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우리나라 종계업을 보면 처음에는 자가 종란을 부화해서 육계농가에 병아리로 판매하는 형태로 시작했고, 규모가 커지면서 위탁 종란생산이 많아지게 되었다. 그리고 1980년대 중반 이후 계열화 사업이 시작되면서 적은 자본으로 출발한 계열업체들은 위탁종란 생산으로 사업을 방대하게 늘려갔다. 정부 시책과 자금이 외국과 생산 원가 측면에서 경쟁한다는 미명 아래 일부 계열화업체에 집중 되었다. 그리하여 많은 군소 부화장과 종계장이 도산하게 되었고, 아직도 계열화 업체에 종속되어 빚에 허덕이고 있다. 이것은 과거 농림부와 일부 악덕 계열업체의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미국과 유럽의 계열화는 많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수직계열화 형태를 취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적은 자본으로 시작해서 수평 계열화 형태가 대부분이다. 이 뜻은 대부분의 생산기반의 투자는 종계농가에서 책임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계열화의 본래 취지는 닭고기를 만드는 과정까지의 원료 즉, 사료 종란 약품 등 원가를 최소화하는데 목적이지 종란을 생산원가 이하로 계약해서 힘 없는 종계장을 빚더미에 올려 놓으라는 뜻은 아닐 것이다. 결국 위탁종란농가의 협조와 발전 없이는 우리나라의 계열화사업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갈 수 없다.
종란납품 농가는 투기 목적이나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업이 아니라 열심히 노력한 대가를 바라고 있다. 그래서 종란계약은 생산원가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최근에는 종계농가의 어려움을 이해하려는 계열업체들이 늘고 있다는 것은 다행이라 할 수 있겠다.
우리나라의 육계산업이 장기 발전하기 위해서는 계열화업체와 종계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짧은 소견이나마 종계업당면 문제와 발전 방향을 밝혀본다.
2. 종계의 생산성
1) 질병문제
종계장의 생산성을 저하시키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질병이고, 특히 난계대 질병인 경우 종계장의 존립 자체를 흔든다.
질병은 국내에서 생성된 것이 아닌 외국에서 도입된 것이 대부분이다. 과거에는 육계를 사육하면서 백신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건강한 닭을 출하했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국내 육계 사육수수가 증가하면서 질병의 종류도 다양해졌고, 그 피해도 기하학적이다. 이러한 질병들은 외국에서 양계산물이 수입되면서 반입된 것으로 추정 할 수 있다. 특히 1996년과 2010년에 수백만개의 육용종란이 수입되었다. 생물인 종란 특성상 제대로 된 검역과 질병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으리라 생각된다.
우리는 과거 AI 하나로 얼마나 많은 기업과 양계농가가 생사의 기로에 있었던가! 얼마나 많은 정부의 인력과 혈세가 낭비되었던가! 선량하고 착한 종계업자들은 아무 죄 없는 철새들에게 죄를 뒤집어 씌울 것이 아니라 종란수입에 관련 되었던 공무원과 방역 관련 단체들을 고발 또는 국회 청문회에 세워야 할 것이다.
우리가 어떠한 예방백신을 수입할까 고민하기 보다 새로운 질병이 외국에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종계장에서는 육성과정에 매주 백신 접종을 해야 할 정도로 질병의 종류가 많아 졌다. 결국 종란 생산 원가가 높아 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외국에서 수입되는 병아리(오리포함)나 종란은 철저한 검증을 통해서 수입되어야 하고, 국내 부족분은 가능한 닭고기(오리고기)로 수입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질병 문제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또 한가지는 백세미 문제이다.
육성과정에서 철저하게 백신접종과 사양관리를 하는 종계장에서도 질병의 피해를 보고 있는데, 아무런 검증이 되지 않은 백세미의 생산은 필요악이 되고 있다. 조그마한 관련법으로도 종계 농가를 어렵게 하는 관련 부처 공무원에게 현명하고, 빠른 시일 안에 이 문제를 해결하길 촉구해본다.
2) 종계 사양 관리 문제
종계장들의 생산성 질병 다음으로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 중 하나가 사양관리 기술이라 볼 수 있다. 현재 각 농장마다 국내인은 물론 외국인 조차 구하기 힘든 상태이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종계장들은 외국인이 일을 하고 심지어 외국인이 농장장인 경우도 있다. 외국인이라고 농장장이 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사양관리나 질병 등에 대한 교육인 것이다.
과거에는 GPS농장에서 직접 방문하여 사양관리에 대한 지도도 해주고, 세미나도 열어 교육도 해주었다. 그러나 요즘은 과거 보다 그러한 기회가 적어졌다. 똑같은 조건하에서 생산성에 의해 종란생산 원가가 20~30% 차이가 날 수가 있다. 종계는 산란때의 사양관리도 물론 중요하지만, 육성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전문 육성 농장이 절실히 필요하다. 최근에는 성계장 사육시설이 많이 필요하다보니 기존 육성장이 성계농장으로 바뀌고 중추 육성을 육계농가나 산란계 중추장에서 사육되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질병 문제와 제대로 된 사양관리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정부에서 추진되는 정부 정책 자금은 이러한 방향으로 지원되어야 될 것이다. 물론 종계 전문 육성장은 철저한 종계사양관리 교육이 필요할 것이다.
3) 종계농가의 현실 직시
현재 많은 종계장이 질병, 농장 인력문제, 부채문제 등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중 부채 문제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양계협회 종계부화분과에서는 2009년도에 아직도 진행 중이지만 종란 생산원가를 산출하여 제시한 바 있다.
계열사에 종란을 납품하든 병아리로 납품 하든 계약을 할 때는 자신의 종계장의 종란 혹은 병아리 생산원가를 근간으로 게약을 해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러나 많은 종계장들은 이것을 인식하지 못한 채 계약이 이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자신의 농장에 사양관리 기록이나 생산원가를 산출하면, 그 기록들을 분석함으로써 지난 잘못된 사양관리를 반복하지 않고,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는 근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3. 종계업자의 단합과 참여의식
우리 종계업자들은 과거 어느 때 보다도 단합과 참여 의식이 절실히 필요 할 때이다. 자본력이 거대해진 계열 주체들에 대해 최소한의 생존권이라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양계협회라는 틀안에서 각 농장과 지역 간의 의사소통을 원활히 해서 자신들의 권리 주장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많은 계열 주체들이 과거보다 종계장의 편익에 도움을 주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업체는 다양한 방법의 종란 계계약서로 종계 농가를 우롱하고 있다. 이러한 업체는 각 농장들이 계약을 배제하고, 현재 지역별로 일고 있는 여러 종계장을 묶어서 계열주체와 단체협상을 하는 것은 종계장의 권익 보호를 위한 아주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단체 협상의 어려움이 있다면 양계협회의 관계자나 혹은 공정하게 협상을 할 수 있는 학계 인사 등을 참관 시키는 방법도 있겠다.
4. 결론
우리나라 육계산업은 다른 축종보다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백색육 선호에 따라 소비도 최근들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또한 소비형태가 부분육으로 바뀌어가고 있고, 계열사들이 소비자들의 구색에 맞는 제품 개발 등에 힘써온 결실이기도 하다. 그러나 금년 들어 수입산 계육이 1만톤에 육박하고 2010년에 입식될 종계 숫자는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2011년 육용종계를 생산할 GPS는 15만수나 된다고 한다. 지표상으로만 보았을 때 내년의 경기가 참 암울하기만 하다. 계열화의 근본 목적이 닭고기를 생산하는 각 원료 즉 병아리 사료 약품 등의 원가를 최소한으로 낮추고, 소비로부터 적당한 가격을 받아 기업 이윤을 최대화 하는데 있다.
이러한 면에서 종계장에서는 생산원가를 최대한 낮추려는 노력을 하고, 또한 최고의 품질 생산 할 수 있어야겠다. 사실 금년의 여름 배추 파동처럼 종계농장의 생산성도 예기치 않은 심한 생산 차질을 빚을 때가 있다. 그러나 약간의 생산 물량이 초과했을 때에도 농축산물 가격이 폭락하는 것을 생각 할 때 금년의 GPS 수입이나 P.S 입식물량은 너무 지나치지 않나 생각된다.적당한 종계입식으로 계육생산물을 소비자로부터 적당한 가격에 받는다면 얼마든지 종계장들의 살을 깎아 내려는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을…
우리 양계인들의 피와 땀으로 생산된 계육이 ‘죽 쑤어 개 주는 격’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수입 계정육이 우리의 시장을 점령해오고 있는 것을 우리 양계인들과 계열 주체는 같이 머리 맞대고 노력할 때이다. 아울러 우리의 계육이 국내 계육 소비물량의 몇 배를 수입하고 있는 일본시장으로 눈을 돌려 보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