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육계 계열화 사업 진단 및 대응방안 - 자조금을 통해 희망 보았다 - (계열사 장벽 불구 납부율 90% 육박)

  • Published : 2010.04.01

Abstract

Keywords

지난 20여년간 진행되어온 육계 계열화사업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 특히 2009년 10월로 2기 자조금 대의원회 구성을 완료하면서 육계산업도 본격적인 자조금 사업대열에 합류하게 되었다. 한우, 양돈, 낙농 등 타 축종은 자조금 사업이 활성화 되면서 농가의 결속과 산업의 기반안정에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자조금 납부율이 90%대를 넘어 서면서 생산자가 산업의 중심으로 자리잡는 계기가 되고 있다.

사라지지 않는 계열사와의 분쟁

우리 육계산업의 경우 20여 년간 계열화사업으로 산업 구조가 개편되면서 생산자의 입지가 약해지고 계열주체회사에게 산업의 주도권이 넘어가 버렸다. 특히 계열회사는 교묘하게 농가간의 경쟁을 유도하면서 생산자의 결속력을 약화시키고 농가가 세력화되는 것을 방해하여 왔다. 결국 육계사육농가는 산업의 주인으로서의 자리를 계열회사에 내어주고 계열회사의 사육도구로 전락되고 말았다.

이런 육계산업의 기형적인 발전은 오늘에 이르러 그 문제점이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요즘 육계산업의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요인 중의 하나가 병아리 품질 문제이다. 그동안 계열사는 병아리의 품질문제보다는 병아리 생산량에 집중했던 것이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 계열회사의 입장에서는 농가와 병아리 마리수로 계약을 하기 때문에 병아리의 품질문제는 농가에게 떠넘기는 결과가 생기게 된 것이다. 나쁜 병아리가 농가에 입추되어도 사육성적대로 계산만 하면 그만이고 그 손실은 농가가 고스란히 떠안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계열화사업이 발전하면서 병아리 품질의 경쟁이 필요 없어지고 하향 평준화가 되어 버렸다. 생산기반도 양극화가 심해졌다. 계열사의 도계장은 첨단화되면서 초현대식 설비로 바뀌었지만 생산농가의 계사수준은 아직도 열악한 수준이다. 현재 우리농가들의 계사 중에서 환경조절계사인 무창계사가 약 10% 내외로 추정되고 있지만 상대적인 소득의 감소와 수입의 불확실성 때문에 대규모 투자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그 외에도 계약서의 불공정 문제, 농가를 위한 정책개발 부재의 문제, 계열사와 끊임없는 분쟁 등 많은 현안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

계열화에 대한 재평가 움직임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생산 농가의 목소리가 구체화되고 세력화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 생산 농가는 계열화사업의 여러 가지 문제점과 계열회사의 횡포에 대해서 개인적인 대응으로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보다는 임시방편의 해결에 치중해 왔다. 그러다 보니 계열회사는 농가를 통제하기가 쉬워 졌고 계열화사업의 근본적인 문제해결은 점점 멀어져 갔다. 이런 상황에서 농가들의 위기의식이 높아지면서 협회를 중심으로 대응책마련을 위한 움직임이 시작되고 농가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특히 그동안 방관적 태도를 취해온 정부에서도 관심을 갖고 해결책 마련에 나서기 시작하면서 계열화사업의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 없이는 육계산업의 미래가 어렵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작년에 시행된 계열화사업의 발전방향에 대한 연구용역은 그동안 농가들이 주장했던 여러 가지 문제점을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고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결론을 이끌어 내었다. 연구용역 결과에서도 나타났듯이 농가와 계열회사간의 불신의 골이 너무 깊고 계열회사의 일방적 독주로 생산 농가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사소하고 근본적인 문제가 우리육계계열화사업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농가 단결로 대안을

어렵게 시작된 변화의 바람을 어떻게 이어가느냐가 우리육계산업의 미래를 결정 지을 것이다. 그동안 모래알처럼 단결이 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아온 사육농가를 어떻게 결속시켜 힘을 키워 나가고, 하나의 문제점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통일된 대책을 만들어 내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동안 우리 생산 농가들은 문제점과 함께 그 해결책도 알고 있었다. 다만 함께 해결하려는 결속력과 노력이 부족했을 뿐이다. 그리고 문제해결의 시작을 위한 전환점이 필요하다. 작년 자조금 교육을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많은 농가를 만나고 토론을 하면서 육계산업에도 새로운 희망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우리의 희망은 자조금을 통해서 현실화 될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그동안 우리에게는 하나로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부족했던 것이다. 자조금사업에 대해서 일부 계열회사의 보이지 않는 방해는 집요할 정도이다. 최근 들어서는 육계산업은 자조금이 필요없다거나, 육계자조금은 농가가 아닌 계열회사가 시행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들리는 상황이다. 이것은 계열회사가 자조금이 아닌 농가의 결속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계열화사업이 농가를 담보로 정책적인 지원을 받아온 상황에서 농가의 자주적인 의견 표출이 계열회사에게 부담이 될 것 이라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더 이상 계열회사의 일방적인 독주로 육계산업을 기형적으로 발전시킬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를 잘 이용하여 최대의 성과를 이끌어 낼수 있도록 회원 농가여러분의 적극적인 지원과 단결이 필요한 때이다.

육계분과위원회에서는 지난 3월 분과위원회를 통하여 전국 육계인 대회를 전북 남원에서 4월 중순에 개최키로 결정하였다. 우리 생산농가의 결속을 다지고 당면현안에 대한 의견을 정리하여 육계계열화사업의 피해자가 아닌 육계산업의 주인으로 거듭나기 위한 큰 도약을 위한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의 문제는 우리스스로 해결할 때 올바른 해결책이 나올 수 있는 것이지 남의 힘을 빌어서는 제대로 해결할 수 없다는 분명한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