란 또한 객관적 인증 빙 자료가 첨부가 된다면 계란 사용이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학교급식에 사용될 수 있는 계란 요리법 개발이 시급합니다. 학생들에게 매일 계란말이와 삶은 계란만 급식할 수는 없습니다. 학교에서 다양하게 계란 요리를 선보일 수 있는 요리법이 개발된다면 계란 소비를 늘릴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교육과학기술부와 협조를 통해 일선 학교에 계란 사용 증가 요청을 한다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으리라 봅니다. 그리고 계란 유통 시 반드시 일반 가공식품이 아닌 축산물 동일하게 취급·유통이 되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면 저질의 계란 납품으로 영양 (교)사들에게 안 좋게 심어져 있던 인식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시 강서구 쪽에 직거래 친환경 급식소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생산자를 돕고 안전 계란을 우리 아이들에게 먹일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로컬 푸드 개념으로 다가가 확대해 나가면 계란 소비량을 늘릴 수 있을 뿐더라 계란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줄 것으로 판단됩니다. 또한 방학 중에도 저소득층 어린이들을 위해 계란이 지급된다면 방학 때 급식 중단으로 인한 계란 소비 감소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대부분의 청소년층에서 계란 섭취는 김밥과 라면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50% 이상 학생들이 아침식사를 하지 않고 등교를 합니다. 성장기인 우리 아이들에게 올바른 식습관을 알려주고 계란의 우수성으로 건강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식자재 업체 선정 시 공개입찰 방식으로만 진행됩니다. 거래가 투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입찰심사에 참석하는 일반 학부모들은 계란의 특수성을 잘 모릅니다. 서류만 가지고 심사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 실사도 함께 이루어져야 하며 유통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도 파악해야 합니다. 저품질의 계란 유통으로 전체 계란시장의 악영향을 미치는 업체들을 선별해 더 이상 저급 계란으로 인한 계란 사용 거부감이 없기를 희망합니다.

오늘 참석하신 패널 여러분들께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계란은 아이들의 머리를 좋게 하는 등 학교 급식에서 중요한 식품이지만 아직 소비량이 기대에 못 미쳐 소비확대를 위해 다양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계속 계란 소비 증가와 계란 이미지 개선을 위해 힘써 주시기를 당부드리며, 이것으로 오늘 좌담회를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