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배합사료내 항생제무첨가와 양계산업 - 배합사료내 항생제 무첨가에 따른 영향 - 배합사료내 항생제 첨가 금지에 따른 영향과 대책

  • 허재승 (항생(항균)제, (주)바이엘 코리아)
  • 발행 : 2011.06.01

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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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월부터 축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큰 변화가 시작된다. 바로, 배합사료내 항생제 첨가가 전면 금지가 그것이다.

이렇게 새로운 변화가 미리 예고되어 있기 때문에, 각 농가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가져올 영향을 가늠해보고 어떤 대책을 세우면 좋을지 미리 대처방안을 마련해 두면 좋을 것이다.

본문을 시작하기 전에 국내외 자료를 토대로 항생제 첨가금지가 가져올 영향과 대책에 대해서 간략하게 말하면, 사육기간은 1.5~3일정도 늘어날 것이며, 괴사성 장염(또는 클로스트리디움 관련 질병)이 자주 발생해서 많은 농가에서 이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대책 방안은 사육기간을 줄이기 위한 노력과 괴사성 장염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여 시행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이미 이러한 내용을 충분히 알고 있는 농가에서는 즉시 대책을 마련하고 시행하면 되겠지만 배합 사료내 성장촉진용 항생제 첨가 금지가 어떤 영향을 주고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가늠해보고 싶은 양계농가 사장들을 위해서, 닭의 소화 생리와 항생제의 영향이라는 측면을 통해서 배합사료 항생제 첨가 금지에 따른 영향과 대처방안에 대해서 언급하고자 한다.

1. 닭의 소화생리

닭의 소화와 흡수에 가장 중요한 기능을 하는 소화기관은 선/근위와 소장이다. 이중 배합사료에 첨가된 항생제와 직접적인 연관성을 가지는 것은 소장이므로 이를 중심으로 소화 생리의 특성을 살펴보겠다.

성계의 소장은 길이가 약 125cm 정도인데, 췌장 대비 소장 길이의 비율은 다른 단위동물에비해서 매우 낮은 편이다. 따라서, 닭의 소장의 길이는 상대적으로 짧은 편이라고 하겠다.

이러한 특성은 다른 조류도 마찬가지인데, 조류는 비행 능력을 특화시키기 위한 함기골이나 넓은 가슴 근육, 포유류와 구분되는 신장구조 등 고유의 신체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소장도 마찬가지로 이와 깊은 연관이 있다. 따라서, 무게를 많이 차지하면서도 비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소장은 무게와 길이가 줄어드는 쪽으로 진화한 것이다.

그런데, 동물은 영양소의 대부분을 소장에서 흡수하기 때문에 이렇게 소장이 짧다면 영양분이 흡수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런 이유에서 닭의 소장은 포유류와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그 첫 번째가 바로 소장의 앞-뒤 연동운동이다.

사람처럼 소장의 길이가 긴 동물들은 연동운동을 통해 대장쪽 방향으로 소화물을 내려 보내는데, (그림1)에서 보듯이 닭은 소장에서 내용물을 앞으로 뒤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소장의 길이가 짧아도 지속적으로 내용물을 소화하고 흡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림 1> 일반적인 연동운동과 조류(닭)의 앞-뒤 연동운동 비교

하지만, 이렇게 짧고 효율적인 소장이 모든 면에서 좋은 것만은 아니다. 왜냐면, 세균이 소장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소장 내에서 많이 증식하게 되고, 이로 인해서 다른 단위동물에 비해 세균과 영양분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기 때문이다.

한편, 융모의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융모는 (그림2)처럼 밑에서 위로 밀려나면 생성된다. 그런데, 닭은 융모 생성기간이 2~3일로 돼지자돈의 7일, 성돈 4일, 성인 4일에 비해 매우 짧다. 즉, 융모 생성 속도가 다른 동물에 비해서 굉장히 빠른 것이다.

<그림 2> 소장의 융모 단면도

이처럼 융모가 빨리 형성되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닭에서는 체내 에너지의 23~36%가 융모를 생성하기 위한 단백질합성, 세포분열 등에 쓰일 정도 엄청난 에너지가 사용되며, 초생추에서 소장으로 흡수되는 아미노산의 약 60~70%가 소장 융모로 합성될 정도로 정말 많은 에너지와 아미노산이 융모 형성에 사용되고 있다.

한편, 소장내 세균이 많으면 많을수록 융모는 더욱 빨리 만들어지게 되고 그 길이도 길어지게된다. 역으로, 세균이 전혀 없는 무균 상태에서 닭을 키우게 되면 그 융모는 매우 짧아지게 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처럼 융모의 길이에 차이가 있더라도 소화 흡수율에는 큰 차이가 없으며 오히려 융모가 짧은 무균 상태의 성장속도가 휠씬 빠르다는 것이다. 흔히, 융모가 길면 소화/흡수가 잘된다고 배웠는데 왜 이런 모순(?)이 발생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서는 다양하고 전문적인 설명이 가능하지만 독자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이를 다음과 같은 비유로 설명한다. 먼저, 식물의 뿌리를 한번 생각해 보자. 물이 없는 땅에서 키워지는 식물의 뿌리가 길어지고 많아지는 것은 물을 최대한 흡수하기 위해서 있다. 반대로 물이 충분하다면 뿌리를 많이 내리지 않는다. 이처럼, 세균과 닭은 섭취한 영양분을 서로 뺏기 위한 경쟁상태에 있으며, 이런 이유에서 세균이 많이 증식하게 되면 사료로 들어온 영양분을 세균이 많이 뺏어감으로써 닭이 흡수하는 영양소가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이에 대한 보상으로 닭의 융모가 길어지게 되는 것이다.

정리하면, 닭은 앞-뒤 연동운동으로 비교적 짧은 소장을 최대한 활용한다. 그러면서도 융모의 발생속도가 대단히 빠른데, 앞-뒤 연동 운동에 따른 세균의 과다 증식을 극복하기 위해 융모가 빨리 자라는 쪽으로 진화해온 것으로 추정된다.

2. 성장촉진용 항생제의 작용 기전

소장에서 유해 세균이 많이 증식하게 되면 이 세균들은 만성적인 염증상태와 면역자극을 유발하게 되고, 닭(숙주)의 영양소 섭취를 방해하게 된다. 이 뿐만 아니라, 뮤신 같은 점막 보호액과 소화액 분비가 늘어나게 하며 융모 발생속도를 빠르게 함으로써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와 단백질을 융모 발생에 더욱 많이 쓰이게 하기 때문에 성장속도가 느려지게 되는 것이다.

사료내 첨가하는 항생제가 성장촉진인자로 사용되었던 이유는 바로 위와 같은 기전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항생제를 투여함으로써 소장내의 세균들의 성장이 억제되었고, 이에 따라서 닭이 영양분을 더욱 효과적으로 흡수하게 되었으며, 융모 형성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게 된 바로 그 이유에서, 배합사료에 첨가된 항생제가 성장촉진제로서 사용된 것이다.

앞으로, 배합사료내 항생제를 대체하기 위한 다양한 제재들이 다양하게 소개될 것이다. 이런 제품 중에서 항생제 대체제라고 일컬을 수 있으려면 세균 집락 형성 억제와 같은 실질적인 데이터가 제공되어야만 하겠다. 아직은 대부분 성장 촉진에 대한 대체제는 될 수 있지만 항생제 대체제로서의 특성은 잘 소개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3. 향후 질병 동향

앞으로 배합사료내 항생제 첨가가 금지된 이후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는다면 농가에서는 괴사성 장염을 더욱 자주 겪을 것이다. 이는 3~4년 전부터 실시한 무항생제 사육에서 나타난 현상과 다른 나라의 자료를 검토해 보더라도 매우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앞으로 농가에서 중점을 두고 관리해야 할 질병은 바로 괴사성 장염이라고 하겠다.

다음으로 고려 해야 할 질병은 살모넬라 감염증이다. 살모넬라는 흔히 난계대 전염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분변을 통한 수평감염과 확산이 역학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살모넬라에 감염된 닭은 분변을 통해서 살모넬라균을 배설하게 되고, 이를 다른 개체들이 섭취하게 되면 살모넬라균이 장관내에 침투한 다음 혈류를 따라 전신으로 감염하게 된다. 따라서, 살모넬라 예방 혹은 발병시 가장 중요한 것은 감염계로부터 확산을 막기 위해 산도를 떨어뜨려 경구 감염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마지막으로, 대장균 감염증이나 CRD또는 CCRD의 발생이 증가할 수 있는 개연성이 있을수 있지만, 이는 현재의 클리닝으로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에 발생 빈도는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4. 향후 농가의 조치 방안

앞서 배합사료내 항생제 금지 이후에 나타날 현상으로, 사육기간이 1.5~3일정도 늘어날 것이며 괴사성 장염(또는 클로스트리디움 관련 질병)이 자주 발생해서 많은 농가에서 이를 경험하게 될 것이며, 살모넬라에 대한 대책도 한번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었다. 그러면, 지금부터는 이에 대한 대처방안을 자세히 말하겠다.

먼저, 초기 사료/음수 급여를 빠르게 하기 위한 방법이 앞으로 많이 회자될 것이다. 사양관리 기법과 시설이 대부분 현대화된 상황에서 그간 상대적으로 미진했던 이 부분이 중요하게 부각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마도 사료/인티회사 또는 컨설팅 수의사들로부터 들으실 수 있을 것이다.

한편, 클로스트리디움이나 살모넬라 그리고 성장촉진에 동시에 쓰일 수 있는 제품이 있으면 참 편리할 것이지만, 이 세가지를 동시에 만족하는 항생제 대체제는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필자는 중쇄지방산 같은 유기산 제재를 가장 선호하는데, 왜냐면 예상되는 주요 세가지 문제에 대해서 모두 유효한 효과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만약 농장에서 이를 적용하고자 한다면 입추 후 1~2주까지 꾸준히 사용하시길 바란다. 예상되는 질병의 발생과 전파, 그리고 성장촉진 측면에서 보면 이 시기에 유효한 약제로 집중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림3)은 중쇄지방산과 클로스트리디움에 대한 전자 현미경 사진으로, 중쇄지방산을 포함한 유기산을 투여 후 세균의 세포막과 세포질을 분리되어 사멸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림 3> 중쇄지방산의 클로스트리디움 억제/사멸 능력

5. 결론

지금까지, 배합사료 첨가용 항생제 첨가금지에 대한 영향을 닭의 소화생리 측면에서 언급하고 이에 대한 대처방안에 대해 서술하였다. 아직은 피부로 느끼지 못하지만 배합사료내 항생제 첨가 금지는 분명 축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영향을 주는 분명 큰 변화이다.

요컨데, 축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안전한 축산물을 생산하되 생산성을 같이 끌어올리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 따라서, 상기 제시한 내용을 근거로 적절한 대응방안을 강구하시길 바라며, 농가 사장들의 건승을 기원하면서 이만 글을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