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양계산업 오늘과 내일 - 자조금 참여율 높이는 방법은?

  • 김정주 (건국대, 에그리비즈니스 경영연구소)
  • Published : 2012.11.01

Abstract

Keywords

1. 양계자조금은 왜 필요한가?

경제의 세계화가 급속도로 진전되면서 정부 주도만의 축산물 수급 및 가격 안정은 현실적으로 어렵게 되었으며, 농가의 역할이 증대되고 있다. 이에 양계농가가 자율적으로 양계산업을 지켜나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필연적인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또한, 양계산물은 일반 공산품과는 달리 공급은 비탄력적이고 수요도 쉽게 증가시키기가 어렵다. 따라서 개별 양계농가가 양계산물의 공급과잉을 인위적으로 감소시키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생산량을 감축하지 않고 양계 농가의 실질소득을 꾸준히 유지·증대시키기 위해서는 증산된 양계산물에 대한 소비시장을 평소부터 지속적으로 확대시켜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양계산물에 대한 소비시장을 확대시키기 위한 홍보는 많은 비용이 들기 마련이다. 여기에서 그 비용을 누가 부담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생긴다. 당연히 양계산물 판매자가 판매 촉진 활동을 강화해야 하나 판매자가 대부분 영세 소상인일 뿐 아니라 판매 상인들이 분산 입지 되어 있으므로 이들로부터 판촉을 위한 홍보활동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결국은 “목마른 사람이 샘을 판다”고 양계농가가 양계산물의 판매촉진에 나서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보려는 양계인들의 지혜가 바로 양계(닭고기, 계란) 자조금제도이다. 이 양계 자조금 사업을 통하여 어떻게 하면 양계산물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인가 하는 것이 양계산업의 가장 시급한 당면과제이다.

과거에는 마을마다 앞서가는 농가는 단연코 양계농가였다. 산업면에서도 이렇다 할 정부지원 없이 순전히 자력으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장족의 발전을 이룩하여 2011년 육계 생산액이 2조 1,860억 원으로 2009년 이래 부동의 4위를 차지하고 있고, 계란은 1조 5,599억 원으로 2008년 이래 6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게 잘 나가던 양계산업이 자조금에 관한 한 타 축종에 비하여 거출금액이 부진함은 양계산업 관련자 모두가 깊이 반성해 볼일이다.

닭고기 자조금 조성 실적을 보면 2010년 6.8억 원이던 것이 2011년에는 10.3억 원에 그쳤고, 계란 자조금은 2010년에 17.4억 원이던 것이 2011년에는 17.8억 원에 그쳤다. 이는 한우자조금 거출액이 2010년에 306억 원에 달한 것을 보면 격세지감(隔世之感)이 없지 않다.

표1. 닭고기 자조금 조성 및 지출내역

자료:닭고기 자조금 관리위원회 홈페이지

2. 닭고기 자조금의 개선방안

가. 육계 계열업체를 닭고기 자조금사업에 참여토록 적극 유도해야 한다.

닭고기 자조금의 핵심적인 문제는 어떻게 해서 계열업체를 자발적으로 자조금 사업에 참여시킬 것인가 하는 점이다. 현재 전국에는 37개의 도계장이 있고, 이 도계장들이 자조금을 거출하는 길목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중 10개 도계장만이 자조금을 거출하고 있고 그나마 한라, 에이스, 금계, 체리부로 등을 제외하고는 자조금 고지금액 대비 거출율이 매우 낮은 실정(평균 거출율 13.8%)이며, 심지어는 유명한 2개의 계열업체 도계장 거출율이 차이가 심각한데, 하나는 0.7%, 다른 하나는 4.4%인 최악의 상황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첫째, 현행 축산 자조금법에 의해서는 닭고기 자조금은 사육농가 중심의 자조금이 될 수밖에 없고 육계 계열업체 참여를 유도하기가 어렵게 되어있는 것이 계열업체의 참여를 주저하게 한 이유가 될 것이다. 최근 개정되어 2011년 2월부터 발효된 축산 자조금법에서도 축산업자의 정의를 “국내에서 축산물을 생산하거나 그 축산물을 생산하기 위한 가축을 사육하는 자”로 명시하여 육계 계열업체를 포함하지 않고 있다. 그러므로 축산 자조금 법 제2조에 규정하고 있는 축산업자에 계열업체를 포함시키고 제8조와 15조에 규정하고 있는 대의원과 자조금 관리위원회에 계열업체에게 일정 지분을 할애 하해 줌으로써 참여 명분을 터 주어야 한다.

둘째, 자조금에 의해 실시되는 닭고기 이미지 광고 활동이 계열업체의 상표 광고와 차별화되지 않을 경우 계열업체 입장에서는 동일 품목의 소비촉진을 위해 이중의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자조금에 의한 닭고기 소비촉진 활동은 닭고기 자체가 갖는 특성을 강조하는 소비홍보사업이나 소비자 정보제공 및 교육사업, 계육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생산자 교육사업, 계육산업발전을 위한 연구사업 등에 제한적으로 사용토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육계 자조금사업과 상표 촉진사업이 닭고기 시장에서 상호 보완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육계계열 업체와 사육 농가 간의 갈등 관계가 적절하게 조정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까지는 육계계열화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야기되고 있는 이해 당사자들의 갈등을 해소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에 속수무책으로 손 놓고 아무도 끼어들려들지 않으려 했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정부는 민간의 분쟁에 개입하지 않으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제 축산계열화법도 제정되었으니 정부가 확고한 정책의지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지도해 주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미국의 GIPSA1)의 기능과 역할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나. 닭고기 가공 및 수입업자도 닭고기 자조금사업에 참여토록 유도해야 한다.

육계 자조금 사업의 가장 큰 목적은 닭고기 소비시장을 확대하는 것인 만큼 닭고기 계열업체는 물론 가공업체 및 수입업체들도 함께 참여시켜야 한다. 그러나 이를 전적으로 법에 의존하여 풀어갈 수가 없다. 더군다나 한돈자조금 분야에서 자조금 거출 기관에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이 위헌으로 판정이 난 것으로 알려진 이상 자조금 사업을 단순한 법 조항으로만 풀어 나갈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대승적 차원에서 육계산업 발전을 위하여 이를 하나로 통합하는 지도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육계 전문가들이 참여한 육계자조금을 위한 통합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3. 계란자조금 사업의 장기 개선방안

가. 계란 대군농가들의 계란 자조금 사업 참여를 적극 유도해야 한다.

계란자조금도 다른 축종의 농가에 비하면 자조금 사업 실적이 부진한 실정임은 이미 지적한 바와 같다. 특히, 그 중에서도 중·소규모 농가보다는 대규모 사육농가(대군 농가)들의 참여가 저조하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어떻게 하면 사육 농가, 특히 대군 농가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겠는가에 초점이 모아진다. 현행 계란자조금 거출 기관은 산란 폐계 도계장으로 지정되어 폐계 수당 50원을 거출하고 있다.

표2. 계란 자조금 조성 및 지출내역

자료:계란 자조금 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나, 장기적으로는 계란자조금 수납기관을 바꾸어야 한다.

계란자조금 거출이 지금처럼 계속 부진하고 개선의 여지가 없어 보일 경우 계란자조금 수납기관을 바꾸는 작업을 진행시켜야 할 것이다. 수납기관 대상으로 사료업체와 부화 업체 등 자재부 문과, 계란 유통센터(G.P센터)와 계란 도소매업체 등 생산물 부문을 기관별로 검토한 결과, 자재부문을 통한 자조금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축산물 자조금은 생산물을 대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또한 사료업계, 부화 업계 등은 해당 기관의 이해가 복잡하게 얽혀 협조를 끌어내기가 매우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수납 기관 변경 방향은 생산물 부문인 계란 유통센터(G.P센터)와 계란 도소매업체로 좁혀진다. 그런데 계란유통센터(G.P센터)를수납기관으로 정하기 위해서는 계란 유통센터(G.P센터) 건립에 막대한 재정이 소요될 뿐 아니라, 모든 계란이 계란 유통센터(G.P 센터)를 거쳐 유통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장기간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또한, 계란 유통센터(G.P센터) 운영자를 누구로 하느냐에 따라 계란 자조금 거출율도 달라질 것이다. 예컨대, 계란 유통센터(G.P 센 터) 운영자를 민간에 맡길 경우 계란 유통량 거래 내역을 추적하기가 어려워 자조금 거출이 어려워질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계란 유통센터(G.P센터) 운영자를 공공의 성격이 있는 농·축협에 맡기는 것도 불가능하다. 현재 계란을 취급하는 농·축협은 전국 3개 조합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의 대안으로 계란유통협회 산하 회원으로 되어 있는 전국 계란 도·소매업자들을 수납기관으로 위탁하는 방안이 있다. 이 방안도 계란유통협회가 얼마나 많은 회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와, 계란 자조금에 대하여 적극적이지 못한 계란 유통업들의 인식을 어떻게 새롭게 할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그래도 가장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큰 계란 도·소매업자를 수납기관으로 하는 방안에 대하여 산란계 업계가 긍정적이고도 집중적인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