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조금이란 무엇인가?
자조금(自助金)이란 “스스로 돕는 자금”이라는 뜻으로 농가가 스스로 자금을 조달하여 판매촉진활동에 쓰고자하는 자금을 말한다. 그런데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 세금이나 부담금과는 달리 출하한 물량에 따라 자금을 갹출하되 경영에 큰 부담이 되지 않도록 소량의 돈을 모아 적립했다가 해당 상품의 소비촉진이나 조사연구에 쓰는 사업이다.
이러한 자조금이란 단어는 우리말 사전에도 없는 신조어로서 영어의“Check-off”1)를 우리말로 번역한 것이다. Check-off의 본래 목적이 노동자들이 스스로 자금을 모은다는 의미(Selfhelp fund)가 들어 있으므로 이를 원용하여 “자조금(自助金)”이
라고 부르기 시작하게 되었다.
이러한 자조금제도가 농업부문에 응용된 것은 세계 경제 대공황이후 미국에서 1933년의 농업조정법과 1937년의 농·축산물 유통협약법을 바탕으로 시작되었다.
노동조합과 농민단체는 그 구성원이 다수이고 저소득계층이 많아서 그들 모두가 함께 풀어야할 공통문제를 공유하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노동조합의 회비 징수 방식이 그대로 농민의 단체활동비 조성방법으로 활용된 것이다. 이후 자본주의가 성숙하고 산업이 고도화됨에 따라 농민이 자기산업에 대한 자구적인 대책강구가 절실하게 되었고 미국농업은 육계를 제외한 거의 모든 품목에서 법률이 보장하는 자조금 사업을 추진하게 되었다.
자조금제도는 전통적으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중시하는 미국형 농업에서 개발, 발전되었고, 유럽형 농업과 같이 마케팅보드나 협동조합 조직을 통하여 농축산물의 수급 및 가격안정을 이루어가는 나라는 미국의 자조금제도와 유사한 부과금제도(Levy system)를 광범위하게 도입, 실시하게 되었다.2) 그러나 여기서 부과금제도는 임의자조금제도가 아닌 의무자조금제도를 의미한다.
국내에서는 농업인들이 스스로 자금을 갹출하여 농산물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하여 텔레비전 광고를 할 생각을 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나마 미국의 자조금 제도를 본 따서 지금까지는 농민들이 자발적으로 일정 금액을 갹출하면 정부가 일부를 보조해 주는 소위 임의 자조금 사업을 실시해 왔다. 축산부문의 자조금은 품목별로 해당 산업의 공통적인 문제, 특히 해당 품목의 유통과 소비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하여 소요되는 비용을 해당 축산물을 생산·판매하는 생산자들 스스로가 부담하는 자구적 자금의 성격이다. 따라서 자조금의 조성과 운용은 일반 단체의 회비나 협찬금과는 전혀 다르다.
2. 축산 자조금 사업은 잘되어 가고 있는가?
국내의 축산자조금의 특징은 민간 자조금 조성액의 100%를 정부가 관리하고 있는 축산발전기금으로부터 지원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현재 의무자조금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분야는 양돈, 한우, 낙농, 육계, 산란계이고, 오리, 양록, 양봉 분야는 아직 의무자조금 사업출범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009년도 축산 부문별 자조금 거출 규모를 보면 양돈 78억원, 한우 126억원, 낙농 41억원, 육계 1.4억원, 산란계 3.3억원으로 도합 250억원이 거출되었다. 이에 대한 정부지원규모는 양돈 71억원, 한우 83억원, 낙농 40억원, 육계 0.6억원, 산란계 3.1억원으로 도합 200억원이 지원되었다. 따라서 오리, 양록, 양봉 임의 자조금부분을 합치면 정부 지원규모는 300억원이상에 달했고3) 전체 자조금액은 550억원에 달했다.
따라서 이 축산 자조금 사업만 잘 되면 각종 질병의 창궐과 불량 수입축산물의 범람으로 소비가 극도로 위축된 우리나라 축산업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축종별 축산자조금 추진현황은 다음과 같다.
표1. 2009년 축종별 자조금 조성·운용 실적
1) 양돈자조금
축산자조금법에 근거하여 최초로 의무자조금제도의 도입을 시도한 축산업계는 양돈산업이며, 양돈산업에서는 법이 규정하는 바에 따라 2002년 12월에 양돈협회와 농협이 공동으로 모든 양돈농가로 하여금 의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양돈자조금사업을 추진해온 결과, 2004년 4월 1일부터 농가로부터 생산·출하되는 돼지 1두당 400원씩의 자조금을 도축장이나 육가공공장 등을 포함한 수납기관을 통해 거출하기 시작하는 쾌거를 이룩하였으며, 2008년부터는 제 2기의 양돈자조금 시대를 맞아 1두당 600원씩으로 자조금을 인상·거출하여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그리하여 2009년도에 양돈농가들로 부터 거출·조성된 금액은 78억원에 달했다.
표2. 연도별 양돈자조금 조성 운용 실적
양돈 자조금 운용액의 대부분은 돈육의 소비촉진을 위한 광고 및 소비홍보비로 지출되었는데 그 중 대부분은 TV와 라디오 등의 대중매체를 통한 광고 선전에 투입 되었다. TV광고는 “웰빙3총사”시리즈 즉, 3명의 미녀 모델을 이용하여 국내산 돼지고기와 저지방부위의 소비촉진을 강조하는 내용의 광고이었다. 이로서 양돈업계는 돼지고기의 소비촉진을 위한 운영 비용 1원당 약 21원4)의 돼지 농가수취가격 증대효과를 거양한 것으로 분석되었으며 이러한 효과는 특정부위 돼지고기 실질적인 소비가 늘어났음이 입증되고 있다. 2009년 자조금 중 57.1%가 소비홍보로, 28.9%가 교육홍보로 투입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