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회 - 종계 생산성 향상 방향 모색 - 육종변화의 충격과 질병대응 부족이 생산성 하락 부추겨 - (신종질병에 대한 백신 보급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아)

  • Published : 2010.04.01

Abstract

Keywords

최근 몇 년간 종계 생산성이 하락하는 가운데 지난해 초부터는 병아리 시세가 820원을 기록하는 등 육계 산업 전체적으로 어려움이 지속되고있지만, 뚜렷한 대책이마련되지 않고있다.

지난 3월 12일 본회 회의실에서는 각 분야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종계 생산성 하락의 원인과 이에 대한 대책에 대해 집중 토론하기위해 본지와 축산경제신문사의 공동주최로 좌담회를 개최하였다. 이날 좌담회는 본지 김동진 편집장(본회 홍보부장)의 사회로 자유토론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 사회자 : 최근 종계생산성 하락으로 양계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가운데 원인을 짚어보고,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오늘 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본회에서 실시하는 종계데이터베이스 조사에 따르면 산란 피크인 32주령을 기준으로 산란율이 2006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금년 1월 현재 66.1%를 보였습니다.

종계 표준생산성인 86.3%에 비하면 무려 23.4%나 낮은 수치입니다. 질병, 육종, 시설 및 제도 등 다양한 문제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우선, 현재 농장현장과 업계에서 느끼는 종계 생산성 현황과 생산성 하락의 원인에 대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 최성갑 부회장 : 현재 종계장 상황은 전체적으로 하락된 성적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요 근래 신계 입식에 따른 생산성 회복 농장도 나타나고 있지만, 대부분의 농장이 40~50주령에 급격히 산란율이 감소되면서 55주령에는 40%의 배부율을 보여 예전의 피크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원인은 첫째, 양계질병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특히, 뉴모바이러스와 CIA 유행으로 생산성 하락을 보였고 둘째, 사료효율을 높이기 위해 과거에 비해 출하일령 단축을 목표로 한 육종개량이 진행되었지만, 그에 따른 환경이나 사양관리가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보여지는 것이 현장에서 느끼는 상황입니다.

▲ 이상배 이사 : 과거에는 종계 수당 150수의 병아리를 생산하던 것이 최근에는 100수 전후의 병아리를 생산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생산성 하락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이는 모든 품종을 망라하여 육종방향이 육용실용계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는데 세계 85개국에 수출되는 R품종을 예로 들면 수출국 가운데 최근 우리나라가 타국에 비해 낮은 생산성을 보이는것이 사실입니다.

R사에서 제시하는 육용실용계 2kg 도달 일령을 보면, 1995년 48일령에서 2000년 43일령, 2005년 38일령, 2010년 33일령을 기록합니다. 다시말해, 15년 만에 무려 15일이 단축되면서 한해 평균 1일령씩 줄었지만, 빠른 육종개량에 따른 사육환경과 사양관리가 따라주지 못하는데 기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즉, 우리나라에서는 사료에 민감해지고 감수성이 높아지면서 종계에 예상치 못한 결과가 초래되었다고 봅니다. 뉴질랜드의 경우 환경이 잘 맞춰진 상태에서 사료요구율이 1.4(2kg 도달기준)로 나타나 농가에 충분히 수익을 남겨주고 있는 사례도 있습니다.

사양관리 면에서 농장주들의 육종변화에 따른 마인드 변화가 따라주어야 한다고 보는데 한 예로 암수 분리사육이 이루어지지 않아 나타나는 과비 등으로 수정율과 생산율에 영향을 주는 사례가 그것입니다.

▲ 정기홍 사장 : 생산성 하락은 역시 같이 느끼는 부분입니다. 40주령 이후 후기 수정률이 급격히 하락하는 동시에 지난 7월 입식한 계군의 시산이 과거에 비해 늦어지면서 계절적 요인과 함께 1월 하락한 수급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사료됩니다.

또한 최근에는 신종질병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뉴모바이러스 발생이 결과적으로 수탉의 활력저하로 인한 수정률 하락으로 경제성이 떨어지면서 조기도태로 이어져 60주령을 넘기지 못하고 생산성 하락이 초래되었습니다.

▲ 서옥석 과장 : 국립축산과학원에서는 순계와 육용종계를 보유해 시험농장을 직접 운영하고 있지만 산란수의 하락, 수정률 하락, 중지란 발생 증가 등 최근 표준 생산이 절반 이하에도 못 미치는 상황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요인은 앞서 말씀하신 내용에 이어 사료, 질병, 환경, 관리 부분일 것입니다. 지난 겨울철 기상청에서도 예상치 못한 추위로 계사 내부 온도가 10℃ 이하로 떨어지는 등 적정온도인 20~24℃의 사육조건을 갖추지 못한 농장주의 관리 소홀성에도 문제를 꼽을 수 있습니다. 온도와 환경이 그만큼 사양관리에서 중요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 김삼수 팀장 : 지난 하반기 육용종계 피크 도달시 산란율은 70% 정도로 저조한 성적을 나타냈습니다. 최근 들어 다소 회복된다고는 하지만 과거 80%대 후반 성적을 보였던 것에 비해서는 만족할 성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육종회사에서 닭고기 생산 위주로 치우치다 보니 정작 종계 생산성을 간과했던 부분과 함께 육종변화에 따른 사양관리의 신기술 보급이 정확히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 보여 집니다.

▲ 사회자 : 앞서 말씀해 주셨듯이 농장에서 종계의 생산성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원인으로 질병문제, 육종문제, 사양관리 문제 등 다양한 요인을 지적해 주셨습니다.

3월부터 정부에서도 양계 생산비 절감방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면 종계 생산성 향상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이 있는지 말씀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 최성갑 위원장 : 육계시장은 이미 90%가 계열화사업으로 진행되어왔습니다. 동시에 계열사 측은 최소한의 종란 생산비에 치중하면서 생산성이나 환경, 사양능력을 끌어 올리기 위한 노력에 매진했었고, 결국 종란 생산성 하락은 자초한 결과일 것입니다. 예를들어 겨울철 적정한 계사내부 온도 유지가 필수지만, 최소의 비용만을 강조하다 보니 생산성 향상부분에 소홀했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이러한 부분은 계열사와 농가가 함께 관심을 갖고 해결해 나가야 할 부분입니다.

한편, 종계장 설립이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뀌면서 이에 따를 폐단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종계장 설립에 대한 규제가 자유로워지다보니 열악한 환경에서 질병에 노출되기 십상입니다. 다행히 정부에서는 최근 종축에 대한 예외규정으로 허가제 시행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앞으로 지금처럼 아무런 제약 없이 종란 생산에 너도나도 뛰어든다면, 수급물량과 품질은 장담할 수 없을 것입니다.

또한 1차 산업의 문제점을 면밀히 검토 후 사양을 위한 충분한 자금 지원은 물론 허가제의 빠른 도입으로 수급조절 효과 및 실용계 생산성의 향상도 기대해 봅니다.

▲ 이상배 이사 : 앞서 언급했듯이 질병문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인 것 같습니다. 최근들어 종계장에 다발하면서 산란율 하락에 영향을 주는 질병은 뉴모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봉입체성간염, 심낭수종 등이 있는데 질병을 배제하고 생산성 향상을 거론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외국에서는 원종계를 수출할 때 상기 질병 등에 대한 백신프로그램이 기본적으로 명기되어 있으며, 대부분의 외국에서는 백신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어느 질병이건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백신 허용에 대한 정부의 긍정적인 검토가 필요 합니다.

▲ 정기홍 사장 : 종계 생산성 향상을 위해 우선, 정부의 지원이 밑바탕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첫째, 앞에서 언급했듯이 정부에서 질병을 막을 수 있는 백신 공급을 서둘러 주었으면 합니다. 닭전염성빈혈과 뉴모바이러스 백신 공급이 지연되면 될수록 피해가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둘째, 후기 수정율 개선을 위한 연구를 실시해야 합니다. 수탉의 수정률 향상을 위한 관리 및 스파이킹 방법과 사료첨가제 등에 대해 효과적인 개선이 필요합니다. 셋째, 신축자금 및 시설개선에 필요한 자금지원의 확대가 요구됩니다. 현재는 자금 지원 기준이 까다롭고, 별도의 담보가 요구되어 열악한 환경을 개보수해야만 하는 농장이 실제로 제대로 지원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신축 및 시설개선을 담보로 인정하고 별도의 담보는 최소화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 김삼수 팀장 : 친환경사육이 각광을 받으면서 양계농장에서 HACCP을 바탕으로 한 사육에 참여하는 농장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미 몇군데 종계장도 HACCP인증을 받았지만 실용계 농장보다 관심이 적은 듯 합니다. 종계장을 바탕으로 한 단계별 메뉴얼을 개발·보급하여 종계장의 수준을 한층 업그레이드 하는 방향이 제시되어야 할 것입니다.

한편, 식품의 안전성이 중시되면서 가금티푸스나 살모넬라 등의 난계대질병에 대한 관리도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동시에 ‘병아리 생산이력제’를 전면 의무화해 문제되는 농장 및 계군의 종란 납품의 추적이 가능하게 된다면 지금처럼 실용계 생산성 저하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데 일조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변동주 사무관 : 정부에서는 현재 양계생산비 절감을 위한 T/F팀을 구성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부분을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금년에 처음으로 종계장 종합평가사업을 통해 종계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시설 현대화사업 대상에 종계장을 추가시켜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책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자료에 의하면 현재 500여개 종계장중에 무등록 종계장이 27%정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앞으로 질병, 시설 및 환경부분에 대해 정부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즉, 종계는 양계산업의 기반이 되는 사업으로 정부에서 관심과 지원이 충분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종축에 대한 T/F팀도 곧 활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생산분야에서 현재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서 많은 의견을 주시길 바라고 앞으로도 적극적인 자세로 충분히 검토된 계획을 바탕으로 양계산업의 더 좋은 방향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 서옥석 과장 : 아시다시피 육종은 과거에 비해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지난 40년간 평균 육계 체중이 1년에 40g씩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사료급이, 질병, 환경 등 10~15년 전 사양관리를 그대로 고수하는 농가가 대부분입니다. 앞으로는 사양기술, 사료부분, 시설환경에 대해 현재 시점에 맞게 정립하고 기술향상을 높이는 방향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연구과제들을 농촌진흥청 등 연구기관에서 과제 발굴시 제시를 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도 도움이 될 것으로 봅니다.

한편, 양계협회에서 정부 대행으로 실시하고 있는 종계 DB사업이 수급조절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데 앞으로는 이를 부화장까지 확대하여 신뢰를 더욱 높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는 질병예방 차원에서도 접근하기 쉽기 때문에 자금지원을 확대하여 보다 효과적인 사업이 될 수있기를 기대해봅니다.

▲ 김재민 기자 : 종계산업은 마치 일본의 ‘도요타 사(社)’를 떠올리게 합니다. 초기에는 고객이 주문한 일정 수량만을 생산했지만, 대량생산으로 치중되면서 많은 양의 주문을 채우기 위해 품질부분에 등한시한 상황이 마치 양계산업에도 되풀이되는 것 같습니다.

품질적인 부분이 보장되기 위해 각 단계별 종란에 대한 관리가 철저히 이루어지는지 되짚어 보고, 아니라면 종축에 대한 단계별 HACCP의 메뉴얼화가 필요할 것입니다.

한편, 정부에서는 그동안 조류인플루엔자 등 인수공통전염병에만 너무 관심을 다진 나머지 신종질병, 소모성 질병 등에 소홀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과거 가금티푸스가 성행할 때 백신이 곧바로 공급되지 못하고 10년 후에 공급이 이루어진 사례를 볼 때 신중한 검토를 거쳐 백신을 허용하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 사회자 : 이번 좌담회를 통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이 자리에서 제기됐던 백신 허용 등 우선적으로 우리가 풀어야 할 문제부터 해결해갔으면 합니다. 이 자리가 종계산업 발전을 기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