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코너 -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 Published : 2010.01.01

Abstract

Keywords

문화가 된 닭

Q 포르투갈·프랑스엔 왜 ‘닭 디자인’이 많을까?

A 포르투갈에 전해오는‘바르셀루스의 닭’이라는 얘기가 있다. 성지 순례에 나선 한 순례자가 바르셀루스의 어느 집에서 하룻밤을 묵게 됐다. 그 집 하녀는 그를 보고 연정을 품었지만 그는 이를 받아주지 않았다. 화가 난 하녀는 그에게 도둑 누명을 씌웠다. 재판정에 선 그는 재판관의 식사로 나온 닭을 가리키며‘내가 무고하다면 저 닭이 살아 움직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진짜 닭이 움직였고, 그 순례자는 무죄로 석방됐다.

포르투갈에서 닭은 정의와 행운의 상징이다. 바로 이 이야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때문에 포르투갈에 가면 온갖 생활용품부터 액세서리까지 온통 닭으로 치장돼 있는 걸 볼 수 있다. 

프랑스의 경우엔 국조가 닭이다. 원어로는 르코크(le coq), 즉 수탉을 가리킨다. 프랑스 중세시대 닭은 종교적 상징으로 희망과 믿음을 가리켰다. 그런 닭이 국가와 연관되기 시작한 것이 르네상스 시대다. 부르봉 왕족 지배하에서는 왕의 이미지를 보이는 것으로 닭을 자주 사용했고, 동전에 닭 모양을 박았다. 1800년대 중반부턴 국민근위대의 깃발과 제복에 닭을 새겼다. 제1차 세계대전 땐 독일의 프로이센 독수리에 맞서 프랑스의 닭이 항독운동과 프랑스인의 용기를 상징했다. 닭을 브랜드화한‘르 코크 스포르티브’란 패션회사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닭을 들고 응원하는 프랑스 축구팬

우리나라에도 닭과 관련된 설화가 많다. 새벽을 알리는 닭이 벽사(귀신을 쫓음)의 역할을 한다고 믿은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삼국사기는 신라의 박혁거세 왕이 알에서 태어났다는 설을 전한다. 경주김씨의 시조인 알지는 경주 인근의 계림에서 태어났다고 전해진다. 계림은 흰 닭이 울고 있는 숲이란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