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질병가이드: 전염병 생성의 6단계 해설(3)

  • Published : 2011.01.01

Abstract

Keywords

5) 질병 관리 포인트

농장에 어떤 질병이 발생되면 질병의 종류에 따라서 계군에 질병 초기증상이 나타나는 것과 동시에 계군 전체가 심한 임상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반면에 계군 일부에 임상증상이 나타났지만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려서야 계군 전체에 임상증상이 발현되는 경우도 있다. 전자의 경우는 IB와 같이 잠복기가 짧은 경우이고, 농장에서 손을 쓸 틈이 없이 질병이 확산된다. 후자의 경우는 ILT나 산란저하증후군(EDS'76)과 같이 잠복기가 길어 계군 전체에 질병이 확산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므로 질병 초기에 신속한 진단이 이루어지면 백신접종을 비롯한 효과적인 처치를 실행할 기회가 주어진다.

(1) 질병발생(감염~숙주 내 증식)을 대비해 농장에서 할 일

① 철저한 백신프로그램 운영

병원체에 의해 감염이 이루어지더라도 평소에 해당 병원체에 대한 방어 상태가 준비되어 있으면 별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반드시 해야 할 백신을 실시하고, 백신의 효과를 검증하는 것은 계군을 질병으로부터 보호하는 최소한의 개념으로 설정해야 한다. 해당 병원체에 대한 백신이 철저히 이루어지고 방어 상태가 일정수준 이상으로만 유지되면 병원체가 개체나 계군에 유입되더라도 초기단계에 제거되거나 제한된 진행이 있을 뿐이다.

② 계군 모니터링과 양계전문수의사에게 질병관리 의뢰

질병의 초기 단계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신속한 진단과 우선조치이다. 평소 계군에 대한 꼼꼼한 관리는 기본이고, 정기적인 모니터링과 계군에 대한 양계전문 수의사의 점검, 그리고 신속한 진단을 받을 수 있는 진단 전문기관과의 협력관계 유지 등은 질병의 조기진단이 가능한 상태이므로 병원체 유입에 의한 계군의 질병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그리고 질병의 초기단계에서 질병의 확산과 피해를 막거나 최소화 할 수 있는 처방을 통하여 경제적인 손실을 줄일 수 있다.

③ 환경관리

병원체가 계군(개체, 숙주)에 유입되어 질병으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계군의 환경관리이다. 환경이 열악한 계군의 피해가 환경이 우수한 계군에 비해 큰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환기관리는 집단사육을 하는 양계농가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관리점이다. 그 밖에도 병원체가 농장에 유입되었다 하더라도 수시로 계사주변 소독을 실시하고, 계사 출입관리(신발소독 및 교체 등)에 만전을 기하면 계군에 대한 감염을 피할 수 있다.

④ Carrier의 이해

Carrier는 감염된 개체가 병원체를 배출하는 존재로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carrier는 개체간, 계군 간 그리고 농장간의 질병전파 매체(병원체의 출처)로써의 역할을 한다. 역학적으로 carrier는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계군을 구입하거나 출하, 혹은 도태하는 과정과 기계적인 매체(차량, 인원 등)에 대한 각별한 주의와 차단방역 의식이 필요하다.

전염병이 성립되는 6단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농장 스스로가 질병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과 능력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하고자 '전염병 생성의 6단계 해설'을 연재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병원체가 숙주 내에서 증식한 후 숙주로부터 탈출하는 단계에 대해서 설명하고자 한다.

병원체가 숙주를 감염시켜 질병을 일으킨 후 또 다른 숙주에 전파되어 전염병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숙주 내에서 증식한 후 그 숙주로부터 탈출하여야 한다. 이러한 숙주(병원소)로부터 병원체가 증식, 탈출하여 질병(전염병)이 확산되는 과정을 잘 이해하다면, 농장 스스로 질병의 피해로부터 계군을 지키는 방법을 깨닫게 될 것이다. 군집사육을 하는 양계농장에서의 병원체의 증식과 탈출 및 전파는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는 동시 상황으로 볼 수 있다.

3. 병원소로부터 병원체의 탈출

농장에서 병원체가 병원소(닭)로부터 탈출하는 경로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대부분의 질병에서 병원체가 숙주로부터 탈출하는 경로는 대부분 유사하다. 그러나 어떤 질병의 경우에는 탈출경로가 다른 질병들과는 매우 다른 경우도 있다.

병원체의 탈출 경로를 이해하면 마치 병원체를 눈으로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행동할 수 있고, 그 결과로 내 농장의 질병의 유입과 확산에 대한 대비를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차단방역의 핵심 대상을 파악하고, 질병확산의 예방 및 차단방역 원리와 절차를 수립할 수 있게 될 것이다.

1) 숙주에서 증식된 세균의 탈출

세균은 2분열을 계속하면서 증식한다. 한 마리의 세균이 10분에 한 번씩 분열할 경우 20분 후에는 4마리, 1시간 후에는 64마리, 4시간 후에는 1600만 마리로 증가한다.

병원성 세균이 닭의 몸 표면에 부착하거나 침입하여 그 자리에 정착 하거나 몸 안을 이동하여 체표나 체내에서 증식하는 것을 세균성 감염이라 한다. 그리고 이 감염에 의해서 야기되는 병을 세균성감염증이라 한다. 세균 자체가 가지는 독성 또는 세균이 증식할 때 생산되는 세균 특유의 독소나 상해성이 있는 물질 등에 의해 생체의 세포 및 조직이 상해되면서 질병이 발생된다.

닭의 대표적인 세균성 전염병은 살모넬라, 마이코플라즈마, 대장균증(복막염, 장염 등), 코라이자, 클로스트리디움 감염증 등이다. 이 중 살모넬라(SP, SG, ST, SE)와 마이코플라즈마(MG, MS)는 계란을 통해서 후대 병아리에 이행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살모넬라와 마이코플라즈마는 난소나 수란관 상피세포를 감염시켜 난황으로 균이 이행되므로 수직감염의 원인이 된다.

세균성 장염이나 살모넬라, 괴사성장염 등 장관에 이상을 유발하는 질병들은 공통적으로 장관에서 세균이 증식되어 분변을 통해 탈출한다. 또 호흡기 질병을 일으키는 마이코플라즈마의 경우에는 호흡기도를 통하여(비루 등) 세균이 탈출한다.

2) 숙주에서 증식된 원충의 탈출

원충이 질병의 원인이 되는 원충성 질병의 대부분은 장관에서 원충이 증식되어 분변으로 탈출 한다. 그러나 류코사이토준병은 감염된 닭을 흡혈한 모기나 주사기에 의해 원인체가 탈출되기도 한다.

3) 숙주에서 증식된 바이러스의 탈출

세균은 영양성분만 있으면 일반적인 조건에서 성장할 수 있지만(배지에서 성장) 바이러스는 스스로 증식하지 못하고 감염시킨 세포를 통해 서야 증식이 가능하다. 백신을 생산하기 위해 바이러스를 수정란(종란)이나 세포에 배양해야 하는 것은 바이러스의 이러한 특성 때문이다.

바이러스가 자연적인 방법으로 숙주세포에 들어가 새로운 바이러스를 생산하는 것을 바이러스감염 (viral infection)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의 감염증(질병) 발생은 단계적으로 일어난다. 우선 바이러스가 숙주에 침투하면 증식하여 혈관이나 림프, 신경을 따라 다시 다른 조직으로 이동한다. 그곳에서 다시 증식한 다음 최종적인 목표 조직으로 이동(조직친화성)한 후 숙주의 면역체계를 피하면서 그곳에서 이차 증식하여 조직에손상을가하는과정을 통하여 나타난다.

위와 같은 방법으로 숙주에 침투한 바이러스는 숙주로부터 탈출하게 되는데 이것은 바이러스가 증식된 기관에서의 자연스러운 배출이다. 호흡기, 장, 신경조직에 친화성을 동시에 갖고 있는 뉴캣슬병(ND)의 예를 들어 쉽게 설명하면 ND 바이러스가 호흡기도에 침투하면 호흡기 분비물을 통하여 바이러스가 숙주 밖으로 배출되고, 장에 부착되어 증식된 ND 바이러스는 분변을 통하여 배출된다.

인플루엔자바이러스(AIV)는 사람과 포유동물 그리고 조류 등에 감염되는 대표적인 호흡기 질병이다. 호흡기질병은 호흡기 분비물 등이 재채기나 기침 등을 통해 같은 공간에 사육되는 닭들에게 전파된다. 그러나 인플루엔자가 호흡기에 국한된 감염으로 그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조류의 분변에는 상당량의 바이러스가 포함되어 있다. 철새도래지에서 발견되는 철새의 분변에서 고병원성조류 인플루엔자(HPAI)의 바이러스가 발견되면 온 나라가 떠들썩할 정도의 비상사태가 펼쳐진다. 이는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철새의 분변을 통해서 전파되는데, 바이러스에 오염된 분변을 관리자들이 밟고 농장, 그리고 계사에 드나들게 될 때 계군에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농장에서 사육되고 있는 계군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게 되기 때문이다. 대륙과 대륙 간의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의 전파의 주범이 철새로 인식되는 것도 숙주로부터 바이러스의 탈출이 분변을 통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세균성질병 가운데 살모넬라가 난계대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바이러스도 난계대를 통하여 수직감염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여기에는 아데노바이러스(FAdV) 감염증, 닭전염성빈혈(CAV), 레오바이러스(Reov)감염증 등이 있다.

4) 기타 탈출 경로와 차단방역의 핵심개념 정립

세균, 원충, 바이러스에 대한 탈출을 설명하는 가운데 분변, 호흡기 분비물, 계란을 통한(계란으로의 탈출) 숙주로부터의 병원체 탈출의 일반적인 경로와 모기와 주사기를 통해 원인체가 탈출되는 경로가 설명되었다. 그러나 마렉병(MD)의 경우엔 좀 더 특이한 방법으로 바이러스가 탈출하는데, 닭의 피부에서 탈피된 비듬 등을 통해서 탈출한다.

5) 병원체의 탈출량의 개체(혹은 계군)적 차이

같은 병원체에 여러 숙주가 감염되더라도 모두 같은 량의 병원체가 탈출(배출)하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감염이 성립된 병원체에 대한 면역의 정도에 따라 병원체의 탈출(배출)량과 기간이 결정된다. 다시 말하면 어떤 병원체에 감염되었을 때 해당 병원체에 대한 방어수준 보유 정도가 낮은 개체나 계군에서는 많은 양의 병원체가 탈출하지만, 방어수준이 매우 높은 계군에서는 적은 양의 병원체만 탈출하거나 전혀 탈출하지 않을 수도 있다. 감염이 성립된 후 숙주로부터 병원체가 전혀 탈출하지 않았다는 것은 완벽한 방어를 의미하는 것이다.

탈출량의 차이는 질병의 계군 내, 계군 간, 그리고 농장 간의 전파속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계군에 질병 발생 시 증상의 정도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은 해당 병원체의 병원성이 다른 경우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같은 병원성을 가진 병원체의 감염이 이루어졌다고 하면 해당 병원체에 대한 방어능력(면역정도, 백신접종)의 차이에 따라 최초감염 시기로부터의 증상이 나타나는 시점, 질병의 경과 시간, 그리고 회복되는 시간과 회복정도가 정해진다. 특정 질병에 대한 면역의 정도가 낮을수록 병원체의 최초 유입시간으로부터 짧은 기간에 질병의 특징적 징후들이 발견되며, 계군전체가 감염되었다가 본격적인 증상이 지속되었다 증상이 사라지기까지의 시간, 그리고 증상이 소실된 후 생산성을 회복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매우 낮은 정도의 회복을 하게 된다.

앞에서 이미‘병원체의 탈출 경로를 이해하면 마치 병원체를 눈으로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행동할 수 있고, 그 결과로 내 농장의 질병의 유입과 확산에 대한 대비, 다시 말하면 질병확산의 예방과 차단방역의 핵심 대상 및 원리와 절차를 수립할 수 있게 될 것이다.’라고 설명한 바와 같이 병원체의 탈출 경로를 참고로 농가에서는 차단방역활동의 핵심개념을 수립할 수 있게 된다.

질병에 따른 병원체의 탈출경로는 다양하지만, 닭 질병과 연관된 병원체의 주 탈출경로는 계분(장관으로의 탈출)이다. 세균성질병, 원충성질병, 바이러스질병의 공통 탈출경로 역시 계분이다. 이에 대한 대책을 잘 수립하면 질병에 따른 병원체의 탈출과 연관된 질병전파의 고리를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된다. 

*바이러스의 증식과정

· 숙주세포에 부착하고 (수용체), 숙주세포 안으로 이동하게 되고, 세포 안에서 자신의 핵산을 둘러싼 단백질 껍질을 제거하여 증식할 준비 (껍질벋기, uncoating)

· 핵산의 복제 및 껍질단백질의 생산 (증식과정, multiplication)

· 핵산과 껍질 단백질들은 서로 결합하는 조립 (assembly)

· 숙주세포로부터 세포 밖으로 방출(release)

*일반적으로 바이러스의 감염증 발생은 단계적으로 일어난다.

우선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침투하여 일차 증식한다. 그 후 다시 다른 조직으로 이동하고, 그곳에서 다시 증식한 다음 최종적인 목표 조직으로 이동한 후 그곳에서 이차 증식하여 조직에 손상을 가하는 과정을 통하여 나타난다.

*병원소로부터 병원체의 탈출 경로

· 호흡기계로 탈출 : 호흡기성 전염병이 주가 되는데, 코, 비강, 인후, 기도, 기관지, 폐 등을 중심으로 탈출

· 장관으로 탈출 : 소화기계 전염병의 경우 분변을 통해 탈출하거나 토사물로 탈출

· 비뇨기관으로 탈출 : 소변이나 생식기 분비물(닭의 정액 등)로 탈출

· 개방병소로 직접 탈출 : 체표의 농양 등 상처부위로 직접 탈출

· 기계적 탈출 : 곤충의 흡혈에 의한 탈출, 주사기를 통한 탈출 등

이외에도 마렉병(MD)의 경우엔 닭의 피부에서 탈피된 비듬 등으로 바이러스 탈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