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우리는 과학 수업을 통해서 자연 현상과 사물에 대하여 흥미와 호기심을 가지고 탐구하면서 과학의 기본 개념을 이해하게 되고, 과학적 사고력과 창의적 문제 해결력을 길러 일상생활의 문제를 창의적이고 과학적으로 해결하는 데 필요한 과학적 소양이 길러지기를 기대한다.1 일상생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어진 상황에서 변인을 찾아내고, 이를 어떻게 통제할지 계획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수행 과정을 변인 통제라 한다.2 변인이란 일반적으로 변할 수 있는 사물이나 양2 또는 실험을 할 때 변화시키거나 고정시키는 조건의 형태나 양을 말한다.3 변인들이 문제 상황에서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서는 결과에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되는 변인을 모두 찾아내고, 그 중 한 가지 변인만을 조절하고 나머지 변인은 완벽하게 통제해야 한다. 이 같은 방법으로 조작 변인을 바꾸어가면서 나머지 변인들의 관계를 조사하면,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을 알아내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3,4
변인 통제는 탐구 능력뿐 아니라 형식적 사고를 가능하게 하는 주요한 논리적 사고 능력 중 하나이다. 논리적 사고에 대한 연구5,6를 보면, 형식적 조작기의 논리적 사고를 보존 논리, 비례 논리, 변인 통제 논리, 조합 논리, 확률 논리, 상관논리 등의 대략 여섯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 중 변인 통제 논리는 인지 발달과 밀접하게 관련있는 논리적 사고로서, Inhelder와 Piaget는 변인이 복잡하게 관련되어 나타나는 모순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변인들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분류하고 조작해 보면서 학생들의 사고 수준이 구체적 조작기에서 형식적 조작기로 전이된다고 하였다.7 인지수준이 낮은 학생들은 변인을 잘 찾아내지 못하고 원인이 되는 조작 변인과 결과가 되는 종속 변인을 잘 구분하지 못하며, 동시에 고려할 수 있는 변인의 수가 인지수준이 높은 학생에 비해 적다.8 따라서 변인 통제 능력은 문제 해결에 필요한 기본적인 능력일 뿐만 아니라 인지 발달의 중요한 지표로 이용할 수 있다.7 또한 ‘생각하는 과학’ 프로그램의 인지 가속에 대한 여러 연구들에서도 변인 통제 학습으로 형식적 사고력 형성이 가능하다고 보고되고 있다.9~12
많은 연구에서 학생들은 변인 통제를 잘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Ross는 학생들이 변인 통제를 이해하고 적용하면서 느끼는 어려움이 변인 통제를 활용하는 과제가 어느 정도로 복잡한가, 수행 과정이 얼마나 자세하게 주어졌는가, 변인 통제 능력을 적용하는 상황이 그 동안 수업에서 주어졌던 상황과 얼마나 다른가에 따라 달라진다고 하였다.13 학생들은 실험 활동과 관련된 변인이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하거나, 변인 통제를 고려하지 않기도 한다.14 또는 한 가지 변인씩 분리하지 않고 한꺼번에 고려하여 실험을 설계하기도 한다.15 또한 학생들은 변인을 하나씩 고려하더라도 조작 변인을 통제하거나, 통제 변인을 변화시키는 등 바르게 변인을 통제하지 못하거나,16 탐구 주제를 제시할 때 변인을 명확하게 기술하지 못하였다.17
변인 통제와 같은 과학적 사고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학습자 요인 이외에 가정환경이나 부모의 기대 수준과 같은 가정 요인, 교사 특성, 교사와 학생의 상호 작용, 과학적 경험 등의 학습 환경 요인등이 학습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18 또한 변인통제 논리를 학습하는데 가장 적합한 시기가 언제인지를 알아보는 연구에서는 그 시기를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렵지만,19 변인 통제와 같은 고차원 사고 기능의 학습은 성취 수준에 관계없이 모든 학생에게 가능하다고 여기기도 한다.20 이러한 연구에 의하면 학교에서 학생들의 변인 통제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학생들에게 해당 학년에 적합하면서도 과학적 경험을 할 수 있는 활동을 제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변인 통제 능력을 신장시키기 위해 학생들에게 제공해야 할 활동으로 Zohar 등은 너무 적거나 일반적이지 않은 표본으로 결론에 이르는 것이 논리적 오류임을 깨닫게 하고, 변인을 구분해 내고, 가설을 검증하며, 질문에 답하거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된 정보를 확인하는 활동 등을 제안하였다.21 박종원과 이강길은 종속 변인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독립) 변인을 찾고 그러한 변인들이 어떻게 종속 변인에 영향을 줄 것인지를 예상하도록 하는 활동을 통하여 학생들의 변인 통제 능력을 신장시키고자 하였다.22 양일호 등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여 변인 통제 능력을 신장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인지 수준과 변인 통제 능력 수준을 고려한 학습계열과 활동 요소를 제시하였다.3 학습 계열에 따라 공정한 실험에 대한 인식을 통하여 변인 통제의 필요성을 알기, 주어진 상황에서 독립 변인과 종속 변인을 알아내기, 통제 변인과 조작 변인을 알아내기, 실험과 관련된 모든 변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공정한 실험을 설계하여 수행하기의 4가지 활동 요소를 제안하였다. Linn은 변인이 친숙하고 명확하며 실험 목표에 분명하게 드러나 있어 학생들이 인지할 수 있을 때 과학적 사고를 잘하게 된다고 하였고,23 김재우와 오원근은 실험 제목에 변인이 명확하게 기술될수록 학생들이 교사의 의도에 따라 변인을 판별하게 된다고 하였다.24 그러나 최근 방담이 등이 한 학기동한 대학생을 대상으로 창의적 문제 해결력 신장을 위한 수업 전략을 적용해 본 연구에서는 변인 통제 능력을 제외한 나머지 탐구 능력에서만 학생들의 창의적 문제 해결력이 신장된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25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연구들을 참고로 하여, 학생들의 변인 통제 능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과학적 경험을 제공하는 수업 프로그램을 개발하고자 하였다. 또한 이 수업 프로그램을 실제로 학생들에게 적용하였을 때 학생들의 과학적 사고력과 변인 통제 유형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연구 방법 및 내용
연구 대상 및 절차
이 연구는 서울시에 소재한 중학교 2학년 학생 60명을 대상으로 사전-사후 검사 통제 집단 설계(pretest-posttest control group design)에 의해서 진행되었다. 실험 집단은 계발활동으로 ‘과학반’을 신청한 3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통제 집단은 같은 학년의 학생 중에서 계발 활동을 신청하지 않은 학생 30명을 무선 표집하였다. 실험 집단의 학생들은 한 모둠 당 3~4명이 되도록 구성하였는데, 과학적 사고력 수준에 따라 이질적으로 편성하였다. 이 연구에서 사용한 교수법은 정규 교육 과정이 아니라 변인 통제 능력의 향상을 목적으로 수행한 간섭적인 교수인 ‘intervention’이다.
실험 집단과 통제 집단에 모두 사전 검사를 실시한 후에 실험 집단에만 수업 프로그램을 투입하고 두 집단 모두에 사후 검사를 실시하였다. 2009년 3월에 실험 집단과 통제 집단을 선정하고 두 집단에 대하여 사전 검사를 실시하였다. 3월부터 10월까지 실험 집단 학생들에게 계발 활동 수업 시간을 이용하여 총 9개 주제의 변인 통제 강화 수업 프로그램을 실시하였다. 같은 기간에 통제 집단 학생들은 정규 교육 과정에 따른 수업만 받았다. 10월말에 두 집단에 대하여 사전과 동일한 검사지로 사후 검사를 실시하였다.
검사 도구
과학적 사고력: 수업 적용 전·후에 학생들의 논리적 사고 측면의 과학적 사고력의 변화를 알아보기 위하여 본 연구에서는 Lawson6이 개발한 Classroom Test of Scientific Reasoning(로슨 SRT)을 번역하여 사용하였다. 이 검사는 과학에 관련된 소재로 구성되어 있으며, 보존 논리, 비례 논리, 분류 논리, 변인 통제 논리, 확률 논리, 조합 논리, 상관 논리의 7가지 논리 요소에 대해 검사할 수 있다. 검사는 주어진 답안을 선택하고 그 이유를 서술하는 2단계의 문항 11개와 가능한 모든 답안을 자유롭게 서술하는 문항 1개로, 모두 12문항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논리에 대해 판단할 경우에는 1점 만점으로 채점하여 해당 논리에 대해 평균값을 구하였다. 또한 총점으로 과학적 사고 수준을 판단하였으며, 이때 0~4점을 경험 귀납적 사고기, 5~8점을 과도기, 9~12점을 가설 연역적 사고기로 분류하였다. 본 연구에서 사전에 수행한 점수로 얻은 문항 내적일관성신뢰도 Cronbach α 값은 .718로 신뢰도가 높았으며, 모든 통계 처리는 SPSS 17.0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
변인 통제 유형: 프로그램 적용 전과 후에 변인 통제 유형 분류 검사지26를 이용하여 수업 투입 후 학생들의 변인통제 유형 변화를 분석하였다. 변인 통제 유형 분류 검사지는 학생들이 ‘계단 빨리 왕복하기’라는 실험 활동을 계획하면서 조작 변인과 종속 변인을 찾아내고, 주어진 상황에 알맞게 변인을 통제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학생들이 이 검사를 수행하면서 실험 설계를 어떻게 하였는지를 분석하여 유형A~유형F까지 분류하였다. ‘변인 통제의 필요성을 인식하는가’의 여부로 유형F를 분류하였다. 이어 ‘불필요 변인을 배제하는가’의 여부로 유형E를 분류하였다. ‘조작 변인이나 종속 변인과 구별하여 통제 변인을 설계하는가’의 여부로 유형C와 유형D를 구분하였다. 유형 A와 유형B를 구분하는 평가 기준은 ‘조작 변인이나 종속변인을 찾아내어 바르게 설계하는가’이다. 두 변인 중 하나를 설계하면 유형B, 모두 바르게 설계하면 유형A로 분류하였다. 유형F에서 유형A로 갈수록 학생들이 완전하게 변인을 통제하여 실험을 설계한다고 볼 수 있다.
수업 프로그램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 수업 프로그램 활동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설문 조사하였다. 프로그램 활동을 하면서 좋았던 점, 프로그램 활동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 프로그램 활동 중 도움이 된 점, 과학적인 생각을 많이 한 과정, 토론이 많이 필요했던 과정, 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에 대해 질문하였다. 설문지는 완전 개방형으로 구성하여, 한 질문에 여러 가지 답변을 자유롭게 응답할 수 있도록 하였다.
연구 결과 및 논의
변인 통제 강화 모형의 개발
본 연구에서 사용한 변인 통제 강화 모형은 중학생의 수준에 맞추어 양일호 등의 프로그램을 변형하여 Fig. 1과 같이 개발하였다. 양일호 등의 프로그램에 포함되어 있는 ‘변인 통제의 필요성 알기’, ‘독립 변인과 종속변인, 통제 변인과 조작 변인을 알기’, ‘공정한 실험하기’ 요소와 함께 변인 통제 유형 분류 검사 기준의 하나인 ‘불필요변인을 배제하기’ 요소를 모형에 추가하였다. 그리고 자신이 수행한 실험을 반성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하였다. McPeck은 자신의 활동을 되돌아보면서 바르게 수행하고 있는지 반성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바르게 사고하는 데 가장 중요한 특성이라 하였다.27,28 또한 허병철 등의 연구에 따르면,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 못지않게 한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활동이 변인 통제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9 이러한 연구결과에 따라 실험 과정과 결론을 평가하고 반성하게 하여 변인 통제의 필요성을 느끼고 자신의 활동을 되돌아보도록 하였다. 이 모든 활동이 실험을 수행하면서 한 주제에 대해 순서대로 이루어지도록 모형을 개발하였다.
Fig. 1.The Model of enhancing the ability to control variables.
는 학생들이 변인을 통제하여 실험을 해야 함을 인식하도록 하는 단계이다. 학생들은 실험 목표를 확인하여 어떤 실험을 하게 될지를 먼저 인식한다. 수행하게 될 실험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실험의 제목과 목표에는 종속 변인을 구체적으로 언급한다. 이어서 학생들에게 조작 변인, 통제 변인으로 구분하여 설계하지 않고, 독립 변인을 다양하게 조합하여 설계한 실험을 제시한다. 학생들은 변인이 통제되지 않은 실험을 수행하면서 종속변인을 측정하고, 이렇게 얻어진 결과를 바탕으로 결론을 내린다. 학생들은 변인이 통제되지 않은 실험에서 얻어진 결론에 대해 반성적으로 평가하는 과정을 통해 변인이 통제되지 않은 조건에서 얻어지는 실험 결과나 결론에 대해 의심해 보고 올바른 결론을 얻기 위해서는 변인을 통제하여 실험해야 함을 인식하게 된다.
마지막
변인 통제 강화 수업 모형의 세 단계는 한 주제 안에 순환적으로 이루어진다. 이전 주제와 이어져 다음 주제에 다시 ‘I, II, III 단계’를 순환하고, 활동은 점차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전체 프로그램은 Fig. 2와 같이 순환적으로 이루어진다.
Fig. 2.Application of the Model.
변인 통제 강화 프로그램의 개발
변인 통제 강화 모형을 학교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구체화한 수업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적용하였다. 수업 프로그램을 적용할 때 다음과 같은 점에 초점을 맞추었다.
첫 번째로, 변인이 통제 되지 않은 상황을 제시할 때 몇 개의 변인을 제시하는가이다. 실험 목표에서 종속 변인에 대해 언급한 뒤에 원인이 되는 조작 변인을 찾도록 한다. 변인 통제 활동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의 수준을 고려하여 독립 변인의 수가 초기에는 적게, 후반부로 갈수록 점차 늘어나도록 구성하였다. 첫 번째 주제인 ‘용수철이 늘어나는 길이 측정하기’에서 독립 변인은 ‘용수철의 굵기’와 ‘추의 질량’의 두 가지였다. 이후 독립 변인의 수가 점차 늘어나 세 번째 주제인 ‘발생하는 기체의 양 측정하기’에서는 ‘묽은 염산의 농도, 묽은 염산의 부피, 탄산수소나트륨의 질량’의 세 가지 독립 변인을 제시하였고, 다섯 번째 주제인 ‘자가 구부러지는 정도 알아내기’에서는 ‘자의 너비, 자의 두께, 자의 재질, 자가 책상 밖으로 나온 길이, 매달린 추의 질량’의 다섯 가지 독립 변인을 제시하였다.
두 번째로, 학생들이 종속 변인, 조작 변인, 통제 변인의 설계 과정에서 어떻게 도움을 줄 것인가이다. ‘변인 통제되지 않은 실험’을 수행하여 결론을 내리고, 이 결론을 평가하여 변인 통제의 필요성을 인식한 후에 실제로 학생들이 실험을 설계하고 수행하게 된다. 학생들이 변인을 계획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4. 자신의 결론 내려보기’에서 변인의 목록을 작성하고, 각 변인의 값을 기록하도록 하였다. 초기 활동에서는 Fig. 3의 (a)처럼 변인의 목록을 작성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양식을 제시한다. 그러나 학생들이 변인을 통제하여 설계하는 활동에 익숙해진 후에는 Fig. 3의 (b)처럼 다른 상황에 적용할 수 있도록 변인을 설계하는 양식을 ‘개방형’으로 제시한다.
Fig. 3.Sample of the Program.
세 번째로, 자신의 결론을 되돌아보는 활동을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III. 실험 되돌아보기’단계는
본 연구에서 개발한 변인 통제 강화 프로그램은 ‘용수철이 늘어나는 길이’, ‘링비행기가 날아간 거리’, ‘발생하는 기체의 양’, ‘진자의 주기’, ‘자가 구부러지는 정도’, ‘지우개가 움직인 거리’, ‘물이 올라온 높이’, ‘거품의 양’, ‘바람차가 움직인 거리’의 총 9개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전반부의 활동보다는 후반부 활동으로 갈수록 활동에 포함된 독립 변인의 개수가 늘어나고, 변인 통제 활동의 난이도는 높아진다. 한 주제 당 소요 시간은 대략 100분 내외이다.
수업 프로그램 적용에 따른 과학적 사고력 변화
본 연구에서 개발한 모형에 따른 수업이 연구 대상 학생들의 과학적 사고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하여 실험 집단과 통제 집단의 사전·사후의 로슨 SRT 점수를 비교하고 그 변화를 분석하였다. 보다 정확한 결과를 얻기 위하여 실험 집단 학생 30명과 통제 집단 학생 30명의 응답 내용 중에서 불성실하게 답변하거나 응답하지 않은 경우를 제외하였다. 실험 집단 학생 27명과 통제 집단 학생 27명의 사전·사후 로슨 SRT 점수는 Table 1과 같다.
Table 1.Means and standard deviations for the Lawson's SRT
Table 2.ANCOVA result on the Lawson's SRT
과학적 사고력 점수의 총점은 12점이고, 각 논리는 해당 문항의 평균값으로 측정하여 최고점을 1점으로 한다. 사전 검사와 사후 검사에서 두 집단의 조합 논리, 상관 논리에 해당하는 점수가 매우 낮게 나왔다. 이는 해당 문항이 중학교 2학년 수준에는 어렵기 때문일 수도 있고, 검사의 후반부에 풀기 때문에 학생들의 집중력이 낮아져서 일수도 있다. 따라서 검사 시간을 늘리고, 조합 논리와 상관 논리에 대한 문항을 좀 더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게 수정해야 할 것이다.
사후 검사에서 실험 집단과 통제 집단의 로슨 SRT 총점은 모두 상승하였다. 실험 집단의 보존 논리와 변인 통제 논리, 상관 논리 점수는 상승하였고, 확률 논리와 조합 논리 점수는 하락하였다. 이러한 점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지 알아보기 위하여 공변인을 사전 검사 점수로 하여 공변량 분석을 실시한 결과는 Table 2와 같다. 분석 결과 과학적 사고 총점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과학적 사고의 하위 항목에 대하여 살펴보면, 분류 논리와 변인 통제 논리, 상관 논리의 교정 평균이 통제 집단보다 다소 높았으나 이 차이 또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약 8개월에 걸친 변인 통제 강화 프로그램 적용으로는 학생들의 과학적 사고력이 향상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두 집단의 과학적 사고력이 모두 상승하였으나 과학적 사고력 수준의 변화를 보일 정도는 아닌 것을 보아, 사전 검사와 사후 검사가 이루어지는 기간 동안의 자연적인 발달의 의한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실험 집단과 통제 집단의 학생 수가 적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했기 때문일 수 있다. 이는 학생들의 인지발달 가속효과는 1년 이상의 긴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연구30,31와 비슷한 결과를 보이는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개발한 변인 통제 강화 프로그램의 적용이 학생들의 과학적 사고력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좀 더 다수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여 장기적으로 연구를 진행해야할 것으로 생각된다.
수업 프로그램 적용에 따른 변인 통제 유형 변화
학생들이 변인을 통제하는 유형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분석하였다. 연구 중에 전출한 학생 1명을 제외한 나머지 29명의 수업 전·후 유형 변화를 Table 3에 나타내었다. 표의 가로줄에는 사전 검사에서 알아낸 변인 통제 유형을, 세로줄에는 사후 검사에서 알아낸 변인 통제 유형을 표시하였다. 사전에 실시한 유형 분석에서 유형A의 활동을 하는 학생이 3명(10.3%), 유형B의 활동을 하는 학생이 7명(24.1%)이었다. 유형C는 6명(20.7%), 유형D는 2명(6.9%), 유형E는 5명(17.2%), 유형F는 6명(20.7%)으로 각 유형에 분산되어 있었다.
Table 3.Comparison of the Types of Controlling Variables between Pre-test and Post-test
Table 4.Distribution of the Types of Controlling Variables
그러나 Table 3에서 볼 수 있듯이, 유형F였던 6명의 학생 중 3명이 유형A로, 2명이 유형B로 변화하였다. 또한 유형E, 유형D, 유형C의 학생들도 대부분 유형A나 유형B로 변화하였다. 다시 말하면, 사후에는 29명 중 26명(89.7%)의 학생들이 변인을 바르게 설정하고, 주어진 문제에서 종속 변인이나 조작 변인을 찾아 설계할 수 있는 유형A나 유형B의 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변인 통제 실험을 설계하고 수행하는 활동을 반복함에 따라 실험 설계를 할 때 주어진 문제에서 조작 변인이나 종속 변인을 찾고, 그 이외의 필요한 변인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향상되었음을 의미한다.
학생들의 과학적 사고 수준에 따라 각 사고 수준에서 변인 통제 유형이 어떻게 나타났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사후 로슨 SRT 점수로 구분한 학생들의 사고 수준에 따른 변인 통제 유형 분포를 Table 4에 나타내었다. 학생들의 과학적 사고 수준을 경험 귀납적 사고기, 과도기, 가설 연역적 사고기의 세 단계로 구분하였으며, 각 사고 수준에 따른 변인 통제 유형을 나타내었다. 사후에 실시한 변인 통제 유형 분석에서 가설 연역적 사고기의 학생 1명이 유형A에, 과도기의 학생 7명 중 5명이 유형A, 2명이 유형B에 분포하였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경험 귀납적 사고기이며, 해당 학생 21명 중 10명이 유형A, 8명이 유형B에 분포하고 있다. 이는 과학적 사고 수준과 별도로 변인 통제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했던 학생들도 수업을 받은 후에 조작 변인이나 종속 변인, 통제 변인을 찾아내어 실험을 설계할 수 있게 되었다는 의미이다. 또한 경험 귀납적 사고기와 가설 연역적 사고기 사이의 과도기에 해당하는 학생들도 사전에는 불필요 변인을 배제하지 못하는 유형E나 통제 변인을 바르게 설계하지 못하는 유형C를 보였으나, 사후에는 유형A, 유형B의 활동을 하게 되었다. 이 결과를 보면, 약 8개월에 걸친 프로그램의 적용으로 과학적 사고 수준이 두드러지게 변화하기는 어려우나 반복적인 훈련에 의해 실질적으로 실험에서 변인을 찾고 통제하는 능력은 향상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프로그램 적용 전에 변인 통제 유형 분류에서는 ‘실험을 해야 한다.’나 ‘시간을 잰다.’ 등 실험에서 어떤 변인을 어떻게 할지 전혀 설계하지 못했던 유형F의 학생들이 수업 적용 후 다른 유형의 활동을 보였다. 이 학생들은 프로그램 적용 후에 조작 변인으로 ‘누가’ 계단을 왕복할지를 설정하고, ‘시간’을 종속 변인으로 찾아내었다. 또한 실험을 수행하는 장소, 오르내리는 칸 수, 옷차림 등의 주요한 변인을 일정하게 유지하여 설계하였다.
수업 프로그램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
프로그램에 따른 수업을 모두 마친 후에 실험집단 29명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 프로그램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설문 조사하고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프로그램 활동 시 좋았던 점에 대해 질문하였다. 이에 대해 21명(72.4%)의 학생들이 평소에 해보지 못했던 실험이나 재미있는 실험을 한 것이라고 응답하였다. 5명(17.2%)은 모둠별 활동을 통해서 다른 친구들과 협동하여 활동했던 점이나 자유롭게 실험할 수 있었던 점 등 태도와 관련되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두 번째로 프로그램 활동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에 대한 질문에 17명(58.6%)이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답하였다. 다음으로 9명(31.0%)은 고려해야 하는 변인의 개수가 많은 ‘지우개가 움직인 거리’, ‘바람차가 움직인 거리’와 같은 실험이 어려워서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답하였다.
세 번째로 활동이 자신에게 어떤 면에서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질문하였다. 이에 대해 11명(37.9%)은 평소보다 더 깊게 생각하고, 많이 생각하고, 여러 가지 방면으로 생각했던 점 등으로 사고와 관련하여 도움이 되었다는 의견을 내었다. 비슷한 의견으로 논리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었다는 점, 과학적으로 생각할 수 있었다는 점 등도 있었다. 그 다음으로 5명(17.2%)은 과학 내용과 관련하여 ‘조작 변인, 종속 변인, 통제 변인 등을 배웠을 때 도움이 되었다.’와 같이 수업 시간에는 별로 사용하지 않았던 용어를 알게 된 점이라 답하였다. 또한 학교 과학 시간에는 하지 않는 주제의 실험 수행이라 답한 학생이 4명(13.8%), 보고서를 정리하거나 결론을 내리는 점 등 실험과 관련된 능력을 수행했던 점이 도움이 되었다는 의견을 낸 학생이 4명(13.8%)이었다.
네 번째로 활동 과정 중 과학적인 생각이 가장 많이 필요했던 단계는 무엇이었으며, 그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하여 질문하였다. 이에 대한 의견은 다른 질문에 비해 비교적 다양하게 나타났다. 8명(27.6%)은 실험을 계획하면서 변인을 설계하는 단계였다고 답하였다. 또한 7명(24.1%)은 자신들이 평소에 접하지 않았던 실험을 계획하고 수행할 때, 이와 유사하게 6명(20.7%)은 실험을 수행하는 과정 전체라고 답하였다. 그 밖에 수업 모형의 ‘III 실험 되돌아보기’ 단계의 결론을 평가하는 활동에 대해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하나, 왜 그런가와 같은 문제를 풀 때’라고 응답한 학생이 3명(20.3%)이었다.
다섯 번째로 모둠원과의 토론이 가장 필요했던 과정은 무엇인지 질문하였다. 이에 대해 10명(34.5%)이 ‘실험할 때 무엇을 같게 하고 무엇을 다르게 해야 될지에 대해서 많이 토론했다’, ‘실험 계획 세우거나 결론 정할 때’, ‘바람차 날리기에서 바람차 몸통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의견을 주고 받았다’. 와 같이 변인을 설계하는 단계라고 답하였다. 그 뒤를 이어 6명(20.7%)이 실험을 수행하여 얻어진 실험 결과를 정리하는 것이라 답하였고, 5명(17.2%)은 결과를 바탕으로 결론을 이끌어내는 활동이라 답하였다. 4명(13.8%)은 실험 주제가 생소한 경우에도 토의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했다고 답하였다.
마지막으로 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을 자유롭게 답변하도록 한 질문에 대해 ‘협동심이 많이 길러졌고, 처음에 문제 푸는 게 힘들었지만 실험이 재미있어서 좋았다’, ‘재미있던 실험과 지루했던 실험들이 있었지만 과학 놀이를 통해 어떤 조건을 같게 하고 다르게 해야 하는지 생각을 많이 한 것 같다’.,‘실험하기 전의 생각들과 실험 후에 내가 내린 결론이 다른 거에 대해 흥미를 느꼈고, 재밌고 새로운 실험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와 같은 긍정적인 의견이 있었다. 그러나 ‘처음부터 모르는 애들하고 활동해서 힘들었다’, ‘좀 더 모둠 애들이 적극적이었으면 좀 더 편하게 잘 할 수 있었을 것 같다’와 같이 모둠원 구성과 관련하여 부정적인 의견도 있었다.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학생들의 변인 통제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수업 모형과 수업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과학적 사고, 변인 통제 유형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하여 진행하였다. 이를 위해 사전·사후에 로슨 SRT, 변인 통제 유형 분류 검사를 실시하였다. 실험 집단의 과학적 사고력 총점이 상승하였으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사전과 동일한 과제로 변인 통제 유형 분류 검사를 실시하여 학생들의 변인 통제 유형 변화를 알아본 결과, 프로그램 적용 후 실험 집단의 학생들 중 대다수가 변인 통제를 잘 하는 유형인, 불필요 변인을 배제하고 통제 변인을 일정하게 유지하며 조작 변인이나 종속 변인을 구분하여 설계할 수 있는 유형A나 유형B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통계적으로는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는 못했지만 실제 학생들의 변인 통제 수행 능력은 긍정적으로 변화하였음을 암시해 주고 있다.
약 8개월의 수업 전략 적용으로 과학적 사고력이 향상되는 것은 어려우나 설문 조사 결과에 비추어보았을 때 학생들이 스스로 실험을 계획하고 수행하는 활동을 통해서 과학 탐구 활동을 재미있게 느끼고 낯선 문제 상황을 접했을 때 흥미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려는 긍정적인 태도를 갖게 된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학생들의 과학적 사고 점수나 변인 통제 유형 변화 결과를 보았을 때, 실험 설계를 반복하여 수행하는 것은 과학적 사고 점수와 별도로 실질적으로 학생들이 실험을 설계하고 수행할 때 변인을 찾고 통제하는 능력의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본 연구의 결론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변인이 잘 통제된 과학 실험은 집단으로 실시되는 과학 교육에서는 유용하다. 그러나 조작 변인, 종속 변인, 통제 변인이 모두 주어지고 실험 과정대로 따라 하기만하면 결과가 나오는 실험만으로는 학생들의 변인 통제 능력을 향상시키기는 어렵다. 학생들은 실험에 관련되는 변인이 무엇인지, 독립 변인과 종속 변인이 무엇인지, 독립 변인 중에서 조작 변인과 통제 변인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훈련을 반복해야만 변인을 인지하고,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개발된다. 따라서 변인 통제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교과서에 제시되어 있는 실험을 수행하면서 ‘필요한 변인 찾기’나 ‘조작 변인이나 종속 변인, 통제 변인 찾기’등의 활동을 추가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
둘째, 프로그램 활동을 마친 후 실시한 설문에서 학생들은 모둠원과의 활동에 대해 어려움을 호소하였다. 가장 과학적인 생각을 필요로 하는 단계에 대한 답변과 가장 많은 토론이 요구되었던 단계에 대한 답변이 비슷한 것으로 보아, 학생들은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활동을 수행하면서 모둠원과 토의하여 해결하려고 시도한 것이라 여겨진다. 따라서 수업 진행 중에 교사는 학생들의 토론이 활발히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 모둠원 사이에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분위기를 마련하는 것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 적당히 어려운 주제를 선정하는 것도 중요함을 알 수 있다. 또한 변인 통제 능력은 실험의 설계 단계 뿐만 아니라 탐구과정 전체에 전반적으로 요구되는 능력이므로, 이 능력 수준도 고려하여 모둠을 구성하면 학생들이 모둠 활동을 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셋째, 본 연구에서 개발한 변인 통제 강화 프로그램이 변인 통제 능력 변화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는 못하였다. 이는 과학적 사고력이나 변인 통제 능력과 같은 사고력은 단기간의 프로그램 적용으로는 향상되기 어렵다는 기존의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 또한 이 결과는 일부 지역의 특정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일반화할 수 없다. 따라서 프로그램에 의해 나타나는 효과를 통계적으로 입증하고 일반화하기 위해서는 실험 집단의 학생 수와 프로그램 적용 기간을 늘리고, 성별, 지역별, 학급별, 학년별에 따라 대상을 달리하여 추가 연구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넷째, 중학교 2학년 정규 과학 수업에서는 ‘변인’이라는 용어를 도입하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은 실험에서 변인을 조작하고, 통제하여 결과를 얻어내더라도 ‘변인’에 대한 내용을 습득하고 있다고 인지하지 못한다. 이러한 사실은 학생들의 설문 내용에는 ‘변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게 되었다는 응답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변인 통제 능력을 위한 본 프로그램의 수업 전략과 같이 과학적 탐구 과정이 무엇이고, 올바르게 탐구하는 방법이 어떤 것인지를 직접적으로 교수하는 활동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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