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언: 국회 육계계열화 사업 토론회를 보고나서 - 계열주체와 농가간의 불신의 벽, 어떻게 허물것인가!

  • 김의겸 (대한양계협회 천안육계지부)
  • Published : 2011.02.01

Abstract

Keywords

지난해 12월 15일 김학용 의원이 주최한 ‘육계계열화 사업 그 해답을 모색하다’ 토론회를 보고 생산자 입장에서 솔직한 심정을 말하고자 이 글을 쓴다. 이번 토론회를 보고 아직도 우리나라 육계산업이 계열주체와 농가 간에 불신의 벽이 높고 상생하기엔 아직도 멀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심 ‘이번 토론회를 통해 꽉 막혔던 대화의 창구가 소통이 되겠지’하는 마음으로 농가들은 참가를 하였지만, 소제목(하림 VS 양계협회)을 보고는 ‘토론 내용이 제한적이겠구나’하는 생각을 했는데 역시 그러했다. 

전국에서 토론회장을 찾은 농가들은 우리나라 육계계열화 사업 전반적으로 토론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았기 때문에 일부 토론은 동문서답으로 진행되기도 하면서 실망을 주기도 하였다. 

시종일관 하림 측에서는 상대평가의 장점만 내세우고, 양계협회 질문내용에 대해서는 데이터 가 없고 근거가 없는 질문이라며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으며, 다수의 농가들이 참여하였지만 질문을 너무나 제한적으로 받아들여 농가들의 충분한 의견을 반영하는 토론이라고 볼 수가 없었다. 

이번 토론을 통하여 양계협회 질문내용도 상당히 근거가 있는 내용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하림 또한 육계계열화 사업에 공헌한 부분도 상당히 있었다는 것 역시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따라서 이번 한 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지만 토론 내용을 참고 삼아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가축계열화 사업 입법에 반영될 수 있기를 우리 농가들은 큰 기대를 걸어본다.

구미에서 온 한 농가는 5시간을 소비하면서 오늘 토론에 참석하였지만 뭔가 답답하면서도 부족함으로 실망했다고 하며 발언에 참여하였던 농가들 대다수가 동감을 하면서 전반적인 토론을 통하여 그동안의 답답함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목소리를 내면서 토론장을 나서는 모습을 보았다. 

토론 내용에 대한 느낌을 몇 가지 짚어보고자 한다. 

하림에서는 상대평가 이후 사육비 인상으로 51.2원 인상하였다고 주장하나 전 농가가 다 인상금액을 받지 않고 일부 농가들만 대닭 보조금 6원(15%), 자연실록 사육농가 4.4원(13%), 하절기만 지급받는 성수기 입추 보너스 4.74원, 연료비 인상 5.3원은 전반적인 유류대 인상분이며, 변상금 제로 및 최소 사육비 지급 4.19원(2009년부터 지급) 등 하나하나 정확히 따져보면 한 두 가지를 제외하고는 절대평가를 시행하는 타 계열사들도 시행하고 있는 제도를 하림만이 하고 있는 것처럼 이야기된 부분이 과장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사육비 인상분으로 연금적립 제도를 시행한다면 농가 사육비를 일부 회사에서 연금제도라는 명분 하에 농가 이탈을 막고자 회사에서 이용하는 것으로 밖에 이해할 수 없다. 그렇다면 농가 이탈 시 적립금은 100% 돌려줘야 맞는다. 하림 측에서 분명히 토론의 장에서도 농가의 돈이라고 하였기 때문에 일부분을 남기고 농가한테 적립금을 돌려주지 않는 이유는 이해할 수 없었고, 논산의 한 농가 질문에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더욱 의구심을 높여주었다.

생산성 향상에 따른 성과의 배분도 50%는 품질개선 비용(원가)으로 회사가 챙기고 나머지 절반은 회사 이익, 나머지 25%만이 농가한테 지급하는데 품질개선은 회사만 하는가? 농가들도 생산성을 올리고자 시설개선, 약품비 증가, 사료첨가제 사용, 잘 키우고자 신경을 더 쓰고 있다. 사 양가 들은 사육에 따른 지출이 많은 만큼 배분이 안 되니 불평인 것 같고, 하림에서는 2005년 4월부터 농가협의회를 통한 소통문화 구축이 되어 있다고는 하나 연금 적립금 배분 내용이 전무와 농가 협의회장, 농가들이 알고 있는 내용이 모두 다르고, 하림 회장은 농가협의회에서 면담을 요구하여도 창사 이래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하니 소통에 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신임 협의회장도 이 토론회에서 회장의 면담을 간곡히 부탁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상대평가가 나쁜 것만은 아니다 농가들의 경쟁심리 유발, 계절적, 환경적 변화에 대한 리스크의 회사 부담 등은 절대평가보다 좋은 제도이다. 미국과 같이 병아리, 사료 품질의 안정, 계사의 표준화 정도, 상대평가의 자료 투명성이 뒷받침된다면 좋은 제도라고 본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는 미국과 같은 수준의 정도는 아니지 않은가? 아무리 좋은 평가 방법이라도 농가들이 싫어하면 고려해 볼만한 사항 아닌가 묻고 싶고 그렇다면 절대평가 방법이 다수인 타 업체에서는 농가만 이익이고 회사는 모두가 손해인가? 평가 방식에 대한 불만은 농가들이 하림 농가만큼 많지 않은 것을 보면 결코 나쁜 것만은 아니다. 

토론장을 나오면서 어느 농가는 왜 하림과 자회사에서만 상대평가를 고집하는지 모르겠으며, 농가들이 절대평가를 요구해도 회사에서 들어주지 않는 것을 보면서 과연 농가들을 위해서 상대평가를 고집할까 의구심을 갖는다고 불만을 털어놓는다.

하림의 말대로 농가들이 왜 이탈하지 않고 계속 사육을 하며, 시설개선 희망 농가가 51호 대기 상태라고 하는데, 이는 전남북의 경우는 회사의 선택폭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라고 생각되며 이제는 시설개선을 하지 않고는 생산성을 올릴 수 없기 때문에 담보력이 약한 농가들은 큰 회사에 기댈 수밖에 없기 때문으로 본다. 

이번 토론의 마지막 김학용 의원의 뼈 있는 말이 머릿속에 와 닿는다. 이번 토론을 통하여 볼 때 능력 있고 큰 기업을 이끌고 있는 김홍국 회장은 1%가 부족하다. 시종일관 우리만 잘했다고 할 것이 아니라 내가 몰랐던 것은 한번 검토해보고 좋은 제도는 도입해 보겠다는 말을 하여 농가들에게 희망을 주었어야 했다. 우리나라도 하림과 같은 회사 3~4개를 육성시키면서 서로 경쟁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을 하여야 한다. 큰 회사가 하나일 경우 하나 망하면 다 망하게 된다면서 대만의 중소기업 육성을 사례를 예로 들었으며, 이번에 추진하는 가축 계열화법 입법 과정에 공청회를 통하여 농가들도 좋은 의견을 내어 서로가 잘 살 수 있는 육계산업 발전에 힘써야겠다는 말에 공감이 갔다. 

필자가 벤처농업대학에 다닐 때 강의 전에 선서했던 것이 생각난다. “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존경받는 벤처 농업 회사의 사장이 되겠습니다.”존경을 받으면서 성공을 해야 진정으로 성공했다고 할 수가 있다. 지금까지의 하림을 보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육계 계열사이며 자회사도 여러 개 있는 그룹으로서 존경을 받고 있는 회사 인가를 우리 육계인들은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선서 내용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