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 생성의 6단계 해설(2)

  • Published : 2010.12.01

Abstract

Keywords

전염병이 생성되는 6단계의 과정을 충분히 이해하면 질병발생에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 지난 호에서는 병원체와 병원체가 감염되는 첫 단계를 알아보았다. 병원성을 가지고 있는 병원체가 전염병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숙주가 없이는 병을 일으킬 수 없다. 이번 호에서는 병원체가 감염에 성공한 후 숙주 내에서 증식하는 과정 중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한다. 병원체가 계군에 유입되면 개체에서의 최초감염이 이루어져 점차 계군 전체에 확산되게 된다. 농장에서 계군에 발생된 질병을 인식하는 시점은 이미 질병이 계군 전체에 확산된 이후이다. 농장에 혹은 계군에 침입된 병원체가 계군 전체로 확산되는 과정을 본 원고를 통하여 그려보기로 한다. 군집사육을 하는 양계 농장 입장에서 숙주감염은 개체의 개념이 아닌 계군의 개념에서 많은 부분을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

2. 숙주(宿主, host) 내 증식

숙주(宿主, host)란 병원체에 의해 기생당하는 동/식물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감염 과정에서 병원체가 살고 증식하는 장소이다.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같은 병원체가 증식하기 위해서는 감수성 있는 숙주에 들어가야 한다. 감염에 이어 발병이 성립되기까지는 숙주에 침입된 병원체가 숙주의 방어기전을 피해 증식하며 숙주에 손상을 일으키는 과정이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병원체에 의해 닭(숙주)이 폐사하기도 한다. 양계농가에서는 농장에서 사육중인 닭들이 병원체에 대한 숙주가 된다. 

1) 숙주범위(host range) 

세균이나 바이러스는 모든 종류의 동물에 감염되어 증식하는 것이 아니다. 병원체 자신이 감염하여 증식할 수 있는 세포나 동물의 종류가 제한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병원체가 침투하여 증식할 수 있는 숙주의 종류를 숙주 범위 (host range)라고 하는데, 어떤 바이러스의 경우 이 숙주범위가 넓을 수도 있고 어떤 경우는 그 범위가 매우 좁을 수도 있다. 어떤 세포가 특정한 바이러스의 숙주세포가 되지 못하는 이유는 그 세포가 바이러스의 침투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며, 침투를 허용하더라도 증식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 

2) 숙주감수성

감염성 질환에 대한 숙주의 감수성은 선천적, 후천적 영향에 따라 차이가 크다. 선천적으로 난계대 질병에 의해 면역력이 떨어진 경우와 종계가 면역이 되지 않아 후대 병아리에서 육성초기에 병원체에 대한 감수성이 높을 수 있고, 후천적으로는 예방접종 여부와 특정 병원체에 대한 면역상태와 계군의 건강상태에 따라 감수성이 결정된다. 또 최근 사육단계 HACCP에서 중요관리점(CCP)으로 관리되는 대상 중 하나인 SE의 경우엔 어린 닭에서 최근 관절염을 일으킨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경우에 닭에는 임상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계란으로 이행되어 사람(감수성이 높은 숙주)이 섭취할 경우 식중독(임상증상)을 일으킨다.

반면 같은 살모넬라 감염증이지만 가금티푸스의 경우엔 닭(감수성이 높은 숙주)에만 임상증상을 일으킨다. 저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LPAI)의 경우는 산란계에 있어서 백색산란계에 대해서는 감수성이 매우 높지만 갈색품종의 경우엔 백색계에 비해 감수성이 현저히 낮다.

3) 숙주(계군)에서의 감염단계

병원체가 숙주에 대한 감염이 성립되면 아래와 같은 4단계의 과정이 진행된다. 차단방역을 뚫고 농장에 병원체가 유입되어 계군에 감염이 이루어져도 초기에 감염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잠복기에는 관리자가 질병을 인식할 수 없고, 대부분의 경우 계군의 일정 수 이상에 임상증상이 나타나야지만 질병이 계군에 유입되었음을 인식(전구 증상기~질병기) 할 수 있게 된다. 꼼꼼한 관리가 수반 될 경우엔 계군의 감염단계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1) 잠복기(incubation period) 

병원체 숙주에 감염 후 징후와 증상이 나타나기 이전의 기간을 말한다. 병원체가 숙주 내에서 확산하고 있지만 임상적인 징후를 나타낼 만큼 충분한 수준에 이르지 못한 단계이다. 전염성기관염(IB)이나 아데노바이러스(Adenovirus)감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체와 같이잠복기가 매우 짧은(24시간 전후) 경우부터 전염성후두기관염(Infectious laryngotracheitis, ILT)과 같이 잠복기가 매우 긴(6~12일) 경우까지 병원체들은 매우 다양한 잠복기를 가지고 있다.(표1 참고)

표1. 닭의 주요질병 잠복기

(2) 전구 증상기(prodromal stage) 

질병의 징후와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되었지만 아직 진단을 내릴 만큼의 충분한 특징적 소견이 보여지지 않는 기간이다. 사람의 예를 들면 불쾌하고, 열이 나기시작하거나, 피곤함을 느끼는 정도의 단계이고 개체가 아닌 계군의 개념으로 보면 사료섭취가 다소 떨어지고(발열), 움직임이 약간 둔해지는 등의 비특이적 증상이 나타나는 단계로, 이 단계에서는 병원성 미생물이 증식하고 성장하는 단계이므로 전염성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3) 질병기(illness period) 

감염의 형태에 따라 병이 심하고 특징적인 징후와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이다. 계군에 호흡기음이 심하게 나타난다거나, 얼굴이 붓고, 눈물이 많이 흐르고, 바이러스나 세균의 본격적인 증식으로 인한 녹변이나 설사가 심하게 나타나고 일부 면역이 낮았던 개체들의 폐사가 나타나는 단계이다. 

(4) 회복기(convalescene) 혹은 쇠퇴기(decline period) 

감염의 징후와 증상이 사라지기 시작하는 단계이다. 회복기간은 감염의 심각성과 숙주의 일반적 건강상태 그리고 감염에 대한 처치 수준에 따라서 며칠에서 몇 개월까지 걸릴 수 있다. 

일단 계군이 병원체에 노출되어 감염이 성립되면 위와 같은 단계는 필수적으로 겪게 된다.그러나 감염단계 과정은 계군(개체)의 면역상태와 영양상태, 환경관리 여부, 질병에 대한 처치내용과 수준에 따라 그 기간이 결정된다. 물론 계군의 경제적 피해 정도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4) Carrier(보균자 보균동물) 

Carrier란 다른 동물을 감염시킬 수 있는 잠재적 출처로 작용하는 체내에 병원체를 보유하여 배출을 하고 있는 동물을 의미한다. carrier는 질병의 역학적인 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carrier는 다음 네 가지로 분류된다.

(1) 활동적 carrier 

명백한 임상증상이 있어 병원체를 배출하는 동물을 말한다 

(2) 회복기 carrier (convalescent carrier) 

질병에서 회복되었지만 여전히 많은 병원체를 보유하고 있어 간헐적 혹은 지속적으로 병원체를 배출하는 동물을 말한다.

(3) 건강한 carrier (불현성 감염) 

병원체를 보유하고 있으나 발병하지 않거나 불현성 감염을 보이지만 병원체를 배출하는 동물을 말한다. 

(4) 잠복기 carrier (incubatory carrier) 

감염 초기인 발증 전의 잠복기에도 이미 병원체를 배출하고 있는 동물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