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도시 이론은 기본적으로 탈산업화 과정 속에서 '문화적 전환'에 따른 경제환경의 변화와 사회공간적 재구성간 관계를 반영한 이론이다. 이 논문은 우선 창조도시 이론의 발달 배경으로서 지식기반경제 또는 문화경제의 접근방법들을 고찰하고, 창조도시의 개념화에서 구분되는 유형들을 제시한다. 그리고 이 논문은 이러한 창조도시 이론을 직접 논의한 국내외 연구 동향에서 비판적 관점들을 정리하고, 이의 함의를 신자유주의와 관련시켜 비판적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끝으로 이 논문은 창조성 또는 창조경제의 사회적 구성으로서 창조계급과 공간적 구성으로서 창조도시에 관한 개념적 논제들을 비판적으로 논의한다. 창조계급의 개념은 '계급' 개념과 범위의 모호성, 계급-편향성과 경제 특권적 사고, 상품화 또는 시장 가치화의 촉진, 탈공동체적 개체화, 유연적 노동시장의 규범화, 도시 경제의 성공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 등의 문제 또는 한계를 가지는 것으로 지적된다. 창조도시의 개념은 (대)도시에 한정된 관심, 국가적 및 지구적 차원 무시, 탈맥락적 규범적 전망, 신자유주의적 도시의 정당화, 창조계급 유치 및 경제 발전과의 인과성 입증 부족, 도시 및 국토 공간의 양극화 심화 등의 문제 또는 한계를 가지는 것으로 지적된다.
한국의 대안교육은 1990년대 이후 교육운동으로 성장해왔다. 최근에는 혁신학교, 자유학기제, 고교학점제 등 공교육 체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성장해왔다. 2021년에는 교육 기관으로 인정받고 지원받기 위해 제도적 기반도 만들어졌다. 20년간 대안교육운동을 성찰한 결과 후반 10년은 정체된 잃어버린 시간으로 이해하고 있다. 새로운 '대안'에 대한 고민으로 교육철학의 빈곤함도 쟁점으로 부각되었지만 특별한 논의가 진행되지 않았다. 이에 이 연구는 그간 진행해온 대안교육의 이념들을 담을 수 있는 교육철학을 제안하고자 논의하였다. 비판교육학은 의식적인 해방을 통해 주체적이고, 자율적이며, 능동적이고, 자주적인 인간 양성이 목표이다. 최근에는 생태환경과 페미니즘에도 관심을 가지고 논의해왔다. 프레이리, 일리치 같은 학자들의 교육철학은 대안교육운동 초기 기초가 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점을 미루어 볼 때 한국의 대안교육운동은 비판교육학을 통해 이해할 수 있으며, 미래 새로운 대안을 위한 교육철학으로 타당함에 대한 가능성을 이 연구는 논의하고 있다.
이 논문은 <초록물고기>, <박하사탕>, <오아시스>을 중심으로 이창동의 영화세계를 탐구하려고 한다. <초록물고기>, <박하사탕>, <오아시스>, 세 작품 모두 사회현실에 역동적으로 반응하는 인물의 내면세계를 영화의 중심에 놓으면서 주인공과의 감정적 동일화를 통한 연민을 기반으로 정서적, 감성적 유대감을 촉발시킨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이때 <초록물고기>와 <박하사탕>은 주인공의 내면묘사에 있어서 객관적 리얼리티에 충실한 사실성과 함께 리얼리즘에서 이탈하는 과잉의 비극성을 보인다. <오아시스>는 주관적 내면을 형상화하는데 있어서 환상성이 교차하며 현실과 환상이 뒤섞인다. 이러한 탐구 과정에는 인물의 내면을 매개로하는 리얼리즘적 비판정신, 리얼리즘 양식에 균열을 가하는 탈-리얼리즘 기법, 그리고 정신 분석학적 측면에서의 스크린의 환상작용을 토대로 논의 될 것이다.
혼성성(hybridity)' 이라는 용어는 최근 초국적 이주자들과 같은 유목민적 주체들에 관심을 가지는 사회이론적 연구들의 주요용어로 등장하였다. 특히, 탈식민주의적 정치와 관련하여, 혼성성은 담론의 경계에 도전하고 권력이 내재화된 역사와 문화를 비판적인 차원에서 새롭게 기술할 수 있는 제3의 공간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본 논문은 혼성적인 주체의 위치성이 오히려 새로운 문화 담론을 생산하고 새로운 헤게모니를 잉태하는 데에 용이하게 작용할 수 있음을 지적한다. 본 논문은 의도된 의식적 혼성성을 경험된 유기적 혼성성으로부터 분리함으로써 탈식민주의에서 혼성성의 정치가 가지는 이중적 본질을 살펴보고자 한다. 경험적인 수준에서, 본 연구는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에 입지한 '영빈관' 이라는 레스토랑의 시대공간적 변화를 혼성성의 관점에서 읽음으로써 어떻게 탈정치화된 민족성을 드러낼 수 있는가에 주목한다. 둘째, 본 논문의 후반부에서는 지난 10여 년간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 내에서 새로운 헤게모니를 형성하고 있는 한국계 엘리트 및 전문가 계급들이 소위 '1.5세대' 라는 혼성성의 담론을 통하여 어떻게 그들의 정치적인 지위를 강화하는가에 주목한다. 결론적으로 본 논문은 혼성성이 새로운 대안으로서의 제3의 정치적 지위를 욕망하기보다는 사회공간적 경계들에 도전하는 비판전략의 하나로서 '스스로를 해체하기 위한 개념'으로 이해되어 야 함을 지적한다.
이 논문은 한국 미디어 문화연구가 채 극복하지 못한 탈문맥화 한계를 도시 일상 위기 현실로의 산책을 통해 극복하자는 테제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논문은 자본국가의 지배 통치하 위험에 처한 삶의 문제를 적극 사유하고 체험하기 위해 문화연구자들이 당장 산책에 나설 것을 제안한다. 일종의 전황 파악과 산개 기술로서의 산책이다. 논문은 오늘날 대중문화가 처한 위기 양상들이 일상적으로 표출되고 징후적으로 표현되는 도시로 걸음을 옮겨 참여 관찰하고, 이를 글쓰기로 옮기는 현실 개입주의를 문화연구 재맥락화의 정답으로 결론 맺는다. 이에 앞서 연구자는 능동적 수용자 이론가로 분류 정리된 존 피스크의 말기 비판적 공간 산책에 주목한다. 그가 산책 개념을 빌려온 드 세르토로부터 나아가 공간 전술을 실제로 실천한 마셜 버먼의 작업을 돌아본다. 텍스트와 수용자의 울타리를 초월해 도시 공간의 콘텍스트로 나아간 문화연구의 궤적을 그려 보는 것인 바, 이는 단순히 피스크가 남긴 대안적 흔적을 복구하는 차원을 넘어선다. 자본주의 현실과 비판적으로 관여하는 도시 공간 미디어 문화연구의 흐름을 재구성하기 위함이다. 피스크에게서 제대로 이어지지 않고 절단된 사유와 방법론의 공백을 채움으로써, 도시와 대중들의 위기 현실에 능동적으로 개입하는 문화연구 재문맥화의 전망을 찾아볼 것이다.
창조도시 담론이 서구 자본주의 국가를 중심으로 진행된 세계화 혹은 탈산업화 사회 속에서 도시 발전 혹은 재생을 위한 정책수단으로 활용됨에 따라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현실적으로 세계의 많은 국가의 도시들이 창조도시에 관한 충분한 검토를 결여한 채 도시 발전 혹은 재생 정책으로 채택하여 실천하고 있다. 본 연구는 창조도시, 특히 창조산업과 창조계급에 관한 문헌을 비판적으로 검토한 뒤 새로운 틀로 생성의 로컬리티를 제시하고자 한다. 이 틀은 창조성 혹은 창조도시와 관련된 문화 예술, 창조 행위자, 장소에 토대를 두고 있으며, 기존의 창조도시 논의를 생성하는 로컬리티 측면에서 새롭게 해석하고 나아가 도시 및 지역이 직면한 현실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생성의 로컬리티로서 창조도시는 세 가지 요소가 지속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관계 속에서 존재한다. 향후 제시된 틀은 다양한 창조도시 이론의 비판적 검토와 사례 연구를 통해 보완되고 정교화될 필요성이 있다.
본 연구는 지역주민참여 보건 프로그램이 정치, 경제적 요인에 의해 실천되는 과정을 파라과이 뎅기열 예방 프로그램인 밍가 암비엔탈을 통해 분석한 것이다. 비판적 의료인류학 분야에서는 보건 의료 프로그램의 실천이 해당 질병의 예방과 퇴치라는 본연의 목적 이외에 사회문화 및 정치경제적 요인이 주요 변수로 작용될 수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본 연구도 지역 공동체 기반의 보건프로그램이 다양한 외적 요인에 의해 어떻게 작동되는가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밍가 암비엔탈 프로그램은 뎅기열 퇴치라는 보건 프로그램으로서 실효성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가와 지역사회의 정치인, 기업 등 다양한 이해관계 집단에 의해 실천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 사례를 통해 본 연구는 지역주민참여 보건 프로그램이 그 본래의 목적과 다르게 정치경제적 관계에 의해 작동될 수 있음을 파악하였다.
본 연구는 탈관습적인 '불륜' 을 주제로 하는 불륜 드라마의 공급과 소비의 증가에 주목하면서, 기혼 남녀의 성적 사회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불륜 드라마에 대한 기혼 남녀의 문제의식과 관련요인을 밝힌 실증연구이다. 본 연구는 기혼 남녀의 '불륜 드라마 비판의식 유무' 에 부부간 성적 자기결정권, 개인 심리특성(정서적 성숙, 정서적 소외감, 자기지각), 주변의 환경적 특성(혼외관계 만연성), 그리고 인구사회학적 배경(성별, 연령, 학력, 경제수준) 등을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였다. 기혼남녀(614명)를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얻은 자료를, SPSS를 이용하여 이항 로지스틱 분석(binary logistic analysis)을 실시하였다. 자료 분석 결과 밝혀진 내용은, 첫째, 불륜 드라마에 대해 비교적 양호한 수준의 비판의식을 가진 기혼 남녀는 46%이며, 전반적으로 불륜 드라마에 대한 기혼 남녀의 비판의식 수준은 다소 저조한 편이다. 둘째, '지나친 불륜미화', '불륜(외도)를 부추김', '가정의 가치훼손' 등의 문제점에 대한 인식에서는 성별 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지만, '노골적 성적묘사' 에 관해서는 남성보다 여성이 훨씬 비판적인 성별특성에 따른 차이점이 발견되었다. 셋째, 기혼 남성들은 '자기지각' 과 '부부간 성적 자기결정권' 이, 기혼 여성의 경우에는 '부부간 성적 자기결정권' 과 '정서적 소외' 가 각각 불륜 드라마 비판의식 유무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 교육의 근본적인 문제를 학교교육의 저효율과 시험 위주의 교육왜곡이라는 두 가지 문제로 파악하는 한편, 과열된 과외, 치열한 입시경쟁, 미흡한 교육투자 등을 핵심문제로 보는 기존의 시각을 비판하였다. 또한 우리는 학교교육의 저효율과 시험 위주의 교육왜곡이 '교육실패'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심각한 수준에 도달하였다는 것을 실증적 근거를 통하여 보여주고자 하였다. 본고에서는 우리의 교육실패에 대한 원인으로서 중앙정부의 교육부와 지방교육자치단체인 교육청이 우리 교육의 거의 모든 과정을 일일이 규제하고 통제함으로써 교육주체들의 유인(incentive)을 빼앗아가고 있는 점에 주목하였다. 우리의 교육실패는 교육부문에서의 정부실패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시각에서, 1980년의 교육개혁은 정부규제를 오히려 강화하여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였다는 측면에서 실패한 개혁이며, 1995년의 개혁은 방향 설정은 제대로 되었으나 실행과정에서 많은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하였다. 또한 향후 교육개혁의 방향으로 보다 과감한 규제완화(deregulation)와 분권화(decentralization)를 제시하였다. 구체적인 정책 대안으로는, 대학의 학생선발의 완전한 자유화, 시 도 교육청의 시 도청 관할로의 통폐합, 자립형 사립중고등학교 및 탈규제학교제도의 도입, 교원인사제도의 개혁, 과외에 대한 정부규제의 철폐 등을 건의하였다.
본 연구는 서계 박세당의 "사변록"에 나타난 "중용"을 이해하고 그의 학문 평가에 대해 새로운 해석을 해보려는 시도이다. 기존의 학계에서는 서계의 학문 성격을 반주자학, 탈정주학, 탈성리학, 실학 등으로 구명하였다. 서계의 "중용" 이해는 분명히 주자의 "중용장구"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이다. 하지만 그것은 반주자학, 탈정주학, 탈성리학, 실학이라기보다는 경(經)을 이해하고 독해하는 서계의 학문적 독특성 때문이다. 특히, 육경(六經)을 중심으로 실천적 학문을 펼치려는 철학적 방법의 창의적 돌출로 볼 수 있다. 서계는 중용이 지닌 뜻의 일관성 유지를 위해, 정자와 주자가 중용의 해석하면서 드러내는 사유의 불일치를 지적하며, 나름대로 유학의 본래 사유에 부합하는 근원적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하였다. 그것은 사물과 행위에서 그명칭과 본분, 역할과 기능을 일치하려는 노력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서계에게서 중용은 본성을 따르는데 힘쓰는 것으로 인식되고, 내 마음의 밝은 것을 따라 실천하는 사람의 길로 정돈된다. 이는 객관적으로 사람과 사물의 원리를 설명하는 주자의 사유와는 다른 측면으로, 인간 주체로서의 삶에 역동성을 부여하면서 실천의 기초로서 강력한 실제성과 현실성을 지닌다. 따라서 중용의 실천양식은 실제적인 효를 무게중심에 두고 전개되고, 사람이 그것을 어떻게 실천하느냐에 따라 천도(天道)에도 이룰 수 있다는 인간 주체의 발현으로 나타난다. 요약하면 서계는 중용을 관념적이고 이론적이며 형이상학적 차원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실제적이고 실천적이며 형이하학적 차원에서 규명하였다. 이는 인간을 중심으로 세계를 이해하고 사람의 길을 고심한 사유의 실천으로 유학의 본질을 탐구한 학문 정신의 전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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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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