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2016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The Man Booker International Prize)을 수상한 The Vegetarian을 둘러싼 언론과 학계의 엇갈린 평가와 오역논란을 살펴보았다. 한강의 "채식주의자"와 데버러 스미스(Deborah Smith)의 The Vegetarian을 분석한 결과, The Vegetarian에서 다수의 오역사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본 논문은 단순 오역 지적을 넘어 스미스가 '오역'하게 된 경위를 역으로 짚어 봄으로써 The Vegetarian 이 번역이 아닌 로컬리제이션(localization)으로 방향을 설정한 영어 현지화 텍스트임을 밝힌 데 의의가 있다. 결론에서는 스미스의 "채식주의자" 다시쓰기(rewriting)인 The Vegetarian의 성과를 논하고 독자 선택을 돕는 번역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향후 한국문학의 영어번역이 나아갈 방향을 제안한다.
본 연구는 번역된 텍스트들에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언어적 특성들인 번역 보편소(translation universals)에 관한 코퍼스 기반 연구이다. 지금까지의 번역 보편소 연구는 언어계통상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는 영어와 다른 유럽어 사이의 번역에 집중되어 왔으며, 다른 한편으로 주로 문학 장르의 분석에 치중되어 있다는 아쉬움을 지닌다. 본 연구에서는 관련 연구가 지닌 이러한 두 가지 주요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한국어를 원문으로 하는 영어 번역 가운데 비문학 장르인 신문언어 텍스트를 분석대상으로 선택하였다. 먼저, 번역된 신문영어 텍스트와 비번역 신문영어 텍스트를 정해진 기준에 따라 수집하여 번역과 비번역 영어(translated and non-translated English)로 구성된 대응코퍼스(comparable corpora)를 구축하였다. 이렇게 구축된 대응 코퍼스를 바탕으로 기존 문헌에서 논의된 번역 보편소 가설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단순화(simplification), 명시화(explicitation), 규범화(normalization), 평준화(leveling-out) 현상이 한국어 신문의 영어 번역 텍스트에서 어떠한 양상을 보이는지 살펴봄으로써 각 가설들이 지니는 타당성을 검증해보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분석결과를 종합해보면, 단순화와 규범화를 제외한 나머지 하위가설의 언어적 특성들은 모든 언어쌍과 모든 텍스트 장르에 걸쳐 일반화하기에 다소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번역 보편소의 개념 규정이나 분석지표의 정교화, 그리고 결과의 일반화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문학은 디지털콘텐츠의 경우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번역, 문학의 시공간을 현재에 공간으로 다양하게 접근시켜 가보고 싶은 곳으로 이끈다. 작품을 체계적인 분류를 통해 상징적인 코드를 수용자의 선호도를 바탕으로 정보를 나열하고 재조립하고 수용자 스스로가 상징적인 코드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즐거움이 바로 문학지도의 개발이다.
한국 대학에서 영시에 대한 수요를 높이기 위해 실제 수업과정에서 학습자가 겪는 어려움을 확인하고, 그 원인을 분석하며, 텍스트 해석 과정에 개입되는 언어학적, 문화적, 문학적 변수들을 확인한다. 담론의 구성에서 내용의 의의에 이르기까지 시 텍스트는 산문을 포함하여 다른 담론을 판단하는데 유용한 본보기가 될 수 있다. 다양한 글을 읽는 것이 필수적인 영문과 학생이 시를 읽기 싫어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학습자가 시를 읽으면서 실제로 미학적인 쾌락을 느끼고 구체적인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 수업의 환경에서 시 텍스트를 어떻게 번역하는가, 특히 오역이 어떻게 생산되는지를 확인하게 되면 학습자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교수자의 개입이 보다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시 텍스트를 구성하고 있는 영어 문장의 언어적, 문화적 특성상 일차적 의미 혹은 축자적 의미를 파악하는 과정은 영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대부분의 학습자들에게는 그 자체로 매우 복합적인 언어적, 문화적, 예술적 경험이 생성, 변용, 축적되는 과정이다. 따라서 이 논문은 오역을 일종의 문화번역의 경우로 간주하고 한국 대학 영시수업에서 주로 사용하는 시 텍스트를 선정, 학습자들이 오역을 생산하는 기제와 그 기제의 원인을 규명한다.
식민지 시기 함대훈은 러시아 문학을 자신의 소설 창작에 반복적으로 활용했다. 그 중에서 투르게네프의 소설 "그 전날 밤"은 함대훈의 첫 장편소설 "폭풍전야"에도, 1943년 발표된 "북풍의 정열"에도 반복적으로 차용되고 있다. 함대훈 문학에 차용된 러시아 문학은 지금 이곳과는 다른 문화, 다른 질서에 대한 인물들의 동경을 이끌어냈으며, 인물들의 동경은 1930년대 중반 발표된 "폭풍전야"에서는 민족운동에 뛰어든 신청년(新靑年)의 형상으로 구체화되어 당대 식민지 조선의 상황과 긴장 관계를 만들어냈다. 반면 1943년 발표된 "북풍의 정열"은 "폭풍전야"와 마찬가지로 투르게네프의 "그 전날 밤"을 차용하고 있지만, 이 소설에는 "폭풍전야"와는 변별되는 지정학적 상상력이 구현되어 있다. "북풍의 정열"에서는 '만주'를 둘러싼 당대의 정치적 역사적 맥락은 소거된 반면, '만주'와 과거 지식인 청년들의 열정을 이끌어냈던 '러시아'를 연결시키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열정이 만주에 대한 동경으로 대체되는 과정은 함대훈 문학에 나타난 '북국(北國)' 표상의 변화와도 밀접하게 연관된다. 1930년대 후반 함대훈의 소설에서는 '러시아'가 '북국'으로도 표상되고 있었다. 그러나 함대훈 문학에서 '북국'은 점차 '러시아'가 아니라 '만주'를 지칭하는 공간 표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다. 북국' 표상을 통해 러시아와 만주를 연결시키는 방식은 '만주'가 시베리아 지방과 멀지 않은 지역임을 부각시키는 언술에서도 암시되어 있듯이 시베리아 지역으로까지 대동아공영권을 확대하고 싶은 제국 일본의 욕망과 긴밀하게 연동되어 있었다. 함대훈은 '북국' 표상을 통해 러시아에 대한 낭만적 동경을, 제국 일본의 지정학적 논리를 정당화하는 담론으로 바꾸어 놓고 있는 것이다. 식민지 시기 함대훈에게 '러시아'는 동경을 불러일으키는 공간이었지만, 그 동경은 '만주'에 대한 함대훈의 인식에서 드러나듯 언제든 세속적 욕망으로 변화될 수 있는 것이었다. 이는 해방 직후 발표된 함대훈 장편소설 "청춘보"에서도 확인된다. 해방 직후는 소련이 냉전질서의 한 축으로 부각되고 러시아어가 한국인의 일상적 담화공간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했던 시기였다. 함대훈은 "청춘보"를 통해 러시아 문학을 전공했고 소련의 문화를 동경하던 연구자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후, 그의 시선으로 해방 전후의 북조선 사회를 재현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이 작품은 러시아의 문화 및 '소련'과 관련된 다층적 표상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한 재현의 양상을 만들어낸 것은 주인공이 지니고 있는 심퍼사이저(sympathizer) 의식, 즉 '동반자 의식'이다. 이러한 주인공의 동반자 의식은 식민지 후반의 조선에서 금지의 대상이었던 '소비에트' 문화의 이국성을 그가 동경하고 있었던 것에 기인한다. 그러나 러시아어가 일상에서 사용될 수 있는 언어이자 영어와 교환될 수 있는 위상을 확보하게 된 해방 직후 '러시아' 및 '소비에트'를 재현하던 주인공의 시선은 변모하게 된다. '붉은 군대'라는 상징 아래 '러시아'와 '소비에트'를 통합적으로 인식하던 시선은 점차 변모하였고, 월남(越南) 이후에는 '러시아'를 '공산주의'라는 도깨비에 의해 점령된 소굴로 간주하기에 이른다. 그 과정에서 '러시아'와 '소비에트'는 분리되어 이해되기 시작했다. 식민지 시기 가장 핵심적인 러시아 문학 연구자이자 번역자로 규정된 함대훈의 해방 이후 행보, 그리고 해방 직후 그가 발표한 소설 "청춘보"의 러시아어 번역/통역가 곽성식의 면모는 해방직후 한국의 러시아 문학 연구가 걸어야 할 침체의 길들을 서사의 형태로 예견하고 있다. 금지된 것에 대한 열망 및 러시아의 이국적 문화에 대한 동경에 의해 수행되던 낭만적 번역, 해방 전후 함대훈 소설의 러시아 표상은 그러한 낭만적 번역의 시대가 종언을 고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This article explores how Richard Powers' The Gold Bug Variations, an interdisciplinary novel through the new concepts of biocriticism and bioliterature is connected with literature/art and science/technology. Powers uses Edgar Allen Poe's "The Gold Bug" and Johann Sebastian Bach's "The Goldberg Variations" for decoding DNA in order to analogize a genomic metaphor. He imagines literature as "the book of life" genome, written by DNA code due to the complexity and multiplicity of the genome. His novel, as 'genomic narrative,' shows the articulation of the genomic reading, and expression in the life language through the discourses of the information technology and the rhetorical tropes in biology. New biological ideas are continually required to articulate these processes. In the present tendency of the Human Genome Project, such advanced devices as biocybernetics offer the potential to open up new possibilities to researching the complexity of the genome. This can only happen if the following two ideas are followed: One is to comply with advanced technologies for processing the rapidly increasing data of the genome sequence; The other is to admit the necessary paradigm shift in biology. As shown above, the complexity and multiplicity of the genomic reality is not so simple. We must go beyond determinism, even if representation of a biological reality reveals the possibility of expressing its constituent elements by the advanced biotechnology. Consequently, in the unstoppable advances of the art of decoding the genome, The Gold Bug Variations interrelates to the interdisciplinary approaches through the rhetorical tropes that unfold the complex discursive world of the genome. Powers shows that the complex mechanisms of the genome in the microworld of every cell as the plot of "the book of life" can be designed and written using DNA language. At the same time, his genomic reading and writing demonstrate the historical processes of the shifting center of new genomic development and polysemous interpretation.
Literature had been at center-stage in the traditional grammar-translation-focused English classrooms up to the mid-twentieth century. As the Audiolingual Method and the Communicative Language Teaching have gained popularity in the English classrooms, however, literature has receded into the background of English education. The main reasons for using literary texts in the English classrooms for communication-focused English instruction need to be examined. First of all, students can come in touch with the subtle and varied uses of language through literature-based teaching. They also feel close to certain characters in the literary work and share the emotional reponses with them. They get personally involved in the plot of the story. Universal human experience and cultural enrichment are two other merits which can be conferred on students by literary texts. Such linguistic and literary experiences can be significantly integrated into the literature-based instruction. More significantly, the four language skills (reading, writing, listening and speaking) can be combined with one another and integrated into a literature-focused curriculum for English education. The value of literary texts in the English classrooms can be clearly demonstrated by effective ways of using such texts as Charlotte's Web for integrated instruction. The full array of benefits that literature can bring to English instruction, however, has yet to be fully realized. These potentials need to be materialized into classroom practice.
이 논문에서는 시조는 시조의 형식미를 지킴으로서 자유시와의 변별력이 생길뿐더러 시조의 존재의의가 있다는 데에 논의의 초점을 맞추고 여기서 이탈하는 작품들을 경계하였다. 과거 고시조는 창과 조화롭게 만나서 음악으로나 문학으로나 중심장르로서 역할하였는데, 현대시조에 와서는 창과 무관하게 창작되고 있지만 시조가 창을 곁들인다고 해서 무익하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창을 현대감각에 맞게 조정하여 시조와 만나는 문제를 생각해야 하고, 이 점은 국악인과 시조시인과의 상호 노력이 요청되는 문제임을 지적하였다. 시조를 영역한 예들을 살펴보니 시조를 영시 형식으로 번역한 경우가 있었다. 이렇게 되면 외국인들이 시조의 형식에 따른 시조의 묘미를 느낄 수 없게 되므로 올바른 번역이 되지 못함을 지적하였다. 그러나 시조의 3장 6구 형식을 영어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살리려고 노력하는 한 편, 각 구끼리 비슷한 음절수를 가지게 하여 각 구를 읽을 때의 시간적 거리를 비슷하게 만든 경우가 있었다. 시조 영역(英譯)은 이같이 시조다움을 살리는 데에서 출발해야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시조시인들이 시조형식을 잘 지켜서 창작해야 거기에 따른 번역 또한 시조답게 번역이 가능해질 것임을 지적하면서, 바람직한 번역을 위해서는 시조학자와 영문학자와의 상호 노력이 요청되는 문제임을 지적하였다.
본 논문은 데이빗 미첼의 장편소설 "클라우드 애틀라스"와 영어로 번역 출판된 박민규의 중편 "버핏과의 저녁식사"를 21세기 글로벌문학이 수행해야 할 윤리적 의무에 초점을 맞춰 분석한 것이다. 국제적 배경과 인물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오늘날 소설에는 현실의 지배적 이데올로기에 맞서 새로운 세계를 상상해내야 할 윤리적 의무가 있다고 여겨지는데, 미첼과 박민규의 작품이 각각 이러한 책무에 어떻게 실패하는지, 혹은 성공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본 논문의 주장이다. 우선 미첼의 소설은 다섯 개의 대륙과 수백 년의 시간의 넘나들며 각기 다른 여섯 가지 이야기를 엮은 '코즈모폴리턴, 포스트모던, 포스트휴먼 소설'로 칭송 받지만, 정작 경계를 넘어 모든 인류가 연결되어 있다는 휴머니즘 사상을 설파하는데 그치고 만다. 이런 의미에서 다양한 국제적 배경과 문학 장르의 혼합은 피상적인 국제화와 혼종의 흉내에 그칠 뿐, 억압적 현실에 대한 아무 도전도 던지지 못하고 있다. 반면 "버핏과의 저녁식사"는 투자가 워렌 버핏의 유명한 자선 식사 경매를 통해 버핏과 저녁식사를 하게 된 한국 청년의 짧은 이야기를 다룬다. 이 낯설고도 난해한 중편에서 한국청년 안씨는 정작 이 비싼 식사의 진짜 목적인 버핏의 투자 정보에는 관심을 두지 않음으로써, '자선행사'의 이면에 감추어진 자본주의의 민낯을 드러낸다. 즉, 오늘날 국제사회에서 '상식'이나 '도덕'이라 여겨지는 많은 가치들이 사실은 국제자본주의의 원활한 작동과 맞물려 있음을 일깨워주며 글로벌문학의 저항정신을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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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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