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탐방 - 대환농장

  • 발행 : 2010.05.01

초록

전문적인 수의지식을 바탕으로 철저하게 농장을 관리하고 사육밀도를 준수하며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는 농장이 있다. 경남 합천군 쌍책면 상포리에 위치한 대환농장(대표 박규환)으로 HACCP인증에 이어 친환경(무항생제)인증까지 획득하면서 육계사육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키워드

사육에 관심 많은 수의사

박규환 대표(49세)는 대학에서 수의학을 공부하고 수의사 면허를 취득했다. 그는 처음부터 수의사로 개업하기보다는 가축을 기르는 데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졸업 후 우선 면허 취득 후에 사료회사에 들어가 5년간 근무했다. 이후 복합영농을 꿈꾸며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사육에 착수, 소, 돼지, 닭을 함께 키우려고 했으나 민원이나 제도적 문제로 인해 포기하고 1992년 비교적 민원발생이 적은 육계를 키우기 시작했다. 당시 개방계사에서 4만수로 시작한 것이 현재는 무창계사 8개동, 사육면적 1,400평에서 10만수를 사육하고 있다.

▲ 대환농장 박규환 대표

현재 대환농장은 연간 6회전 정도를 사육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서 7회전까지도 하는데, 인티회사(에이스축산)도 여름 성수기를 준비하기 때문에 닭 수요가 많은 여름에는 정상적으로 돌아가지만 겨울에는 회전이 약간 늦어지게 돼서 거의 6회전으로 보면 된다고 한다.

시련을 발판삼아 ‘큰 도약’

2007년 농장에 불이 나서 계사 3개동이 전소되고 사육하던 병아리 4만수를 잃는 아픔을 겪었다. 박규환 대표는 이때의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삼았다. 불에 타버린 유창계사를 대신해 최신식 무창계사를 설비했고, 이후 나머지 계사도 최신식 무창계사로 리모델링 했다.

또한, 박 대표는 HACCP, 친환경(무항생제) 등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위생과 안전을 중요시 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코자 농장의 변화를 만들어가기로 한 것이다. 우선 작년에 HACCP 인증을 받았다. 인증을 받기 위해 필요한 부분들은 이미 대부분 아는 내용이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게다가 그전부터 농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었기 때문에 HACCP 인증을 받기 전과 큰 차이 없는 꼼꼼한 기록관리를 이어오고 있다.

HACCP 인증에 이어 올해 1월에는 친환경인증(무항생제)도 어렵지 않은 과정을 통해 잇따라 획득하게 되어 소비자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되었다.

▲ 대환농장은 지난해 HACCP인증을 받았다.

▲ 12일령 병아리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력

대환농장은 무항생제 사육에 대한 부담을 전혀 갖고있지 않았다. 보조제로 생균제를활용하고 있고, 사료에 비타민제를 첨가해 급이하고 있으며, 무항생제 사육에 따른 생산성 저하는 전혀 없다. 항생제를 쓰지 않고도 그전과 다름없이 평균 98% 정도의 출하율을 보이고 있고, 생산지수도 300 이상을 항상 유지하고 있다.

사육밀도도 성적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닭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생산성도 올라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 밀집사육을 하게 되면 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박 대표는 “규모에 비해 닭을 적게 넣은 것은 생산성 때문”이라고 강조하며, 농식품부 고시의 평당사육밀도를 준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오존 소독수를 급이하여 닭들의 건강을 챙기고 있고, 자석을 이용한 육각수를 급이하는 실험도 하고 있는 등 생산성 향상을 위한 박 대표의 노력은 곳곳에 숨어있었다.

박규환 대표는 “물론 사육성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병아리”라고 강조한다. 병아리상태가 전체 성적의 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관리가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나, 요즘은 시설자체가 전부 자동화되다보니 아무래도 관리보다는 원자재 품질의 비중이 더 커졌다는 것이다.

질병은 방심할 때 온다

강도 집에도 도둑이 든다고 했던가? 대학교에서 수의학을 전공하고 수의사 면허까지 취득한 박규환 대표도 질병으로 고생했던 경험이 있다. 오래 전 이야기이긴 하지만, 백신을 실시하지않다가 뉴캐슬병(ND)을 한 번 맞은 적이 있다. 박 대표는 그 때의 쓰라린 경험을 거울삼아 이후로는 백신을 철저하게 실시하고 전문성을 살린 체계적인 질병관리를 통해서 다시 질병 없는 농장을 이어오고 있다.

게다가, 이 농장의 입지조건은 질병예방에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있어 진입로 차단방역만으로도 효과적인 방역을 실시할 수 있으며, 쌍책면에 위치한 유일한 닭농장으로 인근에 다른 농장이 없는 점도 질병차단에 강점으로 작용했다.

▲ 농장진입로

육계산업의 갈 길

박규환 대표는 “육계는 영양분이 최고로 좋은 훌륭한 고기”라고 강조한다. 영양면에서도 우수하고, 단가면에서도 저렴하기 때문에 최고의 단백질 공급원으로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반면, 농가에게는 육계 사육이 안정적이기는 하지만 수입은 얼마 안 된다며, 규모가 작으면 점점 힘든 상황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1만수당 얼마’식으로 수입이 거의 정해져있기 때문에 흡사 월급쟁이 같기도 하다고. 그는 농가소득을 늘리기 위해서 열심히 사육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규모를 키우는 수밖에 없는 시기가 왔다고 전했다.

닭고기 소비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닭고기 소비량과 맞물려, 닭고기가 소비자들의 더 많은 사랑을 받는 그날을 준비하기 위해 박 대표는 평소 친분이 두터운 류준희 대표(류정축산)와 새로운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