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가금 종자를 이용한 목적별 우수 품종개발

  • 박미나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가금과)
  • Published : 2010.11.01

Abstract

Keywords

우리나라 가금산업은 닭고기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육계의 경우 계열업체 중심으로 생산성이 높은 브로일러 위주로, 알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산란계의 경우 부화장·종계장과 산란농장이 연계되어 갈색 산란계 위주로 발전되어 왔다. 육계는 지속적인 증체 위주의 개량으로 성장 능력이 우수한 백색의 육용 외래종이, 산란계는 산란우수 갈색 외래종이 매년마다 전량 수입되어 사용되고 있고, 이는 국내 가금산업의 9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원종계와 종계를 외국에서 수입해서 사용하는 현재의 국내 가금산업의 구조에서는 외국에서의 수입이 어려워질 경우, 산업 자체가 붕괴될 위험성이 있다. 따라서 자구적인 우수한 품종 개발로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 놓아야 한다. 또한 최근에는 닭고기에 대한 소비자의 기호가 다양해지고 고품질 먹거리와 웰빙 추세에 따라 토종닭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세계 각 나라별 토종 종자에 대한 중요성이 인식되면서 종자주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1910년 한일합방 이후 일본인들에 의해 가축개량이 주도되면서 농사에 쓰이던 한우를 제외한 토종 종자의 외래종 대체가 시작되고 1950년 한국전쟁 이후 사회적 혼란기와 70~80년대 산업화로 인해 한국 고유의 토종닭은 점차 잊혀져 갔다. 그에 반해 일본의 경우 37종의 토종순계를 보유하고 196종의 다양한 브랜드 닭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2.0∼3.8kg의 다양한 닭고기를 제공하고 있으며 대만의 경우 80년대 시작된 재래닭 복원사업으로 닭고기의 50% 이상을 국내 개발종으로 충당하고 있다. 또한 프랑스는 고유종자 점유율이 40%에 달하며 가격은 외래종의 2배 수준으로 고품질 차별화된 토종닭 산업이 확실히 자리 잡혀 있다. 

국립축산과학원에서는 1994년부터 국내 각지에서 종란 10,353개를 수집하고, 이를 부화시켜 계통 분리 및 혈통을 조성하여 최종 3,277수의 종자를 모본으로 품종복원 사업 추진하였다. 그 결과 순계 9계통(육질 우수종 5계통, 성장 우수종 2계통, 산란 우수종 2계통)의 품종 복원에 성공하였다. 육질 우수종은 토종닭 고유의 깊은 맛과 쫄깃한 육질을 지닌 종자이고, 성장 우수종은 체중과 성장속도가 빨라 후대의 생산성을 높이는데 기여하는 종이며, 산란 우수종은 우수한 산란능력으로 후대를 빠르게 증식하는데 활용될 수 있다. 품종 복원된 종자는 UN 산하 FAO(세계식량농업기구)에 등록하여 종자주권을 확보하였다. 

15년 동안의 품종 복원 사업을 통하여 계통 조성한 순계를 이용하여 성장이 빠르고 맛이 뛰어나며 우수한 후대생산능력을 갖춘 토종닭인 ‘우리맛닭’을 개발하게 되었다. 이는 현재 종계농장, 실용계 농장, 전문식당에 걸친 수평계열적 산업구조로 토종닭 시장이 자리매김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우리맛닭’은 유전적으로 안정되고 신뢰할 수 있는 친환경 브랜드 모델로서 양계농가의 소득증대와 고급육 생산으로 소비자 인식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앞으로 뛰어난 맛과 토종닭 고유의 쫄깃한 육질은 그대로 지니면서 성장을 빠르게 하여 경제성을 높인 ‘우리맛닭 2호·3호’도 개발될 예정이다.

향후 품종복원 사업의 결실로 보유하고 있는 순계를 이용하여 목적에 맞는 다양한 국산 우수품종을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친환경적으로 생산된 토종알을 원하는 수요에 맞춰 산란능력이 뛰어난 토종닭 개발과 취미·귀농 양계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현실에 맞는 관상용 닭 종자 개발 연구가 현재 진행되고 있다. 

토종 가금 종자는 외래종에 비하여 성장능력이나 산란능력 등 경제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을 뛰어넘을 수 있는 토종 종자만의 장점과 특성을 살리는 육종과 개량을 통하여 우수 국내 품종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