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에서는 '수행되지 않은 사회과학(undone social science)'의 한 사례로 한국에서 합성생물학에 대한 사회과학적 연구의 부재를 지적하고 그 구조적 원인을 고찰해보고자 한다. 합성생물학은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생명물질을 만들어내고 새로운 생물체의 시스템을 설계하거나 자연에 있는 생명시스템의 재설계를 목표로 21세기 초 등장했다. 이 새로운 과학기술은 인류가 직면한 에너지, 식량, 질병 문제들을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지만, 이전에 없던 합성생물체의 등장과 바이오 테러, 바이오 헤커 등으로 인류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극단적인 우려도 낳고 있다. 따라서 이 분야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의 과학기술계는 초창기부터 사회과학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중요하게 생각해서로 함께 연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왔다. 그런데 왜 한국에서는 합성생물학의 생명윤리, 생물안정성, 생물안보 등의 문제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을까? 만약 지금부터라도 사회과학자들의 참여를 독려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하는 것이 좋을까? 이에 답하기 위해 인간유전체사업과 함께 도입되었던 ELSI(Ethical, Legal, and Social Implications) 연구의 성과와 논란을 살펴보고, ELSI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post-ELSI의 다양한 방법론을 소개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본 논문에서는 새로운 과학기술에 대한 ELSI 프로그램의 제도화가 시급하고, post-ELSI 논의의 활성화로 한국에 맞는 연구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며, 사회과학자들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지적 공간과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는 세 가지 제언을 할 것이다.
이 논문은 최근 연구혁신 정책의 중요한 화두로 등장한 ??사회에 책임지는 연구혁신(Responsible Research and Innovation, RRI)??의 연구 동향을 검토한다. 특히 이 논문은 RRI 개념이 과학기술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공통분모를 갖지만 동시에 개념이 발전해온 배경에 따라 각기 다른 강조점을 지닌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하고 있음에 주목하고, RRI관련 논의를 RRI 개념이 발전해온 배경과 관련해 세 가지 흐름으로 나누어 논의한다. 첫 번째는 신기술의 사회적 영향 예측과 이에 대한 거버넌스를 중심으로 한 RRI 연구로 기술영향평가 및 ELSI를 배경으로 하는 흐름이고, 두 번째는 사회적 도전에 대한 대응을 새로운 혁신의 원동력으로써 강조하고, 이를 담보하기 위한 방안들을 제도화하려는 혁신정책 차원의 연구이며, 셋째는 추상적인 RRI 개념을 평가 가능한 형태로 조작화하고, 이를 통해 연구혁신과정에 RRI의 비전이 얼마나 잘 반영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연구이다. 나아가 이 논문은 최근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과학기술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연구혁신정책이 RRI의 핵심적인 가치들을 포함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RRI 논의가 이러한 변화의 노력에 주는 정책적 실천적 함의를 논의한다.
이 연구는 교사변화(teacher changes)의 본질과 이 변화가 발생하는 과정을 구명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과학교사가 동일한 내용의 수업을 반복하는 동안에 비교적 미시적인 교수실행의 변화를 이해하는데 목적이 있다. 교사가 수업상황에서 무엇을 가르치는 지, 교사의 교수실행에는 어떤 변화가 있는 지, 변화의 특징과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 해석의 과정이 모두 질적으로 수행되었다. 참여교사는 경력 2년과 7년의 중학교 과학 교사이고, 2~3일간 동일한 내용을 반복하여 가르치는 일상적인 수업을 관찰하고, 녹화하였으며 수업의 전과 후에는 면담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연구자의 관점에서 자료를 분석한 후, 자극회상면담(stimulated-recall interview)을 활용하여 녹화된 수업 자료와 전사된 인터뷰 자료를 보면서 분석된 자료를 참여교사와 확인하였고, 이때 이루어진 대화는 다시 녹음되었다. 그리고 다시 연구자에 의해 자료가 다시 분석되고, 기록된 후 참여교사에 의해 확인되는 과정이 반복되었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참여교사들의 교수실행은 크게 시간과 비중, 교수항목, 교수 실행 도구, 교수 실행 순서라고 하는 네 가지 측면에서 변화가 일어났다. 둘째, 동일한 내용의 수업을 반복하여 실행하는 중 계획하거나 의도하지 않았지만, 계속해서 변화하는 불안정하고 불특정한 교수-학습 상황과 자신의 교수 행위에 대한 평소의 고민이 어우러져, 수업 중 즉각적이고 직관적인 교수 실행의 변화가 발견되었다. 셋째, 이러한 교수실행의 변화 과정에서 교사는 특정한 상황을 스스로 자신의 문제로 만들고, 즉각적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탐색적 교수실행(Exploratory Teaching)'과 '검증적 교수실행(Move-testing Teaching)'을 시도하였다. 이러한 교수실행의 변화는 반성적 실천의 한 사례라 할 수 있었다. 이 연구 결과는 일상적인 수업에서 점진적으로 일어나는 교수 실행의 미시적 변화를 규명하고, 교수 실행의 반성과 실천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또, 교사 전문성 발달을 위한 교육 및 연구에 교사 스스로 무의식적인 변화 과정을 의식화하여 반성적 실천을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시사점을 준다.
Science, technology, society and humanities (STSH) fusion research is aimed at creating new research areas and methods that can resolve complicated issues in society that cannot be solved by a single academic discipline. This study identifies initiatives that can promote STSH fusion research in Korea. We review the definition and characteristics of STSH fusion research to analyze the necessity of STSH fusion research with a focus on the structural changes in the S&T environment. The emergence and diffusion of generic technologies, transition to post catch-up innovation mode, and the evolution of policy to the third generation innovation policy are identified as notable changes. This paper briefly reviews the status of fusion research underway and presents initiatives to promote STSH fusion research.
Purpose: The purpose of this review article is to introduce how the Korean Society of Genetic Nursing (KSGN) has evolved and tried to translate genomic knowledge to nursing practice, and then to suggest the future role of genetic nurses in Korea. Methods: A literature review was performed and the current status of genetic counselling in Korea was explored. Then the educational and clinical experiences of the authors were incorporated. Finally, the main activities of Korean nursing for genetics were identified. Results: Two types of genetic counsellor certification have been issued in Korea: one is issued by the Korean Society of Genetic Medicine, another by the Korean Society of Breast Cancer since June 2011. A few Korean nursing researchers have continuously performed research related to genetic nursing and undertook several research projects funded by the government since 2003. In February 2011, KSGN was established and is now trying to establish further international networks. Conclusion: Nursing genetic experts should be trained to integrate all specialties for genetic counselling, so they can provide holistic genetic services including ethical, legal, and social issues (ELSI).
모바일 조사방법은 유선전화조사와는 달리 응답대상자에 대한 접촉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새로운 조사방법으로 활용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모바일 조사방법의 표본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론이 아직 정립되지 않았다. 이 연구는 성향지수를 이용한 가중치를 사용하는 것이 모바일 조사의 표본편향을 제거해 줄 수 있는지 검토해 보았다. 성, 연령, 학력 등의 인구학적 속성과 기타 태도변인을 이용하여 성향지수를 산출하여 가중치로 사용하였다. 그 결과 선거예측조사와 과학 여론조사 등에서 표본의 편향이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본 연구의 결과가 일반성을 어느 정도 가지는가는 좀더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이 글은 생명과학기술의 또 다른 그늘로서 유전자차별의 사회학적 함의를 조명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유전자차별과 관련된 주요개념과 세 가지 시각(예외주의, 표현주의, 인권적 담론)을 검토하고, 미국의 "유전자차별금지법(GINA)"과 우리나라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에 나타난 사회적 함의와 한계를 분석하였다. 또한 기존의 유전자차별에 대한 인식결과(차별인식, 차별경험, 차별의 두려움, 차별에 대한 대응)에 기반하여 향후 유전자차별의 연구 및 정책을 위한 몇 가지 함의를 제시하였다. 우선, 유전자차별에 대한 개념적 합의와 함께 인권주의 시각의 중요성이 요구된다. 둘째, 공적 영역뿐만 아니라 사적 영역에서의 차별에 대한 관심과 유전소인을 가진 인구집단의 시각을 반영한 연구가 필요하다. 셋째, 법제도적 장치뿐만 아니라 국민과 의료인들에게 유전자차별 의식을 고양하고, 유전소인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유전자차별의 두려움을 낮출 수 있는 심리사회적 대응방안이 개발되어야 한다.
지난 이십여 년 간 한국의 전문가 집단과 시민사회는 맞춤의학(personalized medicine)의 실현 여부와 그 효용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을 벌여왔다. 이러한 논의들은 주로 맞춤의학이 실현가능한 약속인지 아니면 단순한 과장광고(hype)인지에 주로 초점을 맞추어 이루어졌는데, 이 글은 이러한 논의들이 '맞춤의학'이라는 용어의 '통시적 혼종성'과 '공시적 다의성'을 놓치고 있음을 지적한다. 본 연구는 맞춤의학을 행위자들에 의해 이용되는 수사적 도구(rhetorical device) 혹은 수사적 존재(rhetorical entity)로 보기를 제안하는 선행 연구를 좇아, 1998년부터 2013년까지 이루어진 약 9천 건의 국내 언론 보도 내용을 분석한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에서는 '맞춤의학'이라는 용어가 기술과학 발전의 역사적 맥락에 맞추어 서로 다른 사회세계에 속하는 행위자들에 의해, 건강기능식품, 의료정보제공, 원격진료, 재생의학, 줄기세포연구, 환자중심진료, 질병중심임상처방, 사상체질의학을 가리키는 것으로 끊임없이 재정의 되어 왔음을 보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이 글은 맞춤의학 거버넌스에 대한 정책적 제언과 이론적 기여의 두 가지를 시도한다. 정책적 제언과 관련해서 이 글은 현재 정책 연구들이 역사적 다의성을 고려하지 않은 결과 각기 다른 대상들을 맞춤의학으로 설정하고 분석을 전개하고 있으며, 맞춤 의학을 보편적인 과학적 실재로 가정함에 따라 미국의 ELSI 연구 결과들을 한국 상황의 분석에 그대로 적용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이론적 기여와 관련해서 이 글은 맞춤의학과 같은 신기술에 결부되는 정치적 함의를 검토할 수 있는 도구로 '기표-정치(signifiant-politics)'의 개념을 제시한다. 하나의 용어 단일한 기표가 다양한 의미체계 안에서 서로 다른 의미로 사용되는 현상은 이전에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기술과학이 혁신을 통해 등장하였을 때 관찰되는 것으로, 그를 지시하는 기표로서 언어가 갖는 본질적 결여가 파생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신기술 분야에서 정책결정과 거버넌스가 중요한 것은 이 이유 때문이다. 신기술정책은 바로 이러한 기표의 무한한 흐름과 미끄러짐을 정박(碇泊)시키는, 의미의 고정점이자 기표의 누빔점(point de capiton, quilting point)이 된다는 점에서 상징계에서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이 사례연구에서 볼 수 있었듯이, 기술정책 등의 사회적 합의가 누빔점을 제공하기 이전까지 신기술의 기표가 갖는 의미의 미끄러짐을 활용하는 행위자들의 특징을 기표-정치(signifiant-politics)라고 부를 것을 조심스럽게 제안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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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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