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탐방 : 영남농장 - 육계산업의 미래를 준비하는 농장

  • Published : 2010.06.01

Abstract

Keywords

육계산업에 대한 남다른 열정으로 육계를 사육하고 있는 농장을 찾아가보았다. 경기 화성시 장안면 독정리에 소재한 영남농장(대표 최길영)은 무창계사에서 육계 6만수를 연간 5.5~6회전으로 사육하고 있다. 

육계산업의 미래를 항상 준비하는 농장으로, 작년에 HACCP 인증을 받았으며, 친환경(무항생제) 인증도 준비 중이다. 이 농장의 최길영 대표는 본회 화성육계지부의 지부장과 경기도 육계지부연합회장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본회 부회장으로 활동한 이력도 있다.

▲ 영남농장 최길영 대표

니플을 잘 관리해야 생산성이 올라간다

어떤 생명체에게나 물은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닭도 음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생산성에 바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최길영 지부장만의 농장 관리 노하우는 니플 관리에 절대 소홀하지 않는 것이다.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니플은 쉽게 막힐 수 있다. 수질이 나빠도 니플이 막히는 일이 있다. 또한, 영양제 같은 것을 먹일 때 물과 잘 섞이지 않는 제품을 써도 니플이 막히게 된다.

한 회 사육을 시작할 때 아무리 다 청소해놓아도 사육하는 중에 영양제 같은 것을 잘못 투여해서 니플이 막히게 되면 닭이 탈수가 오게 된다. 이것은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인데, 니플을 하나하나 제대로 물이 나오도록 해주어야 탈수를 막을 수 있다.

닭은 4~5일령 정도 되면 자기가 먹는 니플이 정해진다고 한다. 사료통 역시 정해진다. 딱 정해진 그 니플과 사료통 외에 다른 곳에서는 먹지 않게 된다고 한다. 니플 한 두 개가 막혀도 다른 니플에서 물을 먹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판이라는 것. 니플이 한 개라도 막히게 되면 음수량 부족으로 탈수되는 닭이 생기고 닭이 덜 자라게 되기 때문에 최 지부장은 니플 관리에 항상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친환경 미리 준비해야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지역에서 여러 후보들이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상당수의 후보들이 친환경농축산물을 이용한 무상급식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최길영 지부장은 이것이 지금부터 농민들이 준비해야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여야를 안가리고 다들 친환경농축산물로 무상급식을 하겠다고 공언을 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친환경농축산물이 있어야할 것 아닌가? 친환경농축산물이 갑자기 다 어디서 생겨나겠는가? 농민들이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

영남농장은 작년에 HACCP 인증을 받은데 이어, 올해는 친환경(무항생제)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 무항생제 닭을 사육하기 위해 최근에 인티회사도 체리부로로 변경했다. 현재 인증을 신청해놓은 상태로, 체리부로에서 무항생제 병아리와 사료를 공급받아서 첫 무항생제 닭을 사육 중이다.

최 지부장은 무항생제 사육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도 조금은 걱정이 되지만, 약간 손해를 보더라도 소비패턴의 변화에 따라 농민들이 변해가야하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는 것이라며, 육계업계 전체가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항생제사육, 문제는 면역력

무항생제 사육의 경우 가장 큰 어려움은 면역력 저하와 이로 인한 질병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항생제를 대체할만한 다양한 방법이 모색되고 있는데, 아쉽게도 아직까지는 정확한 실험데이터나 효과입증이 부족한 실정이다.

경기도의 경우 면역증강제가 도비로 지원이 되고 있는데, 작년의 경우에도 도에서 음수용 면역증강제를 지원해준 바가 있다. 최 지부장은 면역증강제가 여러 종류가 있지만, 아직 어느제품에도 확신을 갖지 못해서 이것저것 써보고 있다고 밝혔다.

최 지부장은 항생제대체제의 허실도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을 얼마나 먹여야할지 농가는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농가마다 대체제의 종류나 사용량, 용법 등이 제각각이라는 것이다. 그는 계열사가 무항생제 사료만 만들어주고 끝낼 것이 아니라, 정확한 실험을 통해 농가들에게 정확한 데이터와 무항생제 사육의 가이드라인을 제시 해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영남농장에는 무항생제 닭이 처음으로 입식되어 25일령이 되었는데(5월 17일 현재), 기존에 300 전후로 나오던 사육성적이 어떻게 변화될지가 관심이 되고 있다. 물론, 좋은 성적에는 가장 중요한 사료와 병아리 품질, 수송거리 등의 외적 요인과 더불어, 사육 경험을 통한 노하우 축적도 필요한 부분이다.

▲ 영남농장은 작년에 HACCP인증을 받은데 이어, 친환경(무항생제) 인증도 준비하고 있다.

체계적인 백신프로그램으로 철저한 질병관리

화성육계지부의 대다수 회원들은 병아리가 입식되면 위생시험소에 가져가서 혈청검사를 한다. 혈청역가검사 결과에 의해서 백신프로그램을 짜기 때문이다. 이렇게 체계적인 백신프로그램을 짜게 된 것은 과거의 아픈 경험에서 비롯됐다.

예전에는 화성지역에 질병이 극심해서 계열업체에서도 기피하던 지역이었다. 반면, 유사인티가 활개를 치는 지역이기도 했다. 그러던 것이 4년 전부터는 화성시에서 혈청검사비용을 전액 지원하여 계군마다 알맞은 백신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농가들도 처음에는 검사해도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가 않았다. 위생시험소에서는 혈청검사 결과를 농가에 알려주면서 해당 계군의 질병감수성에 대해 조언해주고, HACCP 인증을 받은 농장의 경우에는 SE검사까지 해주기 때문에 사육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시에서는 많지 않은 검사비용(수당 2천원, 계군당 15~20수 검사)을 농가에 지원해주면서도, 농가에서는 큰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덕분에 지금은 과거의 안좋은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버리고 농가가 계열사를 선택해서 움직일 수 있다고 하니, 질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지역은 시·군 지원사업으로 건의해볼만 하겠다.

▲ 계사의 상황을 체크하고 점검하는 컨트롤러

자조금, 농가의 주체적 모습 절실

최길영 지부장은 자조금 이야기를 꺼내면서 “끌려가지 말자”고 뼈 있는 당부를 했다. 농가들이 판단을 잘 해주면 되는데, 언제부터인가 꼭 어떤 지시를 받는 쪽으로 끌려가는데 익숙해져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계열업체가 떼어서 주면 아무 말 안한다. 그게 끌려가는 것이다. 어차피 내 돈 내는거라면 사육비 받아서 내가 당당하게 내자. 똑같은 것인데, 내가 내면 안 되고 계열사에서 내면 당연한 것이라는 그런 생각을 벗어나야 한다.”

농가들이 주체성을 갖고 자조금사업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자조금이 하루 빨리 정착되어서 타 축종처럼 소비홍보활동을 통해 닭고기 소비의 저변을 늘려야 한다는 이야기도 잊지 않았다.

“농가회원? 그건 어용이지!”

최길영 지부장은 최근 계육협회의 농가회원모집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계육협회가 생산자단체를 자처하며 농가회원을 모집하는 것 자체가 ‘어용’이라는 지적이다.

“계육협회가 도계장모임인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는데, 농가회원을 받는다는 것은 어용이다. 생산자단체라면 생산자가 회장이 되고 이사가 되고 그래야하는 것 아닌가.”

최 지부장은 계육협회의 억지 논리에 일일이 대응할 가치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한, 계육협회가 자조금이나 육계에 대해 정책을 하려고 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하고, 자조금은 생산자가 하는 것인만큼 계육협회가 신경 쓸 부분은 아니라고 못 박았다.

농장별 특색 갖춘 닭사육 필요하다

최 지부장은 앞으로 육계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농장별로 특색 있게 맞춤닭을 생산해야하며, 닭 판매시 계열사의 브랜드만 표시할 것이 아니라 농장까지 함께 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티를 바꿔도 농장의 닭 사육방식에는 차이가 없는 지금의 생산구조로는 계열사의 브랜드를 올바른 브랜드라고 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그는 앞으로 농장의 이름이나 로고도 함께 표시해서 판매해야하며, 농장 개별 브랜드는 아니더라도 농장별 특색을 반영한 유통 개념이 도입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렇게 함으로써 농가에서도 더 큰 책임감으로 닭을 사육할 수 있게 된다고 그는 전했다.

최 지부장은 자조금을 비롯하여, 갈수록 문제가 되고 있는 계분처리 문제, 좀처럼 늘어날 줄 모르는 사육비 문제 등 육계업 전반에 걸쳐 산적해있는 현안들을 언급하며, 갈 길이 먼 육계업계이지만 농가들이 더 크게 단결하여 어려움을 헤쳐나가야 한다고 여러차례 강조하고 계사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