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주자학의 관점으로 대순사상의 마음을 살펴본 것이다. 『현무경』의 허령·지각·신명은 주자학에서 마음의 특질로 언급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본체로서의 허령, 작용으로서의 지각, 주체로서의 신명으로 나누어 마음의 체용과 주재에 대해 논하였다. 허령은 태극의리(太極之理)가 개인에게 품부된 것으로, 이는 하늘에 있어서는 명령이고, 사람에 있어 본성이며, 마음에 있어 본체로서 허령불매하다. 이 마음의 허령은 곧 심령이라고도 한다. 지각은 마음의 작용으로, 지각되는 것은 허령(理)과 사물(氣)이다. 허령인 태극지리를 지각하는 마음은 양심으로 천성인 도심을 말하며, 사물과 접하여 생기는 마음은 사심인 인심을 말한다. 이렇게 지각하는 방향성에 의해 마음의 상태가 결정되는데, 경(敬)을 통해 천리를 지각하고 마음을 안심의 상태에 이를 것을 언급하고 있다. 신명은 형이상의 본체와 형이하의 사물에 각각 대응하여 그것을 총합하고 인지하고 반응하는 사람의 주체로 지각을 주재한다. 마음은 신이 드나드는 길이라고 할 때, 사람의 마음은 정신혼백이 외부사물과 접촉하여 반응하는 신체적인 감각과 내부의 정신적 사려와 지각활동이 총합되는 내재신의 용사기관을 말한다. 또한 마음에는 외재신이 감응하여 출입하기도 하며, 이로 인한 체질이나 성격의 변화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이 글에서 대순사상의 마음에 관하여 강조하고자 한 것은 첫째, 기존의 유심론적 관점을 탈피하여 주자학의 허령·지각·신명으로 조망할 것을 언급하였다. 둘째, 천지에서 품부 받은 허령을 체로하고 지각을 용으로 보아 마음의 체용을 밝히고자 하였다. 셋째, 정기신과 혼백에 대한 내재신의 개념을 언급하고, 주체로서 신명의 주재함을 언급하였다.
본 논문은 암서 조긍섭(1873~1933)과 면우 곽종석(1846~1919)의 심론에 대한 해석을 고찰함으로써 이들의 이론적 차이를 밝힌 것이다. 조긍섭 심론의 특징은 심합이기(心合理氣)에 있다. 심의 주재로서 리를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작용으로서 기의 역할과 지위를 인정하자는 입장이다. 기가 있어야 리가 내재할 수 있고 심의 주재도 가능하다. 이러한 이유에서 조긍섭은 '심합이기'의 관점에서 '심즉리'를 주장하는 곽종석을 비판한다. 곽종석 심론의 특징은 심즉리(心卽理)에 있다. 심에 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 심이 심다울 수 있는 것(심이 한 몸을 주재할 수 있는 것)은 리 때문이니 심은 리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이유에서 곽종석은 '심즉리'의 관점에서 '심합이기'를 주장하는 조긍섭을 비판한다. 또한 이들의 심론은 '지각을 기로 볼 것인지 리로 볼 것인지'와 같은 지각의 문제로 전개된다. 조긍섭이 심의 지각을 <허령한>기로써 해석한다면, 곽종석은 심의 지각을 <허령한>리로써 해석한다. 조긍섭에 따르면, 심의 지각은 '허령한 기'에 의해 가능하며, 이때 허령한 기의 작용이 바로 심의 지각작용이다. 결국 심에는 <허령한>기에 해당하는 지각작용이 있으므로 곽종석처럼 심을 곧장 리로써 해석해서는 안 된다. 곽종석에 따르면, 심에 <허령한>리의 신묘함이 가해짐으로써 지각이 가능하다. 심의 지각은 조긍섭의 말처럼 허령한 기의 작용이 아니라 '허령한 리'가 그것(심)을 신묘하게 한 결과이다. 이에 곽종석은 조긍섭이 심의 지각을 기의 작용으로 이해하기 때문에 '심즉리'를 제대로 알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한다.
소프트웨어의 규모측정 기법 중 하나인 유스케이스 점수(Use Case Points; UCP)는 고객 기능 요구사항에 기반하여 규모를 측정한다. 이 때 요구사항 분석자의 유스케이스 추상화 수준에 따라 유스케이스 수의 차이가 발생하고, 이는 UCP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본 논문에서는 요구사항 분석자의 추상화 수준에 따른 유스케이스 수의 편차를 줄이기 위해 단위기능으로 분할하는 방법을 제안함으로써 측정자에 따른 UCP의 편차를 줄이고자 한다. 이 방법은 스텝, 트랜잭션, Narrative 중심으로 접근한 기존의 UCP 방법보다 측정자에 따른 UCP의 편차를 줄일 수 있어 신뢰성 있는 소프트웨어 규모측정이 가능하다.
본 논문은 주희(朱熹)와 김창협의 지각론(知覺論)을 비교함으로써 김창협의 지각론(知覺論)이 어떠한 특징을 띄는지 살펴보았다. 주재(主宰)의 측면에서, 주희(朱熹)는 한편으로는 지각(知覺)을 주재(主宰)를 통해 나타난 상태로 여겼고 다른 한편으로는 주재(主宰)를 가능케 하는 주체의 작용으로 여겼다. 김창협은 지각(知覺)이라는 표현을 부각시키는 과정에서 이러한 혼용을 해소하고 지각(知覺)을 한정적인 의미에서 재정의했다. 그는 심(心)의 여러 측면 중에서 주재(主宰)의 주체 측면에 해당하는 작용이 지각(知覺)이며, 주재(主宰)를 가능하게 하는 작용, 혹은 주재(主宰)를 행하는 주체 자체를 지각(知覺)이라고 상정했다. 그리고 지각(知覺)을 성(性)이나 정(情)과 구분하고 지각(知覺)의 작용을 상술함으로써 주재(主宰) 주체로서의 심(心)의 역할을 구체화시켰다. 그러나 지각(知覺)과 성(性)의 구분에서 주체와 본성의 괴리라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는 기(氣)가 리(理)와 별개로 움직인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기불리(理氣不離)를 침범한다고도 볼 수 있다. 김창협 당대에 제기된 지각(知覺)의 소이연(所以然)이 무엇인가 하는 쟁정은 이 문제를 거론한 것이다. 김창협은 지각(知覺)과 성(性)을 각각 주재(主宰)의 주체와 대상으로 구분하려 했으므로, 한편으로는 소이연(所以然)이 아닌 소당연(所當然)으로서의 성(性)을 강조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지각(知覺)의 근거가 기(氣)의 허령(虛靈)함이라고 주장했다. 기(氣)의 허령(虛靈)함으로 근거를 제시하는 것은 지각(知覺)의 소이연(所以然)이 되는 리(理)가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회피에 가깝다. 또한 성(性)이 소당연(所當然)으로 설정될 경우 지각(知覺)이 성(性)을 갖추고 작용으로 드러날 때는 이기불리(理氣不離)라고 할 수는 있지만 주체인 지각(知覺) 자체는 여전히 성(性)과 구분되므로 이기불리(理氣不離)에 대한 문제제기가 완전히 해결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주희(朱熹)는 지각(知覺)을 지(智)의 용(用)이라고 주장하여 지각(知覺)의 소이연(所以然)을 지(智)로 설정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불교 비판에서 지각(知覺)을 언급할 때는 김창협과 유사하게 성(性)을 지각(知覺)의 소당연(所當然)으로 설정하기도 했다. 주희(朱熹)가 성(性)을 지각(知覺)의 소이연(所以然)으로 설명하려 했는가에 대해서 재고의 여지가 있는 셈이다. 지각(知覺)의 소이연(所以然) 문제에 대한 해명은 주자학의 체계를 공고히 하려 했던 조선 학자들에 의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것이다. 지각(知覺)과 본성의 관계에 있어서는 주희(朱熹)와 김창협은 유사한 관계에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따라서 지각(知覺)을 주체의 측면에만 한정하고 구체화하려고 한 것만을 김창협 지각론(知覺論)의 특징이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호락논쟁(湖洛論爭)에 관한 선행 연구는 오상논변 미발논변 등을 중심으로 상당한 성과를 이루었다. 이러한 일련의 연구 성과 속에서 권상하의 철학사상은 비교의 차원으로 함께 다루어지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그의 철학사상의 면모는 거의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를 중심으로 하는 개별연구가 아닌 관계로, 어떤 점이 호학(湖學)[호론(湖論)]의 선하(先河)로서의 그의 철학사상의 한국유학사상사적 위상인지 명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렵다. 이에 본고에서는 "한수재집(?水齋集)"에 나타난 심성(心性)의 개념 이해를 중심으로 권상하(權尙夏)의 심성론(心性論)을 검토하면서, 호학[호론] 형성의 선하(先河)로서의 그 사상사적 위치를 짚어보았다. 권상하는 호락논쟁이 본격화된 1709년 이전에, 기질지성(氣質之性) 내에서 본연지성(本然之性)[성선(性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일성(一性) 이해를 바탕으로 한, 오상편전(五常偏全)의 인물성상이(人物性相異)로 그의 입장을 이미 정리하고 있었으며, 호학[호론]의 학자들은 이러한 영향아래 자신들의 사유를 형성하고 호락논쟁 과정에서 오상편전(五常偏全)[인물성상이(人物性相異)]을 주장하였다. 권상하는 성(性)을 중심으로 한 심성일물(心性一物)의 관점에서 허령(虛靈)한 심(心)의 주재성(主宰性)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것이 제자 한원진(韓元震)과 윤봉구(尹鳳九)가 말한 '심성이기(心性二岐)의 의논과 의혹을 종식시키고 평정한 공(功)'이며, 한원진이 말한 '성선(性善)의 필연을 밝힌 공(功)'이다. 이 논리 역시 호락논쟁이 본격화되기 전에 이미 정립되어 있었으며, 호학[호론]의 학자들은 이러한 영향아래 자신들의 사유를 형성하고 호락논쟁 과정에서 기부용사(氣不用事)[미발기질유선악(未發氣質有善惡)]를 주장하였다.
조선 후기 명덕 개념은 토론과 논쟁의 중요한 쟁점이 되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은 명덕주리 주기 논쟁, 명덕분수의 문제 등으로 연구되어 왔지만, 명덕이 조선 학술계의 중요한 쟁점으로 부각된 구체적인 계기나 경위에 주목한 연구는 드물다. 본 논문은 이 문제를 다루는 것을 목적으로, 호락논쟁에서 명덕이 쟁점으로 부상하고 논의된 과정을 탐구하였다. 외암 이간은 남당 한원진과의 토론 과정에서 자신의 입장을 관철하기 위해 최종적으로 심과 기질의 분변을 주장한다. 이는 심과 기질의 구분을 분명히 하고 심의 주재를 강조함으로써 미발의 때에 기질과 관련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실히 차단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심과 기질의 분변을 정당화하기 위한 핵심적인 근거로 명덕을 제시한다. 명덕과 심을 동일시함으로써, 심이 기라는 것을 전제하면서도 기질과는 본질적으로 구분되는 심의 위상을 정립하려고 한 것이다. 이후 호락논쟁에서는 허령지각, 기질 등 심에 관련된 주요 개념과 더불어 명덕을 중요하게 고려하면서, 개념 간의 관계규정을 중심으로 심을 정의하는 새로운 담론 경향이 나타나게 되는데, 본 논문에서는 이러한 경향에 주목하여 명덕분수의 논의가 가진 특징과 의미를 검토하였다. 아울러, 심과 명덕을 중심으로 하는 진지한 담론의 과정에서 심을 규정하는 문제가 하나의 독립적인 주제로 부각되어 가는 경향을 탐지할 수 있었다.
본 연구는 문헌 및 현장조사를 바탕으로 양평군 서종면 벽계천에 형성된 수회구곡과 벽계구곡 그리고 노산팔경의 설정 경위를 검토하고, 화서 당대에 향유되고 경영된 명승 벽계의 경관실체를 구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화서 이항로 이후에 설정된 벽계구곡과 노산팔경은 화서의 행적과 관련된 주요 경처를 모은 '현대기(現代期)'의 집경으로 판명되었다. 벽계구곡이 수회구곡의 집경요소와 많은 부분 중복되는 점이나, 수회구곡의 종점부터 노산팔경의 영역이 시작되는 작위적 구성은 수입리 벽계와 노문리 벽계 사이의 장소대립 및 장소패권의 양상을 엿보게 한다. 이는 화서 이전 벽계 향유집단의 오랜 역사성과 화서의 이미지로 밀착된 영역성이 상충되어 나타난 결과로 판단된다. 둘째, 벽계구곡은 노산팔경의 영역을 확대함과 동시에 수입리의 경승을 선별해 재구성한 2차적 공간체계였다. 벽계구곡의 설정 이후 벽계천 전체 권역에 대한 장소 정체성이 효과적으로 확보되었는데, '청서구장(淸西舊莊)'과 '수회구곡(水回九曲)' 바위글씨 등 화서 이전의 명소가 철저히 배제되는 등 '화서 지향적' 공간 성격을 갖고 있었다. 그 결과 노문리뿐만 아니라 수입리에 이르는 벽계천 전체 영역은 화서의 문화경관으로 재편되었다. 셋째, '주자-율곡-우암-화서'로 이어지는 도통 강화의 일환으로 설정된 화서학파의 구곡 설정은 벽계구곡 탄생의 계기이자 외적 동인이 되었다. 즉, 벽계구곡과 노산팔경은 화서학의 중심이 옥계동으로 건너간 것에 대한 반동, 무이구곡 고산구곡과 옥계구곡의 사이의 결손된 도체공간의 창출 그리고 후손과 지역민에 의한 화서 선양작업 등 일련의 전략적 지향성과 흐름을 같이 한다. 넷째, 화서의 주리론적 관점에서 살펴보면, 그가 경영한 벽원(蘗園)의 모든 경역은 '실제로 존재하는 산수경치의 물상[氣]'을 통해 리(理)의 내재함과 심미적 자아의 허령(虛靈)한 경계를 체험하는 공간작법으로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점은 벽계구곡이나 노산팔경을 화서와 연관된 영역으로 조명하기 이전에, 벽원 고유의 경관성을 규정짓고 나아가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고 향유해야 하는지를 일깨워 준다. 다섯째, 노산팔경은 벽계구곡 중 노문리 벽계 일원 중에서도, 화서가 강학하고 소요하던 여덟 곳의 경승을 담는 곡중경(曲中景)의 문화경관으로 구성되었으나 화서가 남긴 바위글씨와 시문에 의존해 집경됨으로써 벽계구곡에 비해 내적 충일성은 확보되지만 집경에 따른 개념적 타당성에는 다소의 의문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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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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