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사실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방식에는 기억 주체와 당대의 권력 관계 즉 기억의 정치학이 반영된다. 본고는 2019년에 공연된 기념 뮤지컬 <신흥무관학교>, <구: 도깨비들의 노래>, <워치>를 통해 변화된 지점들을 분석하였다. 위 작품들은 만주 독립운동, 홍코우 공원의거를 배경으로 하되 기록되지 않은 것을 채우면서 독립 운동에서 기념해야 할 것들을 조정하였다. <신흥무관학교>의 경우, 공식 기록 속 인물을 배경으로 하되 이름 없는 이들을 전면에 내세워 기념 대상을 확대하였다. <구 : 도깨비들의 노래>는 타임 슬립을 통해 망각된 대상을 재현하고 사죄하면서 기억을 수정한다. <워치>는 사진, 뉴스 릴, 신문기사 등 다큐멘터리 기법을 통해 팩션의 스펙터클을 강화하였지만, 기록에 한정되는 한계도 드러난다. 3.1 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뮤지컬에서는 '민중의 움직임'이 현재와 연결되고 있음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장치들이 발견된다. 이를 위해 공식적 기록에 새로 생산된 가치와 기억을 반영하였고, 군중의 일상과 감정에 공을 쏟았다. 또한 실증적 고찰과 호명하기를 동시에 활용하여 신뢰성을 높였다. "100주년 기념"으로 호출된 뮤지컬에서는 독립운동가와 함께 움직인 군중의 일상과 감정 즉 미시문화사적 접근이 담겨 있다. 기념해야 할 목표와 목적의 이동이 나타난 것이다. 이 시도들은 동시대적 공감대 형성이란 성과를 얻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글에서는 푸에르토리코에 깊게 뿌리내린 인종주의를 이해하기 위해 세 가지 핵심적 용어를 중심으로 흑인성에 대한 사회문화적 배경을 살펴보고자 한다. 카세리오스, 레게톤, 트리게뇨스는 모두 푸에르토리코 사회의 인종민주주의 이데올로기와 깊은 연관이 있다. 카세리오스는 저소득층을 위한 공동주택으로서 범죄척결의 대상지로 지목되면서 흑인성에 고착된 폭력성과 무절제한 성, 가난의 이미지를 보다 확산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레게톤은 2000년대 중반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면서 푸에르토리코 섬뿐만 아니라 뉴욕 푸에르토리코의 아프로디아스포라의 음악적 힘에 주목하게 만들었다. 아프리카계 카리브 음악의 부상과 확산을 통해 푸에르토리코 문화적 정체성에서 흑인성이 갖는 의미를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었다. 트리게뇨스는 물라토의 다른 이름으로서 최근 들어 혼혈인을 아우르는 통합적 용어로 자주 사용된다. 인종민주주의의 허상을 드러내는 한계와 더불어 흑인성의 대안적 개념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이 세 가지 개념을 둘러싼 논의들은 고착화된 인종주의를 드러냄과 동시에 극복을 위한 문화적 노력과 잠재력을 엿보게 해준다. 인종적 불평등과 위계적 사회질서에 대해 역사적으로 침묵하도록 만든 인종주의의 고질성과 편재성에 저항하기 위해서 보다 강력하고 대응적인 문화정치학이 필요할 것이다.
Charles Stankievech's 2011 installation LOVELAND includes a wall-sized screen depicting video footage of a barren arctic landscape in an enclosed room, painted and bathed in white light, that appears as an extension of the imaged environment. A melodic and industrial musical score emanates from multiple sound panels and as the music increases a cloud of purple smoke becomes visible on the horizon line in the distance and gradually advances toward the viewer until it completely fills the screen. The smoke then remains, rushing about madly and lapping at the border between the screen and the room before it suddenly subsides and the spectator is again left with the desolate landscape. The entire process takes a mere five minutes and then, fixed on an endless loop, begins again. This paper positions LOVELAND as an attempt to simulate a sublime experience of the end of the world through a transposition of the Arctic atmosphere into the gallery space. Encompassing a discussion of the historical and contemporary significance of the Arctic in popular culture, aesthetics and environmental politics, it is suggested that Stankievech employs an apocalyptic trope in reference to the unstable position of the North in the current political and ecological climate. Revisiting critiques of modernist exhibition practices and investigating the perceptual and temporal dimensions of the work, this analysis focuses primarily on the experience of the installation's spectator. Visually, aurally and phenomenologically immersed, the viewer is made subject to, and implicated in, the events unfolding on the screen and within the space. Due to the looping of the video footage, this paper argues that the apocalypse imaged in LOVELAND is presented as an endless event - incessantly enacted, yet infinitely deferred - and that the spectator is enveloped in an uncertain and unceasingly extended present moment.
북한은 혁명가극 이전의 가극을 선택적으로 보존했다. 이중 초기 고전 각색 가극은 1950년대 이후 남북한의 가극 장르 변화를 추적하는데 중요 단서를 제공한다. <금강산 팔선녀>, <춘향전>, <콩쥐팥쥐>, <온달>은 비현실적인 상황을 조정하고, 계급 문제를 제기하는 방향으로 각색되었다. 초기 고전 각색 가극에서 부각시킨 인민은 신분 격차와 상관없이 부지런히 일하고 애국심을 갖춘 이였다. 또한 부당한 착취에 대해 조직적인 투쟁을 함께하는 공동 구성원이기도 했다. 이는 노동과 개인 생활의 통일, 낡은 것의 파멸, 그 파멸을 촉진하는 투쟁을 지지하는 창작 독려의 성과였다. 선별 보존된 작품들은 극장에서 집중시킨 감각을 일상에서 유지시키는 일종의 모범 사례이기도 했다. 고전 각색 가극은 신분제도 반대, 국토 찬양, 긍정적인 근로 방향과 같은 국가 강령을 자연스레 관객에게 각인시킬 수 있었다. 하나의 작품이 무대화되면 소재, 주제, 음악, 운영방안 측면에서 평가를 거쳐 생존 여부가 판단되었다. 그 표징은 '김일성'의 관람 여부 및 방향성 제시였다. 김일성 일가의 수정 지시 사항을 받아들여 집단이 재창조하고, 해외 공연을 통해 선전하는 과정은 혁명가극의 극작 및 홍보 방식과 맞닿는다. 이렇게 선별된 가극은 인민, 여성, 문학 차원에서 스토리텔링화 되면서 모델이 되었다. 이렇게 북한 초기 고전 각색 가극은 공적인 교감과 음악정치 구축의 상관성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 글에서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로 전세계에 '퀸(Queen) 신드롬' 을 일으키며 국내에서도 무려 1천만 명에 육박하는 관람객을 돌파했던 전설적인 록그룹 퀸(Queen)의 메인보컬 프레디 머큐리 등 4인의 퍼스낼리티와 캐릭터를 고찰하고자 했다. 문화콘텐츠가 대세인 오늘날, 이 논문은 카리스마 넘치는 목소리와 아름다운 대중음악 하모니를 남긴 퀸(Queen) 멤버 4인에 대하여 스토리텔링의 의미에서 그들의 퍼스낼리티와 캐릭터가 어떤 상관관계를 지니는가를 연구한 것이다. 이론적 배경으로서 밴드 구성과 역할 및 록 음악의 대중화를 위한 멤버들의 심리 및 인간관계 요인에 연구의 중점을 두되, 멤버들이 각자 태어나고 살아온 환경적 요인과 부모 등 가족관계 요인을 부수적으로 적용하고자 한다. 퀸(Queen)은 1970년대 초부터 1990년대 초까지 록그룹으로서의 탄생과 소멸에 이르기까지 대략 20년간 전세계를 다니면서 공연 흥행을 이뤄낸 밴드이다. 요컨대 개성이 강한 퀸(Queen) 멤버 4인들은 취향과 상상력에 따라 록 음악의 경계를 넘나드는, 즉 아카펠라, 발라드, 오페라, 하드록 등 전혀 다른 장르들을 조합한 실천적 구성으로 다양한 음악적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며, 대중과의 교감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여 세대를 초월하는 전설적인 명성을 얻었다. 록그룹 퀸(Queen)과 그 메인보컬 프레디 머큐리 등 4인의 퍼스낼리티와 캐릭터는 내면적인 영향으로부터 외형적인 영향에 이르기까지 상관관계에 의해서 산출된 연계성의 발로였다.
세계역사가 서구의 식민지배와 근대를 통해 엘리트적 서구예술음악이 중심으로 부상되는 과정에서 지역의 음악들은 전근대적, 주변적 지위로 위치지워졌다. 20세기의 대중음악은 서구의 자본주의, 상업주의, 음반산업, 대중매체, 기술과 정보의 확산을 통해, 새로운 중심의 지위를 차지하였고 21세기 들어 다양한 글로컬리제이션과 초문화적 초국경적 문화현상을 첨예하게 보여주는 장이 되어가고 있다. 전 지구적 자본, 시장, 경계의 넘나듦을 실천하고 문화산업, 대중음악, 공연예술시장에서 매력적인 분야로 성장하고 있는 월드뮤직은 식민지와 근대를 통해 '서구'에게 발견되었던 '비서구'의 '민속적' '전통적'인 음악들이 가장 탈근대적인 방식으로 '차용' '적합화' '혼종'된 음악으로, 글로컬리제이션을 실천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포스트 모던시대를 대표하는 음악현상인 월드뮤직도 기본적으로는 근대적이었던 음악인류학의 전제와 마찬가지로 '다름'과 '차이'를 기반으로 구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탈영토화된 월드뮤직은 다양한 방식을 통해 타자의 이국적인 음악으로 민족적인 것으로 재현되고, 재현된 민족성은 글로벌시대 다양한 맥락을 가진 로컬의 청중들에게 각기 다른 방식으로 체험된다. 혼종을 실현한 월드뮤직에서도 민속적 악기들, 민속적 보컬스타일들은 월드뮤직의 민족적 음악풍경을 구성하면서 구체화한다. 또한 월드뮤직의 청중은 음악적 '다름'과 '상상된 민족'을 소비하는 글로벌 대중으로 일상의 음악적 소비와 체험을 통해 다층적 사회적 의미들을 구성하고 있다. 월드뮤직의 초문화적 음악적 실천은 기본적으로 민족의 상상을 기반으로 한다. 더 나아가 이러한 상상은 구체적으로 음악의 양식을 뛰어넘어 글로벌 정치, 경제, 문화의 특정조건들 속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민족을 상상하는 생산자와 매개자, 그리고 로컬적 삶의 경험속에서 '다름'과 '차이'를 다시 민족적으로 구성하여 인식하는 해석자의 다양한 상상력에 의해 "구성된 복수의 세계"로서의 전 지구를 상상하고 민족성의 새로운 의미를 "주조하고 동원"한다. 월드뮤직은 다층적인 "상상된 민족들"의 세계가 교차되어 만들어진 구성물로 수많은 초문화적인 의미들을 생산해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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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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