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유엔지명전문가그룹에서 진행되고 있는 지명 논의의 내용을 분석하고, 이에 기초하여 우리나라 지리학 분야의 지명 연구에서 향후 보완, 확대, 발전할 수 있는 연구 분야와 주제를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지명연구는 지명의 창출자와 소유자의 관점에서 지명의 생성과 변화에 나타난 지역의 인문적, 사회적, 자연적 특성을 밝히는 데 주력해왔다. 반면, 유엔의 지명 논의는 지명 사용의 주체와 그 형태, 각 언어집단의 역할, 가치 있는 지명의 보존 등 지명의 사용자 측면을 강조하면서 지명 표준화의 목표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유엔의 논의를 수용한 보다 확대된 지리학적 지명연구의 분야를 정립하기 위한 연구방향으로서, 우리 언어의 외래지명과 토착지명 사용, 지리적 실체의 본질과 인식, 국제적인 지명소통을 위한 표기법의 문제, 무형문화유산으로서 지명에 대한 연구 등이 제안된다.
이 연구는 동해 표기와 관련된 최근의 논의 동향을 정리한 후, 이로부터 지리학적 지명연구의 과제를 도출하고 주요 주제를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012년에 있었던 국제수로기구와 유엔지명표준화회의의 총회는 동해 표기에 관해 뚜렷이 다른 한국과 일본의 입장이 반복되어 노출되었다. 그 논쟁에서 향후 지리학적 지명연구에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한 네 가지 주제가 정리되었다. 첫째, 지명 병기의 필요성, 병기 대상의 특성과 인식 등 지명 병기의 문제; 둘째, 반폐쇄해, 배타적 경제수역 등 바다의 정치지리적 특성과 명칭 사용을 연결시키는 연구; 셋째, 한국인들의 정서에 밀착된 지리적 실체로서의 바다와 그 명칭과의 관계를 밝히는 연구; 넷째, 보다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논의를 진행하기 위한 적절한 용어의 정의를 위한 연구 등이 그것이다.
본 연구는 청주시를 사례로 새주소 체계의 도로명에 대해 지리적 특성을 중심으로 유형을 분류하고, 각 유형별 공간적 특성을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청주시에 도로에 부여된 183개의 도로명에 부여된 사유를 대상으로 도로명의 지리적 특성을 바탕으로 대분류와 세분류 유형으로 나누고 각 분류별 유형의 지리적 특성과 공간적 관련성을 분석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서 새주소체계의 도로명은 지역과의 밀접한 관련속에서 정해져야 하는 중요한 지리적 실체이며, 지역의 지리적 특성을 반영하고 있는 하나의 지명인 동시에 지역적 특성의 공간 분포와 패턴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중요한 기본적인 지리정보임을 제시하였다. 따라서 앞으로 도로명 주소 사용의 확산과 안정적 사용을 위해 지리적 특성이 충분히 반영된 도로명 사용이 필요하며 도로명 변경 및 제정 과정에서도 지리적 특성을 반영하는 노력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새주소 체계에서의 도로명은 지명으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공간분석까지 다양한 지리적 연구에 기여할 수 있는 지리적 실체이다.
지명은 인간의 인식 작용이 환경과 만나는 지점 위에 존재하고 있으며, 많은 문화유산의 명칭들은 그 자체가 하나의 지명이거나 지명을 그 이름 속에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지명유산 속에는 인간 집단과 공동체가 추구하는 정체성과 이데올로기, 그들이 만들어온 총체적 생활 양식, 나아가 소속감과 장소감에 이르는 모든 문화적 상징과 질서들이 내장되어 있으며, 인류 공동체가 소유한 문화와 자연을 외부에 지시하고 상징하고 통합하여 대표한다. 지명유산에 대한 인식을 토대로, 본 연구의 목적은 무형문화유산으로서의 지명의 가치를 정리하고 유형문화유산 관리를 위한 지명 기능의 활용 방안을 제시하는 데 있다. 첫째, 무형문화유산으로서의 지명의 의미를 다룬 장에서는 먼저 문화와 문화 경관 개념에 담긴 중층성과 다양성, 그리고 경관현상학적 비재현성을 살펴본 후 지명 문화유산에 대한 국내외 논의를 제시하였다. 2003년 유네스코가 채택한 '무형문화유산 보호협약'과 연계하여 원주민과 소수민족 등이 소유한 '문화, 유산, 정체성으로서의 지명' 논의를 지명 연구 분야의 선행 연구와 유엔지명표준화회의의 결의안을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이를 기초로 지명이 지니고 있는 문화유산적 특성과 선정 기준을 문화성, 공간성, 역사성, 사회·경제성, 그리고 언어성으로 나누어 사례 지명과 함께 제시하였다. 둘째, 유형문화유산 관리를 위한 지명 실천이란 장에서는 먼저 지명의 지시 기능을 중심으로 문화유산의 합리적인 관리 방안을 제시하였다. 특히 우리나라의 공식 문화재 명칭을 분석하여 명칭의 구성 및 관리에 있어 체계적이고 통일된 원칙이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마지막으로 지명 스케일과 다중-지명영역을 활용하여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을 설정하는 방안을 시론적으로 논의하였다. 최근 유산 연구 분야에서 강조되고 있는 공간적 전환과 참여적 전환, 그리고 문화유산을 바라보는 다중적 관점의 필요성을 고려하여 특정 지명 스케일과 다중-지명영역의 선택을 통한 문화재 보호구역 및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이 결정되어야 함을 제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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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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