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장성 필암서원의 입지 형국 풍수지리 등 장소성에 담긴 의미경관적 요소와 서원배치에 따른 시지각적 공간구성에 담긴 미학성 독해를 위해 시도되었다. 고지도에 표기된 '필암서원', '필봉서원', '김하서서원' 등에서 보이듯 '필암'은 곧 '필봉'이며 이는 '김하서'라는 인식이 드러나고 있다. 서원의 배산 필암산(문필산)과 필암(붓바위)은 필암서원 장소정체성 구축의 핵심이며 하서 김인후의 상징으로, 연고성을 바탕으로 한 깊은 인걸지령(人傑地靈)의 관계로 엮여있음이 읽혀진다. 필암서원은 안산(案山) 없이 파노라믹한 '증산들'을 안대(案對)로 한 계거(溪居)의 입지특성을 보인다. 하서의 태생지인 맥동마을과 필암 그리고 '단봉함서형(丹鳳含書形)' 형국을 반영한 서원의 터잡기와 조형적 반영 그리고 건물 '이름붙이기'에서 드러난 필암서원의 액호(額號)와 각 건물의 당호(堂號) 또한 성리학적 가르침을 바탕으로, 자연과 인간이 하나 되는 천인합일(天人合一)의 인식 결과에 따른 기호경관적 특질은 여타 서원 보다 뚜렷하다. 확연루(누문)-청절당(강당)-진덕재 숭의재(재실)-우동사(사당)의 "전당후재형" 배치로 구축된 교접마당을 통한 중심성의 극대화는 필암서원 고유의 공간 프레임적 특성이다. 여기에 더하여 '유식공간과 제향공간내 경장각과 계생비 배치로 얻어진 내심 이동'을 통한 중심성의 강화' 그리고 '영역성의 강화를 위한 시설과 장치' 등에서 필암서원의 공간구성상의 경관짜임이 읽혀진다. 또한 '창호 구성을 통한 조망 중심성의 강화', ' "틀에넣기"와 중첩을 통한 시각적 투명성 확보' 그리고 '재실 툇마루 높이를 통한 위계성의 구현' 등의 시각구성상의 경관짜임을 통해 성리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한 질서와 미학성이 필암서원 조형에 논리적으로 구현되었음을 독해하였다. 이와 같이 경관 재구성을 통해 정리되고 새롭게 읽혀진 필암서원의 의미체계와 공간 및 시각구성상의 미학성은 결코 우연이 아닌 필연적 결과로, 장성 필암서원의 내적 충일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며 또 다른 자원기반이다. 본 연구를 통해 얻은 경관독해의 결과가 필암서원에 대한 이해 증진과 드러나지 않은 문화경관에 대한 감수성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을 기대한다.
본 연구는 서원의 조경정비를 위한 기초자료 제공을 목적으로 장성 필암서원(사적 제242호)을 대상으로 고문헌 분석과 식재공간에 대한 권역별 전수조사 및 항공사진 촬영을 통해 공간별 식재현황과 문제점 및 대안 제시를 한 결과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었다. 장성 필암서원은 평야산록형의 전학후묘형으로, 필암서원에 식재된 수목은 주로 문중에서 식재한 것과 1980년대 조경정비 때 식재된 것으로 교목 23분류군, 관목 6분류군, 초화류 5분류군으로 평지의 한정된 공간에 밀식되어 있다. 노거수로 군보호수로 지정된 은행나무를 비롯하여 소나무, 향나무, 측백나무, 느티나무, 회화나무, 배롱나무, 매화나무 등 우리나라 전통조경에 사용되는 수목들이 주로 식재되어 있었다. 경내의 차나무는 연화산의 야생차밭에서 도입되어 식재된 것이다. 향후, 필암서원의 조경정비 시 고려해야 할 사안으로는 문화재 지역에서 주로 발생되는 경내의 식재수목에 대한 수형관리, 과도한 수목식재로 인한 밀도의 조정과 백송, 칸나 등 외래수종 제거, 외부시설의 과도한 식재로 인한 주공간의 왜소화 방지, 식재권역별 공간간의 단절성 회복 등을 들 수 있으며, 서원 내 건물의 벽화 소재인 식물그림의 활용한 식재구상 등을 제시할 수 있다. 본 사례연구의 시사점은 조경정비 시 지나친 조경수목의 도입으로 인한 전통공간의 장소성 상실이 문제시되고 있으며, 향후 보전적 차원에서 서원과 같은 전통조경공간의 정확한 실태파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Seowon(書院) was an institute for education and sacrificial rite, established privately in rural villages throughout the middle period of the Chosun dynasty(1392-1910), where scholars researched classic studies, cultivated personal characters in accordance with the Neo-Confucianism, nurtured young disciples, and performed rites at a secluded shrine where spiritual tablets of honorees were housed. This study examines the architectural characteristics of Pilamseowon(筆巖書院) in Chans'seong, Chollanamdo Province, Korea. Through the study, the architectural characteristics of Pilamseowon were found as follows: First, Pilamseowon moved twice since it had been established. Second, through the moving, the area of Pilamseowon was expanded and buildings were added. Third, some buildings of Pilamseowon reflect the previous condition of the seowon site. Take Hwakyeonroo(廓然樓) as an example, which is the main entrance pavilion of Pilamseowon. Pavilion is an appropriate type of building in sloped site. Before Hwakyeonroo was moved to the present site, it was located on sloped site, where Hwakyeonroo accordingly took the pavilion type of building. Present site condition of Pilamseowon is plane, nonetheless, Hwakyeonroo has the pavilion type of building, which reflects the previous condition of the building site. Forth, Pilamseowon consists of six spatial domains and each domain has its own entrance gate to outer area.
본 연구는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지역전통과 문화자원을 바탕으로 한 지역축제를 통해 지역상징을 재창출하고 이를 지역활성화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는 전남 장성군을 사례로 과거의 역사적 사실이 어떻게 지역의 상징 및 정체성으로 정립되고, 현재의 지역사회에 재구성되는가를 고찰한 사례연구이다. 장성은 조선의 유림 중 뛰어난 인물중의 하나인 하서 김인후와 그를 배향하고 있는 필암서원으로 상징되는 '선비의 고장'으로 알려져 왔고, 동학군의 활동에서 중요한 전기가 마련된 황룡강 전투지역과 한말 의병의 중요한 근거지였다고 하는 역사적 사실로 인해 근래에는 '의향'으로 정립되어 온 지역이다. 이와 더불어 최근에는 홍길동전의 주인공인 홍길동의 생가로 추정되는 곳이 발굴되면서 홍길동을 지역상징으로 재구성하여 지역활성화를 꾀하고 있는 '홍길동축제'의 중심지로 알려진 곳이다. 홍길동축제는 올해로 5회째라는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장성군을 대표하는 지역축제로 자리잡아 가면서 홍길동 캐릭터를 이용한 지역로고, 생가터의 관광자원화 등 이와 관련한 다양한 지역문화경관을 창출하고 있다. 오랫동안 이 지역의 정체성의 중심에 있었던 '선비의 고장', '의향'으로서 장성은 홍길동축제의 역동적이고 외부적인 이미지를 강화시킨 이벤트전략과 축제의 강한 시장지향적 속성이 창출하는 지역활성화라는 명분 앞에 '홍길동의 고장, 장성'이라는 전통의 창출과 재구성을 경험하고 있다. 전통의 재구성과 현재적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홍길동축제는 이제 그동안 이 지역의 역사적 경험에 기초한 전통과 문화를 다양한 물리적 지역경관과 함께 어떻게 현재의 지평에서 불러내 활용할 것인가, 그리고 이를 위한 지역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에 진정한 지역통합 및 지역활성화의 기능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본고에서는 하서 문집으로 간행된 판본들을 조사하면서, 각 판본의 현존 상황과 특이사항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초간본 "하서집(河西集)"은 1568년(선조(宣祖)) 1)에 간행되었으나 현재 완본(完本)이 전하지 않는 상황에서 고대 만송문고본이 유일본으로, 중간본과 삼간본 모두에 빠진 저작 총 19수를 수록하고 있었다. 중간본은 1686년(숙종(肅宗)) 12)에 "하서선생집(河西先生集)"이 간행되었고, 규장각 소장본을 대상으로 삼간본과 대조하여 살펴본 결과, 중간본에 수록되었다가 삼간본에서 빠진 하서의 저작 1수가 수록되어 있고, 하서의 사위인 양자징(梁子?)이 찬(撰) 한 "가상(家狀)"을 수록하지 않았다. 또 중간본에서 삼간본으로 재간행하면서 작품 수가 추가되고 제목이 달라진 경우도 있어 대표적인 예로 하서가 종성에 유배되어 있던 미암에게 보낸 시 "봉기유미암종산적소(奉寄柳眉巖鍾山謫所)"가 중간본에는 10수가 수록되었는데 삼간본에서 "봉화유미암종산적소(奉和柳眉巖鍾山謫所)"로 제목이 바뀌고, "봉기유미암종산적소(奉寄柳眉巖鍾山謫所)"란 제목에는 중간본에서 "봉기유미암종산적소(奉寄柳眉巖鍾山謫所)"에 들어 있던 작품과 전혀 다른 4수의 새로운 시를 수록하여 놓은 것을 발견하였다. 삼간본은 1802년(순조(純祖)) 2)에 연보(年譜)를 붙여 "하서선생전집(河西先生全集)"으로 간행하여 일명 전집본이라고도 하며 현재 한국문집총간 33권 "하서전집(河西全集)"의 저본이 된다. 현대에 들어와 1916년(병진(丙辰))에 속편 초간본 "하서전집속편(河西全集續編)" 이 간행되었고, 1940년(경진(庚辰))에 속편 중간본 "하서선생속집(河西先生續集)" 이 간행되었다. 1980년에 삼간본과 속편 초 중간본 등을 합본해 하서선생기념사업회에서 영인본을 내고 1987년에 그 국역본을 냈으나, 다시 1993년에 필암서원에서 영인본과 국역본이 동시에 나왔다. 이들 삼간본과 속편 초 중간본, 그리고 영인본들은 이전 판본들과 달리 하서의 연보를 수록하고 있어 그 안에서 하서의 문집에는 수록되지 않은 습유 저작을 다수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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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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