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그람시(Antonio Gramsci)가 언급한 대로 지배적 이념이 한 사회에 종속된 이들의 삶에 습관처럼 자리 잡고 있다는 헤게모니(hegemony) 개념을 통해서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나타난 남성성의 유형을 찾는데 있다. 그리고 코넬(R. W. Connell)은 그람시의 개념을 남성성과 연결시켜 헤게모니적 남성성(hegemonic masculinity)으로 발전시켰다. 헤게모니적 남성성은 한 국가나 사회에서 다른 남성과 여성을 종속하고 지배하려는 경향을 의미하는 것으로, 본 연구에서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재현된 다양한 남성성을 구분하고, 특히 헤게모니적 남성성에 대한 이론적 접근을 다루고 있다. 한편 코넬의 네 가지 남성성의 분류는 남성 그룹이라는 범주에서 지배 그룹과 피지배 그룹으로 분리되어 있으며, 보다 세부적으로 헤게모니적 남성성, 종속적 남성성, 공모적 남성성, 그리고 주변화된 남성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이론적 틀을 가지고 <미녀와 야수 Beauty and the Beast>(1991)에 나타난 지배적 남성성과 피지배적 남성성의 관계를 살펴본 결과, 개스턴(Gaston)과 야수는 헤게모니적 남성성을 소유하고 있으며, 그들 주변에 있는 남성들은 모두 공모적 남성성을 지니고 있다. 한편, 모리스(Maurice)는 지배 집단으로부터 거세된 종속적 남성성에 들어가게 되며, 야수는 헤게모니적 남성성과 주변화된 남성성 모두를 지닌 양가적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이처럼 디즈니 속에 나타난 남성성은 헤게모니적 남성성을 기반으로 소프트바디에 의한 하드바디의 번복을 더디게 만들고 오히려 하드바디의 체제를 더욱 공고히 구축하고 있다.
서구의 문헌 속에 감춰진 제국주의적 오만과 편견을 놀라울 만한 박식함으로 분석해낸 "오리엔탈리즘"의 저자 에드워드 사이드가 펴낸 "문화와 제국주의"는 그의 중심사상을 집약해 보인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그는 이 책에서 문화적 억압과 이념적 지배의 영역까지 파고들어간 제국주의 이데올로기의 헤게모니를 파악해야 한다고 말한다.
The Red shirts came to attract attention of the international community during April to May in 2010 by successfully organizing explosive popular demonstrations. The momentum was the military coup on September 9, 2006. The Red color was chosen amid movements against the new constitution instituted under the military junta. In discourse struggles, the Red shirts compared their resistance against the Democratic Party government lead by Abhisit Vejjajiva to that of phrai (commoner or serfs) against ammart (aristocrats or bureaucrats) under the pre-modern reign of sakdina. The Red shirts strongly accused Prem Tinsulanonda, the chief of the Privy Council, of being a mastermind of 2006 military coup, who symbolically represents the cohesion between the palace and the military. It has constituted an unprecedented defiance towards national taboo where the trinity of Nation, Religion, and King has been consecrated. The objective of this article is to review the Red Shirts' ideology, organizations and activities in terms of the modernized phrai's struggles for expanding counter-hegemony. While Antonio Gramsci focused on why socialist revolution had failed to materialize in capitalist Western Europe, I pay attention to why political liberalism has failed to wash away pre-modernity and take root in capitalist Thailand, applying the Gramscian concept of hegemony by contrasting 'hybrid ammart' with 'modernized phrai'.
본 연구는 특정 장소에 설비되어 공간을 실체적으로 장악하며, 어디에서나 가시화됨으로써 일반의 시각을 지배하는 태극기 게양의 현안에 주목한다. 나/우리를 애국적 '국민' 주체로 호명 소환하는 태극기 게양대라는 장치의 주제에 천착한다. 2015년 내내 추진되고 10월이라는 우연성의 시간에 집중된 태극기 게양과 게양대 설치를 정국 변환을 읽어 낼 중요한 상징 정치적 배치물로 파악한다. 그럼으로써, 국면 변화에 비판적으로 간섭하는 래디컬한 국면주의 문화 연구가 되고자 한다. 연구자는 전국 각지의 태극기/게양대를 인위적 구축의 결과, 의도적 설계의 산물로 본다. 보다 구체적으로, 신자유 신보수주의 자본국가를 현시하는 시각적 장비이자, 오늘날 대중의 사이코 이데올로기를 구성 표출하려는 공간적 장치로 읽는다. 국기 게양대를 국가이데올로기 장치의 한 양태로 간주하는 연구자는, 먼저 급증한 태극기 및 그와 관련된 미디어 담론을 살펴볼 것이다. 그 다음, 위로부터 조직화되고 아래로부터 추동된 '나라사랑 태극기 선양운동'의 실체를 해부한다. 이후, 연구자는 새로이 설치되는 대형 국기 게양(대) 문제를 정치적으로 논한다. 마지막으로, 그 지배의 효과를 정리하고 저항의 가능성을 논하면서, 국가이데올로기 장치론 비판 및 지배 헤게모니 정치 전망의 결론을 맺을 것이다.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은 지난 10여 년에 걸쳐 소수민족 이민자들의 엔클레이브(enclave)에서 초국적 경제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도시정부의 재개발 계획과 지역 한인들의 경제재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진행됨과 동시에, 한국으로부터의 초국적 행위자들은 기업부문뿐만 아니라 부동산 시장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모순적이게도 이러한 다중스케일적 지리적 변동은 한인타운을 로스앤젤레스에서 가장 빈곤하고 위험한 내부도시의 하나로 전락시키는 데에 기여하고 있다. 본 논문은 장소에 기반한 아래로부터의 접근을 토대로 이러한 공간적 모순의 본질을 탐색하는데, 특히 헤게모니를 쥔 로컬 행위자들, 도시정부, 초국적 행위자들이 형성하는 다중스케일적 네트워크가 최근 한인타운이 지니는 일상적 삶과 유리된 재현의 경제를 발달시키고 있음을 지적한다. 또한, 본 연구는 이러한 한인타운의 도시재생이 이 구역에 거주하는 한인들과 라티노 노동자들을 포함하는 커뮤니티 구성원을 배제시키고 착취하고 있음을 밝히고자 한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한인타운의 지속가능한 미래는 민족 담론을 극복하고 인종, 민족을 횡단할수 있는 '장소기반의' 커뮤니티 의식에서 논의되어야 함을 주장한다.
이 논문은 18세기 가사 작품인 옥국재 이운영의 <임천별곡(林川別曲)>에 나타난 근대성 양상에 대해 고찰해 보고자 한다. 18세기는 시대적으로 파격적인 모습을 형성한 시기였다. 그렇기 때문에 근대성을 드러내기에는 가장 알맞은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인 면에서도 사상과 체제의 변화가 일어났고, 봉건사회 붕괴의 가장 큰 요인인 신분체계가 흔들렸다. 이 변화는 새로운 근대의식이 시작되는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임천별곡(林川別曲)>은 이운영의 자전적인 이야기라고 보는 경향도 있다. 이는 이운영이 진보적인 실학사상을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양반됨을 욕보이면서 자신의 처지를 드러내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논자는 여항으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가 현실적으로 더 타당하다고 여겨진다. 또한, <임천별곡(林川別曲)>은 애정가사로 알려졌지만, 풍자비판적인 특징이 강하기에 애정가사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이며, 서사적 양상이 대화체라는 특이한 형식으로 서술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임천별곡(林川別曲)>에 드러난 근대성 양상으로는 두 가지를 꼽았다. 하나는 '사랑과 욕망에 대한 저항'이고 다른 하나는 '신분질서의 해체'이다. 그레마스 행위소 모형으로 이 두 가지 양상을 제시하였다. <임천별곡>은 유교적 이데올로기, 신분제도 등의 조선의 봉건사회에 대한 저항과 반항의 형태로 이타적인 요소들에 대한 변화하는 근대적 조선을 드러내고자 하는 노력의 성과라 할 수 있다. 논자는 '저항'과 '해체'라는 말로 대신하였지만, 18세기 조선의 봉건사회에 대한 부패한 지배층과 착취당하는 서민층의 삶을 늙은 생원과 할멈으로 비유하여 제시하였던 것이다. 18세기 등장한 전통적인 봉건사회의 비판은 중세와 근대를 구별 짓는 헤게모니의 변화로 드러났고, 이러한 헤게모니의 변화는 18세기 전후의 차이를 드러내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18세기 가사문학에서는 이러한 헤게모니가 정확하게 구분되지는 못하였지만, 19세기에 이르러서는 정착되어 발전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할 수 있다. 논자는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 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작품으로 <임천별곡>이 있음을 제시하였다.
서울 송현동에 역사문화공원과 이건희 기증관이 조성될 예정이다. 송현동의 역사성은 조선 시대부터 현대까지 정치적 판도에 영향을 받은 시련의 땅으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장소성 분석은 역사적 맥락보다는 토지소유자와 용도 변화에 국한해서 다루어졌다. 그래서 본 연구는 현대문화지리학과 비교역사학 관점을 활용하여 송현동의 장소성이 문화 헤게모니에 따라 변화한 맥락을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역사적 이행과정에서 나타나는 중화주의, 대항해, 시민혁명, 제국주의, 민족자결주의, 민족주의, 대중예술, 신자유주의 같은 범세계 차원의 문화 헤게모니는 송현동을 비롯한 북촌 일대에 새로운 지식인층을 만들어냈고, 사회제도와 공간정책에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사회적 관계 속에서 송현동의 장소성은 다음과 같이 변화했다. 첫째, 송현의 소나무숲은 이상적인 유교 국가를 목표로 했던 조선 건국세력이 왕조의 영속을 기원하며 만든 비보숲이었고, 내사산의 지맥을 보호하는 사산금표제로 관리되었다. 세계적으로 대항해시대를 맞이한 조선 후기에는 연행이 늘며 청나라 문화를 향유하는 경화세족의 정원이 들어섰다. 일제 강점기에 인구가 급증하면서 주택단지개발로 소나무 숲과 정원은 사라졌지만, 인공적인 정원과 외부의 자연을 조화롭게 연결했던 차경의 경관적 미학은 현대적으로 재해석할 가치가 있다. 둘째, 세계의 근대화 물결은 북촌 일대에 신식학교를, 친일파 소유의 송현동에는 하숙집을 만들었다. 송현동 옆의 안국동천길은 시민혁명과 민족자결주의를 접한 사상가들이 교류했던 장소였고, 최대규모의 하숙집이었던 송현동은 학생들이 3.1운동에 참여하며 학생운동문화가 발아한 계기가 되었다. 안국동천길은 옛길의 모습이 보존되어 있어 광화문-북촌-인사동-돈화문로를 연결하는 역사 도심 보행 재생의 한 부분으로 의의를 지닌다. 셋째, 조선총독부의 문화 통치기부터 군사 정권기까지 송현동은 조선식산은행의 서구식 문화주택과 미국대사관 직원 숙소가 들어서며 서구문화의 통로였다. 주변 지역은 고미술과 현대미술이 공존하며 근현대 미술시장이 형성되었다. 이건희 기증관은 북촌한옥마을, 공예박물관, 현대미술관, 갤러리와 문화벨트를 이루며 시민의 공간으로 변모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같이 장소를 이루었던 숲과 정원, 시민탄생의 거리, 근·현대 미술의 진원지로서 의미가 새롭게 조성될 역사문화공원과 미술관 그리고 주변 보행 네트워크와 조화롭게 재창조될 수 있도록 담론과 도전이 필요하다.
네트워크 거버넌스란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정부와 시장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새로운 사회정치적 질서를 구축하고자 하는 참여와 협력의 과정이며, 이러한 점에서 협력적 거버넌스라는 용어가 사용될 수 있다. 특히 지방(정부) 간 협력적 거버넌스는 이중적 협력관계, 즉 지방정부들 간 협력과 각 지방 내 정부기관과 시민사회 간 협력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협력적 거버넌스의 핵심 요소인 협력은 신뢰와 호혜성을 전제로 한 규범성이 아니라 경쟁과 대립에 바탕을 둔 전략으로 이해된다. 또한 협력적 거버넌스의 모형은 이러한 협력의 구조적 배경에 대한 분석과 절차적 과정 및 실재적 과정에 관한 고려도 포함시켜야 한다. 협력적 거버넌스에 내재된 규범성은 실제 거버넌스의 구축에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신자유주의적 전략을 위한 명분으로 동원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점을 해소하기 위하여, 협력적 거버넌스의 개념을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즉 그람시적 관점에서 협력적 거버넌스는 '정부+시민사회'에서 동의와 저항이 동시에 작동하는 헤게모니적 거버넌스로 이해될 수 있다. 또한 오스트롬의 이론의 급진화에 바탕을 두고, 협력적 거버넌스는 자율적 의사결정 주체들의 다중심성을 만들어나가는 다중심적 거버넌스로 이해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지방들 간 협력적 거버넌스는 단지 담론적 과정이라기보다 물질적 토대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지역들 간 연계성을 강화시킬 수 있는 경제적 상호보완성과 물적 인프라의 구축을 요구한다.
혼성성(hybridity)' 이라는 용어는 최근 초국적 이주자들과 같은 유목민적 주체들에 관심을 가지는 사회이론적 연구들의 주요용어로 등장하였다. 특히, 탈식민주의적 정치와 관련하여, 혼성성은 담론의 경계에 도전하고 권력이 내재화된 역사와 문화를 비판적인 차원에서 새롭게 기술할 수 있는 제3의 공간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본 논문은 혼성적인 주체의 위치성이 오히려 새로운 문화 담론을 생산하고 새로운 헤게모니를 잉태하는 데에 용이하게 작용할 수 있음을 지적한다. 본 논문은 의도된 의식적 혼성성을 경험된 유기적 혼성성으로부터 분리함으로써 탈식민주의에서 혼성성의 정치가 가지는 이중적 본질을 살펴보고자 한다. 경험적인 수준에서, 본 연구는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에 입지한 '영빈관' 이라는 레스토랑의 시대공간적 변화를 혼성성의 관점에서 읽음으로써 어떻게 탈정치화된 민족성을 드러낼 수 있는가에 주목한다. 둘째, 본 논문의 후반부에서는 지난 10여 년간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 내에서 새로운 헤게모니를 형성하고 있는 한국계 엘리트 및 전문가 계급들이 소위 '1.5세대' 라는 혼성성의 담론을 통하여 어떻게 그들의 정치적인 지위를 강화하는가에 주목한다. 결론적으로 본 논문은 혼성성이 새로운 대안으로서의 제3의 정치적 지위를 욕망하기보다는 사회공간적 경계들에 도전하는 비판전략의 하나로서 '스스로를 해체하기 위한 개념'으로 이해되어 야 함을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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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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