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헤미안 ‘부산사나이’
김대곤 사장(37세)은 2년 전 쯤 홍대 부근에 닭발 전문점을 열었다. 부산사나이가 왜 홍대까지 와서 닭발 전문점을 열었을까? 김 사장은 호주로 이민을 결정하고 홍대에 우연히 놀러 왔다가 홍대거리의 젊음과 낭만에 반해 이민을 포기하고 이곳에서 일을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호주, 일본, 동남아시아 등 해외 여러 나라를 돌아보면서 사람과의 만남을 즐겼던 그가 말하는 음식점 운영의 목적도 “돈이 아니고 사람들과의 어울림이다.”라고 했다.
그는 개업 당시도 그렇고 지금도 식당 홍보를 전혀 하지 않는다. 오고 싶은 손님이라면 알아서들 찾아올 거라는 믿음 때문이다. 이렇듯 김 사장은 어디에 얽매어 있지 않은 자유로운 영혼을 가졌다. 그러기에 찾아오는 손님과도 형, 동생 사이로 지내며 같이 술도 한잔하고 연애 고민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인생상담도 해준다. 다른 음식점과 달리 손님과 가족같이 지내며 손님들이 음식점을 자기 것처럼 아끼고 사랑한다. 찾아오는 손님 대부분이 단골이며 방문 시 마다 꼭 인사를 나눈다.
▲ 김대곤 사장
최고의 재료가 최고의 요리를 만든다!
김 사장의 요리 철학은‘최고의 재료가 최고의 요리를 만든다’이다. 그래서 그날 사용할 만큼의 식재료만 구매하며 절대로 음식을 미리 만들어 놓지 않는다. 닭발도 국내산만 사용하며 한식, 일식자격증을 소지한 실력파이다. 닭발 전문점을 오픈하기 2개월 전부터 전국의 맛집이란 맛집을 돌아다니며 자기만의 특제 소스를 개발했다. 주 요리는 무조건 김 사장이 직접 만든다. 고등학교 졸업 후 요리에 관심이 있었지만 사단장 전문요리사로 군 생활을 하면서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
이병닭발은 먼저 닭발을 식용유와 프라이팬에 볶은 다음 야채와 함께 다시 볶는다. 이후 특제소스를 넣은 후 석쇠로 다시한번 굽고 데워진 철판에 버터를 바른 다음 올려진다.
식재료 값이 너무 올라 요즈음에는 판매가격에 대한 고민도 있지만 찾아오는 손님들 주머니 사정을 잘 아는 이상 올리지 않고 있다.
혐오스러운 닭발? 말도 안 돼.
일부 사람들은 닭발이 징그럽고 혐오스럽다며 맛보는 것 조차 포기하곤 한다. 하지만 이명닭발을 먹어보지 않았으니 말을 말아라. 여성들도 쉽게 먹을 수 있게 뼈 없는 닭발도 있으며 모짜렐라 치즈와 먹는 닭발. 이 얼마나 품격있는 닭발이란 말인가! 오독오독, 쫄깃쫄깃 씹히는 닭발과 아삭아삭한 양파는 강한 중독성을 지니고 있다. 매운맛으로 스트레스를 날릴 수도 있다.
식당내부는 복층으로 되어 있으며 저녁에 2층에서 닭발을 먹으며 보는 풍경은 굳이 술을 먹지 않아도 취할듯 싶다. 실내 인테리어는 홍대거리답게 손님들이 직접 그린 그림과 손님 사진들로 꾸며져 있다. 음악 소리와 함께 잘 어우러지며 닭발, 소주, 골목으로 서민냄새가 물씬 풍긴다.
▲ 실내 인테리어
한 가지 오해가 없기를 ‘이명닭발’이란 이름은 뇌리에 강하게 남기기 위해 지은 것이지 다른 불순한 의도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