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질병가이드 - 잘되는 농장은 잘되는 이유가 있다(6)

  • 발행 : 2010.05.01

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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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군 모니터링에 꾸준한 투자

농장을 운영한다는 것은 생산을 통한 수익 실현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모든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 생산성을 향상 시키고 유지하기 위한 투자와 노력은 시설 개선과 같이 일시적으로 큰 비용이 투입되는 것부터 질병 모니터링과 같이 작은 비용이 꾸준히 들어가는 것까지 다양하다. 이들 투자와 노력은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요한 것들이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농장들은 시설 개선에만 중점을 둘 뿐 계군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일에는 인색한 것이 사실이다. 물론 계사 단열과 같이 시설에 투자를 하는 것은 연료비가 현저히 절감되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어서 좋은 투자로 쉽게 인식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농장들이 그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는 계군 모니터링이야말로 농장에서 발생한, 혹은 발생할 여지가 있는 각종 질병에 대한 정보를 드러내줌으로써 질병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할 수 있게 해주는 아주 좋은 투자이다.

필자가 양계전문 수의사로 활동을 시작한 지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전 계군에 대한 혈청 모니터링을 빼놓지 않고 실시해 온 농장들이 다수 있다. 이들 농장에서는 개체가 갖고 있는 항체와 계군의 환경(세균검사, 환기상황측정, 세척 후 위생검사 등) 및 폐사계에 대한 꾸준한 모니터링을 통해 계군의 질병적 상황을 정확히 분석한다. 이를 바탕으로 사전에 문제를 예방하거나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 그 결과로 꾸준히 계군모니터링을 실시해 온 농장들은 좋은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다.

1. 계군 모니터링은 계군의 문제를 예방하고 해결하는 열쇠

계군에 어떤 문제(생산성 저하 및 폐사 증가 등)가 발생했을 경우, 그 문제가 관찰이 가능한 기계적인 문제 혹은 사양관리의 실수 등에 의한 것이라면 쉽게 교정할 수 있다. 반면, 병원성을 지닌 바이러스나 세균 등의 감염에 의한 것이라면 그 원인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평소에 계군에 대한 모니터링을 꾸준히 실시하면 백신의 결과 및 각종 질병에 대한 노출 정도에 따른 누적된 결과에 근거하여 분석이 가능하다. 또 계절적인 질병 발생 동향 및 피해상황의 차이에 의해서 나타나는 현상들을 파악할 수 있어 질병 발생에 대한 특성을 잘 이해할 수 있으며, 환경적 특성과 같이 질병 발생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에 대해서도 농장 스스로가 인식하여 대처할 수 있다. 평소에 계군에 대한 모니터링을 꾸준히 실시해 온 농장들은 모니터링의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 농장들은 이미 계군에 대한 꾸준한 모니터링을 통해 계군의 문제점을 찾아내고 해결해왔기 때문이다.

문제 발생 시에 계군에 대한 검사를 실시하는 것은 계군 모니터링이라 볼 수 없다. 꾸준한 모니터링을 통해 누적된 결과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갑자기 계군에 커다란 생산차질이 생기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가정해 보기로 하자. 사양관리 혹은 기계적인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은 상황에서 질병에 의한 피해라는 잠정적인 결론 하에 채혈을 하고 각종 질병에 대한 항체역가를 측정하였다. 그러나 측정된 항체역가를 비교할 수 있는 검사결과가 없을 경우에는 이 검사결과만으로는 계군의 어떤 질병적 상황도 읽어낼 수 없다. 하지만 지속적이고 정기적인 혈청모니터링의 결과를 가지고 있다면 문제가 발생한 직후 실시한 검사결과만으로도 바로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처할 수 있게 된다.

항원검사는 훨씬 정확한 원인을 분석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항원검사가 용이하지 않은 상황이 될 수도 있고, 항원검사결과 특정질병에 대해 양성이 나타났다고 해도 양성으로 100% 확신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반면 항체검사는 질병이 경과되는 단계별 상황에 따라 항원검사보다 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주기도 한다. 이것이 계군에 대한 항체 모니터링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농장들이 모니터링 결과를 문제해결의 열쇠로 인식하게 되는 과정과 이유이다.

2. 계군 모니터링이 생산비를 절감하는 좋은 방법임을 인식

계군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서 얻은 질병의 경과에 관한 정보와 백신에 대한 결과를 바탕으로 농장 계군 상황에 적합한 맞춤형 백신프로그램을 적용할 수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효과적으로 질병을 차단할 수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생산비가 절감되는 좋은 방법이 된다. 그러나 모니터링을 통한 백신프로그램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농장들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현상이 항생제 의존성증가이다. 이러한 농장들은 대부분의 문제를 항생제로 해결하려고 한다. 심지어 농장의 질병관리를 맡아 일하는 일부 수의사조차 문제해결을 위해 항생제를 성급히 처방하는 경우도 간혹 보게 된다. 물론 항생제를 투여하지 않고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점(질병)들은 엄연히 존재한다. 그러나 문제는 항생제로 해결할 수 없거나,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무분별하게 항생제가 투입되는 경우 생산성저하라는 엄청난 현실에 직면할 수 밖에 없게 된다는 것이다.

계군에 대한 모니터링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간혹은 질병과 같은 문제 발생 시 질병 경과에 연관된 분석치를 얻기 위해서 수시로 모니터링을 실시하다 보면 현재 계군에 발생하고 있는 문제가 항생제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을 정확히 분석하게 되고, 그에 맞는 방법과 조치 및 처방을 실시하여 계군의 상태를 빠르게 호전시킬 수 있게 된다. 이렇게 하면 불의의 질병발생과 연관된 무분별한 항생제 투약을 하지 않아도되므로 투약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적절한 처방을 통해 추가적인 피해를 방지함으로써 생산성의 추가 손실을 사전에 막을 수 있어 궁극적으로는 생산비를 절감하는 결과가 됨을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농장들이 잘 인식하게 된다.

<그림1> Y농장의 ND 모니터링 결과 (HI)

3. 환경모니터링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인식

질병발생과 연관한 제반 요소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환경이다. 계군의 생산성에 자주 문제가 생기거나 대장균증과 같은 세균성질병이 다발하는 농장들은 반드시 환경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해야 한다. 환경 모니터링은 평상시에 공급되는 음용수에 대한 세균모니터링과 환기모니터링 세척 후의 위생모니터링(살모넬라, 대장균 등) 등이 있다. 나름대로 백신접종을 철저히 하는데도 질병이 자주 발생하는 농장은 대부분 환경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농장 스스로 환경문제를 진단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농장들은 환경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환기 상황표를 직접 만들어보고 계분과 시설에 대한 세부적인 환경모니터링을 실시하고 나서야 비로소 상당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다. 성적이 우수한 농장들은 그렇지 못한 농장들에 비해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다. 정기적으로 세균모니터링을 실시하기도 하고, 환기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계절별, 일일시간대별 환기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한다. 또한 계군을 도태시키고 계사세척과 소독이 끝난 뒤 다음계군을 입식하기 전에 위생검사(세척 후 모니터링)을 실시하여 소독이 제대로 되었는지를 검증한다.

<그림2> 페트리필름을 이용한 환경모니터링 결과

외기온도가 올라가는 계절에 접어들면 환기문제로 인한 생산성 저하는 자연히 줄어든다. 반면 세균의 증식환경이 좋아지면서 각종 세균에 음용수의 오염 빈도는 높아지는 만큼 계절별 특성을 고려한 환경모니터링은 년 중 지속적으로 실시하지 않으면 안된다. 양계전문 수의사와 상의하여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환경모니터링을 실시할 것을 적극 권장한다.

4. 폐사계 모니터링을 적극 실시

계군별로 매일 매일 발생하는 폐사는 계군에 대한 많은 정보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계군에서 발생하는 폐사계에 대해 일정주기로 부검을 실시하여, 폐사원인을 모니터링 하는 것은 어떤 문제가 커지기 전에 미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말 좋은 방법이다.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보아도 정기적인 폐사계 모니터링을 통해 계군에 발생하기 시작한 문제점을 즉시 해결하게 된 경우가 많았다. 폐사계 모니터링은 문제점을 조기에 해결함으로써 생산성 차질을 미연에 방지하는 효과도 있지만, 문제점 발생 후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입되는 각종 비용을 줄여주므로 농가는 일거양득이다. 평소에 양계전문수의사의 방문에 대한 일정 비용은 발생하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실시하는 농장들의 생산성은 수년간 매우 안정적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5. 사육단계 HACCP 시스템을 적극 활용

HACCP은 일정 선행요건프로그램을 수행하여 위해요소를 제거하는 시스템이다. HACCP은 지정서를 받고 일정기간 동안 정부에서 주는 직불금을 받거나, 정책자금을 받는 정도의 수단으로 농장에 도입되어서는 안 된다. 선행요건프로그램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도구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농장주의 마인드는 어쩌면 HACCP 시스템의 가장 중요한 선행요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실제로 HACCP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농장주 및 관리자들의 시스템 활용을 위한 노력의 결과로 계군 모니터링을 통해 농장 전반에 걸친 업그레이드를 시도하는 경우를 많이 접한다. 그 결과로 그 농장들은 생산성 향상의 인센티브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