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 경제를 알아야 성공한다(13)

  • 김정주 (건국대 식품자원환경 경제학과)
  • 발행 : 2010.05.01

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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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계란 유통 선진화를 위하여…

4-1 계란의 유통구조 개선

정부의 꾸준한 축산물 유통정책에 힘입어 그 동안 축산물의 유통구조는 산지시설 중심의 정비가 이루어져 상당히 개선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거래제도 및 규격화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나타내고 있다. 결국 경쟁력 있는 생산, 유통, 소비기반 확보를 지원할 수 있는 유통체제의 구축이 필요하다.

계란의 소매는 가게, 슈퍼마켓, 이동차량 등에 의한 판매가 주종을 이루고 있는데 이동차량은 가격이 하락하여 마진폭이 클 때 집중적으로 활동함으로써 체화된 물량을 처리하는 데는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나 취급하는 계란이 신선하지 못하다는 소비자의 불평이 있어 계란의 상품적 가치를 떨어뜨릴 우려가 많다. 그러나 농림수산 식품부가 발표한 “계란제품 위생관리 종합대책”에 의하면 2011년부터는 계란 판매업자는 계란 판매소 등록을 해야 하므로 트럭을 이용한 계란의 이동판매는 금지된다.

표6. 온도별, 식용란 권장 유통기간

자료 : 농림수산 식품부 “계란 위생관리 종합대책”, 2010(3)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생산자단체 등 유통주체의 역할이 미흡하고, 산지가격과 소비자가격이 연동되지 않는 모순 된 유통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계란의 수집, 선별, 등급, 브랜드화, 포장, 출하, 판매, 소비를 연결하는 일관된 유통체계의 구축이 필요하다.

계란의 유통구조는 단계별 유통구조 정비, 시설투자 및 제도개선 등 외형적 개선이 미흡할 뿐만 아니라 위생적인 면에서 안전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하고 있어서 안전하고 위생적인 고품질 계란의 생산과 유통단계별 관리체계의 조기정착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계란 유통에 관련된 정책 및 제도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하여 산란계 산업의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고 생산자와 소비자를 동시에 보호할 수 있는 유통개혁 추진이 필요하다.

산지 계란 집하장의 기능이 미약하고, 집하장에 수집된 계란을 판매하기 위한 직거래 대량수요처의 개발이 미흡하며, 유통 상인에게 다시 판매하게 되어 오히려 중간 유통단계가 늘어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계란 집하장의 시설은 어느 정도 현대화되고 있으나, 수집, 선별기능에 머물러 있을 뿐 등급, 포장 판매에 이르기까지 제품에 대한 품질향상과 가격인하 및 서비스 극대화를 위한 책임경영을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 상인이 운영하는 집하장의 경우에는 3~6개월의 어음으로 대금을 정산하는 일이 비일비재하여 농가의 양계경영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계란의 규격별 판매체제가 확립되어 있지 않아 집하단계에서 선별에 의한 등급, 세척 등의 서비스를 추가하더라도 판매단계에서는 가격차별화가 되지 않아 단순한 비용추가 요인으로만 작용하고 있다.

계란은 저장성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다단계 유통에 따라 장기간이 소요되어 신선란 공급이 어렵기 때문에 신선하고 위생적인 계란의 공급 및 차별화가 곤란하다. 계란은 상온에서 여름철 5일, 겨울철 10일 정도를 방치하면 상품가치가 급속하게 저하되는 데 계란이 생산되어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는 농가수집 2~3일, 선별·운송 1~2일, 도소매상 취급 2~3일이 필요하므로 적어도 1주일이 소요되어 소비자가 신선한 계란을 소비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한국에서는 계란이 생란 위주로 유통되며, 유통기간이 길어 유통기간이 끝나는 단계에서의 계란은 신선도가 떨어져 계란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할 소지가 많다. 한국에서의 계란 유통기간은 30일 이상으로 인식하고 있으나 이를 규제하는 장치가 없어서 고도의 신선도가 요구되는 계란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

마시지탄은 있지만 앞의 “계란제품 위생관리 종합대책”에 의하면 식용란에 대한 권장 유통기간을 보관 온도별로 설정하였는데 냉장(0~10℃)상태에서는 35일, 10~20℃에서는 21일, 20~25℃에서는 14일, 25~30℃에서는 7일로 설정하려는 것이 정부 계획이다. 일본에서는 상미기간(常味期間)이라 하여 계란의 유통기간을 14일로 규정하고 있다.

국내 계란의 생산·유통에 있어 기본적인 위생과 안전성, 검사기능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크게 결여되어 있고 소비자의 선호도를 고려하지 않은 채 생산·유통되고 있다. 예컨대, 계란에 계분이 묻어있거나 더러워진 난좌를 계속 사용하여 계란이 오염된 상태에서 유통되며, 파란, 오란 등을 정상란에 끼워 판매하여 농가 스스로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앞의 “계란제품 위생관리 종합대책”에 의하면 식용으로 부적합한 계란의 범위에 내용물이 누출되지는 않았으나 난각막이 손상된 알 및 무정란 등 부화에 실패한 알을 추가하여 계란 품질 규정을 강화할 방침이다. 현행의 식용 부적합란은 부패란, 산패취란, 곰팡이 오염란, 이물혼입란, 혈란, 내용물 누출란, 난황 파괴란(물리적 원인인 것 제외) 부화중지란 등으로 되어 있다.

정부는 계란가공으로 적합한 원료알 및 비살균 제품 위생기준도 보완하였는데 가공용 원료알은 정상란(正常卵), 껍질이 균열되었으나 난각막은 손상되지 않는 실금란(실금卵), 껍질이 분변 등에 오염된 오란(汚卵1)), 껍질이 연한 연란(軟卵)으로 한정할 계획이다.

4-2 브랜드 계란의 정비

전국에는 계란 핵심 브랜드만 92개 정도이고 영세한 계란 브랜드까지 합하면 계란 브랜드는 350여개나 되어 브랜드 노이즈(Brand Noise)를 유발, 소비자를 오히려 혼란시키고 있다. 이 중 51개는 농가단위 브랜드이다.

이처럼 계란의 생산·유통을 위한 브랜드 계란의 종류는 확대되고 있으나 소비자의 호응은 아직 미흡한 상태이고 유통 상인들이 무분별하게 상표를 남용하고 유통기한 표시 없이 장기간 보관되었던 계란이 신선계란과 구분 없이 동일가격으로 유통될 뿐만이 아니라, 중량, 등급, 품질, 특성, 사양방법, 생산자 등이 표시되지 않은 채 유통되고 있다.

계란의 브랜드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농장 단위 브랜드 등 소규모 브랜드가 난립하고 있는 가운데 CJ, PM, OT 등 신선식품회사 브랜드가 약진하고 있다. 브랜드 계란 총매출액 1,200억원(계란 시장의 약 10%) 중 대기업이 700억원(58.3%)를 점유한 것으로 추정되며, 기존 대기업회사 외에 D사, H사 등의 신규 진입이 예상되고 있다.

또한, 대형 할인매장의 PB(Private Brand) 제품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생산자가 주도하는 브랜드 계란은 미미한 수준이다. 따라서 생산자 단체가 주도하는 브랜드의 출현이 기대되고 있다.

5. 맺는 말

어느 식품을 막론하고 안전성이 가장 우선시 된다. 계란도 예외가 될 수 없다. 그런데 아무리 농장단계에서 고도의 청결을 유지하여 생산한 계란이라 하더라도 유통단계에서 오염되거나 부정 유통된다면 그 폐해는 고스란히 생산농가에게 전가 되고 만다. 따라서 계란 생산농가와 계란 유통업체간의 상생을 위한 협력체계 구축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