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탐방 : 우슬재농장 - 우리맛닭 사육농장 - 뽕나무 부산물로 사료비 줄이고 육질향상

  • Published : 2010.10.01

Abstract

Keywords

▲ 뽕나무 아래서 친환경적으로 사육되고 있는 우슬재 농장의 ‘우리맛닭’ 사육현장

▲ 우슬재 황토촌 나현환 사장

계열화 불안감으로 일반육계 사육 포기

전남 부안군 수련마을에는 촌장과 주모의 이름이 나란히 적힌 명함을 주며 반갑게 맞이하는 분들이 있다. 농촌 사랑의 뜻을 듬뿍 안고 맞이하는 이들은 ‘우슬재 농장(황토촌)’의 나현환 사장과 이혜순 여사다. 

17년전부터 3-5만수 규모의 육계농장을 경영해 온 나현환 사장 내외는 수직계열화 사업의 불안감과 계열사들의 부도 위험 등 국내 계열사들의 불합리가 계속되면서 토종닭 사육으로 관심을 옮기게 되었다고 한다. 축산과학원에서 분양하고 있는‘우리맛닭’을 알게 되면서 사육을 시도했으나 초기에는 사료비 부담과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2008년부터 동내가‘황토마을’로 지정되고, 우리맛닭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응도가 높아지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현재는‘우리맛닭’종계장을 통해 전북지역에 실용계를 보급하는 거점역할을 하고 있으며, 지역 부산물인 뽕잎으로 만든 발효사료를 이용해 생산비 절감을 실천하고 있고, 닭 전문 식당을 운영하면서 ‘우리맛닭’을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있다. 이처럼‘우슬재 황토촌’에 가면 우리네 토종 재료만을 이용하여 만든 식사를 할 수 있고 맛있는 토종(우리)맛닭으로 닭 볶음요리, 닭 백숙 등을 먹을 수 있다. 이곳에서 나온 유정란은 우리 찜질방에서도 맛볼 수 없는 쫄깃쫄깃한 맛을 제공한다. 

▲ 우리맛닭 실용계 생산 현장

뽕나무 부산물 발효사료 급이

우슬재 농장은 지난해 3천5백수에 이어 올해 1천2백수를 분양 받아 현재 계사 3동(225평 2동, 100평 1동)에서 종계 2만8천수를 사육하고 있으며, 연간 실용계 30만수를 생산하고 있다.

‘우리맛닭’을 사육하면서 많은 것이 변했다는 나현환 사장은 “우리맛닭을 사육하는 동시에 축산과학원의 도움을 받아 지역특성에 맞는 ‘우리맛닭’ 전용 사료를 개발해 급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안의 특산품인 뽕나무 부산물을 이용한 발효사료로 닭에게 먹인 결과 사료비 절감과 더불어 육질도 더욱 향상됐다는 것이다.

▲‘뽕’ 부산물을 이용한 발효사료 제조기

지역특산물 뽕(오디)을 이용한 농가부산물 사료화는 우슬재 농장과 부안군 농업기술센터에서 부안 특산품인 뽕(오디)을 이용하여 발효 사료를 제조하고자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가금과에 컨설팅을 요청한 바 금년부터 농촌진흥청에서 1억원, 도에서 1억원을 지원하여 “발효사료 이용 우리맛닭 생산”시범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7월 현재 발효사료기(3톤) 1대와 포장기 1대가 설치되어 있으며, 향후 발효사료 제조를 위한 발효방법 등에 대한 지속적인 기술을 지원할 계획을 밝혔다. 

이에 앞으로도 더 많은 비용절감과 품질을 높일 수 있는 ‘우리맛닭’전용사료 개발에 노력할 계획을 밝힌 나현환 사장은 우리맛닭을 사육하면서 육계 사육 농장 일부도 식당으로 개조, ‘우리맛닭’의 맛을 전파하는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현재 이곳 식당에서 판매하는 물량은 하루 30마리 정도로 시작치고는 반응이 꽤 좋은 편인데다, 전주지역의 2개 식당에 1일 100마리를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뽕닭’에는 ‘뽕주’가 최고

수련마을이 전북지역에서 ‘황토마을’로 지정되면서 도와 군에서 지원받아‘테마 체험마을’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곳은 농촌 체험마을로 부안에 변산해수욕장이나 격포해수욕장과 가까이 있고, 민박이나 식사 등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간을 내어 가족 여행을 하기에 적지라 할 수 있다.

나현환 사장은 이러한 입지조건을 배경으로 뽕나무 아래서 방사되는 토종닭이 잘 조화되어 전원양계의 훌륭한 모델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가족단위로 녹색농촌 체험마을과 연계하여 교육적인 역할도 기대되고 있는데 미리 예약을 하고 이 마을을 찾는 가족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식당에는‘뽕주’가 닭볶음탕, 닭죽과 더불어 없어서는 안될 귀한 손님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역특화 상품으로 과거에는‘오디주’로 마케팅을 시작했으나 호응도가 낮아‘뽕주’로 새롭게 시작한 이후 폭발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으며, 수출까지도 기대되면서 지역 상품 브랜드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 닭죽과 지역 특산물 뽕주는 잘 어울리는 식단의 하나다.

나현환 사장과 이혜순 여사는 방문객을 위해 특별한 공연을 마련하기도 한다. ‘사물놀이’가 바로 그것. 기자가 방문했을 당시에도 방에 놓아두었던 장구, 북, 꽹과리, 징, 태평소 등을 내어 신명나게 장단을 맞췄다. 닭고기(우리맛닭), 술(뽕술), 사물놀이와 함께 어우러진 테마마을의 중심을 이끌고 있는 ‘우슬재 황토촌’의 구수함이 묻어나고 있다.

▲ 계사 자리에 새롭게 건축한 식당(우슬재 황토촌) 전경

▲ 식당을 찾은 손님들에게 특별 공연도 마다하지 않는 나현환 사장(장구는 물론 태평소 솜씨가 수준급이다.) 

소형 전문 도계장 건립 필요

나현환 사장은 ‘우리맛닭’종계까지 함께 사육, 인근 농가에 대한 실용계 판매를 통해 얻어지는 수입도 만만치 않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추후 농업기술센터와 협의하여 5개 실용계 농가와 계열화 사업을 추진할 계획도 밝혔다. 

이런 우슬재 농장이지만 어려움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부안지역에 토종닭 전문 도계장이 없다보니 차량으로 1시간 이상 소요되는 김제지역까지 닭을 이동해야 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러다보니 물류비용 부담이 클 뿐 만 아니라 지역 브랜드에도 개발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한다. 

나현환 대표는 “부안군에서 대단위 도계장을 설립하기 보다는 소형 전문 도계장을 만들면 지역특성에 맞는 닭 브랜드 개발은 물론 국내 토종닭 산업의 안정적인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전북 거점의 우리맛닭 종계장으로서 발효사료 생산과 함께 전문식당 운영을 통해 하루 200마리 이상 판매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 우리맛닭 보급과 뽕부산물 사료화 주역(좌부터 서옥석 가금과장, 장원경 축산자원개발부장, 라승용 축산과학원장)과 우슬재 농장 주모와 촌장(이혜순 여사, 나현환 사장)

‘우리맛닭’의 기원과 역할

‘우리맛닭’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아가고 있다. 이러한 계기는 우리맛닭을 탄생시킨 많은 분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재래닭 복원 프로젝트는 1994년부터 1997년까지 4년간 (사)대한양계협회에서 ‘재래닭 육용화 사업’의 일환으로 서울대학교 오봉국 박사(본회 고문)의 진두지휘 하에 대학교수 16명, 연구관 8명 등 연인원 84명과 9억2천만원의 예산이 투입되어 진행됐으며, 11개의 과제를 수행해 마침내 재래닭 순계 복원에 성공하였다.

연구진은 이후 연구 결과물을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가금과(과장 서옥석) 연구팀으로 이관하여 후속연구를 지속토록 하였으며, 축산과학원은 이로부터 우수한 실용계를 생산하는 연구에 착수하게 됐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경제적으로 불리한 기존 재래닭의 문제점을 보완하여 산란성과 산육성이 우수한 닭으로 개발한 것이 바로‘우리맛닭’이다. ‘우리맛닭’은 축산과학원이 보유한 9개 순계 모군으로부터 성장이 빠른 부계통과 맛이 좋고 알 생산이 많은 모계통의 교잡을 통해 맛이 좋고 성장이 빠른 실용계로 생산된다. 가금과 연구진은 이미 삼계용 닭 생산에도 성공했으며, 생산비를 절감하면서 고유의 맛을 낼 수 있는 닭 개발은 물론 각종 상품도 선보이면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어 큰 기대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