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배합사료내 항생제무첨가와 양계산업 - 항생제 사료금지에 따른 종합관리 방안 - 배합사료 제조용 항생제 사용 금지와 생산효율 증진 방안

  • 김동욱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가금과)
  • 발행 : 2011.06.01

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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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가축 사료 내 항생제는 가축 생산성 향상, 유해균 억제, 질병 예방, 사육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사용되어 오늘날의 대규모 집약적 축산을 가능하게 하였으며, 특히 고밀도 밀집 사육이 이루어지는 양계, 양돈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여 왔다. 그러나 가축의 항병성 저하, 내성균 출현, 축산물 내 항생제 잔류, 생태계 파괴 등의 문제가 제기되면서 항생제 사용에 대한 제한 및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EU에서는 2006년부터 가축사료 내 성장촉진용 항생제의 사용을 전면 금지하였으며, 국내에서도 국가 항생제 내성관리사업 일환으로 2005년부터 항생제 등 항균 물질 사용 절감 방안이 추진되어 사용 가능한 배합사료 제조용 항생제의 종류가 44종에서 16종으로, 2009년에는 9종으로 단계적으로 축소되었으며, 2011년 7월에는 그 사용을 전면금지할 예정이다.

그러나 배합사료용 항생제 사용 금지를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 하였을 경우, 생산성 감소 및 질병 발생률·폐사율 증가, 생산비용 증가, 사료이용률 감소에 따른 질소, 인 배설량 증가, 인수공용 치료용 항생제 사용량 증가 등의 문제가 유발될 수 있어 이들 문제를 최소화하고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해서는 사양·환경·위생·방역 등 전범위적인 종합관리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배합사료 제조용 항생제 사용 금지와 생산효율 증진을 위한 관리방안을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2. 축산용 항생제 절감 정책의 필요성 및 기대효과

축산용 항생제는 용도 및 목적에 따라 성장촉진용 항생제와 치료용 항생제로 크게 구분할 수 있으며, 성장촉진용 항생제는 가축에 있어 성장촉진, 유해균 억제, 질병 예방, 사육 환경 개선 등을 목적으로 저수준으로 첨가 급여되는 항생제를 의미한다. 1946년 Moore 등에 의해 사료 내 첨가급여에 따른 sulfasuxidine 및 streptomycin의 성장촉진 효과가 최초로 보고되고, 1950년에 Juke 등(1950)이 닭, 칠면조, 돼지에서 chlortetracycline (CTC)의 첨가급여에 따른 생산성 개선 효과를 보고하면서 성장촉진용 항생제의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그러나 1969년 UK Swann committee에 의해 항생제 내성 위험이 부각되면서 만병통치약으로 여겨졌던 항생제에 대한 안전성 제고 및 관리체계 강화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국내에서도 2003년 식약청 주관으로 국가 항생제 안전관리 사업이 추진되어 식품, 의약 등 관련분야의 항생제 내성 실태조사 및 평가가 본격적으로 수행되었고 축산분야에서의 항생제 오·남용 문제가 제기되었다(표1). 이후 국내 축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 해소와 국가차원의 항생제 내성 감소와 안전관리체계·위해관리방안 구축의 일환으로 가축 및 축산물 내 주요 항생제 내성실태 조사 및 평가, 축산용 항생제 감축 정책, 항생제 저감 기술 개발 및 보급을 위한 연구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 비록‘축산에서의 항생제 사용이 인체 내성률 증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끊임없는 과학적 논쟁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분명한 것은 당시 축산분야에서의 항생제 오·남용이 심각했다는 것과 국가차원의 항생제 내성 관리는 공중보건, 경제적, 사회적으로 중대 사안이며 어느 특정 분야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전범위적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표 1. 2002년 선진각국의 축산물생산량 및 항생제 사용량

1) FAO:소, 돼지, 양·염소, 가금류 statistics

2) AHI, DANMAP, 한국수의과학검역원, [항생제 중독](시금치출판사), NZFSA, SVARM

지속적인 축산분야 항생제 내성 관리, 배합사료 제조용 항생제 감축 정책 및 항생제 저감 기술 개발·보급을 통해 축산분야 전체 항생제 사용량(’09년 기준)은 998톤으로 배합사료 제조용 항생제 사용 감축 정책을 추진한 2005년에 비해 36% 감소하였으며, 배합사료 제조용 항생제 사용량은 237톤으로 69% 감소하였다. 또한 테트라싸이클린, 네오마이신 등의 항생제 내성률은 물론 항생제 잔류 위반율 역시 지속적으로 감소하였다. 효율적이고 지속적인 축산용 항생제 사용 저감 사업 추진 및 관련 기술 강화는 WTO/DDA 농업협상, 한-미·EU FTA 협상 등 개방농정시대에 국내 축산물의 품질차별화 및 소비자 신뢰 확보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지속가능한 친환경 축산으로의 전환 및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 1> 연도별 축산용 항생제 사용실태

3. 배합사료 제조용 항생제 사용금지에 따른 종합관리방안

양계산업에서 항생제 사용은 생산성 및 건강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오늘날의 집약적 대규모화된 양계산업에서 이들의 사용 금지 및 배제는 극복하기 어려운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 배합사료 제조용 항생제 사용제한 및 금지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가축 생산성 및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과 성장촉진용 항생제의 작용기전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듯이 사료, 사양관리기술, 사육환경, 질병·방역관리기술 등 가축을 둘러싼 모든 내·외부 요인이 영향을 미치고 고도 성장 및 생산을 하는 닭에 있어 잠재된 유전능력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내·외부 환경의 효율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그림 2는 닭에게 영향을 미치는 내·외부 요인을 나타낸 것이다.

<그림 2> 닭의 생산성과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성장촉진용 항생제 작용기전의 핵심은 내·외부 환경에 존재하는 미생물의 효율적 제어에 있는 것으로 위에서 기술한 사료, 사양관리기술, 사육환경, 질병·방역관리의 미흡한 부분을 항생제로 제어해온 것이 사실이다. 여기서 구지 언급하지 않더라도 축산에 종사하고 있는 우리 모두는 어떻게 하면 항생제에 의존하지 않고 현재 아니 그 이상의 생산성을 낼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을 것이며 간략하게 기술하자면 다음과 같다.

① 효율적인 종계·부화장 관리를 통한 강건 병아리 생산 및 공급

② 닭의 건강유지 및 생산에 필요한 적정 영양소를 갖춘 양질의 사료 공급

③ 적정 사육밀도, 올바른 온·습도 관리 및 환기를 통한 쾌적한 환경 조성

④ 정확한 백신접종 및 프로그램, 지속적인 계사 내·외부 소독 및 차단방역을 통한 질병 예방

⑤ 생균제, 효소제, 유기산제 등 고효율 생리기능 활성제 적용을 통한 닭의 건강성 및 사료효율 증진

우리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사료용 항생제 사용금지에 따른 생산성 감소, 질병 발생 증가 등의 문제 및 피해에 대해 우려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위에서 기술한 내용은 항생제 사용금지에 따른 관리방안이 될 수도 있으나 이는 실제 우리가 이전부터 했어야 하고, 해왔던 일들이다. 축산에서 성장촉진용 항생제는 성장촉진, 유해균 억제, 장내미생물총 제어, 질병예방, 영양소 이용률 증진, 사육환경 개선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으나 근본적인 목적은 생산성 극대화를 통한 농가소득 증대 및 경쟁력 강화에 있다. 다시 말해, 사료용 항생제 사용 금지에 따른 생산성 감소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이는 다른 관점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농·식품 부산물 및 유휴 농산물 활용을 통한 사료비 절감, LED, 지열 냉난방 시설을 이용한 에너지 절감, 농가 경영 효율화 등을 통해 생산비를 절감하는 방법과 고품질 기능성 양계산물 생산, 부분육·가공육 기술 강화 및 시장 접근, 수출전략상품 개발을 통한 시장 확대 등을 통해 축산물 자체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소득증대는 물론 양계산업의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

4. 결론

처음 축산용 항생제 절감 정책이 논의·도입되었을 때 여기저기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2005년부터 사료용 항생제를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동안 항생제 사용량은 36%나 감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양계산업은 양적·질적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였다. 이는 우리 양계인들의 노력의 결실이고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가 걱정할 부분은 생산성 감소 및 생산비용 증가 부분이 아니라, 이를 효율적으로 운용하여 고품질 안전 양계산물을 생산하여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하고, 잘못된 자가치료·예방용 항생제 사용으로 인해 사료용 항생제 배제를 위한 우리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역량을 되돌아 볼 때‘피해 최소화’, ‘위기극복’이라는 표현은 더 이상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금은‘효율화’에 대해 생각할 때이고 우리는 이를 기회로 만들어 축산 선진국으로 한걸음 내딛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