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없는 농장을 위한 제1원칙: 차단방역은 농장의 기본이며 최종목표 - 소독제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 -

  • Published : 2010.11.01

Abstract

Keywords

최근 국내 양계산업은 자동화된 사육시설을 통한 대규모 사육관리와 규격화된 백신프로그램에 의해 체계적인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특히 육계 사육은 무항생제 및 HACCP 인증제도 도입과 사육시설 현대화로 인한 사육환경의 개선이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 따라서 지난 수십 년 동안 계육과 계란을 포함하는 상업적 가금 생산물은 가축 사육에서의 높은 효율성을 특징으로 하는 산업으로 진보하였다. 그러나 사육 규모가 커짐에 따라 바이러스 및 세균성질병을 포함한 복잡한 병인의 수많은 질병이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보고되지 않은 신종 질병 또한 발생하고 있다. 그렇다면 다양한 질병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의 농장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본고에서는 질병없는 농장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원칙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농장을 위협하는 요인은 크게 외부요인과 내부요인으로 나눌 수 있으며, 외부 위험요인이 농장 내로 유입되는 것을 최소화 및 차단하는 것과 내부요인을 제거하는 것이 농장에서 질병을 근절하기 위한 가장 중요하고 효과적인 예방대책이다. 이러한 차단 방역의 실현은 농장이 이루어야 할 가장 기본이 되는 목표이며 최종목표라고 할 수 있다. 차단방역에 대해서 농가들의 수준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지만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직접 농장을 운영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기준이 천차만별이다. 철저한 차단방역 프로그램은 계군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이며, 농장을 운영하는 사람만이 아닌 농장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방역절차를 이해하고 실천해야 하며, 이를 위해 정기적인 직원교육과 훈련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농장이 질병에 노출되는 경로는 그림 1과 같이 다양하기 때문에 차단 방역 프로그램을 계획할 때 먼저 다음 3가지 요소를 고려하여야 한다. 

<그림 1> 질병 노출 요소

첫째, 농장은 다른 가금류나 가축으로부터 떨어진 곳에 위치해야 하며, 서로 다른 축종일지라도 한 농장에서 사육하게 되면 큰 위험을 초래하게 된다. 최근 연구보고에 따르면 칠면조에서 문제가 되었던 터키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 닭 전염성 기관지염 바이러스로부터 유래되었다고 추정되고 있다. 이는 닭과 칠면조를 함께 사육하는 농가에서 이종 축종간의 접촉이 많아지면서 새로운 종으로 전파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므로 이종축종을 함께 사육하는 것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둘째, 계사는 세척과 소독을 수월하게 하기 위하여 동선의 흐름을 최소화하도록 설계하고, 야생조류나 설치류와 같은 질병 전파매개체로부터 독립된 공간이어야 한다. 국내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의 발생원인 및 질병전파를 예로 들면 철새가 유입된 농가가 철새 분변에 의한 인플루엔자바이러스에 오염되고, 농가와 관련된 사람이나 차량에 의해 인근농장으로 유입되어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야생조류 및 설치류의 접근을 막을 수 있도록 철저한 차단설계가 필요하다. 

셋째, 질병의 유입과 전파를 막기 위하여 사람, 사료, 기구 및 동물의 이동을 제한해야 하며, 농장 출입에 필요한 절차를 명확하게 규정하여야 한다. 농장을 오염시키는 가장 주요한 원인은 바로 사람이므로 농장직원을 포함한 모든 사람에 대해 농장 출입 절차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필요하다 (그림2). 

그림 2 농장 출입절차

차단방역에서 외부와 내부를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소독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농가에서 농장의 질병력, 농장환경, 소독제의 종류 및 효과, 사용방법 등에 대해 이해하지 않고 소독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소독의 올바른 개념과 소독 원칙이 필요하다. 청소를 하지 않은 상태 (유기물이 많은 상태) 에서는 좋은 소독제라 하더라도 효과를 발휘 할 수 없으며, 제조회사에서 권장하는 희석농도 역시 대부분 깨끗이 청소가 끝난 환경에서 적용하는 희석농도이므로 소독 전에는 청소와 세척을 철저히 하여 유기물 (분변, 오줌, 사료, 기름, 흙 등)을 제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청소는 계사 전체를 비우고 먼저 구서제와 살충제로 쥐와 파리, 모기와 같은 전파매개체를 완전히 제거하며, 청소 후 벽면, 바닥 등을 깨끗이 세척하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중요한 점은 세척 효과만으로도 오염균의 99% 이상을 제거할 수 있으며, 세척 후에는 반드시 농장 오염도를 높일 수 있는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필요하다.

소독제는 종류에 따라 병원성 미생물에 대한 저항성, 소독약의 유효농도, 온도, 경도, 산도, 유기물에 대한 저항성이 다르기 때문에 소독제를 선택할 때에는 소독제의 특성을 먼저 이해하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좋은 소독제의 요건이라 함은 첫째, 높은 희석배율에서도 효과를 발휘해야 하며, 유기물에 영향을 받지 않고 효능을 발휘하는 것이 좋다. 만약 청소가 완벽히 되지 않은 계사를 청소하려고 한다면 표 1과 같이 유기물에 저항성이 높은 글루탈알데히드와 페놀류 소독제는 효과적이지만 4급 암모늄제는 유기물에 의해 효과가 많이 저해된다. 

표 1. 소독제 효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둘째, 수질에 따른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 특히 경수의 경우 양전기(+)를 띤 칼슘이나 마그네슘이온을 많이 함유하고 있으므로 염소제와 같은 음전기(-)를 띠는 소독제와 사용할 경우 소독제의 효과가 저하되기 때문이다. 

셋째, 온도에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소독제는 온도가 높을수록 입자의 운동이 활발해져 소독효과가 높아지기 때문에 기온이 매우 낮은 겨울철에는 소독효과가 급격히 떨어지고, 분사된 소독제가 결빙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넷째, 효능에 비하여 가격이 적절해야 하며 환경친화성 소독제여야 한다. 효과가 좋은 소독제라도 가격이 높고, 인류의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소독제 선택시 주의할 점은 소독제는 종류에 따라 미생물에 대한 저항성이 다르다는 점이다. 감보로병과 레오바이러스와 같이 외피가 없는 바이러스의 경우 환경에 장기간 존재하며, 일반 소독제에 의해 쉽게 죽지 않기 때문에 알데히드계와 같은 강한 소독제의 사용이 권장되지만, 인플루엔자와 전염성기관지염과 같이 외피가 있는 바이러스는 환경에 저항성이 약하기 때문에 일반 소독제를 사용해도 쉽게 사멸한다. 또한 복합 사용시 증강효과를 나타내는 소독제가 있는 반면 서로 혼합을 피해야 하는 소독제가 있다. 4급 암모늄제와 글루타알데히드를 혼합 사용하게 되면 유기물 존재하에서도 세균포자에 대한 살균력이 증가하게 되지만 할로겐제와 페놀제 소독제는 각각 강산성과 강알칼리성이라는 특성을 띄기 때문에 혼합을 피해야 하는 것과 같이 소독제의 특성을 이해한다면 차단방역을 실현하는데 한걸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앞으로 농가들의 사육관리와 사육환경은 나날이 개선될 것이나 수많은 병원체로부터의 위협에 계속 직면하게 될 것이다. 물론, 철저한 백신 프로그램을 통해 질병을 예방하는 방법도 중요하지만, 질병발생을 근본적으로 차단시킬 수 있는 차단방역만이 농가에서 질병을 근절하는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라 생각된다. 또한 차단방역이라는 최종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소독임을 명심해야 한다. 소독은 닭에게 사료와 물을 주는 것과 같다. 

사료와 물을 섭취하지 못한 닭이 죽는 것처럼 잘못된 소독방법으로 인해 농장의 위생관리가 소홀하게 된다면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될 것이다. 따라서 여러번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을 만큼 중요한 차단방역을 실현하기 위해선 농가들의 충분한 노력과 관심이 필요하며, 소독과 차단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나가는 것만이 질병없는 농장을 만드는 지름길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