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FTA 대비 양계산업 생존전략 - FTA 발효에 따른 문제점 및 국내 시장 대응방안

  • Published : 2011.11.01

Abstract

Keywords

유럽공동체(EU)와 자유무역협정(FTA)이 금년 7월 1일부터 발효되었고 12월 중에는 한미 FTA가 발효될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우리 양계 기자재업계에도 이미 부분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즉, EU국가들이나 미국에서 수입되고 있는 각종 양계기자재의 수입 관세가 최대 8%까지 낮아짐에 따라 수입물품의 가격이 그 만큼 값싸게 공급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상대적으로 국내 기자재 제품은 경쟁력이 저하되는 상황을 맞게 되었다.

다행히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한 미국이나 파산 직전의 상황에 몰린 그리스와 불안한 스페인, 이태리 등 EU 각국의 경제 위기로 인해 우리나라 원화 환율이 10% 내외나 오름에 따라 낮아진 관세 효과는 일시적으로 사라진채 수면 위로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멀지 않아 세계 경제가 안정을 되찾게 되면 국내 기자재 생산업계에는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 예상된다.

그러나 양계업을 영위하는 농가의 입장에서 볼 때는 품질과 성능이 우수한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양계기자재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그 만큼 넓어지므로, 생산성을 높이고 품질을 개선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어 다행이라 하겠다.

우선 각 기자재별 FTA 발효에 따른 문제점을 서술하기 전에 산란계 사육시설에 대해 최근의 추세와 우리의 대응 방향에 대해 몇가지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1. 4배의 계사가 필요한 동물 복지형 산란계 사육시스템

유럽에서 불기 시작한 동물 복지 논쟁은 어느덧 국내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 미풍이나마 불기 시작하고 있다. 사육 밀도가 낮고 케이지 내부에 난상과 횃대 및 사욕(沙浴) 시설이 설비된 복지형 케이지나, 닭이 마음대로 오르내릴 수 있는 다단형 사육시스템인 에이비어리(Aviary)시스템 그리고 평사형 등의 사육시스템이 주로 권장되고 있으나 동물 복지에 대한 운동이 일찍 시작된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 등 대부분의 서유럽 국가에서는 2012년 즉, 내년부터는 법으로 케이지 사용이 완전히 금지된다. 이는 기존에 케이지들을 완전히 철거함은 물론 수년전까지 설치가 허용됐던 복지형 케이지도 수년내에 철거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미국에서는 산란계 마리당 생활 면적을 늘리는, 즉 9마리 케이지에 8마리 또는 7마리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환경오염을 이유로 10수 년 전에 A형 케이지에서 직립식 케이지가 아니면 신규 허가를 내주지 않던 캘리포니아주는 케이지 사육을 금지하는 법을 만들었고 2016년부터 이를 시행할 기세다.

그러나 아직 복지형 케이지나 에이비어리 사육시스템 또는 평사 등 어떤 산란계 사육시설도 현재의 직립형 케이지시스템 보다 계란을 더 경제적으로 생산하지 못하고 있음은 물론 살모넬라균이나 대장균등 세균 오염 정도는 일반적으로 더 높게 나타나고 있어 식품 위생의 중요성이 점점 더 높아가고 현실에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사전 검토없이 유럽형 복지사육시스템을 서둘러 도입하는 것은 바람직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특히 복지형 케이지 사육시스템은 계사 바닥면적 1평방 미터당 산란계를 최대 15수(평당 50수)까지만 사육할 수 있으므로 평당 200수씩 사육할 수 있는 8단 직립케이지에 비해 평당 사육밀도가 1/4 밖에 되지 않아 동일한 마리수의 산란계를 사육하기 위해서는 4배나 많은 계사를 건축하지 않으면 안 된다.

행정기관의 건축허가를 받고도 인근 주민의 반대로 번번이 계사 건축이 무산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지금보다 4배나 더 많은 계사를 지어야만 동일한 규모를 유지할 수 있는 복지형 사육시설로의 이행은 축사 신축허가를 받고도 이웃 주민들의 반대로 계사신축이 번번이 좌절되어 계사 하나를 짖기 위해 땅을 두 번, 세 번씩 다시 구입하여 건축허가를 받지 않으면 안되는 현실을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 주지 않는 한 복지형 케이지나 다단식으로된 에이비어리 복지사육시설로의 성급한 이행은 엄청난 현실적 어려움에 부딪칠 것이다.

2. FTA와 연관이 많은 기구별 현황

1) 산란계와 육성계 케이지

국내 사육되고 있는 산란계와 육성계는 약 6,000여 만 수로 추정되며 이들 중 산란계는 98%, 육성계는 85% 정도가 케이지에 수용되었다고 가정할 때 약 5,700만 수가 케이지에 사육되고 있는셈이다. 케이지의 평균 이용 수명을 20년 내외로 본다면 케이지의 대체 수량만 연간 285만 수 분이 되고 폐업이나 도시화에 따른 농장이전으로 인해 소멸되는 케이지를 포함하면 해마다 평균300~350만 수 분의 케이지가 소요되며, 계란 가격의 변화에 따라 약 10~30% 정도 증감이 일어날수 있다. 이중 약 65% 내외는 수입케이지가 차지하고 있으며 FTA로 인한 관세가 8% 인하 되는 영향으로 수입케이지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바 국내 케이지 제품은 빠른 속도로 품질 개선을 통해 시장을 지켜나가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2) 육계와 종계 급이기

국내산과 수입산 육계 및 종계급이기는 현재 85% : 15% 정도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나 한-유럽 및 한미 FTA 시행으로 수입제품의 가격이 8% 정도 낮아진다면 수입품의 시장 확대가 나타나지 않을까 한다. 성능이나 내구수명까지 감안한다면 낮은 가격에 따른 메리트는 상당부분 감소되기 때문이다.

특히 루프(회로)를 형성한 디스크형 급이기는 반드시 2열이나 4열로 설치할 수밖에 없지만 오가를 이용한 육계 급이기는 급이기 라인을 2열이든 3열이든 원하는대로 설치할 수 있어 불필요하게 한열을 더 설치할 필요가 없으므로 충분한 가격 경쟁력이 생길 수 있다.

3) 니플 급수기

평사 급수기의 대부분이 둥근 볼이 들어 있어 물이 새지 않는 노드립(No drip)니플로 바뀐지는 이미 여러 해가 지났다. 무척 단순해 보이는 이 니플의 생명은 그대로 두었을 때 물이 새지 않아야 하는 정밀성이 요구되는 제품인바 국내에서도 일부 회사들이 제품을 보급하고 있으나 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90% 이상의 육계나 종계 또는 오리농가에서는 성능이 앞선 수입품을 이용하고 있다. FTA발효에 따라 국내산과 가격 격차가 줄어드는데 대해 국내 제조사들은 누수를 대폭 줄일 수 있는 수준으로 품질 향상시킴으로써 시장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이보다 비교적 단순한 케이지용 스텐레스 니플 역시 품질 개선없이 시장을 확대하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4) 환풍기

계사에 사용되는 48인치 이상 대형 환풍기 중 90% 이상이 수입제품이다. 수입품이 주류를 이루로 있는 이유는 송풍량과 수명에서 앞설 뿐만 아니라 대량생산에 따른 가격 경쟁력 때문이다. 다행히 FTA로 관세가 8%에서 6.4%로 1.6% 밖에 인하되지 않음으로 10%를 넘는 최근의 환율 상승을 감안하면 FTA에 따른 수입품의 가격은 오히려 상승하게 됨으로 국내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은 그 만큼 높아지겠지만 생산 규모의 한계로 원가를 절감하고 품질을 개선하는데는 많은 어려움이 남아있다 하겠다.

5) 자동난상

육용종계용과 복지형 산란계 사육시설에 주로 사용되는 자동난상에는 칸당 한 마리씩 들어가 알을 낳는 개별난상과 한 칸에 여러마리가 동시에 들어가 산란하는 공동난상이 있으며 이들 난상에서 낳은 알을 자동으로 수집하는 집란벨트와 집란테이블이 기본적으로 갖추어 있는 난상을 자동 난상이라고 한다. 이들 중 공동난상은 유럽에서 주로 이용되며 밤에 알을 품는 취소계를 몰아내는 장치도 포함된다. 국내 난상은 수입품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높지만 이와 같은 취소계 자동 제거시스템은 아직 공급되지 않고 있으며 따라서 값비싼 종란의 품질 저하를 초래하고 있다. FTA 발효에 따라 관세가 없어짐에 따라 수입 공동난상의 가격이 그만큼 낮아짐으로 품질을 앞세운 수입품과의 경쟁이 한층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6) 계란 선별기

마트나 백화점에 납품하는 계란을 생산하는 대형 선별포장센터나 대규모농장 등에서 주로 사용하는 시간당 30,000~50,000개 이상의 계란을 선별, 세척, 포장하고 실금파란과 혈란, 오란까지 자동으로 식별해내는 시스템을 갖춘 자동선별포장기 시장은 주로 수입품이 차지하고 있으며 실금파란이나 혈란 및 오란의 자동식별기능을 필요로 하지 않는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형 농장이나 중소형 계란도매상에서는 대부분 국내산 선별기를 사용하는 등 시장이 뚜렷이 나누어져 있다. 관세가 이미 0%가 적용되고 있는 계란선별기는 FTA발효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 기자재에 속한다. 그러나 신선하고 위생적인 계란에 대한 수요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추세이고 보면 국내 선별기 제조업체들은 이에 대한 확실한 대안을 조속한 시일안에 내놓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7) 부화기

국내 가동중인 부화기중 약 90% 이상이 수입제품이며 특히 중규모 이상 부화장은 대부분이 성능면에서 앞선 수입품을 사용하고 있으며 규모가 적은 일부 오리부화장 등에서만 국내산을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지 않아도 설자리가 좁은 국내산 부화기로서는 FTA로 인해 수입관세 8%가 없어지면 FTA로 인한 피해가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